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세계 경제 중심으로

입력 2006.01.13 (14:32) 수정 2006.01.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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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친디아의 또 다른 축 인도... 풍부하고 우수한 IT인력과 한 해 백 억 달러가 넘는 해외 투자자금의 유입 속에서 연간 7~8%의 고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긴 잠에서 깨어나 21세기 세계 경제질서를 변화시킬 주역으로 등장한 인도의 오늘을 이승환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 최대의 빈민촌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지난 한해 100억 달러의 해외 투자 자금이 밀려든 나라... 인력거와 삼륜차가 승용차와 뒤섞여 달리지만, 자동차와 휴대전화 시장은 폭발적으로 팽창중인 인도가 세계 기업들의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보다 많은 엔지니어가 일하는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 뱅갈로. 이곳의 전자제품 매장에는 기존의 휴대전화를 백만화소대 카메라폰으로 바꾸려는 고객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가격은 공장 근로자 월급 서너달치 수준, 그러나 거리낌 없는 소비가 이뤄집니다.

<인터뷰>해리 C (뱅갈로 가전제품매장 지배인): "IT대기업에서 일하면 적어도 한 달에 1100$~1300$을 받습니다. 임원은 2200$ 정도입니다. 현금이 충분해,원하는 물건은 언제든 살 수 있죠."

지난 4년간 인도의 휴대전화 시장은 13배 늘어나, 올해 가입자만 28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입니다. 노트북 PC와 LCD 등 고가 가전도 연간 5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2010년에는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이 중국의 2000년 수준에 도달하면서 전자제품 내수시장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기 직장으로 떠오른 다국적기업 콜센터에서 일하는 이 맞벌이 여성은 세컨드 카를 장만할 계획입니다.

<인터뷰>리뚜 사츠데브 (다국적기업 콜센터 직원): "지금 승용차는 남편이 사용하고 있죠. 저는 500CC 차가 너무 커서 좀더 작은 차가 필요합니다."

이런 폭발적인 소비를 이끄는 주역은 신흥 중산층으로 등장한 IT산업 종사자들입니다. 뱅갈로 곳곳의 테크노단지엔 세계 주요 기업들의 연구개발센터와 콜센터가 끊임없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연간 20만 명 이상씩 쏟아지는 영어가 능숙한 공학전공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업 고객 관리, 재무 회계 등 아웃소싱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A.L 라오 (소프트웨어 기업 위프로 사장): "다국적 기업은 인도시장에 내재된 무궁무진한 기회를 잡기위해서,그리고 훌륭한 인력을 이용하기위해 진출하고 있습니다."

인텔도 내년까지 R&D 인력을 3천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인터뷰>나렌드라 브한다리 (인텔 인도 소프트웨어국장): "최근 몇년간 많은 외국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공장이나 연구개발 센터를 인도로 이전했습니다."

외국 기업이 밀려들면서 엔지니어들의 월급도 급상승하고있습니다. 인도 최고의 인도공과대학을 졸업하면 다른 대졸자의 두세배, 공장 근로자의 열배의 월급을 받습니다.

<인터뷰>마노 다타 (인도공과대학 학장): "대부분 연봉을 40만 루피(9백만 원)에서 100만 루피(2천만 원) 정도 받고 있습니다."

빈민가의 어린이들에게도 컴퓨터와 IT는 신분상승의 꿈을 실현할 매개체입니다. IT기업이 기증한 컴퓨터를 가지고 노는 어린이들이 윈도우와 그래픽 사용법을 스스로 터득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마란 (11살): "(그림 그리기를 할 수 있니?) 예! (보여줄래?)

<인터뷰>미트라(PC 기증 기업 NIIT 책임 과학자): "이 아이들이 성장하면 인도의 공학자들은 도시 뿐아니라 (농촌 등) 곳곳에서 배출되는 변화를 맞게 될 것입니다."

인도 경제의 성장세는 외국인 투자에서도 뚜렷이 확인됩니다. 뭄바이 증시는 지난해 50% 가까이 상승하며 4년 연속 올랐습니다. 이런 잠재력과 관련해 골드만 삭스는 인도가 2015년엔 중국의 성장률을 추월하고 2032년엔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인터뷰>알로이 로보 (골드만삭스 인도합작법인 사장): "성장으로 이어지는 수요가 계속 창출되고 있어서 안정적으로 6%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7~8년 전 현지공장을 세우며 과감하게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그 잠재력을 미리 읽었습니다. 이제 인도 중산층 가정에선 LG와 삼성의 TV, 냉장고 등을 흔히 구경할 수 있습니다. 가전 시장 거의 전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시장 점유율 1위를 휩쓸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유영복 (삼성전자 인도법인 상무): "젊은층의 구매고객층은 하이앤드(고가)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저희가 볼 때는 하이앤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전체 판매량 16만대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현지 투자 대열에 속속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인터뷰>민왕식 (현대차 인도법인 이사): "전 메이커들이 지금 인도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상당히 생산용량을 늘려가고 있고, 특히 도요타나 혼다같은데서 중형차를 출시.."

