“한 명이라도 더” 마지막 지킨 소방관들
입력 2025.04.07 (19:27)
수정 2025.04.07 (20: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참사를 겪은 이들에게 모두 깊게 각인된 그날.
베테랑도 난생 처음 목격했던 처참한 현장에서 밤샘 작업을 이어간 소방관들 역시 트라우마를 호소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온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려 애썼던 그들은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조희주/함평소방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함평이 무안소방서와 바로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보니까 출동이 같이 걸렸어요. 여객기 추락이라는 출동 지령서를 보고 ‘크게 부풀려서 누가 신고를 했겠거니’ 그런 생각을 잠시 했었어요."]
[조양현/전남소방본부 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12월 29일 09시 03분입니다 저희에게 신고가 들어왔던 시간이고, 특수구조대 교대 시간이었거든요. 공항 여객기 화재는 대형사고의 부류에 들어가기 때문에 바로 출동을 하게 됐죠.]
[조희주/함평소방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먼저 도착한 지휘 차에서 무전이 계속 들려오는데 '연기가 난다', '안에 탑승 인원이 몇 명이다', '생존 인원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 도착해서 이제 처음 드는 생각은 '아...이건 현실이 아닐 수도 있겠다.'"]
믿기지 않는 현실 눈앞에서 마주한 처참한 광경.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30년 넘게 근무하신 대장님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나요?) 삼풍백화점(붕괴 당시)도 제가 수습 활동을 했었고, 근데 여객기 사고, 이런 참사는 처음이었죠. 피해 정도가 일상적이지 않고, 좀 특별한. 일단 1개 팀을 4명으로 구축을 했어요. 의료 전문가인 구급대원 2명, 구조 수습 전문가인 구조대원 2명. 기내에서 흘러나온 항공유와 기내에 있는 물, 화재 진압을 위해서 방수했던 물들에 의해서, 거의 진흙밭이 돼 가지고 발이 한 20~30Cm는 빠지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37년차 베테랑에게도 쉽지 않았던 현장 수습.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활주로, 동체(가 떨어진)부위, (외곽) 갈대밭을 세 권역으로 나눠서 크게 권역을 정했고 동체 부위에서도 또 권역을 정해서 수습을 했고."]
현장 훼손을 줄이고 효율적인 수색을 위한 또 다른 조치.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갈대밭에 있는 빨간색, 노란색 깃발이 저희가 꽂았던 표식입니다."]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깃발에 번호가 다 써져 있었어요. ‘1-2, 가 구역’ 이런 식으로. 그럼 이 분은 ‘1-2 가 구역에서 발견됐고, 체크무늬 남방을 입었다’ 이런 식으로 중증도 분류표를 다 적어놓고."]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구급대원들이 다 망설이고 다가가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 아이를 수습하는 걸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치마를 예쁘게 내려주고 수습했던. 무안공항을 생각하면 저는 제일 먼저 그 아이가 떠올라요. (머뭇거리셨다는 게 너무 이해가 돼요.) 직원들이 그 앞에 서서 그냥 3초~5초 정도는 못 움직였어요.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다 보니까, 대부분."]
여전히 생생한 그날의 기억 또 다시 복받치는 감정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안 잊혀요. 안 잊혀요. 그 아이는 안 지워질 것 같아요. 저희도 사람이기에 수습을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요. 일은 하고 있는데, 눈물이 흐른다고요."]
