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특별한 신입의 ‘좌충우돌’ 정착기

입력 2025.08.09 (08:27) 수정 2025.08.0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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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온라인 전용 드라마, 그러니까 '웹드라마' 즐겨보는 분들 많으시죠.

짧은 이야기가 빠르게 펼쳐지는 방식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조금 특별한 신입사원의 이야기가 찾아왔습니다.

탈북민을 지원하는 하나재단이 제작한 '하나상사'인데요.

주인공은 한국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탈북 청년입니다.

그녀의 시선으로 탈북민의 취업 현실과 사회적 편견을 담아냈는데, 주연 배우도 탈북민입니다.

정미정 리포터가 드라마 속 이야기부터 촬영 현장까지 전해드립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인턴 정하나 씨의 출근 첫날,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직장 동료를 마주치게 됩니다.

["네, 부장님 아 가고 있습니다. 아 오늘 오는 인턴이요. 북한 사람? 네! 오면 알려드릴게요. 근데 북한 사람이라서 말 안 통하면 어떡하죠?"]

["(한국 사람입니다. 서울 시민.) 네? 뭐라고요? (북한 사람 아니고요 한국 사람이라고요.) 저 부장님 만난 것 같거든요. 네 끊겠습니다."]

순탄치 않았던 첫 만남에 이어, 남과 북의 다른 문화와 언어 차이로 빚어지는 좌충우돌 사회생활이 펼쳐지는데요.

["부어드릴까요?"]

["(따라드린다고 하셔야...) 괜찮아 괜찮아 나 이런 걸로 마음 상하고 그런 사람 아니야."]

진심이 담긴 대화와 성실한 태도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신입사원 하나 씨.

["(하나씨 미안한데 나 이것 좀 정리해줄래요?) 네, 그럼요."]

드라마 속 이야기는 모두 탈북민들이 겪은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하는데요.

[최현옥/하나재단 대외협력실 팀장 : "(어떻게 보면 북한이탈주민 하나 씨의 성장 드라마라고 저희가 볼 수 있겠네요.) 그렇죠. 살아가는 고민은 다 같기는 하죠. 탈북민들이나..."]

탈북민을 '이방인'이 아닌 '동료'이자 '이웃'으로 받아들이며, 서로 간의 벽을 허물어 가자는 취지를 담았습니다.

[최현옥/하나재단 대외협력실 팀장 : "취업 현장에서 우리 탈북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어떤 극복을 위한 노력을 했는지 이런 모습들을 보여줌으로써 편안한 이웃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이런 캐릭터를 좀 연출해야 되겠다."]

탈북민 청년의 남한 정착 과정을 담은 웹드라마 하나 상사.

하지만 청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성장 드라마이기도 한데요.

직접 그 촬영 현장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한껏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하나상사' 촬영 현장.

현장에선 실전을 방불케 하는 리허설이 한창이었는데요.

["하드카피, 출력. 그리고 소프트 카피는 파일화."]

제작진의 분주한 움직임과 함께, 어느새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됩니다.

배우들도 열연을 펼치는데요.

이날 촬영은 많은 탈북민이 가장 큰 장벽으로 느끼는 '외래어'를 주제로 전개됐습니다.

["(어레인지.) 전자레인지."]

["데드, 데드는 죽음이잖아요. 죽음의... (아니죠. 마감일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적으세요.)"]

주인공 정하나 역은 탈북민 출신 가수 김소연 씨가 맡았는데요.

현실감 넘치는 대사를 통해 정착 과정에서의 애환을 떠올려 봅니다.

[김소연/'하나상사' 정하나 역 : "반찬은 셀프입니다. 근데 셀프가 무슨 단어인지 몰라서 못 먹을 때도 있었고요. 그리고 또 와이파이는 무료입니다. 이럴 때 대한민국에서 누릴 수 있는 거를 좀 많이 못 누리고 또 오해도 있었을 때가 많았죠."]

드라마는 직장인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는데요.

정하나가 하루하루 적응해 나가는 사무실, 과연 어떤 공간일까요?

책상 위 노트와 서류들, 사원증은 물론 컴퓨터 화면 까지.

["부장님 몰래 퇴사하는 법."]

실제 사무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섬세하게 연출한 세트는 드라마의 공감대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배우들은 이 드라마가 단지 탈북민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닌, 모든 사회 초년생에게 힘과 위로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는데요.

[박건수/'하나상사' 이대한 역 : "누군가는 힐링을 얻거나 누군가는 공감이나 마음의 위로, 따뜻함, 그런 것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김소연 배우는 적응을 위해서는 탈북민 스스로가 먼저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정하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으세요?"]

