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시베리아가 38도?”…극단적 ‘찜통 더위’ 앞으로 매년 온다
입력 2025.07.03 (15:24)
수정 2025.07.03 (15: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처럼 유럽을 포함해 지구촌 곳곳이 지난달부터 시작된 극심한 더위에 신음하고 있는데요.
이랑 기자와 함께 월드 이슈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사실 이제 7월 초니까 한여름이라고 볼 수 없는데도, 무척 더워요.
지구 북반구가 다 이런 건가요?
[기자]
네, 유럽과 미국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등 극동까지 극심한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곳곳에선 벌써 섭씨 45도를 넘긴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일부 지역은 지난달 기온이 46도를 넘기면서 6월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는데요.
기록적인 폭염에 지구촌 곳곳에서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희귀한 현상까지 목격되고 있습니다.
거대한 두루마리 같은 구름이 마치 마치 지진해일이 몰려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해가 지면서 몰려온 차가운 공기가 낮 동안 달궈진 뜨거운 공기를 밀어 올리며 형성된 기상 현상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 보시는 이곳, 풀밭처럼 보이지만 사실 바다입니다.
녹조류인 가시파래가 바다는 물론 해변까지 뒤덮었습니다.
역시나 이상 고온에 해수면 온도까지 상승하면서 중국 동쪽 해안을 따라 급속도로 번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의 상징인 파리 에펠탑은, 역대급 폭염에 약 20cm가량 변형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고요.
유럽 곳곳에서는 밤 최저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초열대야 현상'까지 시작됐는데요.
[레옹 벤타프리/파리 시민 : "아이들도 여전히 힘들죠. 똑같아요. 11시 전에는 안 자요, "자러 가, 자러 가"해도 "아빠, 더워요, 더워요"라고 말해요."]
미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미 지난달 하순부터 보스턴 등 20여 개 지역에선 기온 관련 최고 기록이 이미 수십 차례나 경신됐습니다.
이 같은 더위는 심지어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도 집어삼켰는데요.
7월 첫 주 기간에 시베리아 남동부 기온이 평년보다 8에서 9도 상승해 섭씨 38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앵커]
얼음 땅인 시베리아가 38도까지 올라간다고요?
이쯤 되면 지구 북반구가 끓고 있다고 봐야 하겠는데, 이렇게까지 더워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대륙별로 폭염의 주범이 조금씩 다른 긴 하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열돔' 현상입니다.
비유해 보자면 냄비에 뚜껑을 덮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상층 대기의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열과 습기가 지붕처럼 한 지역을 덮고 있는 겁니다.
찜통더위라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인 거죠.
유럽의 경우는 아프리카에서 형성된 '열돔'이 남부 유럽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요.
미국의 폭염 역시 역대급 고기압 수치가 불러온 열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이런 무더위가 6월부터 시작된 게, 정말 이례적인데요.
가장 우려되는 건 인명 피해입니다.
[기자]
네 이미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선 야외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부랴부랴 야외 근로 시간을 제한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인명피해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현지 시각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 사이에만, 폭염으로 4,500명이 넘는 초과 사망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는데요.
그 기간에 예상했던 사망자보다 4,500명만큼 사망자가 더 늘 수 있다는 뜻인데요.
폭염으로 예년보다 사망자가 하루 천 명 이상씩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그런데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이런 극단적인 더위가 이제는 '뉴노멀'이다, 한마디로 매년 찾아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입니다.
WMO, 세계기상기구는 "폭염이 올지 안 올지는 더는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몇 번이나 오고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클레어 눌리스/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 : "유럽에서는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유럽 인구의 약 절반이 여름철에 높거나 매우 높은 '열 스트레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결국 이런 극단적인 더위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리는 폭염은 기후변화의 장기적인 영향 탓이 큰데요.
[커스티 머케이브/영국 기상학자 :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의 영향이 없었다면 이러한 기온은 3~5배 더 낮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로 이러한 높은 기온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화석 연료를 태우고, 자동차를 타는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텐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사기다, 중국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은 무력화하고,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곳은 폐쇄하려고 추진 중입니다.
