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선거 참패’ 일본 이시바 정권 흔들…‘참정당 약진’ 의미는?
입력 2025.07.23 (15:21)
수정 2025.07.23 (15: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사흘 전(2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는 연립 여당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이시바 총리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요.
일본 정치에 어떤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한일 관계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월드 이슈에서 박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우선 선거 결과부터 짚어보죠.
여당의 참패로 끝났어요?
[기자]
네 일본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두 정당 의석을 합쳐, 원래 목표였던 과반 의석 유지에 실패한 겁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지난 21일 : "국민 여러분의 심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입니다. 중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정치에 막힘이 없도록…."]
6년 임기의 참의원은 전체 인원이 248명이고, 3년마다 절반가량을 뽑는데 이번 선거에선 125명이 선출됐습니다.
기존 의석까지 합쳐, 두 여당이 과반 유지에 필요한 의석은 50석이었는데요.
하지만 선거 결과 자민당 39석, 공명당 8석 합쳐서 47석 확보에 그쳤습니다.
일본은 의원내각제이자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이번 선거로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앵커]
집권 여당이 패배한 이유, 일본 언론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무엇보다 1년 새 2배로 뛴 쌀값 등 고물가로 일본 서민들의 생활이 팍팍해진 점이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미우라 요스케/주먹밥 식당 운영/지난 3월 : "(쌀을) 비싼 값으로 살 수밖에 없는 체념이라고나 할까? 심적으로 손님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제일 크죠."]
정부 비축미까지 풀며 쌀값 급등세를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물가 부담이 내내 선거판을 짓눌렀습니다.
지지부진했던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여당엔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한자로 '미국'을 쓸 때 우리나라는 '아름다울 미' 자를 쓰는데, 일본은 '쌀 미' 자를 씁니다.
그래서 선거 운동이 한창일 때 '두 개의 쌀에 이시바 정권의 운명이 걸렸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오늘 미일 간에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들리긴 했지만, 이미 선거는 끝난 뒤였습니다.
[앵커]
극우 성향의 야당도 이번 선거에서 약진해, 이목을 끌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이름도 생소한 '참정당'이란 야당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가미야 소헤이/일본 참정당 대표 : "여러분 여기 좀 봐주세요. 여기 (앞에) 있는 사람 모두가 국회의원입니다. 하나! 둘! 참정당!"]
마치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연상시키는 '일본인 퍼스트'를 기치로 내걸어 의석을 기존 2석에서 15석으로 늘렸습니다.
참정당은 외국인 부동산 매입 제한이나 영주권 취득 요건 강화 같은 반외국인 정책을 공약했는데요.
혐한 발언처럼 반외국인 정서를 부추기는 공개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우경화하는 여론의 지지를 끌어냈습니다.
[가미야 소헤이/일본 참정당 대표/지난 17일 : "(다른 당은) 외국인을 계속 받아들이자고 하는데 이상하지 않나…. 방치하면 일본인과 외국인이 충돌하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맙니다."]
[앵커]
선거 패배로 집권 자민당에 내홍이 본격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의 최대 정적인 아소 전 총리도 퇴진론에 힘을 싣고 있는데, 내분처럼 비칠까 일단 언론 앞에선 말을 아끼는 모양새입니다.
[아소 다로/자민당 최고 고문/지난 21일 : "(하나 여쭙겠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데요.) …."]
이처럼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를 앞세운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졌고,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에서도 졌습니다.
3연패를 당한 건데요.
국정 동력에 큰 타격을 받았고, 당내에선 책임론이 강하게 일면서 여러 인물이 이시바를 대신할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다만 총리가 바뀌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야당이 연합하면 정권이 교체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이시바 총리도 일단 버티기에 들어가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이런 가운데 마이니치 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다음 달 말까지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혔다고 오늘 보도했습니다.
[앵커]
이번 선거 결과가 한일 관계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네 지금까지 한일 협력을 강조해 온 이시바 총리 정권이 계속 유지된다면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정권을 유지하더라도 일본 내 정치 안정화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당분간 한일 관계 개선이나 셔틀 외교 재개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반면 이시바 총리가 퇴진 압박을 이기지 못해 끝내 물러나게 될 경우엔 양국 관계가 요동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다카이치 사나에 같은 우익 성향의 정치인이 총리가 될 경우 한일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참정당이나 국민민주당 같은 보수 야당이 약진하면서 일본은 더욱 '우클릭'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일본 정국마저 한동안 안갯속에 휩싸이면서 이제 취임 한 달 반을 넘긴 이재명 대통령의 대일 외교 전략 수립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
그래픽:김정현 김현갑/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
사흘 전(2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는 연립 여당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이시바 총리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요.
