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노동자는 ‘잠수 보조’…왜 홀로 바다에?

입력 2025.05.23 (07:40) 수정 2025.05.2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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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울산 앞바다에서 방파제 보강 공사를 하던 하청 노동자가 숨졌는데요,

이 사고를 처음 보도한 KBS는 유가족의 동의를 구해 노동자의 이름과 얼굴을 밝힙니다.

40대 하청 노동자 이정제 씨입니다.

유가족들은 잠수사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 정제 씨가 왜 혼자 바다로 들어갔는지, 원·하청 업체에 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입니다.

[리포트]

울산 앞바다에 떠 있는 바지선.

하청 업체 소속 노동자인 이정제 씨는 이 바지선과 테트라포드를 연결한 밧줄을 풀기 위해 바다에 들어갔습니다.

테트라포드 보강 공사의 마지막 작업이었지만, 정제 씨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엄마와 누나를 먼저 걱정하는 살가운 사람이었다"는 정제 씨.

[하청 노동자 이정제 씨 누나 : "동생이, 제가 싫은 소리 해도 항상 웃는…. 너무 착해가지고…."]

[하청 노동자 이정제 씨 어머니 : "걱정이 되잖아요. 그러면, 전화를 하면 "엄마 걱정하지 마라, 내가 알아서 한다" 항시 그랬지…."]

유가족들은 정제 씨가 "잠수사를 돕는 보조 역할을 했다"며, 왜 혼자 바다에 들어가 작업을 했는지 분통을 터뜨립니다.

[하청 노동자 이정제 씨 누나 : ""통상적으로 해왔다." 이런 얘기를 (하청 업체 관계자가) 아까 하고 갔는데, 그러니까 계속 시켜왔다는 얘기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잠수 관련 자격증도 없는 정제 씨는 평소 물을 무서워했다고 말합니다.

[하청 노동자 이정제 씨 어머니 : ""엄마, 나 절대 물에 안 들어가고, 텔레비전으로 보면 줄 잡아주고 하는 거 엄마 봤지? 그거다." 이러더라고."]

당시 작업 현장에는 바지선 선장과 크레인 기사만 있었고, 정제 씨가 착용한 건 잠수용 슈트뿐이었습니다.

수상 안전사고에 대비한 구명보트와 같은 장비도 없었습니다.

해경과 고용노동부는 원·하청 관계자 등을 상대로 잠수 보조자인 정제 씨가 왜 바다에 직접 들어가 밧줄을 푸는 작업을 해야 했는지 등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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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진 노동자는 ‘잠수 보조’…왜 홀로 바다에?
    • 입력 2025-05-23 07:40:11
    • 수정2025-05-23 07:57:10
    뉴스광장(울산)
[앵커]

지난주 울산 앞바다에서 방파제 보강 공사를 하던 하청 노동자가 숨졌는데요,

이 사고를 처음 보도한 KBS는 유가족의 동의를 구해 노동자의 이름과 얼굴을 밝힙니다.

40대 하청 노동자 이정제 씨입니다.

유가족들은 잠수사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 정제 씨가 왜 혼자 바다로 들어갔는지, 원·하청 업체에 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입니다.

[리포트]

울산 앞바다에 떠 있는 바지선.

하청 업체 소속 노동자인 이정제 씨는 이 바지선과 테트라포드를 연결한 밧줄을 풀기 위해 바다에 들어갔습니다.

테트라포드 보강 공사의 마지막 작업이었지만, 정제 씨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엄마와 누나를 먼저 걱정하는 살가운 사람이었다"는 정제 씨.

[하청 노동자 이정제 씨 누나 : "동생이, 제가 싫은 소리 해도 항상 웃는…. 너무 착해가지고…."]

[하청 노동자 이정제 씨 어머니 : "걱정이 되잖아요. 그러면, 전화를 하면 "엄마 걱정하지 마라, 내가 알아서 한다" 항시 그랬지…."]

유가족들은 정제 씨가 "잠수사를 돕는 보조 역할을 했다"며, 왜 혼자 바다에 들어가 작업을 했는지 분통을 터뜨립니다.

[하청 노동자 이정제 씨 누나 : ""통상적으로 해왔다." 이런 얘기를 (하청 업체 관계자가) 아까 하고 갔는데, 그러니까 계속 시켜왔다는 얘기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잠수 관련 자격증도 없는 정제 씨는 평소 물을 무서워했다고 말합니다.

[하청 노동자 이정제 씨 어머니 : ""엄마, 나 절대 물에 안 들어가고, 텔레비전으로 보면 줄 잡아주고 하는 거 엄마 봤지? 그거다." 이러더라고."]

당시 작업 현장에는 바지선 선장과 크레인 기사만 있었고, 정제 씨가 착용한 건 잠수용 슈트뿐이었습니다.

수상 안전사고에 대비한 구명보트와 같은 장비도 없었습니다.

해경과 고용노동부는 원·하청 관계자 등을 상대로 잠수 보조자인 정제 씨가 왜 바다에 직접 들어가 밧줄을 푸는 작업을 해야 했는지 등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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