유럽연합 역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목표를 사실상 완화하는 기후 목표를 내놔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지구촌 기상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다른 차원으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
이처럼 유럽을 포함해 지구촌 곳곳이 지난달부터 시작된 극심한 더위에 신음하고 있는데요.
이랑 기자와 함께 월드 이슈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사실 이제 7월 초니까 한여름이라고 볼 수 없는데도, 무척 더워요.
지구 북반구가 다 이런 건가요?
[기자]
네, 유럽과 미국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등 극동까지 극심한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곳곳에선 벌써 섭씨 45도를 넘긴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일부 지역은 지난달 기온이 46도를 넘기면서 6월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는데요.
기록적인 폭염에 지구촌 곳곳에서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희귀한 현상까지 목격되고 있습니다.
거대한 두루마리 같은 구름이 마치 마치 지진해일이 몰려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해가 지면서 몰려온 차가운 공기가 낮 동안 달궈진 뜨거운 공기를 밀어 올리며 형성된 기상 현상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 보시는 이곳, 풀밭처럼 보이지만 사실 바다입니다.
녹조류인 가시파래가 바다는 물론 해변까지 뒤덮었습니다.
역시나 이상 고온에 해수면 온도까지 상승하면서 중국 동쪽 해안을 따라 급속도로 번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의 상징인 파리 에펠탑은, 역대급 폭염에 약 20cm가량 변형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고요.
유럽 곳곳에서는 밤 최저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초열대야 현상'까지 시작됐는데요.
[레옹 벤타프리/파리 시민 : "아이들도 여전히 힘들죠. 똑같아요. 11시 전에는 안 자요, "자러 가, 자러 가"해도 "아빠, 더워요, 더워요"라고 말해요."]
미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미 지난달 하순부터 보스턴 등 20여 개 지역에선 기온 관련 최고 기록이 이미 수십 차례나 경신됐습니다.
이 같은 더위는 심지어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도 집어삼켰는데요.
7월 첫 주 기간에 시베리아 남동부 기온이 평년보다 8에서 9도 상승해 섭씨 38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앵커]
얼음 땅인 시베리아가 38도까지 올라간다고요?
이쯤 되면 지구 북반구가 끓고 있다고 봐야 하겠는데, 이렇게까지 더워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대륙별로 폭염의 주범이 조금씩 다른 긴 하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열돔' 현상입니다.
비유해 보자면 냄비에 뚜껑을 덮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상층 대기의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열과 습기가 지붕처럼 한 지역을 덮고 있는 겁니다.
찜통더위라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인 거죠.
유럽의 경우는 아프리카에서 형성된 '열돔'이 남부 유럽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요.
미국의 폭염 역시 역대급 고기압 수치가 불러온 열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이런 무더위가 6월부터 시작된 게, 정말 이례적인데요.
가장 우려되는 건 인명 피해입니다.
[기자]
네 이미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선 야외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부랴부랴 야외 근로 시간을 제한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인명피해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현지 시각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 사이에만, 폭염으로 4,500명이 넘는 초과 사망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는데요.
그 기간에 예상했던 사망자보다 4,500명만큼 사망자가 더 늘 수 있다는 뜻인데요.
폭염으로 예년보다 사망자가 하루 천 명 이상씩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그런데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이런 극단적인 더위가 이제는 '뉴노멀'이다, 한마디로 매년 찾아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입니다.
WMO, 세계기상기구는 "폭염이 올지 안 올지는 더는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몇 번이나 오고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클레어 눌리스/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 : "유럽에서는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유럽 인구의 약 절반이 여름철에 높거나 매우 높은 '열 스트레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결국 이런 극단적인 더위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리는 폭염은 기후변화의 장기적인 영향 탓이 큰데요.
[커스티 머케이브/영국 기상학자 :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의 영향이 없었다면 이러한 기온은 3~5배 더 낮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로 이러한 높은 기온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화석 연료를 태우고, 자동차를 타는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텐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사기다, 중국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은 무력화하고,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곳은 폐쇄하려고 추진 중입니다.
