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아슬아슬 봉합됐지만 파탄난 세기의 브로맨스
입력 2025.06.11 (12:36)
수정 2025.06.1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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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전기차 테슬라 최고경영자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아슬아슬하게 봉합됐습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탄핵까지 언급하며 막말을 쏟아내 왔는데,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이 미국과 세계에 불러올 파급에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자세한 내막 알아봅니다.
트럼프와 머스크, 대통령 선거 유세 때부터 세기의 브로맨스를 과시했었잖아요?
[기자]
네, 머스크는 트럼프 대선 유세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서, 또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서 트럼프를 지원사격 했습니다.
트럼프는 답례로 2기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미국 연방정부 조직을 구조조정하는 자리, 정부 효율부를 만들어서 머스크를 수장으로 임명했고요.
'도지'라는 이름의 이 정부효율부는 연방정부 공무원 수천 명을 묻지마 감원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쩌다가 둘 사이가 틀어진 걸까요?
주고받은 설전이 상당히 격렬하던데요?
[기자]
시작은 머스크가 먼저 했습니다.
트럼프가 내놓은 감세법안, 이름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인데.
이 법안이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비난한 겁니다.
기껏 재정적자를 줄여놨더니 트럼프가 말도 안 되는 감세로 돈을 낭비하고 있다는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이어 소셜미디어 X에 보수 성향 정치 평론가가 올린 '트럼프는 탄핵되어야 한다' 글을 공유하며 "예스"라고 동조했고요.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있으며, 이것이 파일 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주장했습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들을 오랫동안 착취해 구조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온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건 파일을 지칭하는데요.
트럼프가 엡스타인과 함께 미성년자들과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공격한 겁니다.
트럼프도 반격했는데요.
솔직히 머스크가 갑자기 쫓겨나서 억하심정이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난 진짜 일론 머스크한테 크게 실망했어요. 내가 그를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내가 생각할 때 머스크는 여기에서 갑자기 쫓겨나서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이 아름다운 백악관에서 말이죠."]
이어 머스크가 마약류 의약품인 케타민을 과량 복용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먹이며 '마약쟁이'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앵커]
머스크는 신당으로 아메리카당을 창당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공화당에는 상당한 압박 아닙니까?
[기자]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X에서 새로운 당을 창당할 때가 된 것 같다, 어떠냐고 묻는 간이 투표를 했습니다.
머스크 팔로워 80%가 찬성했는데, 물론, 편향된 모집단이어서 통계적 의미는 없지만, 중요한 건 머스크가 보수 진영을 갈라치기하는 데 무기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겁니다.
트럼프 지지, 공화당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면 그 표가 민주당으로 가진 않겠지만, 민주당의 단일 후보를 돕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거죠.
또, 내년에 치러지는 중간 선거, 그러니까 총선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떨어뜨리겠다고 위협했는데, 공화당은 현재 8석 차이로 하원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머스크가 낙선운동을 벌인다면 트럼프는 국정 동력을 잃게 되는 만큼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세기의 브로맨스라고 불렸던 두 사람의 관계, 그런데 미국에선 '이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에요?
[기자]
트럼프는 자기보다 주목받는 사람을 극도로 싫어하고 내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책사인 스티브 배넌은 정권 초기부터 머스크는 오래 갈 수 없다고 예언해 왔는데요.
타임지가 백악관 집무실 책상을 머스크가 꿰찬 표지를 내자, 트럼프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을 하면서 연방 공무원은 물론이고 사법부 판사들, 백악관 공무원 모두에게 "매주 당신이 한 일 대략 5개를 이메일로 보고하라"고 했거든요.
독자적으로 벌인 월권에 트럼프 측근들이 경악하며 트럼프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던 장면으로 꼽힙니다.
미국인들이 평가하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격렬한 충돌, 어떤지 들어보시죠.
[텍사스 오스틴 주민 : "둘은 서로 너무 다른 사람이에요. 전 처음부터 파탄 날 걸 알고 있었어요."]
