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나도 손주랑 놀고 싶다고!”…덴마크, 70세 정년 연장에 ‘부글부글’
입력 2025.05.29 (15:29)
수정 2025.05.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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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덴마크에선 최근 은퇴 연령을 67살에서 70살로 연장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2040년 이후 시행된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반발이 거센데요.
자세한 소식,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67살 은퇴도 우리와 비교하면 굉장히 늦게 하는 셈인데요.
이걸 70살로 연장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덴마크 현재 기대 수명은 81.7살이고요.
정년은 67살인데요.
이미 유럽에서 은퇴하는 나이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걸 3살 늦추는 법안이 덴마크 의회에서 통과됐습니다.
내년부터 당장 70살에 은퇴를 하는 건 아니고요.
점진적으로 은퇴 연령이 올라갑니다.
2030년에는 정년이 68살이 되고, 2035년에는 69살로 높아질 예정인데요.
2040년에는 은퇴 연령이 70살이 되는데, 1970년 12월 31일 이후 출생한 국민부터 적용된다고 합니다.
놀라운 건, 70살로 높여놓은 은퇴 연령이 또다시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점인데요.
덴마크는 지난 2006년 이후 5년마다 기대 수명과 연계해서 공식적인 은퇴 연령을 늘리는 법 개정을 하고 있거든요.
5년 뒤 기대 수명이 또 늘어난다면 여기에 맞게 정년 연장을 또 고려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그런데 덴마크가 이렇게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정부 입장에서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한데요.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덴마크도 지난 10년 동안 출산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 반대로 고령자는 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한 마디로 경제 활동 인구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경제활동 인구는 쉽게 말하자면 '돈 벌고, 세금 내고, 생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인데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줄어든다는 건, 국가 전체 생산량도 감소한다는 뜻이거든요.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임금이 올라가는데, 그러면 생산 비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세금과 연금입니다.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면 세금을 내는 사람도 줄어들잖아요.
그런데 고령화 인구는 늘어나면서 연금이나 의료비 같은 복지 지출은 계속 증가합니다.
결국, 세금은 덜 걷히는데 나갈 돈은 많아지는 악순환이 생겨서,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는데요.
덴마크가 정년을 늘린 이유 중 가장 큰 부분도 바로 연금 부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은퇴를 늦추면 연금도 그만큼 늦게 주게 되니 덴마크로서는 정년 연장 안 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덴마크 정부야 좋겠지만, 근로자들은 사실 몇 년 더 일해야 하니까 싫어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나이 들어서도 일을 계속 해서 그만큼 더 벌 수 있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덴마크에는 정년 연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일을 더 하란 말이냐, 이제는 제발 은퇴해서 손주와 놀고 싶다, 이렇게 분노한 사람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3F 코펜하겐이라는 노동조합이 "은퇴 연령 증가를 막아라"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에 모였습니다.
이 노조를 비롯해 전국 사회 교육자협회 등은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도대체 언제까지 일을 하란 말이냐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또 EU 국가들 가운데 이미 가장 은퇴 연령이 높다면서 존엄한 노년기를 누릴 권리를 잃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이 특히 우려하는 건 특정 직업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입니다.
청소, 노인 요양, 건설업같이 신체적으로 힘든 직업군에서는, 70살까지 일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건데요.
결국 덴마크 정부는 한발 물러섰습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기대 수명이 더 늘어도 70살 이후까지 은퇴 연령을 더 높이는 건 옳지 않다면서,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다 듣고 보니 덴마크의 정년 연장과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까지, 모두 남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도 당장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잖아요?
[기자]
네, 당장 국내에서도 정년을 연장하자는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는데요.
유럽 국가들은 이미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는 시점과 연계해서 은퇴 연령을 계속 높여왔습니다.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조명탄을 들고 프랑스 파리 소재 유럽증권거래소 건물에 난입했는데요.
지난 2023년 프랑스 정부가 62살에서 64살로 은퇴 연령을 올리려 하자, 반대 시위가 이처럼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반발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정년 연장을 밀어붙였고 연금도 개편했는데요.
아시아 국가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대표적으로 중국도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정년 연장에 나서는데요.
남성은 60세에서 63세로, 여성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55세에서 58세로 점진적으로 연장할 계획입니다.
