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 제거 매뉴얼 못 지켜…피할 곳 없었다

입력 2025.08.21 (19:13) 수정 2025.08.21 (20:2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그제(19일) 청도군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 원인의 하나로, 선로 옆 수풀이 지목되고 있는데요.

장마철 400mm 넘는 비가 내렸지만 제초 작업이 제때 시행되지 않아 작업자들과 기관사의 시야를 가린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서한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도 경부선 열차 사고 직후의 기관사 무전 기록이 공개됐습니다.

기관사는 사고 상황을 긴박하게 근처 역 관계자에게 전달했고, 이후로도 반복적으로 긴급 출동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전의 열차 진입을 경고하는 무전 기록은 없는 상황.

수사가 이어질수록, 코레일의 부실한 안전관리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사고 피해를 키운 원인의 하나로 선로 주변의 무성한 수풀이 지목됐습니다.

당시 작업자들이 지침대로 열차 진행 방향과 마주 보며 이동하지 못했던 이유도 수풀과 높은 둔덕이 장애물로 작용한 거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선로 부근에는 수풀이 무성하게 자랐는데요, 사람 키를 훌쩍 넘긴 곳도 있습니다.

수풀은 곡선 구간에서 진입한 열차의 시야도 방해했다는 지적입니다.

[안중만/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 : "곡선 코스가 좀 많아서 실제 조금 육안으로 보기가 그렇게 용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풀도 많이 우거져있나요?) 풀이 좀 있습니다."]

국가철도공단 선로 유지관리 지침을 보면 안전을 위해 궤도 위의 잡초 제거는 적기에, 비탈면 1m까지는 풀 깎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폭우로 청도 지역은 누적 4백 mm 이상의 비가 내리면서 수풀은 빠르게 우거졌지만, 제초 작업은 지난달 7일을 끝으로 한 달 넘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코레일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기간을 딱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고 풀이 많이 자랐다, 그러면 그때 작업을 하는 식으로..."]

곳곳에서 예견된 인재라는 단서가 나오는 가운데 매뉴얼만 제대로 지켰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란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한길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김현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수풀 제거 매뉴얼 못 지켜…피할 곳 없었다
    • 입력 2025-08-21 19:13:49
    • 수정2025-08-21 20:26:46
    뉴스7(대구)
[앵커]

그제(19일) 청도군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 원인의 하나로, 선로 옆 수풀이 지목되고 있는데요.

장마철 400mm 넘는 비가 내렸지만 제초 작업이 제때 시행되지 않아 작업자들과 기관사의 시야를 가린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서한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도 경부선 열차 사고 직후의 기관사 무전 기록이 공개됐습니다.

기관사는 사고 상황을 긴박하게 근처 역 관계자에게 전달했고, 이후로도 반복적으로 긴급 출동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전의 열차 진입을 경고하는 무전 기록은 없는 상황.

수사가 이어질수록, 코레일의 부실한 안전관리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사고 피해를 키운 원인의 하나로 선로 주변의 무성한 수풀이 지목됐습니다.

당시 작업자들이 지침대로 열차 진행 방향과 마주 보며 이동하지 못했던 이유도 수풀과 높은 둔덕이 장애물로 작용한 거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선로 부근에는 수풀이 무성하게 자랐는데요, 사람 키를 훌쩍 넘긴 곳도 있습니다.

수풀은 곡선 구간에서 진입한 열차의 시야도 방해했다는 지적입니다.

[안중만/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 : "곡선 코스가 좀 많아서 실제 조금 육안으로 보기가 그렇게 용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풀도 많이 우거져있나요?) 풀이 좀 있습니다."]

국가철도공단 선로 유지관리 지침을 보면 안전을 위해 궤도 위의 잡초 제거는 적기에, 비탈면 1m까지는 풀 깎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폭우로 청도 지역은 누적 4백 mm 이상의 비가 내리면서 수풀은 빠르게 우거졌지만, 제초 작업은 지난달 7일을 끝으로 한 달 넘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코레일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기간을 딱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고 풀이 많이 자랐다, 그러면 그때 작업을 하는 식으로..."]

곳곳에서 예견된 인재라는 단서가 나오는 가운데 매뉴얼만 제대로 지켰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란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한길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김현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구-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