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참사 100일…무안 지역경제 여파 여전
입력 2025.04.07 (19:22)
수정 2025.04.0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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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사의 여파는 광주·전남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죠.
특히, 계엄과 탄핵 정국에 뜻하지 않은 사고까지 겹치며 무안 지역 경제는 그야말로 움츠러들었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묵묵히 버티고 있는 이들,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날이 풀리고 꽃이 피는 4월.
지역 곳곳이 나들이객으로 북적여야 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무안군의 분위기는 다릅니다.
시장, 숙박업소, 식당마다 아픔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무안 지역 펜션, 카페,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방문객들이 뚝 끊겼지만, 누군가에게 어려운 상황을 꺼내기도 조심스럽습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한분 한분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무안공항과 가장 가까운 톱머리마을.
참사 직후, 주민들은 공항을 지키는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커피를 건네며 아픔을 함께 했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마을엔 해수욕장을 낀 펜션이 14동 있는데,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문을 닫고 시설을 비닐로 덮어 놓은 펜션도 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엔 먼지만 쌓여 가고, 가지런히 개어 놓은 이불은 몇 달째 그대로입니다.
[박언배/펜션 운영 : "(전기도 다 꺼져 있는 거네요?) 네, 손님이 없으니까 꺼져 있죠."]
객실 판매율은 지난해의 20~30%에 불과한 상황.
대출로 적자를 메우고 있습니다.
[박언배/펜션 운영 : "전체적으로 국가도 경제도 안 좋지만, 시간이 가면서 좋아지리라는 생각 그런 기대를 가지고 지금 견뎌내고 있죠."]
낙지 맛집으로 유명한 마을 식당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60석 규모 식당엔 쓰지 않은 가스레인지가 쌓여 있고, 많게는 낙지 만 마리가 들어 있던 수조도 텅 비어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손님맞이를 위해 직원을 열 명 가량 더 뽑았을 텐데, 매출이 안 나오다 보니 올해는 언감생심입니다.
[김영희/식당 운영 : "항상 (손님 맞이) 준비가 되어 있는 식당인데, 준비를 해놨는데 안 와버리니까. 낙지는 생물이고 죽어버리니까 준비를 못하고 있는거죠."]
비단 공항 근처뿐 아니라, 무안 전체가 비슷한 상황입니다.
공항에서 20여 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무안읍의 낙지 골목입니다.
점심시간이라 방문객들로 북적거릴 만도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좌판에는 낙지와 조개가 가득 차 있지만, 손님보다 수산물이 더 많을 지경입니다.
50년 동안 자리를 지킨 상인은 IMF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합니다.
[이예순/낙지 상인 : "골목이 사람들이 북적북적했어, 그런데 IMF보다 더 손님이 없다니까. 그리고 저기 비행장 사고 난 뒤로 사람이 없어버려."]
30년간 무안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한 이양호 씨.
최근 장사가 너무 안 되자 규모를 줄여 시장으로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시장도 5일장을 빼면 매일 문 여는 곳이 3분의 1밖에 안 될 만큼 어렵습니다.
[이양호/채소가게 상인 : "봄이잖아요. 그러면 여기 시골 같은 경우는 농번기 되기 전에 어르신들 놀러도 많이 가고 바쁘기 전에, 올해는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 나라도 그렇고 산불도 나 버리고 뭘 하겠어요? 못 하지, 아무것도 못 해. 지금 최악이야."]
고육지책으로 무안군이 준비한 게 '돈세고 축제'.
대표 특산물을 알리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자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갑자기 발생한 구제역으로 연기됐습니다.
계엄과 탄핵 정국, 경기 침체에 참사 여파까지 겹치다 보니 쉽게 어려움이 풀리지 않을 거라는 걱정도 큽니다.
[한충석/무안군 소상공인연합회장 : "무안군에 있는 소상공인들의 경기가 아주 지금 바닥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정부에서도 지원도 해주시고 도움도 주셔가지고 우리 소상공인들이 살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기보다, 자치단체 차원의 소비 동참 운동 등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천/목포대학교 경제무역학부 교수 : "최근에 경북 지역이 산불 재난이 있었잖습니까. 이재민들을 좀 적극적으로 우리 무안 지역에서 (특산물을 보내) 돕는다든지, 또 다른 방법으로는 공공 부문들이 좀 적극적으로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내부적인 방책들을 써야 될 그런 타이밍이다 이렇게 보이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안 주민들은 참사 당시 도움의 손을 먼저 건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의 일상 회복은 기약이 없어 막막합니다.
