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에 써달라” 국제가정문화원에 나타난 얼굴 없는 천사

입력 2025.07.24 (19:05) 수정 2025.07.2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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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단체에 지난해부터 기부금을 조용히 놓고 사라지는 '이름 없는 산타들'이 있는데요.

올해도 조용한 선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다문화가정의 정착을 돕는 단체 사무실 앞입니다.

이른 아침, 모자와 마스크를 쓴 여성이 조심스레 봉투를 내려놓고는 자리를 뜹니다.

봉투를 열어보니, 지폐 다발이 담긴 작은 봉투가 하나 더 들어 있었습니다.

5만 원권 지폐로 가득 찬 봉투, 200만 원이나 됐습니다.

겉면에는 '좋은 일에 써주세요'라는 손 글씨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름 없는 기부자가 이곳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주까지, 과일을 배달하거나, 현금을 조용히 놓고 가는 방식으로 총 5차례의 선행이 이어졌습니다.

옷차림 등을 토대로, 기부자는 모두 3명, 서로 다른 이들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임정민/국제가정문화원 원장 : "'어느 분이실까? 찾고 싶다 만나고 싶다'라는 마음이 간절해서 작년 1년 동안에는 그 감동과 함께 (기부자 생각이) 머릿속에 항상 떠나지 않는 거예요."]

이곳에선, '익명의 산타'로도 불리는 이들이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모두 500만 원에 이릅니다.

운영비 대부분을 후원에 의존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이지만 익명의 기부금은 아직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정말 꼭 필요한 곳에, 기부자의 뜻에 걸맞게 사용하겠다는 겁니다.

[임정민/국제가정문화원 원장 : "(운영이) 매달 어렵기는 해요. 그렇지만, 좋은 일에 써달라고 하셨기 때문에 문화원 운영보다 더 어려운 개인이나, 어려운 사정이 있는 분, 절박한 분이 계신다면 그분을 위해서."]

국제가정문화원은 따뜻한 선행을 베푸는 기부자의 뜻을 듣고 싶다며 익명의 산타를 만나볼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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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일에 써달라” 국제가정문화원에 나타난 얼굴 없는 천사
    • 입력 2025-07-24 19:05:48
    • 수정2025-07-24 19:12:57
    뉴스7(제주)
[앵커]

제주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단체에 지난해부터 기부금을 조용히 놓고 사라지는 '이름 없는 산타들'이 있는데요.

올해도 조용한 선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다문화가정의 정착을 돕는 단체 사무실 앞입니다.

이른 아침, 모자와 마스크를 쓴 여성이 조심스레 봉투를 내려놓고는 자리를 뜹니다.

봉투를 열어보니, 지폐 다발이 담긴 작은 봉투가 하나 더 들어 있었습니다.

5만 원권 지폐로 가득 찬 봉투, 200만 원이나 됐습니다.

겉면에는 '좋은 일에 써주세요'라는 손 글씨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름 없는 기부자가 이곳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주까지, 과일을 배달하거나, 현금을 조용히 놓고 가는 방식으로 총 5차례의 선행이 이어졌습니다.

옷차림 등을 토대로, 기부자는 모두 3명, 서로 다른 이들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임정민/국제가정문화원 원장 : "'어느 분이실까? 찾고 싶다 만나고 싶다'라는 마음이 간절해서 작년 1년 동안에는 그 감동과 함께 (기부자 생각이) 머릿속에 항상 떠나지 않는 거예요."]

이곳에선, '익명의 산타'로도 불리는 이들이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모두 500만 원에 이릅니다.

운영비 대부분을 후원에 의존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이지만 익명의 기부금은 아직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정말 꼭 필요한 곳에, 기부자의 뜻에 걸맞게 사용하겠다는 겁니다.

[임정민/국제가정문화원 원장 : "(운영이) 매달 어렵기는 해요. 그렇지만, 좋은 일에 써달라고 하셨기 때문에 문화원 운영보다 더 어려운 개인이나, 어려운 사정이 있는 분, 절박한 분이 계신다면 그분을 위해서."]

국제가정문화원은 따뜻한 선행을 베푸는 기부자의 뜻을 듣고 싶다며 익명의 산타를 만나볼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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