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판결에도 익산시의회, 의정회 보조금 조례 ‘일사천리’ 통과

입력 2025.04.29 (19:14) 수정 2025.04.2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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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현직 지방의원들의 친목 모임을 의정회라고 하는데요.

익산시의회가 최근 의정회에 보조금을 주는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이 나온 터여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익산시의회는 최근 본회의에서 '의정회 설립과 육성 지원 조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익산시 의정회는 전현직 시의원들의 친목 모임.

해당 조례안을 보면, 의정회 추진 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익산시가 보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가 의정회 활동 경비를 지원하는 조례를 두고, 대법원은 지난 2004년 위법 판결을 내렸습니다.

의정회 사업이 지방재정법이 규정하는 기부·보조의 수급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법제처 역시 지난 2022년, 의정회가 표방하는 목적과 사업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이라며 보조금 지급은 특혜로 볼 여지가 크고, 조례로 정할 수 없다고 해석했습니다.

이후 전국 여러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잇따라 폐지했지만, 익산시의회는 오히려 제정한 겁니다.

시민사회는 해당 조례의 부당성과 형평성을 강조하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황인철/익산참여연대 시민사업국장 : "다른 시민들은 보조금 지원 신청해서 사업이 확정되면 사업을 진행하는데 의정회 자체는 그런 과정 없이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고 시장이 인정하면 바로 사업을 진행하는 사안이거든요. 이건 누가 봐도 특혜성 시비를 벗어날 수 없는…."]

익산시의회는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 개선 권고에 따라, 시정이나 지자체 발전을 위한 연구 개발 사업 등에 사업비 지원이 가능하다고 봤다며, 의정회가 사업 계획을 내면 꼼꼼히 심사해 보조금 지급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위법 판결에도 친목 모임에 세금 지원 길을 터준 익산시의회 무책임한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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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법 판결에도 익산시의회, 의정회 보조금 조례 ‘일사천리’ 통과
    • 입력 2025-04-29 19:14:03
    • 수정2025-04-29 20:07:52
    뉴스7(전주)
[앵커]

전현직 지방의원들의 친목 모임을 의정회라고 하는데요.

익산시의회가 최근 의정회에 보조금을 주는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이 나온 터여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익산시의회는 최근 본회의에서 '의정회 설립과 육성 지원 조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익산시 의정회는 전현직 시의원들의 친목 모임.

해당 조례안을 보면, 의정회 추진 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익산시가 보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가 의정회 활동 경비를 지원하는 조례를 두고, 대법원은 지난 2004년 위법 판결을 내렸습니다.

의정회 사업이 지방재정법이 규정하는 기부·보조의 수급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법제처 역시 지난 2022년, 의정회가 표방하는 목적과 사업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이라며 보조금 지급은 특혜로 볼 여지가 크고, 조례로 정할 수 없다고 해석했습니다.

이후 전국 여러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잇따라 폐지했지만, 익산시의회는 오히려 제정한 겁니다.

시민사회는 해당 조례의 부당성과 형평성을 강조하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황인철/익산참여연대 시민사업국장 : "다른 시민들은 보조금 지원 신청해서 사업이 확정되면 사업을 진행하는데 의정회 자체는 그런 과정 없이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고 시장이 인정하면 바로 사업을 진행하는 사안이거든요. 이건 누가 봐도 특혜성 시비를 벗어날 수 없는…."]

익산시의회는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 개선 권고에 따라, 시정이나 지자체 발전을 위한 연구 개발 사업 등에 사업비 지원이 가능하다고 봤다며, 의정회가 사업 계획을 내면 꼼꼼히 심사해 보조금 지급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위법 판결에도 친목 모임에 세금 지원 길을 터준 익산시의회 무책임한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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