정부로서는 국가 재정을 지키기 위해 하려고 하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찬반이 극심하게 갈리는 정년 연장은 사실상 모든 국가의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 제작:서수민/영상출처:@dw뉴스·@CNN (유튜브)·3F København·LFS (페이스북)·@RemyBuisine (X.com)
덴마크에선 최근 은퇴 연령을 67살에서 70살로 연장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2040년 이후 시행된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반발이 거센데요.
자세한 소식,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67살 은퇴도 우리와 비교하면 굉장히 늦게 하는 셈인데요.
이걸 70살로 연장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덴마크 현재 기대 수명은 81.7살이고요.
정년은 67살인데요.
이미 유럽에서 은퇴하는 나이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걸 3살 늦추는 법안이 덴마크 의회에서 통과됐습니다.
내년부터 당장 70살에 은퇴를 하는 건 아니고요.
점진적으로 은퇴 연령이 올라갑니다.
2030년에는 정년이 68살이 되고, 2035년에는 69살로 높아질 예정인데요.
2040년에는 은퇴 연령이 70살이 되는데, 1970년 12월 31일 이후 출생한 국민부터 적용된다고 합니다.
놀라운 건, 70살로 높여놓은 은퇴 연령이 또다시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점인데요.
덴마크는 지난 2006년 이후 5년마다 기대 수명과 연계해서 공식적인 은퇴 연령을 늘리는 법 개정을 하고 있거든요.
5년 뒤 기대 수명이 또 늘어난다면 여기에 맞게 정년 연장을 또 고려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그런데 덴마크가 이렇게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정부 입장에서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한데요.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덴마크도 지난 10년 동안 출산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 반대로 고령자는 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한 마디로 경제 활동 인구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경제활동 인구는 쉽게 말하자면 '돈 벌고, 세금 내고, 생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인데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줄어든다는 건, 국가 전체 생산량도 감소한다는 뜻이거든요.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임금이 올라가는데, 그러면 생산 비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세금과 연금입니다.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면 세금을 내는 사람도 줄어들잖아요.
그런데 고령화 인구는 늘어나면서 연금이나 의료비 같은 복지 지출은 계속 증가합니다.
결국, 세금은 덜 걷히는데 나갈 돈은 많아지는 악순환이 생겨서,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는데요.
덴마크가 정년을 늘린 이유 중 가장 큰 부분도 바로 연금 부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은퇴를 늦추면 연금도 그만큼 늦게 주게 되니 덴마크로서는 정년 연장 안 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덴마크 정부야 좋겠지만, 근로자들은 사실 몇 년 더 일해야 하니까 싫어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나이 들어서도 일을 계속 해서 그만큼 더 벌 수 있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덴마크에는 정년 연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일을 더 하란 말이냐, 이제는 제발 은퇴해서 손주와 놀고 싶다, 이렇게 분노한 사람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3F 코펜하겐이라는 노동조합이 "은퇴 연령 증가를 막아라"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에 모였습니다.
이 노조를 비롯해 전국 사회 교육자협회 등은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도대체 언제까지 일을 하란 말이냐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또 EU 국가들 가운데 이미 가장 은퇴 연령이 높다면서 존엄한 노년기를 누릴 권리를 잃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이 특히 우려하는 건 특정 직업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입니다.
청소, 노인 요양, 건설업같이 신체적으로 힘든 직업군에서는, 70살까지 일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건데요.
결국 덴마크 정부는 한발 물러섰습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기대 수명이 더 늘어도 70살 이후까지 은퇴 연령을 더 높이는 건 옳지 않다면서,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다 듣고 보니 덴마크의 정년 연장과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까지, 모두 남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도 당장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잖아요?
[기자]
네, 당장 국내에서도 정년을 연장하자는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는데요.
유럽 국가들은 이미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는 시점과 연계해서 은퇴 연령을 계속 높여왔습니다.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조명탄을 들고 프랑스 파리 소재 유럽증권거래소 건물에 난입했는데요.
지난 2023년 프랑스 정부가 62살에서 64살로 은퇴 연령을 올리려 하자, 반대 시위가 이처럼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반발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정년 연장을 밀어붙였고 연금도 개편했는데요.
아시아 국가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대표적으로 중국도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정년 연장에 나서는데요.
남성은 60세에서 63세로, 여성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55세에서 58세로 점진적으로 연장할 계획입니다.