[캘리포니아 주민 : "둘 다 자기 자신이 신이 인류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그 둘이 오래 갈 방법은 없어요."]
그런데 공화당 입장에선 천재적인 두뇌에 재력가인 머스크를 그냥 내버려둘 순 없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머스크가 휴전하지 않고, 계속 충돌을 불사한다면 머스크를 추방한다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스크는 남아공 출신으로 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갔는데 90년대 학생비자로 사업을 했다는 점을 꼬투리 잡아서 추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세기의 브로맨스여서 그런가, 두 사람의 갈등은 그냥 싸움이 아닙니다.
여기저기 불똥이 크게 튀었죠?
[기자]
대표적인 게 나사, 미 우주항공국입니다.
현재 우주 정거장을 오가는 유일한 미국 로켓이 머스크의 스페이스 X 로켓인데요.
트럼프가 나사에게 스페이스X와의 계약을 모두 파기하라고 했고, 곧바로 머스크는 드래곤 우주선을 철수하겠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중간에서 나사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격입니다.
국방부 역시 통신위성, 드론, 미사일 발사 로켓 등을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함께하고 있고, 트럼프가 최근 발표한 우주 미사일 방어계획 황금 돔 역시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이 없으면 불가능한 프로젝트입니다.
두 사람의 싸움이 국가 안보를 넘어 우주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최악으로 치닫던 싸움이 일단 봉합은 됐습니다만, 다음 수순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네, 어제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가 잘 지내길 바란다고 하자 머스크는 이 내용을 리트윗하며 하트를 날렸습니다.
일단은 서로 한발 물러서면서 싸움이 봉합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트럼프는 이제 복수를 시작할 것이란 분석도 많이 나옵니다.
트럼프의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은 트럼프가 외견상 불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척하지만,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머스크는 정치적 게릴라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트럼프는 현재 사법부를 무기화하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순간에 그에게 망치를 휘두를 것이라고 섬뜩한 예언도 내놓았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김양순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김신형 한미희/그래픽:여현수/자료조사:김나영 김시온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전기차 테슬라 최고경영자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아슬아슬하게 봉합됐습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탄핵까지 언급하며 막말을 쏟아내 왔는데,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이 미국과 세계에 불러올 파급에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자세한 내막 알아봅니다.
트럼프와 머스크, 대통령 선거 유세 때부터 세기의 브로맨스를 과시했었잖아요?
[기자]
네, 머스크는 트럼프 대선 유세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서, 또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서 트럼프를 지원사격 했습니다.
트럼프는 답례로 2기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미국 연방정부 조직을 구조조정하는 자리, 정부 효율부를 만들어서 머스크를 수장으로 임명했고요.
'도지'라는 이름의 이 정부효율부는 연방정부 공무원 수천 명을 묻지마 감원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쩌다가 둘 사이가 틀어진 걸까요?
주고받은 설전이 상당히 격렬하던데요?
[기자]
시작은 머스크가 먼저 했습니다.
트럼프가 내놓은 감세법안, 이름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인데.
이 법안이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비난한 겁니다.
기껏 재정적자를 줄여놨더니 트럼프가 말도 안 되는 감세로 돈을 낭비하고 있다는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이어 소셜미디어 X에 보수 성향 정치 평론가가 올린 '트럼프는 탄핵되어야 한다' 글을 공유하며 "예스"라고 동조했고요.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있으며, 이것이 파일 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주장했습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들을 오랫동안 착취해 구조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온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건 파일을 지칭하는데요.
트럼프가 엡스타인과 함께 미성년자들과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공격한 겁니다.
트럼프도 반격했는데요.
솔직히 머스크가 갑자기 쫓겨나서 억하심정이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난 진짜 일론 머스크한테 크게 실망했어요. 내가 그를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내가 생각할 때 머스크는 여기에서 갑자기 쫓겨나서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이 아름다운 백악관에서 말이죠."]
