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소식만 들어도 철렁”…트라우마 겪는 수재민들

입력 2025.08.06 (19:17) 수정 2025.08.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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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난 지 3주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는 수재민이 적지 않습니다.

지자체가 심리 상담과 지원에 나서고는 있지만, 목숨까지 위협받았던 기억에 수재민들은 비 소식이 들릴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성용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마을이 통째로 물에 잠겨 섬처럼 고립됐습니다.

물이 빠진 집 안은 뻘밭처럼 변했고, 살림살이는 건질 게 없습니다.

지난달 쏟아진 폭우는 평온했던 일상을 무참히 깨버렸습니다.

[조의숙/수재민 : "갑자기 저기 위에서 (둑이) 터져서 이리로 (물이) 들어온다고 빨리빨리 움직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또 이런 비만 온다고 하면 막 가슴이 두근두근하니 불안해요."]

보건소 직원과 함께 수해 주민들의 심리 상태를 점검해 봤습니다.

한 주민은 불면증과 공황장애 등 불안 증상을 호소합니다.

["TV에서 볼 때는 공황 상태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그런 것인가 봐요. (그럴 수도 있어요.)"]

감당하기 힘든 피해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는 주민도 적지 않습니다.

[정소연/예산군 보건소 주무관 : "목숨까지 위협받았던 분들이 많거든요. 그것에 대한 반복 기억도 많이 하시고. 우울함이나 불안, 스트레스가 너무 많은 상태입니다."]

이렇다 보니 대피소마다 심리 회복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긴 대피소 생활에 지치고 복구 작업도 갈 길이 멀지만, 보건소가 마련한 비누 만들기에 참여해 잠시나마 근심을 덜어봅니다.

[전희순/수재민 : "집에 가면 화나고 속상하거든요. 아무 데고 화풀이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 시간은 조금 쉬어가는 것 같아요. 고마워요."]

하지만 복구 작업에 매달리느라 몸을 돌볼 겨를이 없는 주민이 더 많습니다.

여기에 이번 주 연거푸 많은 비까지 예보되면서 수재민들의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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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소식만 들어도 철렁”…트라우마 겪는 수재민들
    • 입력 2025-08-06 19:17:46
    • 수정2025-08-06 19:44:30
    뉴스7(대전)
[앵커]

지난달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난 지 3주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는 수재민이 적지 않습니다.

지자체가 심리 상담과 지원에 나서고는 있지만, 목숨까지 위협받았던 기억에 수재민들은 비 소식이 들릴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성용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마을이 통째로 물에 잠겨 섬처럼 고립됐습니다.

물이 빠진 집 안은 뻘밭처럼 변했고, 살림살이는 건질 게 없습니다.

지난달 쏟아진 폭우는 평온했던 일상을 무참히 깨버렸습니다.

[조의숙/수재민 : "갑자기 저기 위에서 (둑이) 터져서 이리로 (물이) 들어온다고 빨리빨리 움직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또 이런 비만 온다고 하면 막 가슴이 두근두근하니 불안해요."]

보건소 직원과 함께 수해 주민들의 심리 상태를 점검해 봤습니다.

한 주민은 불면증과 공황장애 등 불안 증상을 호소합니다.

["TV에서 볼 때는 공황 상태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그런 것인가 봐요. (그럴 수도 있어요.)"]

감당하기 힘든 피해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는 주민도 적지 않습니다.

[정소연/예산군 보건소 주무관 : "목숨까지 위협받았던 분들이 많거든요. 그것에 대한 반복 기억도 많이 하시고. 우울함이나 불안, 스트레스가 너무 많은 상태입니다."]

이렇다 보니 대피소마다 심리 회복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긴 대피소 생활에 지치고 복구 작업도 갈 길이 멀지만, 보건소가 마련한 비누 만들기에 참여해 잠시나마 근심을 덜어봅니다.

[전희순/수재민 : "집에 가면 화나고 속상하거든요. 아무 데고 화풀이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 시간은 조금 쉬어가는 것 같아요. 고마워요."]

하지만 복구 작업에 매달리느라 몸을 돌볼 겨를이 없는 주민이 더 많습니다.

여기에 이번 주 연거푸 많은 비까지 예보되면서 수재민들의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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