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 ‘835조 원’ 안긴 애플…삼성에 호재? [잇슈 머니]
입력 2025.08.11 (06:53)
수정 2025.08.11 (07: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잇슈머니 시작합니다.
박연미 경제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헨리 8세 궁정의 애플 팀 쿡' 이라고 하셨어요.
제목이 흥미로운데, 영국 왕 헨리 8세, 여섯 번 결혼하고 두 명의 부인을 처형한 광기의 군주로 알려진 인물이잖아요, 애플하고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답변]
네, 영국의 왕 헨리 8세, 말씀하신 것처럼 재위 38년간 부인들을 포함 7만 2천 명을 숨지게 한 '폭군'으로 알려져 있고, 대영제국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이 인물이 왜 등장했느냐, 바로 백악관에서 벌어진 애플의 퍼포먼스 때문인데요.
현지 시각 6일, 애플의 팀 쿡 CEO는 앞서 약속한 5천억 달러 외에 추가로 천억 달러, 우리 돈 138조 원을 투자하고, 미국 내 제조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챙겨간 상자에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각인된 기념품을 꺼내 선물했는데, 미국 '코닝' 생산 라인에서 나온 유리 디스크를, 유타주 생산 순금 받침대에 꽂아 건네면서 "이 디스크는 미 해병대 상병 출신이 디자인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돈과 순금, 메이드 인 아메리카, 그리고 미군.
트럼프 대통령이 소중히 여기는 모든 걸 갖다주면서도 카메라엔 팀 쿡의 덜덜 떨리는 손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는데,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모습이 마치 폭군의 궁정에 들어 비위를 맞추려는 안간힘처럼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고 있다는 느낌인데, 애플의 총 투자액은 6천억 달러가 되는 건가요?
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일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얻어가는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네, 5천 더하기 천.
6천억 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 835조 원 맞습니다.
4년간 애플 혼자서만 이 돈을 미국 내에 투자한다는 얘긴데, 우리나라 연간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그런데 얻어가는 성과도 적지 않습니다.
투자에 더해 향후 유리 부품 전량을 미국 내 생산한다고 약속한 대가로 애플은 중국과 인도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아이폰의 관세를 면제받게 됐습니다.
중국에 관세 폭탄을 예고한 뒤 인도 생산 아이폰을 비행기로 실어 나르던 소동, 이젠 벌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이후 애플은 인도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왔지만 여전히 중국 생산이 약 80%, 인도 생산 비중은 20% 수준에 그칩니다.
[앵커]
기업이 남는 장사를 했느냐, 이건 주가를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잖아요?
투자 확대 소식이 큰 호재가 됐나요?
[답변]
네, 주가도 크게 뛰었습니다.
그간 전고점을 뚫었던 타사들과 달리 애플 주가는 관세 여파에 인공지능 지각생이란 평가도 받으며 지지부진했는데, 투자 확대 소식을 먼저 알리고, 세리머니는 뒤늦게 진행하면서 같은 호재를 증시에서 여러 번 활용했습니다.
지난 8일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4% 넘게 오른 229.3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월 24일 종가 247.10달러 이후 최고치이고, 주간 상승 폭은 13%를 넘어서 2020년 7월 이후 5년여 만에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애플의 미국 내 생산 확대가 삼성에도 호재가 됐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고전하던 삼성 파운드리가 살아날 조짐인데, 앞서 테슬라에서 23조 원짜리 칩 공급 계약을 따낸 삼성이 이번엔 애플의 이미지센서 공급을 맡게 됐습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사끼리 오월동주하는 셈입니다.
애플은 삼성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차세대 칩을 사 오겠다고 선언했고, 수율 문제로 고전해 온 삼성 파운드리에 숨통이 트였습니다.
미국 내 공장 건설이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삼성 연합을 등 떠미는 구조인데, 삼성엔 큰 호잽니다.
반도체 관세는 100%지만, 미국 내 공장이 있거나 건설하려는 기업은 면제라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온 당일 삼성전자(2.47%)와 타이완 TSMC(4.89%) 주가는 동반 상승했고, 미국에 공장이 없는 일본 반도체 회사 도쿄일렉트론(-2.46%)과 디스코(-1.79%) 등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없던 관세를 맞았다가 덜 맞게 됐다고 좋아하는 상황이 답답하긴 하지만, 일단 우리 기업에도 애플의 '컴백 홈'은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공장과 일자리를 미국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 세계 경제의 향방은 점점 더 가늠하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잇슈머니 시작합니다.