이어 머스크가 마약류 의약품인 케타민을 과량 복용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먹이며 '마약쟁이'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앵커]
머스크는 신당으로 아메리카당을 창당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공화당에는 상당한 압박 아닙니까?
[기자]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X에서 새로운 당을 창당할 때가 된 것 같다, 어떠냐고 묻는 간이 투표를 했습니다.
머스크 팔로워 80%가 찬성했는데, 물론, 편향된 모집단이어서 통계적 의미는 없지만, 중요한 건 머스크가 보수 진영을 갈라치기하는 데 무기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겁니다.
트럼프 지지, 공화당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면 그 표가 민주당으로 가진 않겠지만, 민주당의 단일 후보를 돕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거죠.
또, 내년에 치러지는 중간 선거, 그러니까 총선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떨어뜨리겠다고 위협했는데, 공화당은 현재 8석 차이로 하원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머스크가 낙선운동을 벌인다면 트럼프는 국정 동력을 잃게 되는 만큼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세기의 브로맨스라고 불렸던 두 사람의 관계, 그런데 미국에선 '이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에요?
[기자]
트럼프는 자기보다 주목받는 사람을 극도로 싫어하고 내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책사인 스티브 배넌은 정권 초기부터 머스크는 오래 갈 수 없다고 예언해 왔는데요.
타임지가 백악관 집무실 책상을 머스크가 꿰찬 표지를 내자, 트럼프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을 하면서 연방 공무원은 물론이고 사법부 판사들, 백악관 공무원 모두에게 "매주 당신이 한 일 대략 5개를 이메일로 보고하라"고 했거든요.
독자적으로 벌인 월권에 트럼프 측근들이 경악하며 트럼프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던 장면으로 꼽힙니다.
미국인들이 평가하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격렬한 충돌, 어떤지 들어보시죠.
[텍사스 오스틴 주민 : "둘은 서로 너무 다른 사람이에요. 전 처음부터 파탄 날 걸 알고 있었어요."]
[캘리포니아 주민 : "둘 다 자기 자신이 신이 인류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그 둘이 오래 갈 방법은 없어요."]
그런데 공화당 입장에선 천재적인 두뇌에 재력가인 머스크를 그냥 내버려둘 순 없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머스크가 휴전하지 않고, 계속 충돌을 불사한다면 머스크를 추방한다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스크는 남아공 출신으로 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갔는데 90년대 학생비자로 사업을 했다는 점을 꼬투리 잡아서 추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세기의 브로맨스여서 그런가, 두 사람의 갈등은 그냥 싸움이 아닙니다.
여기저기 불똥이 크게 튀었죠?
[기자]
대표적인 게 나사, 미 우주항공국입니다.
현재 우주 정거장을 오가는 유일한 미국 로켓이 머스크의 스페이스 X 로켓인데요.
트럼프가 나사에게 스페이스X와의 계약을 모두 파기하라고 했고, 곧바로 머스크는 드래곤 우주선을 철수하겠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중간에서 나사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격입니다.
국방부 역시 통신위성, 드론, 미사일 발사 로켓 등을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함께하고 있고, 트럼프가 최근 발표한 우주 미사일 방어계획 황금 돔 역시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이 없으면 불가능한 프로젝트입니다.
두 사람의 싸움이 국가 안보를 넘어 우주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최악으로 치닫던 싸움이 일단 봉합은 됐습니다만, 다음 수순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네, 어제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가 잘 지내길 바란다고 하자 머스크는 이 내용을 리트윗하며 하트를 날렸습니다.
일단은 서로 한발 물러서면서 싸움이 봉합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트럼프는 이제 복수를 시작할 것이란 분석도 많이 나옵니다.