사투의 현장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억누르며 희생자들 마지막을 지킨 대원들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첫날은 일단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179명의 수습을 마쳤고요. 그날 저녁부터 야간작업을 실시했죠. (그리고) 아주 조그마한 신체 조직이라도 다 찾아드리기 위해서 20여 일간의 작업을 계속 꾸준히 했었고요. (조금이나마 더 온전하게 가족들 품으로 돌려드리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군요.) 소방관으로서 희생자분과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목적은 뭐냐 하면, 온전하게 수습하고 돌려드리는 역할이거든요."]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그러면 유가족들을 위한 구급차는 언제까지 무안공항에 있었던 건가요?) 49재 하는 그날까지. 무안공항에 유가족들이 오랜 시간 계셨잖아요. 공항 1, 2층에 구급차를 번갈아가면서 배치를 했었거든요."]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몸이 아프시거나 병원에 가실 일 있으면 구급차를 이용해서 이송하기도 하고 그런 업무를 구급차가 마지막까지 했었습니다."]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참사 이후에 두 분의 생활, 삶은 평안하신지?) 이게 100% 포맷이라는 건 없거든요. 동료들 간에도 이 사고 내용에 대해서 너무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보다도 '그때 너 고생했어' '너 참 잘하더라' 이런 말들이 이 상처를 치유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거든요. (아예 언급을 안 하는 것보다는 그런 식으로.) 그렇죠. 아예 언급을 안 하는 것보다는 격려의 말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다독거려 주는거죠."]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너무 잊으려고 하면 또 안 잊히니까. 일상으로 하나씩 하나씩 덮어나가는 것 같아요. 하나씩 하나씩 다른 경험들을 위에 올려서 맨 밑에 두는 그런 노력을 하다 보니까 지금은 좀, 평온해졌습니다."]
소방관, 경찰, 군인까지 빠른 수습에 나선 대응 인력들.
이들의 숨은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다신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참사를 겪은 이들에게 모두 깊게 각인된 그날.
베테랑도 난생 처음 목격했던 처참한 현장에서 밤샘 작업을 이어간 소방관들 역시 트라우마를 호소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온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려 애썼던 그들은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조희주/함평소방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함평이 무안소방서와 바로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보니까 출동이 같이 걸렸어요. 여객기 추락이라는 출동 지령서를 보고 ‘크게 부풀려서 누가 신고를 했겠거니’ 그런 생각을 잠시 했었어요."]
[조양현/전남소방본부 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12월 29일 09시 03분입니다 저희에게 신고가 들어왔던 시간이고, 특수구조대 교대 시간이었거든요. 공항 여객기 화재는 대형사고의 부류에 들어가기 때문에 바로 출동을 하게 됐죠.]
[조희주/함평소방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먼저 도착한 지휘 차에서 무전이 계속 들려오는데 '연기가 난다', '안에 탑승 인원이 몇 명이다', '생존 인원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 도착해서 이제 처음 드는 생각은 '아...이건 현실이 아닐 수도 있겠다.'"]
믿기지 않는 현실 눈앞에서 마주한 처참한 광경.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30년 넘게 근무하신 대장님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나요?) 삼풍백화점(붕괴 당시)도 제가 수습 활동을 했었고, 근데 여객기 사고, 이런 참사는 처음이었죠. 피해 정도가 일상적이지 않고, 좀 특별한. 일단 1개 팀을 4명으로 구축을 했어요. 의료 전문가인 구급대원 2명, 구조 수습 전문가인 구조대원 2명. 기내에서 흘러나온 항공유와 기내에 있는 물, 화재 진압을 위해서 방수했던 물들에 의해서, 거의 진흙밭이 돼 가지고 발이 한 20~30Cm는 빠지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37년차 베테랑에게도 쉽지 않았던 현장 수습.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활주로, 동체(가 떨어진)부위, (외곽) 갈대밭을 세 권역으로 나눠서 크게 권역을 정했고 동체 부위에서도 또 권역을 정해서 수습을 했고."]
현장 훼손을 줄이고 효율적인 수색을 위한 또 다른 조치.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갈대밭에 있는 빨간색, 노란색 깃발이 저희가 꽂았던 표식입니다."]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깃발에 번호가 다 써져 있었어요. ‘1-2, 가 구역’ 이런 식으로. 그럼 이 분은 ‘1-2 가 구역에서 발견됐고, 체크무늬 남방을 입었다’ 이런 식으로 중증도 분류표를 다 적어놓고."]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구급대원들이 다 망설이고 다가가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 아이를 수습하는 걸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치마를 예쁘게 내려주고 수습했던. 무안공항을 생각하면 저는 제일 먼저 그 아이가 떠올라요. (머뭇거리셨다는 게 너무 이해가 돼요.) 직원들이 그 앞에 서서 그냥 3초~5초 정도는 못 움직였어요.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다 보니까, 대부분."]
여전히 생생한 그날의 기억 또 다시 복받치는 감정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안 잊혀요. 안 잊혀요. 그 아이는 안 지워질 것 같아요. 저희도 사람이기에 수습을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요. 일은 하고 있는데, 눈물이 흐른다고요."]