유럽연합 역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목표를 사실상 완화하는 기후 목표를 내놔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지구촌 기상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다른 차원으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 이슈] “시베리아가 38도?”…극단적 ‘찜통 더위’ 앞으로 매년 온다
-
- 입력 2025-07-03 15:24:39
- 수정2025-07-03 15:34:02

[앵커]
이처럼 유럽을 포함해 지구촌 곳곳이 지난달부터 시작된 극심한 더위에 신음하고 있는데요.
이랑 기자와 함께 월드 이슈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사실 이제 7월 초니까 한여름이라고 볼 수 없는데도, 무척 더워요.
지구 북반구가 다 이런 건가요?
[기자]
네, 유럽과 미국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등 극동까지 극심한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곳곳에선 벌써 섭씨 45도를 넘긴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일부 지역은 지난달 기온이 46도를 넘기면서 6월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는데요.
기록적인 폭염에 지구촌 곳곳에서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희귀한 현상까지 목격되고 있습니다.
거대한 두루마리 같은 구름이 마치 마치 지진해일이 몰려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해가 지면서 몰려온 차가운 공기가 낮 동안 달궈진 뜨거운 공기를 밀어 올리며 형성된 기상 현상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 보시는 이곳, 풀밭처럼 보이지만 사실 바다입니다.
녹조류인 가시파래가 바다는 물론 해변까지 뒤덮었습니다.
역시나 이상 고온에 해수면 온도까지 상승하면서 중국 동쪽 해안을 따라 급속도로 번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의 상징인 파리 에펠탑은, 역대급 폭염에 약 20cm가량 변형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고요.
유럽 곳곳에서는 밤 최저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초열대야 현상'까지 시작됐는데요.
[레옹 벤타프리/파리 시민 : "아이들도 여전히 힘들죠. 똑같아요. 11시 전에는 안 자요, "자러 가, 자러 가"해도 "아빠, 더워요, 더워요"라고 말해요."]
미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미 지난달 하순부터 보스턴 등 20여 개 지역에선 기온 관련 최고 기록이 이미 수십 차례나 경신됐습니다.
이 같은 더위는 심지어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도 집어삼켰는데요.
7월 첫 주 기간에 시베리아 남동부 기온이 평년보다 8에서 9도 상승해 섭씨 38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앵커]
얼음 땅인 시베리아가 38도까지 올라간다고요?
이쯤 되면 지구 북반구가 끓고 있다고 봐야 하겠는데, 이렇게까지 더워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대륙별로 폭염의 주범이 조금씩 다른 긴 하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열돔' 현상입니다.
비유해 보자면 냄비에 뚜껑을 덮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상층 대기의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열과 습기가 지붕처럼 한 지역을 덮고 있는 겁니다.
찜통더위라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인 거죠.
유럽의 경우는 아프리카에서 형성된 '열돔'이 남부 유럽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요.
미국의 폭염 역시 역대급 고기압 수치가 불러온 열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이런 무더위가 6월부터 시작된 게, 정말 이례적인데요.
가장 우려되는 건 인명 피해입니다.
[기자]
네 이미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선 야외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부랴부랴 야외 근로 시간을 제한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인명피해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현지 시각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 사이에만, 폭염으로 4,500명이 넘는 초과 사망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는데요.
그 기간에 예상했던 사망자보다 4,500명만큼 사망자가 더 늘 수 있다는 뜻인데요.
폭염으로 예년보다 사망자가 하루 천 명 이상씩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그런데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이런 극단적인 더위가 이제는 '뉴노멀'이다, 한마디로 매년 찾아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입니다.
WMO, 세계기상기구는 "폭염이 올지 안 올지는 더는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몇 번이나 오고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클레어 눌리스/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 : "유럽에서는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유럽 인구의 약 절반이 여름철에 높거나 매우 높은 '열 스트레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결국 이런 극단적인 더위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리는 폭염은 기후변화의 장기적인 영향 탓이 큰데요.
[커스티 머케이브/영국 기상학자 :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의 영향이 없었다면 이러한 기온은 3~5배 더 낮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로 이러한 높은 기온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화석 연료를 태우고, 자동차를 타는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텐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사기다, 중국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은 무력화하고,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곳은 폐쇄하려고 추진 중입니다.