지역민들의 바람처럼, 하루빨리 무안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길 바라겠습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참사의 여파는 광주·전남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죠.
특히, 계엄과 탄핵 정국에 뜻하지 않은 사고까지 겹치며 무안 지역 경제는 그야말로 움츠러들었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묵묵히 버티고 있는 이들,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날이 풀리고 꽃이 피는 4월.
지역 곳곳이 나들이객으로 북적여야 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무안군의 분위기는 다릅니다.
시장, 숙박업소, 식당마다 아픔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무안 지역 펜션, 카페,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방문객들이 뚝 끊겼지만, 누군가에게 어려운 상황을 꺼내기도 조심스럽습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한분 한분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무안공항과 가장 가까운 톱머리마을.
참사 직후, 주민들은 공항을 지키는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커피를 건네며 아픔을 함께 했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마을엔 해수욕장을 낀 펜션이 14동 있는데,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문을 닫고 시설을 비닐로 덮어 놓은 펜션도 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엔 먼지만 쌓여 가고, 가지런히 개어 놓은 이불은 몇 달째 그대로입니다.
[박언배/펜션 운영 : "(전기도 다 꺼져 있는 거네요?) 네, 손님이 없으니까 꺼져 있죠."]
객실 판매율은 지난해의 20~30%에 불과한 상황.
대출로 적자를 메우고 있습니다.
[박언배/펜션 운영 : "전체적으로 국가도 경제도 안 좋지만, 시간이 가면서 좋아지리라는 생각 그런 기대를 가지고 지금 견뎌내고 있죠."]
낙지 맛집으로 유명한 마을 식당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60석 규모 식당엔 쓰지 않은 가스레인지가 쌓여 있고, 많게는 낙지 만 마리가 들어 있던 수조도 텅 비어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손님맞이를 위해 직원을 열 명 가량 더 뽑았을 텐데, 매출이 안 나오다 보니 올해는 언감생심입니다.
[김영희/식당 운영 : "항상 (손님 맞이) 준비가 되어 있는 식당인데, 준비를 해놨는데 안 와버리니까. 낙지는 생물이고 죽어버리니까 준비를 못하고 있는거죠."]
비단 공항 근처뿐 아니라, 무안 전체가 비슷한 상황입니다.
공항에서 20여 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무안읍의 낙지 골목입니다.
점심시간이라 방문객들로 북적거릴 만도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좌판에는 낙지와 조개가 가득 차 있지만, 손님보다 수산물이 더 많을 지경입니다.
50년 동안 자리를 지킨 상인은 IMF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합니다.
[이예순/낙지 상인 : "골목이 사람들이 북적북적했어, 그런데 IMF보다 더 손님이 없다니까. 그리고 저기 비행장 사고 난 뒤로 사람이 없어버려."]
30년간 무안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한 이양호 씨.
최근 장사가 너무 안 되자 규모를 줄여 시장으로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시장도 5일장을 빼면 매일 문 여는 곳이 3분의 1밖에 안 될 만큼 어렵습니다.
[이양호/채소가게 상인 : "봄이잖아요. 그러면 여기 시골 같은 경우는 농번기 되기 전에 어르신들 놀러도 많이 가고 바쁘기 전에, 올해는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 나라도 그렇고 산불도 나 버리고 뭘 하겠어요? 못 하지, 아무것도 못 해. 지금 최악이야."]
고육지책으로 무안군이 준비한 게 '돈세고 축제'.
대표 특산물을 알리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자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갑자기 발생한 구제역으로 연기됐습니다.
계엄과 탄핵 정국, 경기 침체에 참사 여파까지 겹치다 보니 쉽게 어려움이 풀리지 않을 거라는 걱정도 큽니다.
[한충석/무안군 소상공인연합회장 : "무안군에 있는 소상공인들의 경기가 아주 지금 바닥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정부에서도 지원도 해주시고 도움도 주셔가지고 우리 소상공인들이 살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기보다, 자치단체 차원의 소비 동참 운동 등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천/목포대학교 경제무역학부 교수 : "최근에 경북 지역이 산불 재난이 있었잖습니까. 이재민들을 좀 적극적으로 우리 무안 지역에서 (특산물을 보내) 돕는다든지, 또 다른 방법으로는 공공 부문들이 좀 적극적으로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내부적인 방책들을 써야 될 그런 타이밍이다 이렇게 보이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안 주민들은 참사 당시 도움의 손을 먼저 건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의 일상 회복은 기약이 없어 막막합니다.