[김소연/'하나상사' 정하나 역 : "일단 북에서 왔다는 편견을 본인이 버려라. 본인이 내려놓고 이제 다가가라, 그러면 대한민국 국민들도 정말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웹드라마 하나상사에는 실제 남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의 경험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데요.

탈북민 애청자에게 이 드라마의 숨은 재미는 무엇이었을까요?

촬영장에 찾아온 한 남성.

하나상사를 꼬박 챙겨보는 시청자이자 소연 씨의 팬 김강우 씨입니다.

어느새 현장에 훈훈한 분위기가 감도는데요.

["감사합니다."]

강우 씨 또한 8년 전 한국에 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 중인 탈북민입니다.

그에게 드라마 하나상사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게 여겨졌다고 합니다.

[김강우/대학생/탈북민 :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랑 겹쳐 보여서 그 부분이 제일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드라마에 보리밥이 나왔던 에피소드를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꼽는데요.

["고향에서는 주로 옥수수밥이랑 보리밥을 먹거든요. 흰쌀밥을 먹기 힘드니까. 퍽퍽하고 풀기도 없어요. 그래서 보리밥 또 보리밥 그랬던 것 같아요. (미안합니다.)"]

[김강우/대학생/탈북민 : "북한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데 남한에서는 건강식으로 챙겨 먹는 느낌이어서 이게 좀 생각할 거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 체제의 차이로 직장 분위기나 문화는 우리와 꽤나 다르다고 합니다.

[김강우/대학생/탈북민 : "북한 같은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해야만 되는 상황이고 남한 회사 같은 경우에는 열심히 하면 그에 따른 승진이나 보너스나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월급만으로도 충분한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게 훨씬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강우 씨.

드라마 속 '하나'의 이야기는 곧 자신과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김강우/대학생/탈북민 : "같은 사회를, 같은 공간을, 지금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그냥 동일한 사람으로 바라봐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편견 없이 좀 바라봐 줬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장통을 겪으며 정착해나가는 하나 씨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요.

[최현옥/하나재단 대외협력실 팀장 : "결국은 우리랑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이웃이다, 그래서 함께 살아가는 방식으로 서로가 함께 노력을 해야 되지 않나... 저도 막 그 드라마에 빠지게 되는데요. 빨리 잘 적응해서 승진도 하는 이런 모습을 파이팅있게 지원하고 싶습니다."]

하나상사의 하나 씨처럼 오늘도 우리 사회에 조금씩 뿌리내려가며 적응해 가는 이들에게 힘찬 응원을 건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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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9 08:27:24
    • 수정2025-08-09 08: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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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온라인 전용 드라마, 그러니까 '웹드라마' 즐겨보는 분들 많으시죠.

짧은 이야기가 빠르게 펼쳐지는 방식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조금 특별한 신입사원의 이야기가 찾아왔습니다.

탈북민을 지원하는 하나재단이 제작한 '하나상사'인데요.

주인공은 한국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탈북 청년입니다.

그녀의 시선으로 탈북민의 취업 현실과 사회적 편견을 담아냈는데, 주연 배우도 탈북민입니다.

정미정 리포터가 드라마 속 이야기부터 촬영 현장까지 전해드립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인턴 정하나 씨의 출근 첫날,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직장 동료를 마주치게 됩니다.

["네, 부장님 아 가고 있습니다. 아 오늘 오는 인턴이요. 북한 사람? 네! 오면 알려드릴게요. 근데 북한 사람이라서 말 안 통하면 어떡하죠?"]

["(한국 사람입니다. 서울 시민.) 네? 뭐라고요? (북한 사람 아니고요 한국 사람이라고요.) 저 부장님 만난 것 같거든요. 네 끊겠습니다."]

순탄치 않았던 첫 만남에 이어, 남과 북의 다른 문화와 언어 차이로 빚어지는 좌충우돌 사회생활이 펼쳐지는데요.

["부어드릴까요?"]

["(따라드린다고 하셔야...) 괜찮아 괜찮아 나 이런 걸로 마음 상하고 그런 사람 아니야."]

진심이 담긴 대화와 성실한 태도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신입사원 하나 씨.

["(하나씨 미안한데 나 이것 좀 정리해줄래요?) 네, 그럼요."]

드라마 속 이야기는 모두 탈북민들이 겪은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하는데요.

[최현옥/하나재단 대외협력실 팀장 : "(어떻게 보면 북한이탈주민 하나 씨의 성장 드라마라고 저희가 볼 수 있겠네요.) 그렇죠. 살아가는 고민은 다 같기는 하죠. 탈북민들이나..."]

탈북민을 '이방인'이 아닌 '동료'이자 '이웃'으로 받아들이며, 서로 간의 벽을 허물어 가자는 취지를 담았습니다.