사투의 현장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억누르며 희생자들 마지막을 지킨 대원들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첫날은 일단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179명의 수습을 마쳤고요. 그날 저녁부터 야간작업을 실시했죠. (그리고) 아주 조그마한 신체 조직이라도 다 찾아드리기 위해서 20여 일간의 작업을 계속 꾸준히 했었고요. (조금이나마 더 온전하게 가족들 품으로 돌려드리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군요.) 소방관으로서 희생자분과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목적은 뭐냐 하면, 온전하게 수습하고 돌려드리는 역할이거든요."]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그러면 유가족들을 위한 구급차는 언제까지 무안공항에 있었던 건가요?) 49재 하는 그날까지. 무안공항에 유가족들이 오랜 시간 계셨잖아요. 공항 1, 2층에 구급차를 번갈아가면서 배치를 했었거든요."]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몸이 아프시거나 병원에 가실 일 있으면 구급차를 이용해서 이송하기도 하고 그런 업무를 구급차가 마지막까지 했었습니다."]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참사 이후에 두 분의 생활, 삶은 평안하신지?) 이게 100% 포맷이라는 건 없거든요. 동료들 간에도 이 사고 내용에 대해서 너무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보다도 '그때 너 고생했어' '너 참 잘하더라' 이런 말들이 이 상처를 치유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거든요. (아예 언급을 안 하는 것보다는 그런 식으로.) 그렇죠. 아예 언급을 안 하는 것보다는 격려의 말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다독거려 주는거죠."]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너무 잊으려고 하면 또 안 잊히니까. 일상으로 하나씩 하나씩 덮어나가는 것 같아요. 하나씩 하나씩 다른 경험들을 위에 올려서 맨 밑에 두는 그런 노력을 하다 보니까 지금은 좀, 평온해졌습니다."]
소방관, 경찰, 군인까지 빠른 수습에 나선 대응 인력들.
이들의 숨은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다신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한 명이라도 더” 마지막 지킨 소방관들
-
- 입력 2025-04-07 19:27:31
- 수정2025-04-07 20:38:53

[앵커]
참사를 겪은 이들에게 모두 깊게 각인된 그날.
베테랑도 난생 처음 목격했던 처참한 현장에서 밤샘 작업을 이어간 소방관들 역시 트라우마를 호소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온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려 애썼던 그들은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조희주/함평소방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함평이 무안소방서와 바로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보니까 출동이 같이 걸렸어요. 여객기 추락이라는 출동 지령서를 보고 ‘크게 부풀려서 누가 신고를 했겠거니’ 그런 생각을 잠시 했었어요."]
[조양현/전남소방본부 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12월 29일 09시 03분입니다 저희에게 신고가 들어왔던 시간이고, 특수구조대 교대 시간이었거든요. 공항 여객기 화재는 대형사고의 부류에 들어가기 때문에 바로 출동을 하게 됐죠.]
[조희주/함평소방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먼저 도착한 지휘 차에서 무전이 계속 들려오는데 '연기가 난다', '안에 탑승 인원이 몇 명이다', '생존 인원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 도착해서 이제 처음 드는 생각은 '아...이건 현실이 아닐 수도 있겠다.'"]
믿기지 않는 현실 눈앞에서 마주한 처참한 광경.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30년 넘게 근무하신 대장님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나요?) 삼풍백화점(붕괴 당시)도 제가 수습 활동을 했었고, 근데 여객기 사고, 이런 참사는 처음이었죠. 피해 정도가 일상적이지 않고, 좀 특별한. 일단 1개 팀을 4명으로 구축을 했어요. 의료 전문가인 구급대원 2명, 구조 수습 전문가인 구조대원 2명. 기내에서 흘러나온 항공유와 기내에 있는 물, 화재 진압을 위해서 방수했던 물들에 의해서, 거의 진흙밭이 돼 가지고 발이 한 20~30Cm는 빠지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37년차 베테랑에게도 쉽지 않았던 현장 수습.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활주로, 동체(가 떨어진)부위, (외곽) 갈대밭을 세 권역으로 나눠서 크게 권역을 정했고 동체 부위에서도 또 권역을 정해서 수습을 했고."]