유럽연합 역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목표를 사실상 완화하는 기후 목표를 내놔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지구촌 기상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다른 차원으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
이처럼 유럽을 포함해 지구촌 곳곳이 지난달부터 시작된 극심한 더위에 신음하고 있는데요.
이랑 기자와 함께 월드 이슈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사실 이제 7월 초니까 한여름이라고 볼 수 없는데도, 무척 더워요.
지구 북반구가 다 이런 건가요?
[기자]
네, 유럽과 미국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등 극동까지 극심한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곳곳에선 벌써 섭씨 45도를 넘긴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일부 지역은 지난달 기온이 46도를 넘기면서 6월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는데요.
기록적인 폭염에 지구촌 곳곳에서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희귀한 현상까지 목격되고 있습니다.
거대한 두루마리 같은 구름이 마치 마치 지진해일이 몰려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해가 지면서 몰려온 차가운 공기가 낮 동안 달궈진 뜨거운 공기를 밀어 올리며 형성된 기상 현상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 보시는 이곳, 풀밭처럼 보이지만 사실 바다입니다.
녹조류인 가시파래가 바다는 물론 해변까지 뒤덮었습니다.
역시나 이상 고온에 해수면 온도까지 상승하면서 중국 동쪽 해안을 따라 급속도로 번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의 상징인 파리 에펠탑은, 역대급 폭염에 약 20cm가량 변형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고요.
유럽 곳곳에서는 밤 최저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초열대야 현상'까지 시작됐는데요.
[레옹 벤타프리/파리 시민 : "아이들도 여전히 힘들죠. 똑같아요. 11시 전에는 안 자요, "자러 가, 자러 가"해도 "아빠, 더워요, 더워요"라고 말해요."]
미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미 지난달 하순부터 보스턴 등 20여 개 지역에선 기온 관련 최고 기록이 이미 수십 차례나 경신됐습니다.
이 같은 더위는 심지어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도 집어삼켰는데요.
7월 첫 주 기간에 시베리아 남동부 기온이 평년보다 8에서 9도 상승해 섭씨 38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앵커]
얼음 땅인 시베리아가 38도까지 올라간다고요?
이쯤 되면 지구 북반구가 끓고 있다고 봐야 하겠는데, 이렇게까지 더워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대륙별로 폭염의 주범이 조금씩 다른 긴 하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열돔' 현상입니다.
비유해 보자면 냄비에 뚜껑을 덮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상층 대기의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열과 습기가 지붕처럼 한 지역을 덮고 있는 겁니다.
찜통더위라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인 거죠.
유럽의 경우는 아프리카에서 형성된 '열돔'이 남부 유럽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요.
미국의 폭염 역시 역대급 고기압 수치가 불러온 열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이런 무더위가 6월부터 시작된 게, 정말 이례적인데요.
가장 우려되는 건 인명 피해입니다.
[기자]
네 이미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선 야외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부랴부랴 야외 근로 시간을 제한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인명피해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현지 시각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 사이에만, 폭염으로 4,500명이 넘는 초과 사망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는데요.
그 기간에 예상했던 사망자보다 4,500명만큼 사망자가 더 늘 수 있다는 뜻인데요.
폭염으로 예년보다 사망자가 하루 천 명 이상씩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그런데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이런 극단적인 더위가 이제는 '뉴노멀'이다, 한마디로 매년 찾아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입니다.
WMO, 세계기상기구는 "폭염이 올지 안 올지는 더는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몇 번이나 오고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클레어 눌리스/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 : "유럽에서는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유럽 인구의 약 절반이 여름철에 높거나 매우 높은 '열 스트레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결국 이런 극단적인 더위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리는 폭염은 기후변화의 장기적인 영향 탓이 큰데요.
[커스티 머케이브/영국 기상학자 :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의 영향이 없었다면 이러한 기온은 3~5배 더 낮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로 이러한 높은 기온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화석 연료를 태우고, 자동차를 타는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텐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사기다, 중국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은 무력화하고,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곳은 폐쇄하려고 추진 중입니다.
유럽연합 역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목표를 사실상 완화하는 기후 목표를 내놔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지구촌 기상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다른 차원으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
-
-
이랑 기자 herb@kbs.co.kr
이랑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