박연미 경제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헨리 8세 궁정의 애플 팀 쿡' 이라고 하셨어요.
제목이 흥미로운데, 영국 왕 헨리 8세, 여섯 번 결혼하고 두 명의 부인을 처형한 광기의 군주로 알려진 인물이잖아요, 애플하고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답변]
네, 영국의 왕 헨리 8세, 말씀하신 것처럼 재위 38년간 부인들을 포함 7만 2천 명을 숨지게 한 '폭군'으로 알려져 있고, 대영제국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이 인물이 왜 등장했느냐, 바로 백악관에서 벌어진 애플의 퍼포먼스 때문인데요.
현지 시각 6일, 애플의 팀 쿡 CEO는 앞서 약속한 5천억 달러 외에 추가로 천억 달러, 우리 돈 138조 원을 투자하고, 미국 내 제조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챙겨간 상자에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각인된 기념품을 꺼내 선물했는데, 미국 '코닝' 생산 라인에서 나온 유리 디스크를, 유타주 생산 순금 받침대에 꽂아 건네면서 "이 디스크는 미 해병대 상병 출신이 디자인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돈과 순금, 메이드 인 아메리카, 그리고 미군.
트럼프 대통령이 소중히 여기는 모든 걸 갖다주면서도 카메라엔 팀 쿡의 덜덜 떨리는 손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는데,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모습이 마치 폭군의 궁정에 들어 비위를 맞추려는 안간힘처럼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고 있다는 느낌인데, 애플의 총 투자액은 6천억 달러가 되는 건가요?
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일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얻어가는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네, 5천 더하기 천.
6천억 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 835조 원 맞습니다.
4년간 애플 혼자서만 이 돈을 미국 내에 투자한다는 얘긴데, 우리나라 연간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그런데 얻어가는 성과도 적지 않습니다.
투자에 더해 향후 유리 부품 전량을 미국 내 생산한다고 약속한 대가로 애플은 중국과 인도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아이폰의 관세를 면제받게 됐습니다.
중국에 관세 폭탄을 예고한 뒤 인도 생산 아이폰을 비행기로 실어 나르던 소동, 이젠 벌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이후 애플은 인도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왔지만 여전히 중국 생산이 약 80%, 인도 생산 비중은 20% 수준에 그칩니다.
[앵커]
기업이 남는 장사를 했느냐, 이건 주가를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잖아요?
투자 확대 소식이 큰 호재가 됐나요?
[답변]
네, 주가도 크게 뛰었습니다.
그간 전고점을 뚫었던 타사들과 달리 애플 주가는 관세 여파에 인공지능 지각생이란 평가도 받으며 지지부진했는데, 투자 확대 소식을 먼저 알리고, 세리머니는 뒤늦게 진행하면서 같은 호재를 증시에서 여러 번 활용했습니다.
지난 8일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4% 넘게 오른 229.3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월 24일 종가 247.10달러 이후 최고치이고, 주간 상승 폭은 13%를 넘어서 2020년 7월 이후 5년여 만에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애플의 미국 내 생산 확대가 삼성에도 호재가 됐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고전하던 삼성 파운드리가 살아날 조짐인데, 앞서 테슬라에서 23조 원짜리 칩 공급 계약을 따낸 삼성이 이번엔 애플의 이미지센서 공급을 맡게 됐습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사끼리 오월동주하는 셈입니다.
애플은 삼성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차세대 칩을 사 오겠다고 선언했고, 수율 문제로 고전해 온 삼성 파운드리에 숨통이 트였습니다.
미국 내 공장 건설이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삼성 연합을 등 떠미는 구조인데, 삼성엔 큰 호잽니다.
반도체 관세는 100%지만, 미국 내 공장이 있거나 건설하려는 기업은 면제라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온 당일 삼성전자(2.47%)와 타이완 TSMC(4.89%) 주가는 동반 상승했고, 미국에 공장이 없는 일본 반도체 회사 도쿄일렉트론(-2.46%)과 디스코(-1.79%) 등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없던 관세를 맞았다가 덜 맞게 됐다고 좋아하는 상황이 답답하긴 하지만, 일단 우리 기업에도 애플의 '컴백 홈'은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공장과 일자리를 미국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 세계 경제의 향방은 점점 더 가늠하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트럼프에게 ‘835조 원’ 안긴 애플…삼성에 호재? [잇슈 머니]
-
- 입력 2025-08-11 06:53:20
- 수정2025-08-11 07:10:49

[앵커]
잇슈머니 시작합니다.