현장 훼손을 줄이고 효율적인 수색을 위한 또 다른 조치.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갈대밭에 있는 빨간색, 노란색 깃발이 저희가 꽂았던 표식입니다."]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깃발에 번호가 다 써져 있었어요. ‘1-2, 가 구역’ 이런 식으로. 그럼 이 분은 ‘1-2 가 구역에서 발견됐고, 체크무늬 남방을 입었다’ 이런 식으로 중증도 분류표를 다 적어놓고."]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구급대원들이 다 망설이고 다가가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 아이를 수습하는 걸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치마를 예쁘게 내려주고 수습했던. 무안공항을 생각하면 저는 제일 먼저 그 아이가 떠올라요. (머뭇거리셨다는 게 너무 이해가 돼요.) 직원들이 그 앞에 서서 그냥 3초~5초 정도는 못 움직였어요.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다 보니까, 대부분."]
여전히 생생한 그날의 기억 또 다시 복받치는 감정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안 잊혀요. 안 잊혀요. 그 아이는 안 지워질 것 같아요. 저희도 사람이기에 수습을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요. 일은 하고 있는데, 눈물이 흐른다고요."]
사투의 현장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억누르며 희생자들 마지막을 지킨 대원들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첫날은 일단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179명의 수습을 마쳤고요. 그날 저녁부터 야간작업을 실시했죠. (그리고) 아주 조그마한 신체 조직이라도 다 찾아드리기 위해서 20여 일간의 작업을 계속 꾸준히 했었고요. (조금이나마 더 온전하게 가족들 품으로 돌려드리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군요.) 소방관으로서 희생자분과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목적은 뭐냐 하면, 온전하게 수습하고 돌려드리는 역할이거든요."]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그러면 유가족들을 위한 구급차는 언제까지 무안공항에 있었던 건가요?) 49재 하는 그날까지. 무안공항에 유가족들이 오랜 시간 계셨잖아요. 공항 1, 2층에 구급차를 번갈아가면서 배치를 했었거든요."]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몸이 아프시거나 병원에 가실 일 있으면 구급차를 이용해서 이송하기도 하고 그런 업무를 구급차가 마지막까지 했었습니다."]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참사 이후에 두 분의 생활, 삶은 평안하신지?) 이게 100% 포맷이라는 건 없거든요. 동료들 간에도 이 사고 내용에 대해서 너무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보다도 '그때 너 고생했어' '너 참 잘하더라' 이런 말들이 이 상처를 치유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거든요. (아예 언급을 안 하는 것보다는 그런 식으로.) 그렇죠. 아예 언급을 안 하는 것보다는 격려의 말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다독거려 주는거죠."]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너무 잊으려고 하면 또 안 잊히니까. 일상으로 하나씩 하나씩 덮어나가는 것 같아요. 하나씩 하나씩 다른 경험들을 위에 올려서 맨 밑에 두는 그런 노력을 하다 보니까 지금은 좀, 평온해졌습니다."]
소방관, 경찰, 군인까지 빠른 수습에 나선 대응 인력들.
이들의 숨은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다신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참사를 겪은 이들에게 모두 깊게 각인된 그날.
베테랑도 난생 처음 목격했던 처참한 현장에서 밤샘 작업을 이어간 소방관들 역시 트라우마를 호소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온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려 애썼던 그들은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조희주/함평소방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함평이 무안소방서와 바로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보니까 출동이 같이 걸렸어요. 여객기 추락이라는 출동 지령서를 보고 ‘크게 부풀려서 누가 신고를 했겠거니’ 그런 생각을 잠시 했었어요."]
[조양현/전남소방본부 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12월 29일 09시 03분입니다 저희에게 신고가 들어왔던 시간이고, 특수구조대 교대 시간이었거든요. 공항 여객기 화재는 대형사고의 부류에 들어가기 때문에 바로 출동을 하게 됐죠.]
[조희주/함평소방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먼저 도착한 지휘 차에서 무전이 계속 들려오는데 '연기가 난다', '안에 탑승 인원이 몇 명이다', '생존 인원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 도착해서 이제 처음 드는 생각은 '아...이건 현실이 아닐 수도 있겠다.'"]
