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노역’ 없어진 일본 교도소…재범률 낮아질까?

입력 2025.06.10 (15:32) 수정 2025.06.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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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 110여 년 만에 형벌 체계가 달라졌습니다.

노역이 의무인 징역형이 폐지되고 노역의 의무가 없는 구금형이 시행됐는데,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황진우 특파원, 노역의 의무가 없어지면, 수형자들은 교도소에서 어떻게 지내는 건가요?

[기자]

네, 지금까지처럼 교도 작업이라고 하는 노역을 하지 않고, 각 수형자에게 맞는 교육과 지도를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령 수형자들의 경우 인지 능력 향상 교육을 받거나 근력 향상 지도를 받습니다.

정신장애 수형자들의 경우 심리 검사를 받고 자신의 속마음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훈련을 합니다.

이 2가지를 포함해 수형자들은 모두 24가지 유형으로 분류돼 맞춤형 지도와 교육을 받게 됩니다.

[수형자/구금형 시범 운영 참여 : "벌써 네 번째 교도소에 왔는데, 이번에는 다른 것 같습니다. (출소 후) 사회생활을 바꿀 수 있도록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일본의 교도소들이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지금의 징역형으로는 재범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일본 교도소에 수감된 수형자들의 55%가 재범이었습니다.

전체 수형자는 감소 추세인데, 재범률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고민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출소한 수형자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를 사회 복귀에 필요한 충분한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노역할 시간에 사회 복귀를 위한 준비를 하게 한다, 이게 징역형을 폐지하고 노역 의무가 없는 구금형을 도입한 배경입니다.

[다케우치 코우지/메이세이대학 교수 : "벌을 준다고 해서 새로운 행동을 익힐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새로운 기술, 행동, 활동 각은 걸 익히는 게 재범을 줄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앵커]

그렇다면, 교도소 내 풍경은 물론이고 교도관의 역할도 크게 달라지겠네요?

[기자]

네, 그동안의 교도관들의 주 업무는 노역을 관리, 감독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구금형 시대에는 맞춤형 지도와 교육을 하게 되는 교관 같은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일본에서 1907년 형법 제정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시작된 겁니다.

다만, 구금형은 6월 1일 이후 죄를 저지른 수형자들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저지른 죄로 재판을 받게 되면 징역형을 선고받습니다.

또, 현재 교도소에 있는 징역형 수감자들은 계속해서 노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 기간은 징역형과 구금형 수형자가 섞여서 지낼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양의정/자료조사:김린아 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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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현장] ‘노역’ 없어진 일본 교도소…재범률 낮아질까?
    • 입력 2025-06-10 15:32:20
    • 수정2025-06-10 16: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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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 110여 년 만에 형벌 체계가 달라졌습니다.

노역이 의무인 징역형이 폐지되고 노역의 의무가 없는 구금형이 시행됐는데,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황진우 특파원, 노역의 의무가 없어지면, 수형자들은 교도소에서 어떻게 지내는 건가요?

[기자]

네, 지금까지처럼 교도 작업이라고 하는 노역을 하지 않고, 각 수형자에게 맞는 교육과 지도를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령 수형자들의 경우 인지 능력 향상 교육을 받거나 근력 향상 지도를 받습니다.

정신장애 수형자들의 경우 심리 검사를 받고 자신의 속마음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훈련을 합니다.

이 2가지를 포함해 수형자들은 모두 24가지 유형으로 분류돼 맞춤형 지도와 교육을 받게 됩니다.

[수형자/구금형 시범 운영 참여 : "벌써 네 번째 교도소에 왔는데, 이번에는 다른 것 같습니다. (출소 후) 사회생활을 바꿀 수 있도록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일본의 교도소들이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지금의 징역형으로는 재범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일본 교도소에 수감된 수형자들의 55%가 재범이었습니다.

전체 수형자는 감소 추세인데, 재범률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고민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출소한 수형자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를 사회 복귀에 필요한 충분한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노역할 시간에 사회 복귀를 위한 준비를 하게 한다, 이게 징역형을 폐지하고 노역 의무가 없는 구금형을 도입한 배경입니다.

[다케우치 코우지/메이세이대학 교수 : "벌을 준다고 해서 새로운 행동을 익힐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새로운 기술, 행동, 활동 각은 걸 익히는 게 재범을 줄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앵커]

그렇다면, 교도소 내 풍경은 물론이고 교도관의 역할도 크게 달라지겠네요?

[기자]

네, 그동안의 교도관들의 주 업무는 노역을 관리, 감독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구금형 시대에는 맞춤형 지도와 교육을 하게 되는 교관 같은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일본에서 1907년 형법 제정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시작된 겁니다.

다만, 구금형은 6월 1일 이후 죄를 저지른 수형자들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저지른 죄로 재판을 받게 되면 징역형을 선고받습니다.

또, 현재 교도소에 있는 징역형 수감자들은 계속해서 노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 기간은 징역형과 구금형 수형자가 섞여서 지낼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양의정/자료조사:김린아 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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