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과 분배’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입력 2006.01.13 (14:32) 수정 2006.01.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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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은 오는 2020년대까지는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진홍순 특파원도 언급했듯이 고도성장정책을 포기하기 않겠다는 얘긴데요. 고도성장과 균형발전, 이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중국의 고민을 상하이의 김진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운남성 산골 어린이 7명이 상하이 홍치아오 공항에 내립니다.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에 남루한 옷차림,생전 처음 딛는 도시의 공항이 얼떨떨하기만 합니다.

<인터뷰>리좡잉(12세/운남성): "(기뻐요?)기뻐요! (사람들이 잘 해줘요?) 잘해줘요."

이들이 이곳에 오게된 것은 상하이의 한 신문사가 이들의 사연을 기사화했기때문입니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장난감을 가져보지 못했다는 동심의 글이 도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입니다.

실제로 이들 부모들의 수입은 1년에 3-4백 위안 정도,우리 돈으로는 5천원정도의 수입이다보니 장난감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기사가 나가고 놀란 것은 오히려 신문사쪽이었습니다. 생각 보다 반응이 뜨거웠던 겁니다.

<인터뷰>저우원티앤 (동방조보 기자): "시민들에게 완구 지원만 부탁했는데 (어린이들을) 상하이로 초대까지 하자고 해서 많이 놀랐습니다."

여러 군데에서 이들을 돕겠다고 나섰고 급기야 이들을 상하이로 초청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들이 그렇게 갖고 싶어하는 장난감도 주고 도시 구경도 시켜주기 위해섭니다.

운남성 산골 어린이들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지난 79년 개혁개방 이래 줄곧 앞만 보고 달려온 중국이 이제는 시야를 넓혀 고도성장에 가려진 그늘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한 상징적인 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선부론에서 공부론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16기 당 중앙대회의 결정은 이러한 중국 국민들의 뜻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성장을 늦출 수도 없다는 겁니다. 그동안의 고도성장에 가려진 문제들이 일시에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휘성에 있는 한 곡물 연료 공장입니다. 중국에는 이러한 곡물 대체연료 공장이 지린, 헤이룽장, 허난 등 3곳에 더 있습니다. 중국이 석유 수입국으로 돌아선 지 10년, 수입 의존도도 벌써 50%에 육박하고 있어 에너지의 안정적인 수급에 대한 요구는 대단히 높습니다.

<인터뷰>한화린 (상하이사회과학원 주임): "중국의 경제가 고도로 성장해 세계적으로 경제적 지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문제는 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이러한 대체연료 공장들입니다. 이들 곡물연료 공장에서 생산하는 알콜 연료는 172만톤, 중국에서 소비되는 휘발유 연 4천7백만톤의 3.6%가 대체되고 있는 셈입니다.

곡물 연료 1톤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옥수수 원료가 3톤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곡물의 공급 없이는 생각하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중국이기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휘발유 사용량의 10%까지 곡물을 이용한 알콜 연료로 대체해 나가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계획입니다.

<인터뷰>스둥빙 (중국석화 안휘 벙부 지사장): "대체연료는 앞으로 안휘성 뿐 아니라 동북,산동 쪽에서 머지 않아 사용하고 전국으로 확산돼 나갈 것입니다."

성장 동력을 늦추지 않기 위한 또하나의 노력은 바로 물류의 확봅니다. 지난달 개항한 양산 심수항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장강 유역에서 나오는 화물을 처리하는 데 있어 상하이 와이가오치아오항은 수심이 낮아 대형 화물선의 진입이 불가능해 이곳 양산도에 심수항을 건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저우샹셩 (상하이 항구협회 부비서장): "장강 유역의 수출입이 전국의 1/3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양산항 건설은 물동량을 늘리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지난달 양산항 1기 개항 이후 불과 5선석이 확보됐을 뿐인데도 상하이항은 물동량면에서 벌써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양산항 뿐이 아닙니다.

다롄,텐진,칭다오,닝보,샤먼,선전 등 거의 모든 동쪽의 항만들이 시설 확충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물동량이 매년 30%씩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소화해 내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인터뷰>김황중 (한진해운 중국본부장): "중국 자체 물량이 넘쳐자기 때문에 물류 허브로서가 아니라 이러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시설 보완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제2푸둥공항도 건설에 착수해 2015년까지 승객과 화물 처리 능력을 현재의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렇게 되면그 때까지는 한해 6천만명의 승객과 420만톤의 화물 처리 능력을 갖게 됩니다.