트럼프의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은 트럼프가 외견상 불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척하지만,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머스크는 정치적 게릴라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트럼프는 현재 사법부를 무기화하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순간에 그에게 망치를 휘두를 것이라고 섬뜩한 예언도 내놓았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김양순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김신형 한미희/그래픽:여현수/자료조사:김나영 김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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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6-11 12:36:07
- 수정2025-06-11 13:04:24

[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전기차 테슬라 최고경영자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아슬아슬하게 봉합됐습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탄핵까지 언급하며 막말을 쏟아내 왔는데,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이 미국과 세계에 불러올 파급에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자세한 내막 알아봅니다.
트럼프와 머스크, 대통령 선거 유세 때부터 세기의 브로맨스를 과시했었잖아요?
[기자]
네, 머스크는 트럼프 대선 유세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서, 또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서 트럼프를 지원사격 했습니다.
트럼프는 답례로 2기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미국 연방정부 조직을 구조조정하는 자리, 정부 효율부를 만들어서 머스크를 수장으로 임명했고요.
'도지'라는 이름의 이 정부효율부는 연방정부 공무원 수천 명을 묻지마 감원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쩌다가 둘 사이가 틀어진 걸까요?
주고받은 설전이 상당히 격렬하던데요?
[기자]
시작은 머스크가 먼저 했습니다.
트럼프가 내놓은 감세법안, 이름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인데.
이 법안이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비난한 겁니다.
기껏 재정적자를 줄여놨더니 트럼프가 말도 안 되는 감세로 돈을 낭비하고 있다는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이어 소셜미디어 X에 보수 성향 정치 평론가가 올린 '트럼프는 탄핵되어야 한다' 글을 공유하며 "예스"라고 동조했고요.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있으며, 이것이 파일 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주장했습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들을 오랫동안 착취해 구조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온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건 파일을 지칭하는데요.
트럼프가 엡스타인과 함께 미성년자들과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공격한 겁니다.
트럼프도 반격했는데요.
솔직히 머스크가 갑자기 쫓겨나서 억하심정이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난 진짜 일론 머스크한테 크게 실망했어요. 내가 그를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내가 생각할 때 머스크는 여기에서 갑자기 쫓겨나서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이 아름다운 백악관에서 말이죠."]
이어 머스크가 마약류 의약품인 케타민을 과량 복용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먹이며 '마약쟁이'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앵커]
머스크는 신당으로 아메리카당을 창당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공화당에는 상당한 압박 아닙니까?
[기자]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X에서 새로운 당을 창당할 때가 된 것 같다, 어떠냐고 묻는 간이 투표를 했습니다.
머스크 팔로워 80%가 찬성했는데, 물론, 편향된 모집단이어서 통계적 의미는 없지만, 중요한 건 머스크가 보수 진영을 갈라치기하는 데 무기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겁니다.
트럼프 지지, 공화당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면 그 표가 민주당으로 가진 않겠지만, 민주당의 단일 후보를 돕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거죠.
또, 내년에 치러지는 중간 선거, 그러니까 총선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떨어뜨리겠다고 위협했는데, 공화당은 현재 8석 차이로 하원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머스크가 낙선운동을 벌인다면 트럼프는 국정 동력을 잃게 되는 만큼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세기의 브로맨스라고 불렸던 두 사람의 관계, 그런데 미국에선 '이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에요?
[기자]
트럼프는 자기보다 주목받는 사람을 극도로 싫어하고 내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책사인 스티브 배넌은 정권 초기부터 머스크는 오래 갈 수 없다고 예언해 왔는데요.
타임지가 백악관 집무실 책상을 머스크가 꿰찬 표지를 내자, 트럼프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을 하면서 연방 공무원은 물론이고 사법부 판사들, 백악관 공무원 모두에게 "매주 당신이 한 일 대략 5개를 이메일로 보고하라"고 했거든요.
독자적으로 벌인 월권에 트럼프 측근들이 경악하며 트럼프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던 장면으로 꼽힙니다.
미국인들이 평가하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격렬한 충돌, 어떤지 들어보시죠.
[텍사스 오스틴 주민 : "둘은 서로 너무 다른 사람이에요. 전 처음부터 파탄 날 걸 알고 있었어요."]
