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울리는 ‘노쇼 사기’…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입력 2025.08.25 (07:27) 수정 2025.08.2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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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인이나 공공기관, 유명인을 사칭해 단체 예약을 한 뒤, 대리 구매를 요청해 돈을 가로채는, 이른바 '노쇼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희망까지 짓밟는 악성 범죄, 누가 이런 일을 벌이는지 최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부산의 한 고깃집에 단체 예약을 하겠다는 전화가 걸려 옵니다.

대학병원 교수라는 여성은 회식 때 마실 고급 와인이 필요하다며 특정 주류업체에 주문할 것을 요구합니다.

[실제 노쇼 사기범 통화 녹취: "교수님이랑 인턴들 이렇게 해서 마지막에 좀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사장님은 천만 원 가까운 와인 대금을 보냈지만, 예약 당일 단체 손님은 나타나지 않았고, 와인도 배송되지 않았습니다.

단체 예약을 가장해 대리 구매를 유도한 뒤 돈을 빼돌리는 노쇼 사기였습니다.

[노쇼 사기 피해자 : "대학병원이라 하고 그냥 넘어간 거지. 너무 부드러워서 안 넘어가려야 안 넘어갈 수가 없는..."]

누가 이런 전화를 거는 걸까.

[한희주/광주경찰청 수사2계장 : "주로 해외 동남아 쪽 사람들 명의가 많이 확인되는 걸로 봐서는 해외 조직이 관련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의 약간 진화?) 시나리오가 바뀌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이 새로 만들어낸 수법이라는 겁니다.

이들은 불법 구인 사이트 등에서 TM, 즉 '텔레마케터'라는 명목으로 한국인 조직원까지 모집하고 있었습니다.

소방서와 군부대를 사칭할 사람을 구한다는 게시물을 보고 직접 접촉해 봤습니다.

사기 조직원은 검찰 사칭은 태국에서, 소방서 사칭은 베트남에서 한다고 말합니다.

[노쇼 사기 조직원 실제 통화 : "어차피 소방도 우리 사무실 금방 한 지 얼마 안 돼요. 이제 두 달 반 돼요. (그럼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은 다 한국 사람들이에요?) 네. 다 한국인들이야. 사장은 중국 사람인데 다 실장부터 부장부터 다 한국분들이에요."]

[표창원/프로파일러 : "한국 사람들을 채용하고 데려가서 보이스피싱의 형태로 전화를 걸게 만들고, 시나리오도 새로운 걸로 계속 업데이트하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당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노쇼 사기 피해는 천 900여 건, 피해액은 250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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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장님 울리는 ‘노쇼 사기’…진화하는 보이스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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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나 공공기관, 유명인을 사칭해 단체 예약을 한 뒤, 대리 구매를 요청해 돈을 가로채는, 이른바 '노쇼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희망까지 짓밟는 악성 범죄, 누가 이런 일을 벌이는지 최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부산의 한 고깃집에 단체 예약을 하겠다는 전화가 걸려 옵니다.

대학병원 교수라는 여성은 회식 때 마실 고급 와인이 필요하다며 특정 주류업체에 주문할 것을 요구합니다.

[실제 노쇼 사기범 통화 녹취: "교수님이랑 인턴들 이렇게 해서 마지막에 좀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사장님은 천만 원 가까운 와인 대금을 보냈지만, 예약 당일 단체 손님은 나타나지 않았고, 와인도 배송되지 않았습니다.

단체 예약을 가장해 대리 구매를 유도한 뒤 돈을 빼돌리는 노쇼 사기였습니다.

[노쇼 사기 피해자 : "대학병원이라 하고 그냥 넘어간 거지. 너무 부드러워서 안 넘어가려야 안 넘어갈 수가 없는..."]

누가 이런 전화를 거는 걸까.

[한희주/광주경찰청 수사2계장 : "주로 해외 동남아 쪽 사람들 명의가 많이 확인되는 걸로 봐서는 해외 조직이 관련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의 약간 진화?) 시나리오가 바뀌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이 새로 만들어낸 수법이라는 겁니다.

이들은 불법 구인 사이트 등에서 TM, 즉 '텔레마케터'라는 명목으로 한국인 조직원까지 모집하고 있었습니다.

소방서와 군부대를 사칭할 사람을 구한다는 게시물을 보고 직접 접촉해 봤습니다.

사기 조직원은 검찰 사칭은 태국에서, 소방서 사칭은 베트남에서 한다고 말합니다.

[노쇼 사기 조직원 실제 통화 : "어차피 소방도 우리 사무실 금방 한 지 얼마 안 돼요. 이제 두 달 반 돼요. (그럼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은 다 한국 사람들이에요?) 네. 다 한국인들이야. 사장은 중국 사람인데 다 실장부터 부장부터 다 한국분들이에요."]

[표창원/프로파일러 : "한국 사람들을 채용하고 데려가서 보이스피싱의 형태로 전화를 걸게 만들고, 시나리오도 새로운 걸로 계속 업데이트하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당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노쇼 사기 피해는 천 900여 건, 피해액은 250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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