하늘도 양보하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다같이 부자가 되자는 공부론으로 선회한 중국이 올해 잡은 GDP 성장률은 8.4%,과연 적절한 분배와 함께 성장도 늦추지 않는 그들만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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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성장과 분배’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 입력 2006-01-13 11:28:47
    • 수정2006-01-13 15:11:4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중국은 오는 2020년대까지는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진홍순 특파원도 언급했듯이 고도성장정책을 포기하기 않겠다는 얘긴데요. 고도성장과 균형발전, 이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중국의 고민을 상하이의 김진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운남성 산골 어린이 7명이 상하이 홍치아오 공항에 내립니다.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에 남루한 옷차림,생전 처음 딛는 도시의 공항이 얼떨떨하기만 합니다. <인터뷰>리좡잉(12세/운남성): "(기뻐요?)기뻐요! (사람들이 잘 해줘요?) 잘해줘요." 이들이 이곳에 오게된 것은 상하이의 한 신문사가 이들의 사연을 기사화했기때문입니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장난감을 가져보지 못했다는 동심의 글이 도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입니다. 실제로 이들 부모들의 수입은 1년에 3-4백 위안 정도,우리 돈으로는 5천원정도의 수입이다보니 장난감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기사가 나가고 놀란 것은 오히려 신문사쪽이었습니다. 생각 보다 반응이 뜨거웠던 겁니다. <인터뷰>저우원티앤 (동방조보 기자): "시민들에게 완구 지원만 부탁했는데 (어린이들을) 상하이로 초대까지 하자고 해서 많이 놀랐습니다." 여러 군데에서 이들을 돕겠다고 나섰고 급기야 이들을 상하이로 초청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들이 그렇게 갖고 싶어하는 장난감도 주고 도시 구경도 시켜주기 위해섭니다. 운남성 산골 어린이들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지난 79년 개혁개방 이래 줄곧 앞만 보고 달려온 중국이 이제는 시야를 넓혀 고도성장에 가려진 그늘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한 상징적인 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선부론에서 공부론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16기 당 중앙대회의 결정은 이러한 중국 국민들의 뜻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성장을 늦출 수도 없다는 겁니다. 그동안의 고도성장에 가려진 문제들이 일시에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휘성에 있는 한 곡물 연료 공장입니다. 중국에는 이러한 곡물 대체연료 공장이 지린, 헤이룽장, 허난 등 3곳에 더 있습니다. 중국이 석유 수입국으로 돌아선 지 10년, 수입 의존도도 벌써 50%에 육박하고 있어 에너지의 안정적인 수급에 대한 요구는 대단히 높습니다. <인터뷰>한화린 (상하이사회과학원 주임): "중국의 경제가 고도로 성장해 세계적으로 경제적 지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문제는 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이러한 대체연료 공장들입니다. 이들 곡물연료 공장에서 생산하는 알콜 연료는 172만톤, 중국에서 소비되는 휘발유 연 4천7백만톤의 3.6%가 대체되고 있는 셈입니다. 곡물 연료 1톤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옥수수 원료가 3톤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곡물의 공급 없이는 생각하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중국이기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휘발유 사용량의 10%까지 곡물을 이용한 알콜 연료로 대체해 나가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계획입니다. <인터뷰>스둥빙 (중국석화 안휘 벙부 지사장): "대체연료는 앞으로 안휘성 뿐 아니라 동북,산동 쪽에서 머지 않아 사용하고 전국으로 확산돼 나갈 것입니다." 성장 동력을 늦추지 않기 위한 또하나의 노력은 바로 물류의 확봅니다. 지난달 개항한 양산 심수항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장강 유역에서 나오는 화물을 처리하는 데 있어 상하이 와이가오치아오항은 수심이 낮아 대형 화물선의 진입이 불가능해 이곳 양산도에 심수항을 건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저우샹셩 (상하이 항구협회 부비서장): "장강 유역의 수출입이 전국의 1/3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양산항 건설은 물동량을 늘리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지난달 양산항 1기 개항 이후 불과 5선석이 확보됐을 뿐인데도 상하이항은 물동량면에서 벌써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양산항 뿐이 아닙니다. 다롄,텐진,칭다오,닝보,샤먼,선전 등 거의 모든 동쪽의 항만들이 시설 확충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물동량이 매년 30%씩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소화해 내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인터뷰>김황중 (한진해운 중국본부장): "중국 자체 물량이 넘쳐자기 때문에 물류 허브로서가 아니라 이러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시설 보완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제2푸둥공항도 건설에 착수해 2015년까지 승객과 화물 처리 능력을 현재의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렇게 되면그 때까지는 한해 6천만명의 승객과 420만톤의 화물 처리 능력을 갖게 됩니다. 하늘도 양보하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다같이 부자가 되자는 공부론으로 선회한 중국이 올해 잡은 GDP 성장률은 8.4%,과연 적절한 분배와 함께 성장도 늦추지 않는 그들만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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