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면 멈출 ‘작업 중지권’…“유명무실”

입력 2025.04.28 (07:36) 수정 2025.04.2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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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28일)은 올해 처음으로 법정기념일이 된 '세계 산재 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정부는 산재 사고를 줄이기 위해 위험할 때 일을 멈출 권리인 '작업 중지권'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데요,

정작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70대 노동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울산의 동서석유화학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

당시 벽을 뚫어 케이블을 설치하던 하청 업체 노동자들은 "위험이 따르는 작업이었지만, 원청의 지시로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은수/사고 당시 하청 업체 공사부장 : "작업을 안 하면 당장 그냥 바로 잘리는 거니까, 작업 거부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작업자들은 그냥 거기서 표시하고, 감독이 정해준 자리에 작업을 하게 된 거예요."]

정부는 2019년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을 경우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른바 '작업 중지권'입니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권한을 여전히 보장받지 못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작업 중지권' 시행 실태를 조사한 민주노동연구원은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사업주의 징계,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의 불안 탓에 위험한 작업을 중단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작업 중지권을 거부한 사업주나 작업 중지권을 사용한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준 사업주를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양경수/민주노총 위원장 : "작업의 속도보다, 상품의 질보다, 비용의 절감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작업 중지권 사용 시기 등에 대한 규정도 모호한 만큼 법 개정으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그래픽:박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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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하면 멈출 ‘작업 중지권’…“유명무실”
    • 입력 2025-04-28 07:36:20
    • 수정2025-04-28 07:49:35
    뉴스광장(울산)
[앵커]

오늘 (28일)은 올해 처음으로 법정기념일이 된 '세계 산재 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정부는 산재 사고를 줄이기 위해 위험할 때 일을 멈출 권리인 '작업 중지권'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데요,

정작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70대 노동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울산의 동서석유화학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

당시 벽을 뚫어 케이블을 설치하던 하청 업체 노동자들은 "위험이 따르는 작업이었지만, 원청의 지시로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은수/사고 당시 하청 업체 공사부장 : "작업을 안 하면 당장 그냥 바로 잘리는 거니까, 작업 거부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작업자들은 그냥 거기서 표시하고, 감독이 정해준 자리에 작업을 하게 된 거예요."]

정부는 2019년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을 경우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른바 '작업 중지권'입니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권한을 여전히 보장받지 못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작업 중지권' 시행 실태를 조사한 민주노동연구원은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사업주의 징계,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의 불안 탓에 위험한 작업을 중단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작업 중지권을 거부한 사업주나 작업 중지권을 사용한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준 사업주를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양경수/민주노총 위원장 : "작업의 속도보다, 상품의 질보다, 비용의 절감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작업 중지권 사용 시기 등에 대한 규정도 모호한 만큼 법 개정으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그래픽:박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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