정부로서는 국가 재정을 지키기 위해 하려고 하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찬반이 극심하게 갈리는 정년 연장은 사실상 모든 국가의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 제작:서수민/영상출처:@dw뉴스·@CNN (유튜브)·3F København·LFS (페이스북)·@RemyBuisine (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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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5-29 15:29:52
- 수정2025-05-29 15: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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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선 최근 은퇴 연령을 67살에서 70살로 연장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2040년 이후 시행된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반발이 거센데요.
자세한 소식,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67살 은퇴도 우리와 비교하면 굉장히 늦게 하는 셈인데요.
이걸 70살로 연장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덴마크 현재 기대 수명은 81.7살이고요.
정년은 67살인데요.
이미 유럽에서 은퇴하는 나이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걸 3살 늦추는 법안이 덴마크 의회에서 통과됐습니다.
내년부터 당장 70살에 은퇴를 하는 건 아니고요.
점진적으로 은퇴 연령이 올라갑니다.
2030년에는 정년이 68살이 되고, 2035년에는 69살로 높아질 예정인데요.
2040년에는 은퇴 연령이 70살이 되는데, 1970년 12월 31일 이후 출생한 국민부터 적용된다고 합니다.
놀라운 건, 70살로 높여놓은 은퇴 연령이 또다시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점인데요.
덴마크는 지난 2006년 이후 5년마다 기대 수명과 연계해서 공식적인 은퇴 연령을 늘리는 법 개정을 하고 있거든요.
5년 뒤 기대 수명이 또 늘어난다면 여기에 맞게 정년 연장을 또 고려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그런데 덴마크가 이렇게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정부 입장에서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한데요.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덴마크도 지난 10년 동안 출산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 반대로 고령자는 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한 마디로 경제 활동 인구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경제활동 인구는 쉽게 말하자면 '돈 벌고, 세금 내고, 생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인데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줄어든다는 건, 국가 전체 생산량도 감소한다는 뜻이거든요.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임금이 올라가는데, 그러면 생산 비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세금과 연금입니다.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면 세금을 내는 사람도 줄어들잖아요.
그런데 고령화 인구는 늘어나면서 연금이나 의료비 같은 복지 지출은 계속 증가합니다.
결국, 세금은 덜 걷히는데 나갈 돈은 많아지는 악순환이 생겨서,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는데요.
덴마크가 정년을 늘린 이유 중 가장 큰 부분도 바로 연금 부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은퇴를 늦추면 연금도 그만큼 늦게 주게 되니 덴마크로서는 정년 연장 안 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덴마크 정부야 좋겠지만, 근로자들은 사실 몇 년 더 일해야 하니까 싫어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나이 들어서도 일을 계속 해서 그만큼 더 벌 수 있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덴마크에는 정년 연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일을 더 하란 말이냐, 이제는 제발 은퇴해서 손주와 놀고 싶다, 이렇게 분노한 사람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3F 코펜하겐이라는 노동조합이 "은퇴 연령 증가를 막아라"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에 모였습니다.
이 노조를 비롯해 전국 사회 교육자협회 등은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도대체 언제까지 일을 하란 말이냐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또 EU 국가들 가운데 이미 가장 은퇴 연령이 높다면서 존엄한 노년기를 누릴 권리를 잃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이 특히 우려하는 건 특정 직업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입니다.
청소, 노인 요양, 건설업같이 신체적으로 힘든 직업군에서는, 70살까지 일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건데요.
결국 덴마크 정부는 한발 물러섰습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기대 수명이 더 늘어도 70살 이후까지 은퇴 연령을 더 높이는 건 옳지 않다면서,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다 듣고 보니 덴마크의 정년 연장과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까지, 모두 남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도 당장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잖아요?
[기자]
네, 당장 국내에서도 정년을 연장하자는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는데요.
유럽 국가들은 이미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는 시점과 연계해서 은퇴 연령을 계속 높여왔습니다.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조명탄을 들고 프랑스 파리 소재 유럽증권거래소 건물에 난입했는데요.
지난 2023년 프랑스 정부가 62살에서 64살로 은퇴 연령을 올리려 하자, 반대 시위가 이처럼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반발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정년 연장을 밀어붙였고 연금도 개편했는데요.
아시아 국가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대표적으로 중국도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정년 연장에 나서는데요.
남성은 60세에서 63세로, 여성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55세에서 58세로 점진적으로 연장할 계획입니다.