지역민들의 바람처럼, 하루빨리 무안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길 바라겠습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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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4-07 19:22:07
- 수정2025-04-07 20:38:53

[앵커]
참사의 여파는 광주·전남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죠.
특히, 계엄과 탄핵 정국에 뜻하지 않은 사고까지 겹치며 무안 지역 경제는 그야말로 움츠러들었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묵묵히 버티고 있는 이들,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날이 풀리고 꽃이 피는 4월.
지역 곳곳이 나들이객으로 북적여야 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무안군의 분위기는 다릅니다.
시장, 숙박업소, 식당마다 아픔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무안 지역 펜션, 카페,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방문객들이 뚝 끊겼지만, 누군가에게 어려운 상황을 꺼내기도 조심스럽습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한분 한분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무안공항과 가장 가까운 톱머리마을.
참사 직후, 주민들은 공항을 지키는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커피를 건네며 아픔을 함께 했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마을엔 해수욕장을 낀 펜션이 14동 있는데,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문을 닫고 시설을 비닐로 덮어 놓은 펜션도 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엔 먼지만 쌓여 가고, 가지런히 개어 놓은 이불은 몇 달째 그대로입니다.
[박언배/펜션 운영 : "(전기도 다 꺼져 있는 거네요?) 네, 손님이 없으니까 꺼져 있죠."]
객실 판매율은 지난해의 20~30%에 불과한 상황.
대출로 적자를 메우고 있습니다.
[박언배/펜션 운영 : "전체적으로 국가도 경제도 안 좋지만, 시간이 가면서 좋아지리라는 생각 그런 기대를 가지고 지금 견뎌내고 있죠."]
낙지 맛집으로 유명한 마을 식당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60석 규모 식당엔 쓰지 않은 가스레인지가 쌓여 있고, 많게는 낙지 만 마리가 들어 있던 수조도 텅 비어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손님맞이를 위해 직원을 열 명 가량 더 뽑았을 텐데, 매출이 안 나오다 보니 올해는 언감생심입니다.
[김영희/식당 운영 : "항상 (손님 맞이) 준비가 되어 있는 식당인데, 준비를 해놨는데 안 와버리니까. 낙지는 생물이고 죽어버리니까 준비를 못하고 있는거죠."]
비단 공항 근처뿐 아니라, 무안 전체가 비슷한 상황입니다.
공항에서 20여 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무안읍의 낙지 골목입니다.
점심시간이라 방문객들로 북적거릴 만도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좌판에는 낙지와 조개가 가득 차 있지만, 손님보다 수산물이 더 많을 지경입니다.
50년 동안 자리를 지킨 상인은 IMF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합니다.
[이예순/낙지 상인 : "골목이 사람들이 북적북적했어, 그런데 IMF보다 더 손님이 없다니까. 그리고 저기 비행장 사고 난 뒤로 사람이 없어버려."]
30년간 무안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한 이양호 씨.
최근 장사가 너무 안 되자 규모를 줄여 시장으로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시장도 5일장을 빼면 매일 문 여는 곳이 3분의 1밖에 안 될 만큼 어렵습니다.
[이양호/채소가게 상인 : "봄이잖아요. 그러면 여기 시골 같은 경우는 농번기 되기 전에 어르신들 놀러도 많이 가고 바쁘기 전에, 올해는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 나라도 그렇고 산불도 나 버리고 뭘 하겠어요? 못 하지, 아무것도 못 해. 지금 최악이야."]
고육지책으로 무안군이 준비한 게 '돈세고 축제'.
대표 특산물을 알리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자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갑자기 발생한 구제역으로 연기됐습니다.
계엄과 탄핵 정국, 경기 침체에 참사 여파까지 겹치다 보니 쉽게 어려움이 풀리지 않을 거라는 걱정도 큽니다.
[한충석/무안군 소상공인연합회장 : "무안군에 있는 소상공인들의 경기가 아주 지금 바닥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정부에서도 지원도 해주시고 도움도 주셔가지고 우리 소상공인들이 살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기보다, 자치단체 차원의 소비 동참 운동 등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천/목포대학교 경제무역학부 교수 : "최근에 경북 지역이 산불 재난이 있었잖습니까. 이재민들을 좀 적극적으로 우리 무안 지역에서 (특산물을 보내) 돕는다든지, 또 다른 방법으로는 공공 부문들이 좀 적극적으로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내부적인 방책들을 써야 될 그런 타이밍이다 이렇게 보이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안 주민들은 참사 당시 도움의 손을 먼저 건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의 일상 회복은 기약이 없어 막막합니다.