박연미 경제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헨리 8세 궁정의 애플 팀 쿡' 이라고 하셨어요.
제목이 흥미로운데, 영국 왕 헨리 8세, 여섯 번 결혼하고 두 명의 부인을 처형한 광기의 군주로 알려진 인물이잖아요, 애플하고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답변]
네, 영국의 왕 헨리 8세, 말씀하신 것처럼 재위 38년간 부인들을 포함 7만 2천 명을 숨지게 한 '폭군'으로 알려져 있고, 대영제국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이 인물이 왜 등장했느냐, 바로 백악관에서 벌어진 애플의 퍼포먼스 때문인데요.
현지 시각 6일, 애플의 팀 쿡 CEO는 앞서 약속한 5천억 달러 외에 추가로 천억 달러, 우리 돈 138조 원을 투자하고, 미국 내 제조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챙겨간 상자에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각인된 기념품을 꺼내 선물했는데, 미국 '코닝' 생산 라인에서 나온 유리 디스크를, 유타주 생산 순금 받침대에 꽂아 건네면서 "이 디스크는 미 해병대 상병 출신이 디자인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돈과 순금, 메이드 인 아메리카, 그리고 미군.
트럼프 대통령이 소중히 여기는 모든 걸 갖다주면서도 카메라엔 팀 쿡의 덜덜 떨리는 손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는데,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모습이 마치 폭군의 궁정에 들어 비위를 맞추려는 안간힘처럼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고 있다는 느낌인데, 애플의 총 투자액은 6천억 달러가 되는 건가요?
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일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얻어가는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네, 5천 더하기 천.
6천억 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 835조 원 맞습니다.
4년간 애플 혼자서만 이 돈을 미국 내에 투자한다는 얘긴데, 우리나라 연간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그런데 얻어가는 성과도 적지 않습니다.
투자에 더해 향후 유리 부품 전량을 미국 내 생산한다고 약속한 대가로 애플은 중국과 인도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아이폰의 관세를 면제받게 됐습니다.
중국에 관세 폭탄을 예고한 뒤 인도 생산 아이폰을 비행기로 실어 나르던 소동, 이젠 벌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이후 애플은 인도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왔지만 여전히 중국 생산이 약 80%, 인도 생산 비중은 20% 수준에 그칩니다.
[앵커]
기업이 남는 장사를 했느냐, 이건 주가를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잖아요?
투자 확대 소식이 큰 호재가 됐나요?
[답변]
네, 주가도 크게 뛰었습니다.
그간 전고점을 뚫었던 타사들과 달리 애플 주가는 관세 여파에 인공지능 지각생이란 평가도 받으며 지지부진했는데, 투자 확대 소식을 먼저 알리고, 세리머니는 뒤늦게 진행하면서 같은 호재를 증시에서 여러 번 활용했습니다.
지난 8일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4% 넘게 오른 229.3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월 24일 종가 247.10달러 이후 최고치이고, 주간 상승 폭은 13%를 넘어서 2020년 7월 이후 5년여 만에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애플의 미국 내 생산 확대가 삼성에도 호재가 됐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고전하던 삼성 파운드리가 살아날 조짐인데, 앞서 테슬라에서 23조 원짜리 칩 공급 계약을 따낸 삼성이 이번엔 애플의 이미지센서 공급을 맡게 됐습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사끼리 오월동주하는 셈입니다.
애플은 삼성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차세대 칩을 사 오겠다고 선언했고, 수율 문제로 고전해 온 삼성 파운드리에 숨통이 트였습니다.
미국 내 공장 건설이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삼성 연합을 등 떠미는 구조인데, 삼성엔 큰 호잽니다.
반도체 관세는 100%지만, 미국 내 공장이 있거나 건설하려는 기업은 면제라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온 당일 삼성전자(2.47%)와 타이완 TSMC(4.89%) 주가는 동반 상승했고, 미국에 공장이 없는 일본 반도체 회사 도쿄일렉트론(-2.46%)과 디스코(-1.79%) 등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없던 관세를 맞았다가 덜 맞게 됐다고 좋아하는 상황이 답답하긴 하지만, 일단 우리 기업에도 애플의 '컴백 홈'은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공장과 일자리를 미국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 세계 경제의 향방은 점점 더 가늠하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잇슈머니 시작합니다.
