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학대 혐의 가해자 분리 하세월…관련 법 개정 추진

입력 2025.04.14 (19:20) 수정 2025.04.1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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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영동지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학대 의심 사건은 가해 혐의 직원과 피해 장애인 분리 조치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학대 사건 때도 즉각적인 조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보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영동지역 장애인 시설 직원이 지적장애인을 때렸다며 학대 사건이 신고 접수된 건 지난해 12월입니다.

하지만 신고 이후에도 가해 혐의 직원과 피해 장애인은 두 달간 같은 공간을 사용했습니다.

언론보도로 학대 사건이 알려지고 강원도 협회가 해당 직원에게 사직서를 제출받은 뒤에야, 실질적인 분리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신고 직원/음성변조 : "(분리 전까지는) 어디 회의를 간다 그러면 불안해서 또 걱정이 되는 거예요. 다른 직원들이 없을 때 들어와서 장애인들한테 소리 지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분이 계속 있었죠."]

앞서 2020년 경기도 여주에서 발생한 장애인 거주시설 집단 학대 사건 때도, 분리 조치까지는 신고 이후 석 달이 필요했습니다.

시설 측은 물론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자치단체마저 노동 분쟁 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겁니다.

관련 법조차 분리 대상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 장애인으로 규정하고, 필요시 분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해자 분리 조치가 늦어질수록 2차 가해와 회유 등이 우려되지만, 피해 장애인 보호 장치는 빈약합니다.

[서미화/국회의원 : "(관련 법을) 굉장히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으로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분리 내용도 (개정) 법안에 담으면 훨씬 현장에서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내 학대 피해 장애인 10명 중 6명은 지적 장애인입니다.

가해자 분리와 법적 지원을 직접 요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을 지원하는 더 빠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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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학대 혐의 가해자 분리 하세월…관련 법 개정 추진
    • 입력 2025-04-14 19:20:55
    • 수정2025-04-14 19:47:56
    뉴스7(춘천)
[앵커]

최근 영동지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학대 의심 사건은 가해 혐의 직원과 피해 장애인 분리 조치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학대 사건 때도 즉각적인 조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보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영동지역 장애인 시설 직원이 지적장애인을 때렸다며 학대 사건이 신고 접수된 건 지난해 12월입니다.

하지만 신고 이후에도 가해 혐의 직원과 피해 장애인은 두 달간 같은 공간을 사용했습니다.

언론보도로 학대 사건이 알려지고 강원도 협회가 해당 직원에게 사직서를 제출받은 뒤에야, 실질적인 분리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신고 직원/음성변조 : "(분리 전까지는) 어디 회의를 간다 그러면 불안해서 또 걱정이 되는 거예요. 다른 직원들이 없을 때 들어와서 장애인들한테 소리 지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분이 계속 있었죠."]

앞서 2020년 경기도 여주에서 발생한 장애인 거주시설 집단 학대 사건 때도, 분리 조치까지는 신고 이후 석 달이 필요했습니다.

시설 측은 물론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자치단체마저 노동 분쟁 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겁니다.

관련 법조차 분리 대상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 장애인으로 규정하고, 필요시 분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해자 분리 조치가 늦어질수록 2차 가해와 회유 등이 우려되지만, 피해 장애인 보호 장치는 빈약합니다.

[서미화/국회의원 : "(관련 법을) 굉장히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으로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분리 내용도 (개정) 법안에 담으면 훨씬 현장에서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내 학대 피해 장애인 10명 중 6명은 지적 장애인입니다.

가해자 분리와 법적 지원을 직접 요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을 지원하는 더 빠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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