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장애인석 가리고 특별석 설치…‘눈 가리고 아웅’

입력 2025.08.12 (06:49) 수정 2025.08.1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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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화이글스가 장애인석을 특별석으로 둔갑시켜 판매해 온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대전시의 시정 요구에 불응하다 사법기관에 고발하겠다고 하자, 한화 측은 뒤늦게 원상복구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연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2층에 설치된 7인용 좌석입니다.

널찍한 공간과 시야는 물론, 탁자까지 설치돼 있어 단체 관람객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좌석에는 숨은 비밀이 있습니다.

좌석 밑에 깔린 잔디 카펫을 걷어 보니, 장애인석 표시가 선명합니다.

관련 법에 따라 지정하게 돼 있는 장애인석 위에 잔디 카펫을 깔고, 그 위에 특별석을 설치해 눈속임을 한 겁니다.

2층의 장애인석 모두 같은 방식으로 덮여 있습니다.

가장 비싼 경기를 기준으로 8천 원짜리 장애인석 4석이 5만 원짜리 특별석 7석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렇게 장애인석 대신 설치된 특별석은 연인석 등 123개.

경기당 약 500만 원씩, 지금까지 2억 원 넘는 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전시가 장애인석 시야 방해 등을 지적한 KBS 보도로 점검에 나서면서, 해당 사실을 발견하고 지난 5월부터 두 차례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한화는 따르지 않았습니다.

사법기관 고발 의사를 밝히자 한화는 뒤늦게 원상복구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전시는 "한화 측의 조치 상황을 지켜본 뒤, 위법 사항이 없는지 계속 점검하겠다"고 했습니다.

잇단 시정명령에도 버티다, 사법 처리 직전에서야 조치하겠다고 나선 한화 구단, 올 시즌 돌풍에도 불구하고 도덕성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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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장애인석 가리고 특별석 설치…‘눈 가리고 아웅’
    • 입력 2025-08-12 06:49:29
    • 수정2025-08-12 06: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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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화이글스가 장애인석을 특별석으로 둔갑시켜 판매해 온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대전시의 시정 요구에 불응하다 사법기관에 고발하겠다고 하자, 한화 측은 뒤늦게 원상복구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연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2층에 설치된 7인용 좌석입니다.

널찍한 공간과 시야는 물론, 탁자까지 설치돼 있어 단체 관람객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좌석에는 숨은 비밀이 있습니다.

좌석 밑에 깔린 잔디 카펫을 걷어 보니, 장애인석 표시가 선명합니다.

관련 법에 따라 지정하게 돼 있는 장애인석 위에 잔디 카펫을 깔고, 그 위에 특별석을 설치해 눈속임을 한 겁니다.

2층의 장애인석 모두 같은 방식으로 덮여 있습니다.

가장 비싼 경기를 기준으로 8천 원짜리 장애인석 4석이 5만 원짜리 특별석 7석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렇게 장애인석 대신 설치된 특별석은 연인석 등 123개.

경기당 약 500만 원씩, 지금까지 2억 원 넘는 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전시가 장애인석 시야 방해 등을 지적한 KBS 보도로 점검에 나서면서, 해당 사실을 발견하고 지난 5월부터 두 차례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한화는 따르지 않았습니다.

사법기관 고발 의사를 밝히자 한화는 뒤늦게 원상복구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전시는 "한화 측의 조치 상황을 지켜본 뒤, 위법 사항이 없는지 계속 점검하겠다"고 했습니다.

잇단 시정명령에도 버티다, 사법 처리 직전에서야 조치하겠다고 나선 한화 구단, 올 시즌 돌풍에도 불구하고 도덕성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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