[캘리포니아 주민 : "둘 다 자기 자신이 신이 인류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그 둘이 오래 갈 방법은 없어요."]
그런데 공화당 입장에선 천재적인 두뇌에 재력가인 머스크를 그냥 내버려둘 순 없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머스크가 휴전하지 않고, 계속 충돌을 불사한다면 머스크를 추방한다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스크는 남아공 출신으로 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갔는데 90년대 학생비자로 사업을 했다는 점을 꼬투리 잡아서 추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세기의 브로맨스여서 그런가, 두 사람의 갈등은 그냥 싸움이 아닙니다.
여기저기 불똥이 크게 튀었죠?
[기자]
대표적인 게 나사, 미 우주항공국입니다.
현재 우주 정거장을 오가는 유일한 미국 로켓이 머스크의 스페이스 X 로켓인데요.
트럼프가 나사에게 스페이스X와의 계약을 모두 파기하라고 했고, 곧바로 머스크는 드래곤 우주선을 철수하겠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중간에서 나사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격입니다.
국방부 역시 통신위성, 드론, 미사일 발사 로켓 등을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함께하고 있고, 트럼프가 최근 발표한 우주 미사일 방어계획 황금 돔 역시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이 없으면 불가능한 프로젝트입니다.
두 사람의 싸움이 국가 안보를 넘어 우주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최악으로 치닫던 싸움이 일단 봉합은 됐습니다만, 다음 수순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네, 어제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가 잘 지내길 바란다고 하자 머스크는 이 내용을 리트윗하며 하트를 날렸습니다.
일단은 서로 한발 물러서면서 싸움이 봉합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트럼프는 이제 복수를 시작할 것이란 분석도 많이 나옵니다.
트럼프의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은 트럼프가 외견상 불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척하지만,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머스크는 정치적 게릴라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트럼프는 현재 사법부를 무기화하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순간에 그에게 망치를 휘두를 것이라고 섬뜩한 예언도 내놓았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김양순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김신형 한미희/그래픽:여현수/자료조사:김나영 김시온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전기차 테슬라 최고경영자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아슬아슬하게 봉합됐습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탄핵까지 언급하며 막말을 쏟아내 왔는데,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이 미국과 세계에 불러올 파급에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자세한 내막 알아봅니다.
트럼프와 머스크, 대통령 선거 유세 때부터 세기의 브로맨스를 과시했었잖아요?
[기자]
네, 머스크는 트럼프 대선 유세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서, 또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서 트럼프를 지원사격 했습니다.
트럼프는 답례로 2기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미국 연방정부 조직을 구조조정하는 자리, 정부 효율부를 만들어서 머스크를 수장으로 임명했고요.
'도지'라는 이름의 이 정부효율부는 연방정부 공무원 수천 명을 묻지마 감원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쩌다가 둘 사이가 틀어진 걸까요?
주고받은 설전이 상당히 격렬하던데요?
[기자]
시작은 머스크가 먼저 했습니다.
트럼프가 내놓은 감세법안, 이름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인데.
이 법안이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비난한 겁니다.
기껏 재정적자를 줄여놨더니 트럼프가 말도 안 되는 감세로 돈을 낭비하고 있다는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이어 소셜미디어 X에 보수 성향 정치 평론가가 올린 '트럼프는 탄핵되어야 한다' 글을 공유하며 "예스"라고 동조했고요.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있으며, 이것이 파일 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주장했습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들을 오랫동안 착취해 구조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온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건 파일을 지칭하는데요.
트럼프가 엡스타인과 함께 미성년자들과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공격한 겁니다.
트럼프도 반격했는데요.
솔직히 머스크가 갑자기 쫓겨나서 억하심정이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난 진짜 일론 머스크한테 크게 실망했어요. 내가 그를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내가 생각할 때 머스크는 여기에서 갑자기 쫓겨나서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이 아름다운 백악관에서 말이죠."]