믿기지 않는 현실 눈앞에서 마주한 처참한 광경.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30년 넘게 근무하신 대장님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나요?) 삼풍백화점(붕괴 당시)도 제가 수습 활동을 했었고, 근데 여객기 사고, 이런 참사는 처음이었죠. 피해 정도가 일상적이지 않고, 좀 특별한. 일단 1개 팀을 4명으로 구축을 했어요. 의료 전문가인 구급대원 2명, 구조 수습 전문가인 구조대원 2명. 기내에서 흘러나온 항공유와 기내에 있는 물, 화재 진압을 위해서 방수했던 물들에 의해서, 거의 진흙밭이 돼 가지고 발이 한 20~30Cm는 빠지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37년차 베테랑에게도 쉽지 않았던 현장 수습.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활주로, 동체(가 떨어진)부위, (외곽) 갈대밭을 세 권역으로 나눠서 크게 권역을 정했고 동체 부위에서도 또 권역을 정해서 수습을 했고."]
현장 훼손을 줄이고 효율적인 수색을 위한 또 다른 조치.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갈대밭에 있는 빨간색, 노란색 깃발이 저희가 꽂았던 표식입니다."]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깃발에 번호가 다 써져 있었어요. ‘1-2, 가 구역’ 이런 식으로. 그럼 이 분은 ‘1-2 가 구역에서 발견됐고, 체크무늬 남방을 입었다’ 이런 식으로 중증도 분류표를 다 적어놓고."]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구급대원들이 다 망설이고 다가가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 아이를 수습하는 걸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치마를 예쁘게 내려주고 수습했던. 무안공항을 생각하면 저는 제일 먼저 그 아이가 떠올라요. (머뭇거리셨다는 게 너무 이해가 돼요.) 직원들이 그 앞에 서서 그냥 3초~5초 정도는 못 움직였어요.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다 보니까, 대부분."]
여전히 생생한 그날의 기억 또 다시 복받치는 감정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안 잊혀요. 안 잊혀요. 그 아이는 안 지워질 것 같아요. 저희도 사람이기에 수습을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요. 일은 하고 있는데, 눈물이 흐른다고요."]
사투의 현장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억누르며 희생자들 마지막을 지킨 대원들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첫날은 일단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179명의 수습을 마쳤고요. 그날 저녁부터 야간작업을 실시했죠. (그리고) 아주 조그마한 신체 조직이라도 다 찾아드리기 위해서 20여 일간의 작업을 계속 꾸준히 했었고요. (조금이나마 더 온전하게 가족들 품으로 돌려드리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군요.) 소방관으로서 희생자분과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목적은 뭐냐 하면, 온전하게 수습하고 돌려드리는 역할이거든요."]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그러면 유가족들을 위한 구급차는 언제까지 무안공항에 있었던 건가요?) 49재 하는 그날까지. 무안공항에 유가족들이 오랜 시간 계셨잖아요. 공항 1, 2층에 구급차를 번갈아가면서 배치를 했었거든요."]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몸이 아프시거나 병원에 가실 일 있으면 구급차를 이용해서 이송하기도 하고 그런 업무를 구급차가 마지막까지 했었습니다."]
[조양현/119특수대응단 특수구조대장 : "(참사 이후에 두 분의 생활, 삶은 평안하신지?) 이게 100% 포맷이라는 건 없거든요. 동료들 간에도 이 사고 내용에 대해서 너무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보다도 '그때 너 고생했어' '너 참 잘하더라' 이런 말들이 이 상처를 치유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거든요. (아예 언급을 안 하는 것보다는 그런 식으로.) 그렇죠. 아예 언급을 안 하는 것보다는 격려의 말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다독거려 주는거죠."]
[조희주/함평소방서 구급대원 : "너무 잊으려고 하면 또 안 잊히니까. 일상으로 하나씩 하나씩 덮어나가는 것 같아요. 하나씩 하나씩 다른 경험들을 위에 올려서 맨 밑에 두는 그런 노력을 하다 보니까 지금은 좀, 평온해졌습니다."]
소방관, 경찰, 군인까지 빠른 수습에 나선 대응 인력들.
이들의 숨은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다신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