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 점검에도 “문제없다”…예견된 사고

입력 2025.04.15 (19:12) 수정 2025.04.1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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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발생한 초유의 '창원NC파크 사망 사고'.

사고 원인을 자세히 짚어봅니다.

사고가 난 야구장은 11차례나 안전 점검이 이뤄졌지만, 추락한 구조물의 중대 결함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게다가, 정밀 안전 점검 기간이 명확한 이유없이 대폭 줄어든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관중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알루미늄 구조물 '루버'입니다.

무게 60KG 구조물이 4층 높이에 설치됐지만, 겨우 나사못 4개에 의지해 매달려 있었습니다.

이런 구조물이 창원NC파크에 무려 230여 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관중이) 부상 당했고 사망했다는 것은 중대한 결함이라고 봐야 되는 거죠. 확인을 했으면 충분히 막을 수가 있었던 이제 그런 사고로 봐야죠."]

루버 안전 점검은 제대로 이뤄졌을까?

정부의 시설물 통합관리시스템을 확인했습니다.

창원NC파크는 반기마다 한 번씩, 모두 열 차례 정기 안전 점검을 받은 것으로 기록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열 차례 모두 중대 결함이 없는 '양호'로 등급을 받았습니다.

사고 넉 달 전 창원시설공단 직원 2명이 진행한 마지막 점검에서도 제대로 된 사고 구조물 점검은 없이 '중대 결함 없음'으로 결론냈습니다.

2년 전 외부 업체에 의뢰한 정밀 안전 점검 결과는 어땠을까?

취재진이 단독으로 400여 쪽 분량의 정밀 안전 점검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루버에 대한 점검 내용은 없고, 건물 외관을 멀리서 찍은 사진 2장이 전부입니다.

[창원NC파크 정밀 안전점검 실시업체/음성변조 : "정확하게 (상태가) 보이지는 않죠. 보통 관리 주체에서 그렇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크레인을 사용하고 근접 촬영을 하고…. 이렇게까지는 안 돼 있었거든요."]

21일 동안 하기로 했던 정밀안전점검은 일주일이나 앞당겨 마무리됐습니다.

5만㎡에 이르는 야구장의 첫 정밀 안전 점검이 2주 만에 끝난 것입니다.

프로야구 시범 경기 전에 서둘러 점검이 마무리된 것입니다.

공단 측은 "수사 중이라 정확한 사유를 밝힐 수 없다"면서도, "모든 점검은 충실히 수행됐다"고 밝혔습니다.

11차례에 걸친 안전 점검에서 단 한 번도 사고 구조물 '루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창원시설공단.

사고가 나자 뒤늦게 크레인을 투입해 루버 부착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고 나섰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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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번 점검에도 “문제없다”…예견된 사고
    • 입력 2025-04-15 19:12:15
    • 수정2025-04-15 20:27:13
    뉴스7(창원)
[앵커]

지난달 발생한 초유의 '창원NC파크 사망 사고'.

사고 원인을 자세히 짚어봅니다.

사고가 난 야구장은 11차례나 안전 점검이 이뤄졌지만, 추락한 구조물의 중대 결함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게다가, 정밀 안전 점검 기간이 명확한 이유없이 대폭 줄어든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관중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알루미늄 구조물 '루버'입니다.

무게 60KG 구조물이 4층 높이에 설치됐지만, 겨우 나사못 4개에 의지해 매달려 있었습니다.

이런 구조물이 창원NC파크에 무려 230여 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관중이) 부상 당했고 사망했다는 것은 중대한 결함이라고 봐야 되는 거죠. 확인을 했으면 충분히 막을 수가 있었던 이제 그런 사고로 봐야죠."]

루버 안전 점검은 제대로 이뤄졌을까?

정부의 시설물 통합관리시스템을 확인했습니다.

창원NC파크는 반기마다 한 번씩, 모두 열 차례 정기 안전 점검을 받은 것으로 기록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열 차례 모두 중대 결함이 없는 '양호'로 등급을 받았습니다.

사고 넉 달 전 창원시설공단 직원 2명이 진행한 마지막 점검에서도 제대로 된 사고 구조물 점검은 없이 '중대 결함 없음'으로 결론냈습니다.

2년 전 외부 업체에 의뢰한 정밀 안전 점검 결과는 어땠을까?

취재진이 단독으로 400여 쪽 분량의 정밀 안전 점검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루버에 대한 점검 내용은 없고, 건물 외관을 멀리서 찍은 사진 2장이 전부입니다.

[창원NC파크 정밀 안전점검 실시업체/음성변조 : "정확하게 (상태가) 보이지는 않죠. 보통 관리 주체에서 그렇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크레인을 사용하고 근접 촬영을 하고…. 이렇게까지는 안 돼 있었거든요."]

21일 동안 하기로 했던 정밀안전점검은 일주일이나 앞당겨 마무리됐습니다.

5만㎡에 이르는 야구장의 첫 정밀 안전 점검이 2주 만에 끝난 것입니다.

프로야구 시범 경기 전에 서둘러 점검이 마무리된 것입니다.

공단 측은 "수사 중이라 정확한 사유를 밝힐 수 없다"면서도, "모든 점검은 충실히 수행됐다"고 밝혔습니다.

11차례에 걸친 안전 점검에서 단 한 번도 사고 구조물 '루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창원시설공단.

사고가 나자 뒤늦게 크레인을 투입해 루버 부착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고 나섰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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