일본 정치에 어떤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한일 관계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월드 이슈에서 박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우선 선거 결과부터 짚어보죠.
여당의 참패로 끝났어요?
[기자]
네 일본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두 정당 의석을 합쳐, 원래 목표였던 과반 의석 유지에 실패한 겁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지난 21일 : "국민 여러분의 심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입니다. 중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정치에 막힘이 없도록…."]
6년 임기의 참의원은 전체 인원이 248명이고, 3년마다 절반가량을 뽑는데 이번 선거에선 125명이 선출됐습니다.
기존 의석까지 합쳐, 두 여당이 과반 유지에 필요한 의석은 50석이었는데요.
하지만 선거 결과 자민당 39석, 공명당 8석 합쳐서 47석 확보에 그쳤습니다.
일본은 의원내각제이자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이번 선거로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앵커]
집권 여당이 패배한 이유, 일본 언론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무엇보다 1년 새 2배로 뛴 쌀값 등 고물가로 일본 서민들의 생활이 팍팍해진 점이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미우라 요스케/주먹밥 식당 운영/지난 3월 : "(쌀을) 비싼 값으로 살 수밖에 없는 체념이라고나 할까? 심적으로 손님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제일 크죠."]
정부 비축미까지 풀며 쌀값 급등세를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물가 부담이 내내 선거판을 짓눌렀습니다.
지지부진했던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여당엔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한자로 '미국'을 쓸 때 우리나라는 '아름다울 미' 자를 쓰는데, 일본은 '쌀 미' 자를 씁니다.
그래서 선거 운동이 한창일 때 '두 개의 쌀에 이시바 정권의 운명이 걸렸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오늘 미일 간에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들리긴 했지만, 이미 선거는 끝난 뒤였습니다.
[앵커]
극우 성향의 야당도 이번 선거에서 약진해, 이목을 끌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이름도 생소한 '참정당'이란 야당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가미야 소헤이/일본 참정당 대표 : "여러분 여기 좀 봐주세요. 여기 (앞에) 있는 사람 모두가 국회의원입니다. 하나! 둘! 참정당!"]
마치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연상시키는 '일본인 퍼스트'를 기치로 내걸어 의석을 기존 2석에서 15석으로 늘렸습니다.
참정당은 외국인 부동산 매입 제한이나 영주권 취득 요건 강화 같은 반외국인 정책을 공약했는데요.
혐한 발언처럼 반외국인 정서를 부추기는 공개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우경화하는 여론의 지지를 끌어냈습니다.
[가미야 소헤이/일본 참정당 대표/지난 17일 : "(다른 당은) 외국인을 계속 받아들이자고 하는데 이상하지 않나…. 방치하면 일본인과 외국인이 충돌하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맙니다."]
[앵커]
선거 패배로 집권 자민당에 내홍이 본격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의 최대 정적인 아소 전 총리도 퇴진론에 힘을 싣고 있는데, 내분처럼 비칠까 일단 언론 앞에선 말을 아끼는 모양새입니다.
[아소 다로/자민당 최고 고문/지난 21일 : "(하나 여쭙겠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데요.) …."]
이처럼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를 앞세운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졌고,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에서도 졌습니다.
3연패를 당한 건데요.
국정 동력에 큰 타격을 받았고, 당내에선 책임론이 강하게 일면서 여러 인물이 이시바를 대신할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다만 총리가 바뀌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야당이 연합하면 정권이 교체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이시바 총리도 일단 버티기에 들어가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이런 가운데 마이니치 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다음 달 말까지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혔다고 오늘 보도했습니다.
[앵커]
이번 선거 결과가 한일 관계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네 지금까지 한일 협력을 강조해 온 이시바 총리 정권이 계속 유지된다면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정권을 유지하더라도 일본 내 정치 안정화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당분간 한일 관계 개선이나 셔틀 외교 재개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반면 이시바 총리가 퇴진 압박을 이기지 못해 끝내 물러나게 될 경우엔 양국 관계가 요동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다카이치 사나에 같은 우익 성향의 정치인이 총리가 될 경우 한일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참정당이나 국민민주당 같은 보수 야당이 약진하면서 일본은 더욱 '우클릭'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일본 정국마저 한동안 안갯속에 휩싸이면서 이제 취임 한 달 반을 넘긴 이재명 대통령의 대일 외교 전략 수립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
그래픽:김정현 김현갑/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 이슈] ‘선거 참패’ 일본 이시바 정권 흔들…‘참정당 약진’ 의미는?