박연미 경제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헨리 8세 궁정의 애플 팀 쿡' 이라고 하셨어요.
제목이 흥미로운데, 영국 왕 헨리 8세, 여섯 번 결혼하고 두 명의 부인을 처형한 광기의 군주로 알려진 인물이잖아요, 애플하고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답변]
네, 영국의 왕 헨리 8세, 말씀하신 것처럼 재위 38년간 부인들을 포함 7만 2천 명을 숨지게 한 '폭군'으로 알려져 있고, 대영제국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이 인물이 왜 등장했느냐, 바로 백악관에서 벌어진 애플의 퍼포먼스 때문인데요.
현지 시각 6일, 애플의 팀 쿡 CEO는 앞서 약속한 5천억 달러 외에 추가로 천억 달러, 우리 돈 138조 원을 투자하고, 미국 내 제조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챙겨간 상자에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각인된 기념품을 꺼내 선물했는데, 미국 '코닝' 생산 라인에서 나온 유리 디스크를, 유타주 생산 순금 받침대에 꽂아 건네면서 "이 디스크는 미 해병대 상병 출신이 디자인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돈과 순금, 메이드 인 아메리카, 그리고 미군.
트럼프 대통령이 소중히 여기는 모든 걸 갖다주면서도 카메라엔 팀 쿡의 덜덜 떨리는 손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는데,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모습이 마치 폭군의 궁정에 들어 비위를 맞추려는 안간힘처럼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고 있다는 느낌인데, 애플의 총 투자액은 6천억 달러가 되는 건가요?
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일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얻어가는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네, 5천 더하기 천.
6천억 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 835조 원 맞습니다.
4년간 애플 혼자서만 이 돈을 미국 내에 투자한다는 얘긴데, 우리나라 연간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그런데 얻어가는 성과도 적지 않습니다.
투자에 더해 향후 유리 부품 전량을 미국 내 생산한다고 약속한 대가로 애플은 중국과 인도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아이폰의 관세를 면제받게 됐습니다.
중국에 관세 폭탄을 예고한 뒤 인도 생산 아이폰을 비행기로 실어 나르던 소동, 이젠 벌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이후 애플은 인도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왔지만 여전히 중국 생산이 약 80%, 인도 생산 비중은 20% 수준에 그칩니다.
[앵커]
기업이 남는 장사를 했느냐, 이건 주가를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잖아요?
투자 확대 소식이 큰 호재가 됐나요?
[답변]
네, 주가도 크게 뛰었습니다.
그간 전고점을 뚫었던 타사들과 달리 애플 주가는 관세 여파에 인공지능 지각생이란 평가도 받으며 지지부진했는데, 투자 확대 소식을 먼저 알리고, 세리머니는 뒤늦게 진행하면서 같은 호재를 증시에서 여러 번 활용했습니다.
지난 8일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4% 넘게 오른 229.3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월 24일 종가 247.10달러 이후 최고치이고, 주간 상승 폭은 13%를 넘어서 2020년 7월 이후 5년여 만에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애플의 미국 내 생산 확대가 삼성에도 호재가 됐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고전하던 삼성 파운드리가 살아날 조짐인데, 앞서 테슬라에서 23조 원짜리 칩 공급 계약을 따낸 삼성이 이번엔 애플의 이미지센서 공급을 맡게 됐습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사끼리 오월동주하는 셈입니다.
애플은 삼성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차세대 칩을 사 오겠다고 선언했고, 수율 문제로 고전해 온 삼성 파운드리에 숨통이 트였습니다.
미국 내 공장 건설이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삼성 연합을 등 떠미는 구조인데, 삼성엔 큰 호잽니다.
반도체 관세는 100%지만, 미국 내 공장이 있거나 건설하려는 기업은 면제라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온 당일 삼성전자(2.47%)와 타이완 TSMC(4.89%) 주가는 동반 상승했고, 미국에 공장이 없는 일본 반도체 회사 도쿄일렉트론(-2.46%)과 디스코(-1.79%) 등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없던 관세를 맞았다가 덜 맞게 됐다고 좋아하는 상황이 답답하긴 하지만, 일단 우리 기업에도 애플의 '컴백 홈'은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공장과 일자리를 미국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 세계 경제의 향방은 점점 더 가늠하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