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면허는 그대로, 사고도 그대로?” 시청역 사고 1년, 고령운전 현실은

입력 2025.07.01 (18:07) 수정 2025.07.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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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양택조, 박원숙 씨입니다.

두 분에겐 공통점이 있다는데, 아시나요?

바로, 운전면허를 일찌감치 자진 반납했다는 건데요.

나이 들어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두 배우에게 이 선택은 용기 있는 결단이었습니다.

[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2022년 1월 : "내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게 맞다 싶어서 반납했어. 며칠 전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한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좀 슬펐어."]

하지만, 스스로 운전대를 내려놓는 고령 운전자는 아직 드뭅니다.

교통이 불편하고 농사일에 차가 꼭 필요한 농촌에선 그 선택이 더 어렵습니다.

[김한복/당시 86세/KBS 뉴스/지난해 8월 : "이거 아니면 발이 꽉 묶여서. 병원 다니고 만날 그러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야."]

65세 이상 면허 소지자는 4년새 40.5%나 늘었지만, 반납률은 여전히 2%대 초반입니다.

지자체마다 현금 지원 등 유인책을 내놓지만, 있던 버스 노선도 폐지하는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 어르신들에겐 와닿지 않는 정책인 겁니다.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36.4% 늘었습니다.

전체 사고 5건 중 1건을 차지합니다.

[사고 목격자/KBS 뉴스/지난해 7월 : "갑자기 요란한 굉음과 함께 꽝 소리가 나더라고요."]

정확히 1년 전 오늘이었죠.

7월 첫날 발생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무려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죠.

작년 2월, 중앙분리대를 모두 부수며 14명의 사상자를 낸 은평구 연서시장 앞 사고.

작년 9월, 차가 공중에 뜰 만큼 돌진해 6명의 사상자를 낸 강북구 햄버거 가게 사고.

계속되는 사고 모두 고령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발생한 걸로 추정됩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페달 오조작 사고 4건 중 1건은 고령 운전자였는데요.

전문가들은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를 주원인으로 지적합니다.

[박요한/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KBS 뉴스/지난해 10월 : "반응이 조금 느린 부분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고 계속 인지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더 세게 밟으려고 하는."]

이런데도 제도적 보완은 여전히 더딥니다.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 제도는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고,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도 제자리걸음입니다.

시청역 사고 1년.

우리가 달라진 건 뭔지 스스로 묻고 돌아봐야겠습니다.

영상편집: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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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픽] “면허는 그대로, 사고도 그대로?” 시청역 사고 1년, 고령운전 현실은
    • 입력 2025-07-01 18:07:56
    • 수정2025-07-01 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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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양택조, 박원숙 씨입니다.

두 분에겐 공통점이 있다는데, 아시나요?

바로, 운전면허를 일찌감치 자진 반납했다는 건데요.

나이 들어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두 배우에게 이 선택은 용기 있는 결단이었습니다.

[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2022년 1월 : "내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게 맞다 싶어서 반납했어. 며칠 전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한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좀 슬펐어."]

하지만, 스스로 운전대를 내려놓는 고령 운전자는 아직 드뭅니다.

교통이 불편하고 농사일에 차가 꼭 필요한 농촌에선 그 선택이 더 어렵습니다.

[김한복/당시 86세/KBS 뉴스/지난해 8월 : "이거 아니면 발이 꽉 묶여서. 병원 다니고 만날 그러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야."]

65세 이상 면허 소지자는 4년새 40.5%나 늘었지만, 반납률은 여전히 2%대 초반입니다.

지자체마다 현금 지원 등 유인책을 내놓지만, 있던 버스 노선도 폐지하는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 어르신들에겐 와닿지 않는 정책인 겁니다.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36.4% 늘었습니다.

전체 사고 5건 중 1건을 차지합니다.

[사고 목격자/KBS 뉴스/지난해 7월 : "갑자기 요란한 굉음과 함께 꽝 소리가 나더라고요."]

정확히 1년 전 오늘이었죠.

7월 첫날 발생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무려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죠.

작년 2월, 중앙분리대를 모두 부수며 14명의 사상자를 낸 은평구 연서시장 앞 사고.

작년 9월, 차가 공중에 뜰 만큼 돌진해 6명의 사상자를 낸 강북구 햄버거 가게 사고.

계속되는 사고 모두 고령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발생한 걸로 추정됩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페달 오조작 사고 4건 중 1건은 고령 운전자였는데요.

전문가들은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를 주원인으로 지적합니다.

[박요한/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KBS 뉴스/지난해 10월 : "반응이 조금 느린 부분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고 계속 인지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더 세게 밟으려고 하는."]

이런데도 제도적 보완은 여전히 더딥니다.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 제도는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고,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도 제자리걸음입니다.

시청역 사고 1년.

우리가 달라진 건 뭔지 스스로 묻고 돌아봐야겠습니다.

영상편집: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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