[최현옥/하나재단 대외협력실 팀장 : "취업 현장에서 우리 탈북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어떤 극복을 위한 노력을 했는지 이런 모습들을 보여줌으로써 편안한 이웃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이런 캐릭터를 좀 연출해야 되겠다."]

탈북민 청년의 남한 정착 과정을 담은 웹드라마 하나 상사.

하지만 청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성장 드라마이기도 한데요.

직접 그 촬영 현장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한껏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하나상사' 촬영 현장.

현장에선 실전을 방불케 하는 리허설이 한창이었는데요.

["하드카피, 출력. 그리고 소프트 카피는 파일화."]

제작진의 분주한 움직임과 함께, 어느새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됩니다.

배우들도 열연을 펼치는데요.

이날 촬영은 많은 탈북민이 가장 큰 장벽으로 느끼는 '외래어'를 주제로 전개됐습니다.

["(어레인지.) 전자레인지."]

["데드, 데드는 죽음이잖아요. 죽음의... (아니죠. 마감일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적으세요.)"]

주인공 정하나 역은 탈북민 출신 가수 김소연 씨가 맡았는데요.

현실감 넘치는 대사를 통해 정착 과정에서의 애환을 떠올려 봅니다.

[김소연/'하나상사' 정하나 역 : "반찬은 셀프입니다. 근데 셀프가 무슨 단어인지 몰라서 못 먹을 때도 있었고요. 그리고 또 와이파이는 무료입니다. 이럴 때 대한민국에서 누릴 수 있는 거를 좀 많이 못 누리고 또 오해도 있었을 때가 많았죠."]

드라마는 직장인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는데요.

정하나가 하루하루 적응해 나가는 사무실, 과연 어떤 공간일까요?

책상 위 노트와 서류들, 사원증은 물론 컴퓨터 화면 까지.

["부장님 몰래 퇴사하는 법."]

실제 사무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섬세하게 연출한 세트는 드라마의 공감대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배우들은 이 드라마가 단지 탈북민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닌, 모든 사회 초년생에게 힘과 위로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는데요.

[박건수/'하나상사' 이대한 역 : "누군가는 힐링을 얻거나 누군가는 공감이나 마음의 위로, 따뜻함, 그런 것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김소연 배우는 적응을 위해서는 탈북민 스스로가 먼저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정하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으세요?"]

[김소연/'하나상사' 정하나 역 : "일단 북에서 왔다는 편견을 본인이 버려라. 본인이 내려놓고 이제 다가가라, 그러면 대한민국 국민들도 정말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웹드라마 하나상사에는 실제 남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의 경험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데요.

탈북민 애청자에게 이 드라마의 숨은 재미는 무엇이었을까요?

촬영장에 찾아온 한 남성.

하나상사를 꼬박 챙겨보는 시청자이자 소연 씨의 팬 김강우 씨입니다.

어느새 현장에 훈훈한 분위기가 감도는데요.

["감사합니다."]

강우 씨 또한 8년 전 한국에 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 중인 탈북민입니다.

그에게 드라마 하나상사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게 여겨졌다고 합니다.

[김강우/대학생/탈북민 :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랑 겹쳐 보여서 그 부분이 제일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드라마에 보리밥이 나왔던 에피소드를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꼽는데요.

["고향에서는 주로 옥수수밥이랑 보리밥을 먹거든요. 흰쌀밥을 먹기 힘드니까. 퍽퍽하고 풀기도 없어요. 그래서 보리밥 또 보리밥 그랬던 것 같아요. (미안합니다.)"]

[김강우/대학생/탈북민 : "북한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데 남한에서는 건강식으로 챙겨 먹는 느낌이어서 이게 좀 생각할 거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 체제의 차이로 직장 분위기나 문화는 우리와 꽤나 다르다고 합니다.

[김강우/대학생/탈북민 : "북한 같은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해야만 되는 상황이고 남한 회사 같은 경우에는 열심히 하면 그에 따른 승진이나 보너스나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월급만으로도 충분한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게 훨씬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강우 씨.

드라마 속 '하나'의 이야기는 곧 자신과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김강우/대학생/탈북민 : "같은 사회를, 같은 공간을, 지금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그냥 동일한 사람으로 바라봐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편견 없이 좀 바라봐 줬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장통을 겪으며 정착해나가는 하나 씨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요.

[최현옥/하나재단 대외협력실 팀장 : "결국은 우리랑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이웃이다, 그래서 함께 살아가는 방식으로 서로가 함께 노력을 해야 되지 않나... 저도 막 그 드라마에 빠지게 되는데요. 빨리 잘 적응해서 승진도 하는 이런 모습을 파이팅있게 지원하고 싶습니다."]

하나상사의 하나 씨처럼 오늘도 우리 사회에 조금씩 뿌리내려가며 적응해 가는 이들에게 힘찬 응원을 건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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