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눈물·웃음도 삼십 배, 세쌍둥이네

입력 2006.02.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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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출산을 장려하겠다며 정부가 연일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오늘은 특별한 두 가정을 통해 정부 대책이 과연 효과를 내고 있는지 짚어봅니다

각각 세 쌍둥이를 낳은 두 가정의 얘긴데요.

자녀 한명도 낳아 키우기 어려운 요즘 무려 세 쌍둥이를 낳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긴 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네요.

최대수 기자!

'세 쌍둥이를 낳았다' 참 드문 일인데요.

<리포트>

네, 세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무려 7천 6백 분의 1이라고 합니다.

세쌍둥이의 부모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닌데요.

특히 취재진이 찾아간 한 가정의 경우 아기가 생기지 않아 오랫동안 마음 고생을 하다 한꺼번에 세 명의 아이를 얻게 돼 기쁨도 남다르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기쁨이 큰만큼 또 걱정도 많았는데요.

요즘 쏟아지고 있는 출산 장려 정책, 세쌍둥이 부모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함께 들어보시죠.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아파트.

갓난아기 울음 소리가 끊길 새 없는 이곳은 생후 백일이 안된 세쌍둥이의 보금자리입니다.

남편이 일하러 나간 사이, 아내 김남정 씨는 혼자서 아이 셋을 돌보느라 잠시 앉아있을 새도 없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남정(세쌍둥이 엄마) :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매일 이러세요?) 네."

웃기도, 울기도 같이하는 세쌍둥이.

한 아이가 칭얼대면 나머지도 따라서 칭얼대니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랍니다.

결국 세 아이를 앞으로 안고 뒤로 업고 어르고 달래느라 진땀이 쏙 빠지는데요.

잠시 아이들이 낮잠을 자는 사이, 그제서야 밥 한술을 떠먹는 세쌍둥이 엄마.

하루 중 유일한 자유시간, 아이들이 깰까봐 조심 조심입니다.

<인터뷰> 김남정(세쌍둥이 엄마) : "하루 한 끼나 두 끼밖에 못 먹어요. 거의 한 끼 먹는 날이 많아요."

그래도 남정씨는 아이들이 예쁘기만 합니다.

유산의 아픔을 겪고, 몇 년을 기다려 어렵게 얻은 소중한 아기들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남정(세쌍둥이 엄마) : "(예전에) 한 번 유산을 한 이후로 애가 안 생겨서 병원에 다녔거든요. 그래서 배란 유도제 약 먹고 애들 셋을 임신했어요. 세쌍둥이란 말 듣고 좋으면서도 애들을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하나 (걱정이 됐죠)"

세쌍둥이는 출산 위험도 크고 유산 가능성도 높으니 한 아이는 선택 유산 시키는 게 어떻겠냐는 주위 권유도 있었지만 남정씨는 어렵게 얻은 아이를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세쌍둥이는 출산 예정일보다 50일이나 일찍 태어났는데요.

출산 당시, 첫째딸 숙영이의 몸무게가 2.1㎏, 둘째 아들 주선이가 2㎏, 막내 주한이는 불과 1.6㎏이었습니다.

체중 미달로 세쌍둥이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막내는 살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는데요.

<인터뷰> 김성신 교수(순천향대학교부속 부천병원 소아과) : "태어나자마자 호흡 곤란이 증상이 있고 저체중이라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어요. (엑스레이 결과) 폐가 미성숙해서 생기는 폐질환이 있어서 저희가 기도삽관을 하고 특수 약물을 투입,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는데 열흘 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다행히, 세쌍둥이의 건강 상태가 많이 좋아져 퇴원은 했지만, 몸은 여전히 약한 편이어서 잔병 치레가 많다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세쌍둥이는 한 아이가 아프면 나머지 두 아이도 따라 아프기 때문에 조금 상태가 안 좋다 싶은 날엔 엄마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인터뷰> 김남정(세쌍둥이 엄마) : " 혼자 애를 키우니까 갑자기 병원 갈 일이 생기거나 애가 아파도 아빠가 올 때까지는 어디 나갈 수가 없잖아요." 그래도 어려운 한 고비를 잘 넘긴 세쌍둥이는 내일 모레면 백일을 맞습니다.

엄마는 지금껏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그저 고맙기만 하다는데요.