-
- 입력 2025-07-23 15:21:27
- 수정2025-07-23 15:33:54

[앵커]
사흘 전(2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는 연립 여당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이시바 총리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요.
일본 정치에 어떤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한일 관계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월드 이슈에서 박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우선 선거 결과부터 짚어보죠.
여당의 참패로 끝났어요?
[기자]
네 일본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두 정당 의석을 합쳐, 원래 목표였던 과반 의석 유지에 실패한 겁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지난 21일 : "국민 여러분의 심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입니다. 중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정치에 막힘이 없도록…."]
6년 임기의 참의원은 전체 인원이 248명이고, 3년마다 절반가량을 뽑는데 이번 선거에선 125명이 선출됐습니다.
기존 의석까지 합쳐, 두 여당이 과반 유지에 필요한 의석은 50석이었는데요.
하지만 선거 결과 자민당 39석, 공명당 8석 합쳐서 47석 확보에 그쳤습니다.
일본은 의원내각제이자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이번 선거로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앵커]
집권 여당이 패배한 이유, 일본 언론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무엇보다 1년 새 2배로 뛴 쌀값 등 고물가로 일본 서민들의 생활이 팍팍해진 점이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미우라 요스케/주먹밥 식당 운영/지난 3월 : "(쌀을) 비싼 값으로 살 수밖에 없는 체념이라고나 할까? 심적으로 손님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제일 크죠."]
정부 비축미까지 풀며 쌀값 급등세를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물가 부담이 내내 선거판을 짓눌렀습니다.
지지부진했던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여당엔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한자로 '미국'을 쓸 때 우리나라는 '아름다울 미' 자를 쓰는데, 일본은 '쌀 미' 자를 씁니다.
그래서 선거 운동이 한창일 때 '두 개의 쌀에 이시바 정권의 운명이 걸렸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오늘 미일 간에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들리긴 했지만, 이미 선거는 끝난 뒤였습니다.
[앵커]
극우 성향의 야당도 이번 선거에서 약진해, 이목을 끌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이름도 생소한 '참정당'이란 야당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가미야 소헤이/일본 참정당 대표 : "여러분 여기 좀 봐주세요. 여기 (앞에) 있는 사람 모두가 국회의원입니다. 하나! 둘! 참정당!"]
마치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연상시키는 '일본인 퍼스트'를 기치로 내걸어 의석을 기존 2석에서 15석으로 늘렸습니다.
참정당은 외국인 부동산 매입 제한이나 영주권 취득 요건 강화 같은 반외국인 정책을 공약했는데요.
혐한 발언처럼 반외국인 정서를 부추기는 공개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우경화하는 여론의 지지를 끌어냈습니다.
[가미야 소헤이/일본 참정당 대표/지난 17일 : "(다른 당은) 외국인을 계속 받아들이자고 하는데 이상하지 않나…. 방치하면 일본인과 외국인이 충돌하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맙니다."]
[앵커]
선거 패배로 집권 자민당에 내홍이 본격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의 최대 정적인 아소 전 총리도 퇴진론에 힘을 싣고 있는데, 내분처럼 비칠까 일단 언론 앞에선 말을 아끼는 모양새입니다.
[아소 다로/자민당 최고 고문/지난 21일 : "(하나 여쭙겠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데요.) …."]
이처럼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를 앞세운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졌고,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에서도 졌습니다.
3연패를 당한 건데요.
국정 동력에 큰 타격을 받았고, 당내에선 책임론이 강하게 일면서 여러 인물이 이시바를 대신할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다만 총리가 바뀌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야당이 연합하면 정권이 교체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이시바 총리도 일단 버티기에 들어가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이런 가운데 마이니치 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다음 달 말까지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혔다고 오늘 보도했습니다.
[앵커]
이번 선거 결과가 한일 관계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네 지금까지 한일 협력을 강조해 온 이시바 총리 정권이 계속 유지된다면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정권을 유지하더라도 일본 내 정치 안정화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당분간 한일 관계 개선이나 셔틀 외교 재개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반면 이시바 총리가 퇴진 압박을 이기지 못해 끝내 물러나게 될 경우엔 양국 관계가 요동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다카이치 사나에 같은 우익 성향의 정치인이 총리가 될 경우 한일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참정당이나 국민민주당 같은 보수 야당이 약진하면서 일본은 더욱 '우클릭'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일본 정국마저 한동안 안갯속에 휩싸이면서 이제 취임 한 달 반을 넘긴 이재명 대통령의 대일 외교 전략 수립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
그래픽:김정현 김현갑/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
사흘 전(2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는 연립 여당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이시바 총리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요.