지역민들의 바람처럼, 하루빨리 무안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길 바라겠습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참사의 여파는 광주·전남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죠.
특히, 계엄과 탄핵 정국에 뜻하지 않은 사고까지 겹치며 무안 지역 경제는 그야말로 움츠러들었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묵묵히 버티고 있는 이들,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날이 풀리고 꽃이 피는 4월.
지역 곳곳이 나들이객으로 북적여야 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무안군의 분위기는 다릅니다.
시장, 숙박업소, 식당마다 아픔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무안 지역 펜션, 카페,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방문객들이 뚝 끊겼지만, 누군가에게 어려운 상황을 꺼내기도 조심스럽습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한분 한분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무안공항과 가장 가까운 톱머리마을.
참사 직후, 주민들은 공항을 지키는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커피를 건네며 아픔을 함께 했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마을엔 해수욕장을 낀 펜션이 14동 있는데,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문을 닫고 시설을 비닐로 덮어 놓은 펜션도 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엔 먼지만 쌓여 가고, 가지런히 개어 놓은 이불은 몇 달째 그대로입니다.
[박언배/펜션 운영 : "(전기도 다 꺼져 있는 거네요?) 네, 손님이 없으니까 꺼져 있죠."]
객실 판매율은 지난해의 20~30%에 불과한 상황.
대출로 적자를 메우고 있습니다.
[박언배/펜션 운영 : "전체적으로 국가도 경제도 안 좋지만, 시간이 가면서 좋아지리라는 생각 그런 기대를 가지고 지금 견뎌내고 있죠."]
낙지 맛집으로 유명한 마을 식당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60석 규모 식당엔 쓰지 않은 가스레인지가 쌓여 있고, 많게는 낙지 만 마리가 들어 있던 수조도 텅 비어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손님맞이를 위해 직원을 열 명 가량 더 뽑았을 텐데, 매출이 안 나오다 보니 올해는 언감생심입니다.
[김영희/식당 운영 : "항상 (손님 맞이) 준비가 되어 있는 식당인데, 준비를 해놨는데 안 와버리니까. 낙지는 생물이고 죽어버리니까 준비를 못하고 있는거죠."]
비단 공항 근처뿐 아니라, 무안 전체가 비슷한 상황입니다.
공항에서 20여 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무안읍의 낙지 골목입니다.
점심시간이라 방문객들로 북적거릴 만도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좌판에는 낙지와 조개가 가득 차 있지만, 손님보다 수산물이 더 많을 지경입니다.
50년 동안 자리를 지킨 상인은 IMF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합니다.
[이예순/낙지 상인 : "골목이 사람들이 북적북적했어, 그런데 IMF보다 더 손님이 없다니까. 그리고 저기 비행장 사고 난 뒤로 사람이 없어버려."]
30년간 무안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한 이양호 씨.
최근 장사가 너무 안 되자 규모를 줄여 시장으로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시장도 5일장을 빼면 매일 문 여는 곳이 3분의 1밖에 안 될 만큼 어렵습니다.
[이양호/채소가게 상인 : "봄이잖아요. 그러면 여기 시골 같은 경우는 농번기 되기 전에 어르신들 놀러도 많이 가고 바쁘기 전에, 올해는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 나라도 그렇고 산불도 나 버리고 뭘 하겠어요? 못 하지, 아무것도 못 해. 지금 최악이야."]
고육지책으로 무안군이 준비한 게 '돈세고 축제'.
대표 특산물을 알리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자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갑자기 발생한 구제역으로 연기됐습니다.
계엄과 탄핵 정국, 경기 침체에 참사 여파까지 겹치다 보니 쉽게 어려움이 풀리지 않을 거라는 걱정도 큽니다.
[한충석/무안군 소상공인연합회장 : "무안군에 있는 소상공인들의 경기가 아주 지금 바닥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정부에서도 지원도 해주시고 도움도 주셔가지고 우리 소상공인들이 살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기보다, 자치단체 차원의 소비 동참 운동 등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천/목포대학교 경제무역학부 교수 : "최근에 경북 지역이 산불 재난이 있었잖습니까. 이재민들을 좀 적극적으로 우리 무안 지역에서 (특산물을 보내) 돕는다든지, 또 다른 방법으로는 공공 부문들이 좀 적극적으로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내부적인 방책들을 써야 될 그런 타이밍이다 이렇게 보이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안 주민들은 참사 당시 도움의 손을 먼저 건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의 일상 회복은 기약이 없어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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