<인터뷰> 김남정(세쌍둥이 엄마) : " 애들이 조금씩 커가니까 옹알이도 지금 많이 하고, 하는 행동도 귀엽고..."

온 종일 세쌍둥이가 눈에 밟힌 남편 강정원씨는 퇴근하자마자 아이에게 달려가기가 바쁜데요.

하루종일 고생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매일 밤 젖병닦는 건 도맡아왔다는 남편.

수십 개나 되는 젖병 덕에 손은 주부 습진으로 빨갛게 얼룩졌습니다.

<인터뷰> 강정원(세쌍둥이 아빠) : "결혼 3년 만에 어렵게 병원 다니면서 얻은 자식이라 기뻤죠. 그런데 나중에 주위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아이)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어떻게 동시에 셋을 키우느냐. 그때부터 약간 불안하고..."

26평 전셋집에 사는 이들 부부는 평범한 회사원인 남편 월급에 분유값과 병원비등을 대고 나면 살림이 빠듯하기만 하다는데요.

<인터뷰> 강정원(쌍둥이 아빠) : "(어느 지역은) 출산 장려금이라고 해서 얼마씩 준다고 하고, 각 시마다 자체적으로 준다는데 이 지역은 인구 밀집 지역이라서 해당사항이 없고, 예방차원의 의료비 지원인 예방주사 지원도 단발성으로 끝나고..."

두달 전 세쌍둥이 자매를 낳은 이 집도 걱정은 많습니다.

첫째를 낳은 후 아내가 직장을 그만뒀고, 이번에 세쌍둥이를 낳으면서, 남편까지 13년 간 다녀온 회사를 퇴직했는데요.

남편은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부담이 된 건 사실입니다.

<인터뷰> 이미현(세쌍둥이 엄마) : "의사 선생님이 (남편 증상이) 만성피로라서 집에서 좀 쉬어야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제가 임신을 했는데 세쌍둥이란 걸 알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확실히 결심을 한 거죠."

해보니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세쌍둥이 키우기가 몇 배는 더 어렵다는 김복래씨.

하지만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그런 생각은 사라진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복래(세쌍둥이 아빠) : " 퇴사한 것에 대해 후회하진 않고 그게 오히려 나한텐 전화위복이랄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 한 3일 정도는 (집안 일이) 힘들었는데 그것도 자꾸 하다보니까 쉬워지더라고요. 그리고 애 엄마를 더 많이 도와줘야겠다 생각도 들었고..."

밝고 건강하게 아이들이 자라주어 다행이지만, 뚜렷한 수입 없이 자꾸 지출이 늘다보니, 부모의 속은 편치만은 않은데요.

<인터뷰> 이미현(세쌍둥이 엄마) : "분유 한 통이 만 5천원에서 2만원 정도 거예요. 한 달이면 20만원 넘게 들거든요. 조금씩 저축하면서 퇴직금 아껴 쓰고 있지만 조만간 또 직장 생활을 해야겠죠."

주위에서는 세쌍둥이를 낳았으니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해줄 거라고 기대를 갖게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는데요.

세쌍둥이를 낳고 이들 부부가 받은 지원은 고작 상품권 두 장뿐이었다고 합니다.

말뿐인 출산 장려책에 그만큼 실망도 컸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복래(세쌍둥이 아빠) : "현재까지 정부에서 지원한 건 애들 태어났을 때 (출산 장려금을 주는데), 둘째는 해당 안 되고 셋째, 넷째만 각각 이 십 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지원됐고 (보육료 지원도) 보육시설을 다녀야 지원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근처에 마땅한 어린이집 등이 없어 첫째도 집에 있는데, 어린 세 쌍둥이를 다른 곳에 맡긴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보니 보육료 지원 역시 이들 부부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는데요.

그나마 시청에서는 이곳 사정은 나은 편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도재호(경기도 수원시청 여성정책과 아동복지팀장) : "(2005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둘째 이상 아동이 보육시설에 다닐 경우 출생 후 24개월까지 월 20만 9천원의 보육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지방자치 단체 예산 여건에 따라 보육료 지원체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지원을 못하고 있는 시·군도 많습니다."

갖가지 출산 장려 정책을 쏟아놓고는 있지만,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다, 부모들은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는데요.