정부로서는 국가 재정을 지키기 위해 하려고 하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찬반이 극심하게 갈리는 정년 연장은 사실상 모든 국가의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 제작:서수민/영상출처:@dw뉴스·@CNN (유튜브)·3F København·LFS (페이스북)·@RemyBuisine (X.com)
덴마크에선 최근 은퇴 연령을 67살에서 70살로 연장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2040년 이후 시행된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반발이 거센데요.
자세한 소식,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67살 은퇴도 우리와 비교하면 굉장히 늦게 하는 셈인데요.
이걸 70살로 연장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덴마크 현재 기대 수명은 81.7살이고요.
정년은 67살인데요.
이미 유럽에서 은퇴하는 나이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걸 3살 늦추는 법안이 덴마크 의회에서 통과됐습니다.
내년부터 당장 70살에 은퇴를 하는 건 아니고요.
점진적으로 은퇴 연령이 올라갑니다.
2030년에는 정년이 68살이 되고, 2035년에는 69살로 높아질 예정인데요.
2040년에는 은퇴 연령이 70살이 되는데, 1970년 12월 31일 이후 출생한 국민부터 적용된다고 합니다.
놀라운 건, 70살로 높여놓은 은퇴 연령이 또다시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점인데요.
덴마크는 지난 2006년 이후 5년마다 기대 수명과 연계해서 공식적인 은퇴 연령을 늘리는 법 개정을 하고 있거든요.
5년 뒤 기대 수명이 또 늘어난다면 여기에 맞게 정년 연장을 또 고려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그런데 덴마크가 이렇게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정부 입장에서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한데요.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덴마크도 지난 10년 동안 출산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 반대로 고령자는 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한 마디로 경제 활동 인구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경제활동 인구는 쉽게 말하자면 '돈 벌고, 세금 내고, 생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인데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줄어든다는 건, 국가 전체 생산량도 감소한다는 뜻이거든요.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임금이 올라가는데, 그러면 생산 비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세금과 연금입니다.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면 세금을 내는 사람도 줄어들잖아요.
그런데 고령화 인구는 늘어나면서 연금이나 의료비 같은 복지 지출은 계속 증가합니다.
결국, 세금은 덜 걷히는데 나갈 돈은 많아지는 악순환이 생겨서,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는데요.
덴마크가 정년을 늘린 이유 중 가장 큰 부분도 바로 연금 부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은퇴를 늦추면 연금도 그만큼 늦게 주게 되니 덴마크로서는 정년 연장 안 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덴마크 정부야 좋겠지만, 근로자들은 사실 몇 년 더 일해야 하니까 싫어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나이 들어서도 일을 계속 해서 그만큼 더 벌 수 있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덴마크에는 정년 연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일을 더 하란 말이냐, 이제는 제발 은퇴해서 손주와 놀고 싶다, 이렇게 분노한 사람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3F 코펜하겐이라는 노동조합이 "은퇴 연령 증가를 막아라"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에 모였습니다.
이 노조를 비롯해 전국 사회 교육자협회 등은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도대체 언제까지 일을 하란 말이냐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또 EU 국가들 가운데 이미 가장 은퇴 연령이 높다면서 존엄한 노년기를 누릴 권리를 잃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이 특히 우려하는 건 특정 직업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입니다.
청소, 노인 요양, 건설업같이 신체적으로 힘든 직업군에서는, 70살까지 일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건데요.
결국 덴마크 정부는 한발 물러섰습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기대 수명이 더 늘어도 70살 이후까지 은퇴 연령을 더 높이는 건 옳지 않다면서,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다 듣고 보니 덴마크의 정년 연장과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까지, 모두 남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도 당장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잖아요?
[기자]
네, 당장 국내에서도 정년을 연장하자는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는데요.
유럽 국가들은 이미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는 시점과 연계해서 은퇴 연령을 계속 높여왔습니다.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조명탄을 들고 프랑스 파리 소재 유럽증권거래소 건물에 난입했는데요.
지난 2023년 프랑스 정부가 62살에서 64살로 은퇴 연령을 올리려 하자, 반대 시위가 이처럼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반발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정년 연장을 밀어붙였고 연금도 개편했는데요.
아시아 국가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대표적으로 중국도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정년 연장에 나서는데요.
남성은 60세에서 63세로, 여성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55세에서 58세로 점진적으로 연장할 계획입니다.
정부로서는 국가 재정을 지키기 위해 하려고 하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찬반이 극심하게 갈리는 정년 연장은 사실상 모든 국가의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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