이어 머스크가 마약류 의약품인 케타민을 과량 복용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먹이며 '마약쟁이'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앵커]
머스크는 신당으로 아메리카당을 창당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공화당에는 상당한 압박 아닙니까?
[기자]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X에서 새로운 당을 창당할 때가 된 것 같다, 어떠냐고 묻는 간이 투표를 했습니다.
머스크 팔로워 80%가 찬성했는데, 물론, 편향된 모집단이어서 통계적 의미는 없지만, 중요한 건 머스크가 보수 진영을 갈라치기하는 데 무기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겁니다.
트럼프 지지, 공화당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면 그 표가 민주당으로 가진 않겠지만, 민주당의 단일 후보를 돕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거죠.
또, 내년에 치러지는 중간 선거, 그러니까 총선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떨어뜨리겠다고 위협했는데, 공화당은 현재 8석 차이로 하원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머스크가 낙선운동을 벌인다면 트럼프는 국정 동력을 잃게 되는 만큼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세기의 브로맨스라고 불렸던 두 사람의 관계, 그런데 미국에선 '이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에요?
[기자]
트럼프는 자기보다 주목받는 사람을 극도로 싫어하고 내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책사인 스티브 배넌은 정권 초기부터 머스크는 오래 갈 수 없다고 예언해 왔는데요.
타임지가 백악관 집무실 책상을 머스크가 꿰찬 표지를 내자, 트럼프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을 하면서 연방 공무원은 물론이고 사법부 판사들, 백악관 공무원 모두에게 "매주 당신이 한 일 대략 5개를 이메일로 보고하라"고 했거든요.
독자적으로 벌인 월권에 트럼프 측근들이 경악하며 트럼프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던 장면으로 꼽힙니다.
미국인들이 평가하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격렬한 충돌, 어떤지 들어보시죠.
[텍사스 오스틴 주민 : "둘은 서로 너무 다른 사람이에요. 전 처음부터 파탄 날 걸 알고 있었어요."]
[캘리포니아 주민 : "둘 다 자기 자신이 신이 인류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그 둘이 오래 갈 방법은 없어요."]
그런데 공화당 입장에선 천재적인 두뇌에 재력가인 머스크를 그냥 내버려둘 순 없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머스크가 휴전하지 않고, 계속 충돌을 불사한다면 머스크를 추방한다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스크는 남아공 출신으로 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갔는데 90년대 학생비자로 사업을 했다는 점을 꼬투리 잡아서 추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세기의 브로맨스여서 그런가, 두 사람의 갈등은 그냥 싸움이 아닙니다.
여기저기 불똥이 크게 튀었죠?
[기자]
대표적인 게 나사, 미 우주항공국입니다.
현재 우주 정거장을 오가는 유일한 미국 로켓이 머스크의 스페이스 X 로켓인데요.
트럼프가 나사에게 스페이스X와의 계약을 모두 파기하라고 했고, 곧바로 머스크는 드래곤 우주선을 철수하겠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중간에서 나사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격입니다.
국방부 역시 통신위성, 드론, 미사일 발사 로켓 등을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함께하고 있고, 트럼프가 최근 발표한 우주 미사일 방어계획 황금 돔 역시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이 없으면 불가능한 프로젝트입니다.
두 사람의 싸움이 국가 안보를 넘어 우주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최악으로 치닫던 싸움이 일단 봉합은 됐습니다만, 다음 수순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네, 어제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가 잘 지내길 바란다고 하자 머스크는 이 내용을 리트윗하며 하트를 날렸습니다.
일단은 서로 한발 물러서면서 싸움이 봉합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트럼프는 이제 복수를 시작할 것이란 분석도 많이 나옵니다.
트럼프의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은 트럼프가 외견상 불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척하지만,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머스크는 정치적 게릴라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트럼프는 현재 사법부를 무기화하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순간에 그에게 망치를 휘두를 것이라고 섬뜩한 예언도 내놓았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김양순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김신형 한미희/그래픽:여현수/자료조사:김나영 김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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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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