말로만 많이 낳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많이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먼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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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2-09 08: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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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출산을 장려하겠다며 정부가 연일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오늘은 특별한 두 가정을 통해 정부 대책이 과연 효과를 내고 있는지 짚어봅니다 각각 세 쌍둥이를 낳은 두 가정의 얘긴데요. 자녀 한명도 낳아 키우기 어려운 요즘 무려 세 쌍둥이를 낳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긴 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네요. 최대수 기자! '세 쌍둥이를 낳았다' 참 드문 일인데요. <리포트> 네, 세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무려 7천 6백 분의 1이라고 합니다. 세쌍둥이의 부모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닌데요. 특히 취재진이 찾아간 한 가정의 경우 아기가 생기지 않아 오랫동안 마음 고생을 하다 한꺼번에 세 명의 아이를 얻게 돼 기쁨도 남다르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기쁨이 큰만큼 또 걱정도 많았는데요. 요즘 쏟아지고 있는 출산 장려 정책, 세쌍둥이 부모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함께 들어보시죠.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아파트. 갓난아기 울음 소리가 끊길 새 없는 이곳은 생후 백일이 안된 세쌍둥이의 보금자리입니다. 남편이 일하러 나간 사이, 아내 김남정 씨는 혼자서 아이 셋을 돌보느라 잠시 앉아있을 새도 없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남정(세쌍둥이 엄마) :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매일 이러세요?) 네." 웃기도, 울기도 같이하는 세쌍둥이. 한 아이가 칭얼대면 나머지도 따라서 칭얼대니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랍니다. 결국 세 아이를 앞으로 안고 뒤로 업고 어르고 달래느라 진땀이 쏙 빠지는데요. 잠시 아이들이 낮잠을 자는 사이, 그제서야 밥 한술을 떠먹는 세쌍둥이 엄마. 하루 중 유일한 자유시간, 아이들이 깰까봐 조심 조심입니다. <인터뷰> 김남정(세쌍둥이 엄마) : "하루 한 끼나 두 끼밖에 못 먹어요. 거의 한 끼 먹는 날이 많아요." 그래도 남정씨는 아이들이 예쁘기만 합니다. 유산의 아픔을 겪고, 몇 년을 기다려 어렵게 얻은 소중한 아기들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남정(세쌍둥이 엄마) : "(예전에) 한 번 유산을 한 이후로 애가 안 생겨서 병원에 다녔거든요. 그래서 배란 유도제 약 먹고 애들 셋을 임신했어요. 세쌍둥이란 말 듣고 좋으면서도 애들을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하나 (걱정이 됐죠)" 세쌍둥이는 출산 위험도 크고 유산 가능성도 높으니 한 아이는 선택 유산 시키는 게 어떻겠냐는 주위 권유도 있었지만 남정씨는 어렵게 얻은 아이를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세쌍둥이는 출산 예정일보다 50일이나 일찍 태어났는데요. 출산 당시, 첫째딸 숙영이의 몸무게가 2.1㎏, 둘째 아들 주선이가 2㎏, 막내 주한이는 불과 1.6㎏이었습니다. 체중 미달로 세쌍둥이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막내는 살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는데요. <인터뷰> 김성신 교수(순천향대학교부속 부천병원 소아과) : "태어나자마자 호흡 곤란이 증상이 있고 저체중이라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어요. (엑스레이 결과) 폐가 미성숙해서 생기는 폐질환이 있어서 저희가 기도삽관을 하고 특수 약물을 투입,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는데 열흘 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다행히, 세쌍둥이의 건강 상태가 많이 좋아져 퇴원은 했지만, 몸은 여전히 약한 편이어서 잔병 치레가 많다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세쌍둥이는 한 아이가 아프면 나머지 두 아이도 따라 아프기 때문에 조금 상태가 안 좋다 싶은 날엔 엄마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인터뷰> 김남정(세쌍둥이 엄마) : " 혼자 애를 키우니까 갑자기 병원 갈 일이 생기거나 애가 아파도 아빠가 올 때까지는 어디 나갈 수가 없잖아요." 그래도 어려운 한 고비를 잘 넘긴 세쌍둥이는 내일 모레면 백일을 맞습니다. 