일본 정치에 어떤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한일 관계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월드 이슈에서 박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우선 선거 결과부터 짚어보죠.
여당의 참패로 끝났어요?
[기자]
네 일본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두 정당 의석을 합쳐, 원래 목표였던 과반 의석 유지에 실패한 겁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지난 21일 : "국민 여러분의 심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입니다. 중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정치에 막힘이 없도록…."]
6년 임기의 참의원은 전체 인원이 248명이고, 3년마다 절반가량을 뽑는데 이번 선거에선 125명이 선출됐습니다.
기존 의석까지 합쳐, 두 여당이 과반 유지에 필요한 의석은 50석이었는데요.
하지만 선거 결과 자민당 39석, 공명당 8석 합쳐서 47석 확보에 그쳤습니다.
일본은 의원내각제이자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이번 선거로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앵커]
집권 여당이 패배한 이유, 일본 언론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무엇보다 1년 새 2배로 뛴 쌀값 등 고물가로 일본 서민들의 생활이 팍팍해진 점이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미우라 요스케/주먹밥 식당 운영/지난 3월 : "(쌀을) 비싼 값으로 살 수밖에 없는 체념이라고나 할까? 심적으로 손님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제일 크죠."]
정부 비축미까지 풀며 쌀값 급등세를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물가 부담이 내내 선거판을 짓눌렀습니다.
지지부진했던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여당엔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한자로 '미국'을 쓸 때 우리나라는 '아름다울 미' 자를 쓰는데, 일본은 '쌀 미' 자를 씁니다.
그래서 선거 운동이 한창일 때 '두 개의 쌀에 이시바 정권의 운명이 걸렸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오늘 미일 간에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들리긴 했지만, 이미 선거는 끝난 뒤였습니다.
[앵커]
극우 성향의 야당도 이번 선거에서 약진해, 이목을 끌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이름도 생소한 '참정당'이란 야당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가미야 소헤이/일본 참정당 대표 : "여러분 여기 좀 봐주세요. 여기 (앞에) 있는 사람 모두가 국회의원입니다. 하나! 둘! 참정당!"]
마치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연상시키는 '일본인 퍼스트'를 기치로 내걸어 의석을 기존 2석에서 15석으로 늘렸습니다.
참정당은 외국인 부동산 매입 제한이나 영주권 취득 요건 강화 같은 반외국인 정책을 공약했는데요.
혐한 발언처럼 반외국인 정서를 부추기는 공개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우경화하는 여론의 지지를 끌어냈습니다.
[가미야 소헤이/일본 참정당 대표/지난 17일 : "(다른 당은) 외국인을 계속 받아들이자고 하는데 이상하지 않나…. 방치하면 일본인과 외국인이 충돌하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맙니다."]
[앵커]
선거 패배로 집권 자민당에 내홍이 본격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의 최대 정적인 아소 전 총리도 퇴진론에 힘을 싣고 있는데, 내분처럼 비칠까 일단 언론 앞에선 말을 아끼는 모양새입니다.
[아소 다로/자민당 최고 고문/지난 21일 : "(하나 여쭙겠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데요.) …."]
이처럼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를 앞세운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졌고,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에서도 졌습니다.
3연패를 당한 건데요.
국정 동력에 큰 타격을 받았고, 당내에선 책임론이 강하게 일면서 여러 인물이 이시바를 대신할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다만 총리가 바뀌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야당이 연합하면 정권이 교체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이시바 총리도 일단 버티기에 들어가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이런 가운데 마이니치 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다음 달 말까지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혔다고 오늘 보도했습니다.
[앵커]
이번 선거 결과가 한일 관계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네 지금까지 한일 협력을 강조해 온 이시바 총리 정권이 계속 유지된다면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정권을 유지하더라도 일본 내 정치 안정화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당분간 한일 관계 개선이나 셔틀 외교 재개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반면 이시바 총리가 퇴진 압박을 이기지 못해 끝내 물러나게 될 경우엔 양국 관계가 요동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다카이치 사나에 같은 우익 성향의 정치인이 총리가 될 경우 한일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참정당이나 국민민주당 같은 보수 야당이 약진하면서 일본은 더욱 '우클릭'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일본 정국마저 한동안 안갯속에 휩싸이면서 이제 취임 한 달 반을 넘긴 이재명 대통령의 대일 외교 전략 수립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
그래픽:김정현 김현갑/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
-
-
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박원기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