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무더위 쉼터…에너지 취약층 더 절실하지만

입력 2025.08.21 (21:54) 수정 2025.08.21 (22: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21일) 경북 안동의 최고 기온이 37도 가까이 올라가는 등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폭염에도 비용 부담 때문에 냉방을 하기 어려운 에너지 취약층이 많은데요.

전기와 도시가스 등 에너지 바우처를 지원받는 취약층은 전국 125만여 가구에 이릅니다.

에너지 취약층이 그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곳, 공공 무더위 쉼터인데요.

하지만 실제로 이용해 본 사람은 30%에 그치고 있습니다.

무더위 쉼터가 에너지 취약층에게 외면받는 이유가 뭔지,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식사하는 어르신들.

요즘 같은 무더위에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경로당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습니다.

냉방비용이 부담스러운 에너지 취약층일수록 이런 무더위쉼터가 필요합니다.

[무더위쉼터 이용 노인 : "집에서는 노인들이 에어컨 안 틀어요. 돈 때문에. 선풍기도 안 틀고 그냥 있어. 부모들은 다 그렇잖아."]

하지만, 무더위쉼터를 이용하고 싶어도 찾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산지가 많아 교통이 불편한 강원도의 경우, 무더위쉼터가 집에서 500m 이상 떨어져 있는 에너지 취약층이 만여 세대에 이릅니다.

도내 전체 에너지 취약층의 4분의 1가량입니다.

[무더위쉼터 이용 노인 : "산 돌아서 강 건너서 와. 아마 여기 오면 한 30분 더 걸리지. (버스나 택시 타고 오세요?) 없어. 다 이런 거 끌고 오지."]

게다가 전국 시군구 가운데 절반 이상은 무더위쉼터 수용 인원이 에너지 취약층 숫자에 못 미칩니다.

쉼터를 찾아가도 자리가 없을 때가 많다 보니 아예 발길을 끊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더위쉼터 이용 노인 : "사람이 너무 많고 좀 좁아. 여기에 적어도 20~30명은 되는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열대야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저녁이면 문을 닫는 경로당 위주로 무더위 쉼터가 지정된 것도 문제입니다.

[김호/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밤에 문을 닫는 데가 꽤 있나 봐요. 그런데 폭염, 열대야 생각하면 이제 아니죠. 집에서도 요새 밤에 에어컨 틀고 주무시는 분이 엄청 많잖아요."]

폭염이 해마다 기세를 더해가고 있는 만큼, 에너지 취약층 분포를 감안한 무더위 쉼터 지정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여현수 고석훈 김지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오아시스’ 무더위 쉼터…에너지 취약층 더 절실하지만
    • 입력 2025-08-21 21:54:39
    • 수정2025-08-21 22:23:09
    뉴스 9
[앵커]

오늘(21일) 경북 안동의 최고 기온이 37도 가까이 올라가는 등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폭염에도 비용 부담 때문에 냉방을 하기 어려운 에너지 취약층이 많은데요.

전기와 도시가스 등 에너지 바우처를 지원받는 취약층은 전국 125만여 가구에 이릅니다.

에너지 취약층이 그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곳, 공공 무더위 쉼터인데요.

하지만 실제로 이용해 본 사람은 30%에 그치고 있습니다.

무더위 쉼터가 에너지 취약층에게 외면받는 이유가 뭔지,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식사하는 어르신들.

요즘 같은 무더위에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경로당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습니다.

냉방비용이 부담스러운 에너지 취약층일수록 이런 무더위쉼터가 필요합니다.

[무더위쉼터 이용 노인 : "집에서는 노인들이 에어컨 안 틀어요. 돈 때문에. 선풍기도 안 틀고 그냥 있어. 부모들은 다 그렇잖아."]

하지만, 무더위쉼터를 이용하고 싶어도 찾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산지가 많아 교통이 불편한 강원도의 경우, 무더위쉼터가 집에서 500m 이상 떨어져 있는 에너지 취약층이 만여 세대에 이릅니다.

도내 전체 에너지 취약층의 4분의 1가량입니다.

[무더위쉼터 이용 노인 : "산 돌아서 강 건너서 와. 아마 여기 오면 한 30분 더 걸리지. (버스나 택시 타고 오세요?) 없어. 다 이런 거 끌고 오지."]

게다가 전국 시군구 가운데 절반 이상은 무더위쉼터 수용 인원이 에너지 취약층 숫자에 못 미칩니다.

쉼터를 찾아가도 자리가 없을 때가 많다 보니 아예 발길을 끊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더위쉼터 이용 노인 : "사람이 너무 많고 좀 좁아. 여기에 적어도 20~30명은 되는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열대야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저녁이면 문을 닫는 경로당 위주로 무더위 쉼터가 지정된 것도 문제입니다.

[김호/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밤에 문을 닫는 데가 꽤 있나 봐요. 그런데 폭염, 열대야 생각하면 이제 아니죠. 집에서도 요새 밤에 에어컨 틀고 주무시는 분이 엄청 많잖아요."]

폭염이 해마다 기세를 더해가고 있는 만큼, 에너지 취약층 분포를 감안한 무더위 쉼터 지정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여현수 고석훈 김지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