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집 두고 떠난다…마을 소멸 가속화?

입력 2025.05.30 (21:46) 수정 2025.05.3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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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달 전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에게는 수천 만 원의 주택 복구비가 지원되는데요,

하지만 상당수 주민들은 새집을 짓는 대신 이주를 고려하고 있어 지방 소멸이 가속화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옵니다.

김지홍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탄 산 아래, 철거된 집터가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노후 자금 2억 원을 쏟아부어 4년 전 지은 집을 산불로 잃은 A 씨, 주택 전소 보상비로 8천8백만 원이 책정됐지만, 다시 지으려면 턱도 없습니다.

꿈꿨던 귀농 귀촌 생활을 접고 도시로 돌아갈 생각까지 듭니다.

[4년 차 귀농인 : "은퇴하고 어디 수입이 딱히 나올 때가 없어요. 없고…. 자식들한테 빚 물려주는 것밖에 안 되잖아요."]

대를 이어 살아온 주민들도 이주할 생각을 하는 건 마찬가집니다.

빚을 내 새집을 짓더라도 대부분 고령이라 빈집이 될 게 뻔하다는 겁니다.

[류시국/의성군 구계2리 이장 : "(주민들이) 떠나가면 안 되지만, 혼자 계신 분들은 이장으로서 자주 볼 때 보면 좀 불안하신 분들이 사실 있어요."]

현행법상 산불로 소실된 주택에 대한 지원은 현금으로만 가능합니다.

돈만 받고 자식들이 있는 도시 등으로 떠나더라도 막을 방법은 없는 상황, 가뜩이나 소멸 위기인 농어촌 지역의 인구 감소가 가속화할까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이철우/경북도지사/지난 21일 : "울진 산불(2022년)의 경우에는 집을 짓도록 조치를 해줬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반도 안 지었습니다. 나머지는 그냥 동네가 사라질 (위기)입니다."]

경상북도는 산불 피해 마을 24곳에 대해 절대농지를 풀어 집을 짓게 하거나 공동 시설을 조성하는 등 이재민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마을 재건 사업을 추진합니다.

초유의 재난으로 직격탄을 맞은 농어촌 지역이 소멸 가속화라는 위기에 놓인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의 특단의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영상편집:손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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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탄 집 두고 떠난다…마을 소멸 가속화?
    • 입력 2025-05-30 21:46:48
    • 수정2025-05-30 22:02:03
    뉴스9(대구)
[앵커]

두 달 전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에게는 수천 만 원의 주택 복구비가 지원되는데요,

하지만 상당수 주민들은 새집을 짓는 대신 이주를 고려하고 있어 지방 소멸이 가속화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옵니다.

김지홍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탄 산 아래, 철거된 집터가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노후 자금 2억 원을 쏟아부어 4년 전 지은 집을 산불로 잃은 A 씨, 주택 전소 보상비로 8천8백만 원이 책정됐지만, 다시 지으려면 턱도 없습니다.

꿈꿨던 귀농 귀촌 생활을 접고 도시로 돌아갈 생각까지 듭니다.

[4년 차 귀농인 : "은퇴하고 어디 수입이 딱히 나올 때가 없어요. 없고…. 자식들한테 빚 물려주는 것밖에 안 되잖아요."]

대를 이어 살아온 주민들도 이주할 생각을 하는 건 마찬가집니다.

빚을 내 새집을 짓더라도 대부분 고령이라 빈집이 될 게 뻔하다는 겁니다.

[류시국/의성군 구계2리 이장 : "(주민들이) 떠나가면 안 되지만, 혼자 계신 분들은 이장으로서 자주 볼 때 보면 좀 불안하신 분들이 사실 있어요."]

현행법상 산불로 소실된 주택에 대한 지원은 현금으로만 가능합니다.

돈만 받고 자식들이 있는 도시 등으로 떠나더라도 막을 방법은 없는 상황, 가뜩이나 소멸 위기인 농어촌 지역의 인구 감소가 가속화할까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이철우/경북도지사/지난 21일 : "울진 산불(2022년)의 경우에는 집을 짓도록 조치를 해줬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반도 안 지었습니다. 나머지는 그냥 동네가 사라질 (위기)입니다."]

경상북도는 산불 피해 마을 24곳에 대해 절대농지를 풀어 집을 짓게 하거나 공동 시설을 조성하는 등 이재민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마을 재건 사업을 추진합니다.

초유의 재난으로 직격탄을 맞은 농어촌 지역이 소멸 가속화라는 위기에 놓인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의 특단의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영상편집:손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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