일부 대기업에 편중돼 중소기업 투자는 찾아보기 힘든 현재의 인도 진출 전략도 이제 재검토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전자제품 고객층이 최소 2~3억 명에 달할 정도로 무한한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머지않아 세계 경제 질서를 변화시킬 인도의 무서운 성장세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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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세계 경제 중심으로
    • 입력 2006-01-13 11:29:03
    • 수정2006-01-20 13:43:16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친디아의 또 다른 축 인도... 풍부하고 우수한 IT인력과 한 해 백 억 달러가 넘는 해외 투자자금의 유입 속에서 연간 7~8%의 고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긴 잠에서 깨어나 21세기 세계 경제질서를 변화시킬 주역으로 등장한 인도의 오늘을 이승환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 최대의 빈민촌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지난 한해 100억 달러의 해외 투자 자금이 밀려든 나라... 인력거와 삼륜차가 승용차와 뒤섞여 달리지만, 자동차와 휴대전화 시장은 폭발적으로 팽창중인 인도가 세계 기업들의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보다 많은 엔지니어가 일하는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 뱅갈로. 이곳의 전자제품 매장에는 기존의 휴대전화를 백만화소대 카메라폰으로 바꾸려는 고객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가격은 공장 근로자 월급 서너달치 수준, 그러나 거리낌 없는 소비가 이뤄집니다. <인터뷰>해리 C (뱅갈로 가전제품매장 지배인): "IT대기업에서 일하면 적어도 한 달에 1100$~1300$을 받습니다. 임원은 2200$ 정도입니다. 현금이 충분해,원하는 물건은 언제든 살 수 있죠." 지난 4년간 인도의 휴대전화 시장은 13배 늘어나, 올해 가입자만 28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입니다. 노트북 PC와 LCD 등 고가 가전도 연간 5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2010년에는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이 중국의 2000년 수준에 도달하면서 전자제품 내수시장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기 직장으로 떠오른 다국적기업 콜센터에서 일하는 이 맞벌이 여성은 세컨드 카를 장만할 계획입니다. <인터뷰>리뚜 사츠데브 (다국적기업 콜센터 직원): "지금 승용차는 남편이 사용하고 있죠. 저는 500CC 차가 너무 커서 좀더 작은 차가 필요합니다." 이런 폭발적인 소비를 이끄는 주역은 신흥 중산층으로 등장한 IT산업 종사자들입니다. 뱅갈로 곳곳의 테크노단지엔 세계 주요 기업들의 연구개발센터와 콜센터가 끊임없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연간 20만 명 이상씩 쏟아지는 영어가 능숙한 공학전공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업 고객 관리, 재무 회계 등 아웃소싱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A.L 라오 (소프트웨어 기업 위프로 사장): "다국적 기업은 인도시장에 내재된 무궁무진한 기회를 잡기위해서,그리고 훌륭한 인력을 이용하기위해 진출하고 있습니다." 인텔도 내년까지 R&D 인력을 3천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인터뷰>나렌드라 브한다리 (인텔 인도 소프트웨어국장): "최근 몇년간 많은 외국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공장이나 연구개발 센터를 인도로 이전했습니다." 외국 기업이 밀려들면서 엔지니어들의 월급도 급상승하고있습니다. 인도 최고의 인도공과대학을 졸업하면 다른 대졸자의 두세배, 공장 근로자의 열배의 월급을 받습니다. <인터뷰>마노 다타 (인도공과대학 학장): "대부분 연봉을 40만 루피(9백만 원)에서 100만 루피(2천만 원) 정도 받고 있습니다." 빈민가의 어린이들에게도 컴퓨터와 IT는 신분상승의 꿈을 실현할 매개체입니다. IT기업이 기증한 컴퓨터를 가지고 노는 어린이들이 윈도우와 그래픽 사용법을 스스로 터득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마란 (11살): "(그림 그리기를 할 수 있니?) 예! (보여줄래?) <인터뷰>미트라(PC 기증 기업 NIIT 책임 과학자): "이 아이들이 성장하면 인도의 공학자들은 도시 뿐아니라 (농촌 등) 곳곳에서 배출되는 변화를 맞게 될 것입니다." 인도 경제의 성장세는 외국인 투자에서도 뚜렷이 확인됩니다. 뭄바이 증시는 지난해 50% 가까이 상승하며 4년 연속 올랐습니다. 이런 잠재력과 관련해 골드만 삭스는 인도가 2015년엔 중국의 성장률을 추월하고 2032년엔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인터뷰>알로이 로보 (골드만삭스 인도합작법인 사장): "성장으로 이어지는 수요가 계속 창출되고 있어서 안정적으로 6%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7~8년 전 현지공장을 세우며 과감하게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그 잠재력을 미리 읽었습니다. 이제 인도 중산층 가정에선 LG와 삼성의 TV, 냉장고 등을 흔히 구경할 수 있습니다. 가전 시장 거의 전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시장 점유율 1위를 휩쓸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유영복 (삼성전자 인도법인 상무): "젊은층의 구매고객층은 하이앤드(고가)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저희가 볼 때는 하이앤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전체 판매량 16만대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현지 투자 대열에 속속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인터뷰>민왕식 (현대차 인도법인 이사): "전 메이커들이 지금 인도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상당히 생산용량을 늘려가고 있고, 특히 도요타나 혼다같은데서 중형차를 출시.." 일부 대기업에 편중돼 중소기업 투자는 찾아보기 힘든 현재의 인도 진출 전략도 이제 재검토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전자제품 고객층이 최소 2~3억 명에 달할 정도로 무한한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머지않아 세계 경제 질서를 변화시킬 인도의 무서운 성장세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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