엄마는 지금껏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그저 고맙기만 하다는데요. <인터뷰> 김남정(세쌍둥이 엄마) : " 애들이 조금씩 커가니까 옹알이도 지금 많이 하고, 하는 행동도 귀엽고..." 온 종일 세쌍둥이가 눈에 밟힌 남편 강정원씨는 퇴근하자마자 아이에게 달려가기가 바쁜데요. 하루종일 고생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매일 밤 젖병닦는 건 도맡아왔다는 남편. 수십 개나 되는 젖병 덕에 손은 주부 습진으로 빨갛게 얼룩졌습니다. <인터뷰> 강정원(세쌍둥이 아빠) : "결혼 3년 만에 어렵게 병원 다니면서 얻은 자식이라 기뻤죠. 그런데 나중에 주위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아이)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어떻게 동시에 셋을 키우느냐. 그때부터 약간 불안하고..." 26평 전셋집에 사는 이들 부부는 평범한 회사원인 남편 월급에 분유값과 병원비등을 대고 나면 살림이 빠듯하기만 하다는데요. <인터뷰> 강정원(쌍둥이 아빠) : "(어느 지역은) 출산 장려금이라고 해서 얼마씩 준다고 하고, 각 시마다 자체적으로 준다는데 이 지역은 인구 밀집 지역이라서 해당사항이 없고, 예방차원의 의료비 지원인 예방주사 지원도 단발성으로 끝나고..." 두달 전 세쌍둥이 자매를 낳은 이 집도 걱정은 많습니다. 첫째를 낳은 후 아내가 직장을 그만뒀고, 이번에 세쌍둥이를 낳으면서, 남편까지 13년 간 다녀온 회사를 퇴직했는데요. 남편은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부담이 된 건 사실입니다. <인터뷰> 이미현(세쌍둥이 엄마) : "의사 선생님이 (남편 증상이) 만성피로라서 집에서 좀 쉬어야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제가 임신을 했는데 세쌍둥이란 걸 알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확실히 결심을 한 거죠." 해보니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세쌍둥이 키우기가 몇 배는 더 어렵다는 김복래씨. 하지만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그런 생각은 사라진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복래(세쌍둥이 아빠) : " 퇴사한 것에 대해 후회하진 않고 그게 오히려 나한텐 전화위복이랄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 한 3일 정도는 (집안 일이) 힘들었는데 그것도 자꾸 하다보니까 쉬워지더라고요. 그리고 애 엄마를 더 많이 도와줘야겠다 생각도 들었고..." 밝고 건강하게 아이들이 자라주어 다행이지만, 뚜렷한 수입 없이 자꾸 지출이 늘다보니, 부모의 속은 편치만은 않은데요. <인터뷰> 이미현(세쌍둥이 엄마) : "분유 한 통이 만 5천원에서 2만원 정도 거예요. 한 달이면 20만원 넘게 들거든요. 조금씩 저축하면서 퇴직금 아껴 쓰고 있지만 조만간 또 직장 생활을 해야겠죠." 주위에서는 세쌍둥이를 낳았으니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해줄 거라고 기대를 갖게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는데요. 세쌍둥이를 낳고 이들 부부가 받은 지원은 고작 상품권 두 장뿐이었다고 합니다. 말뿐인 출산 장려책에 그만큼 실망도 컸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복래(세쌍둥이 아빠) : "현재까지 정부에서 지원한 건 애들 태어났을 때 (출산 장려금을 주는데), 둘째는 해당 안 되고 셋째, 넷째만 각각 이 십 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지원됐고 (보육료 지원도) 보육시설을 다녀야 지원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근처에 마땅한 어린이집 등이 없어 첫째도 집에 있는데, 어린 세 쌍둥이를 다른 곳에 맡긴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보니 보육료 지원 역시 이들 부부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는데요. 그나마 시청에서는 이곳 사정은 나은 편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도재호(경기도 수원시청 여성정책과 아동복지팀장) : "(2005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둘째 이상 아동이 보육시설에 다닐 경우 출생 후 24개월까지 월 20만 9천원의 보육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지방자치 단체 예산 여건에 따라 보육료 지원체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지원을 못하고 있는 시·군도 많습니다." 갖가지 출산 장려 정책을 쏟아놓고는 있지만,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다, 부모들은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는데요. 말로만 많이 낳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많이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먼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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