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라시안’을 아시나요

입력 2006.02.09 (22:1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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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군이 주둔했던 필리핀에서도 혼혈인은 차별과 냉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아메라시안이라 불리는 필리핀 혼혈인들의 삶을 이승철기자가 현지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리 밑에 사는 청소년들 가운데 유난히 곱슬 머리가 눈에 띄는 제이슨 미군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메라시안입니다.

2002년 어머니가 세상을 뜬 뒤 그를 받아주는 곳은 이곳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제이슨:"(왜 여기가 좋죠?)제일 친한 친구들이 모두 여기 살아요"

바로 옆에는 심한 악취가 나는 악취가 흐르고 있습니다.그렇지만 갈 곳이 없는 그들에게 이곳은 안식처일 수 밖에 없습니다 92년 미군이 떠난 뒤 올랑가포에만 8천 여 명의 아메라시안이 남겨졌습니다.

5명의 미군으로부터 각각 딸을 낳은 란다 씨는 올랑가포의 뒤틀린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산 증인입니다.

<인터뷰>란다: "임신을 하면 남자들은 떠나버렸죠. 그리고 아무런 도움도 안줬고..."

기지촌 여성들의 모임인 부클로드는 87년 설립 초창기엔 자녀들의 아버지를 찾는데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미국까지 찾아갔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건 따뜻한 환대가 아니었습니다.

<인터뷰>알마 (부클로드 대표): "어떤 사람은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더군요."


47명 회원 가운데 단 1명 만이 아버질 찾았을 뿐입니다.

현재 부클로드는 아메라시안들의 교육과 자립에 더 힘쓰고 있고 이제 조금씩 뿌리가 내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엠마누엘 (대학생아동인권단체 직원): "나도 도움을 받았으니,이제는 남을 돕고 싶습니다.전 필리핀 사람일 때 더 행복합니다."

그들이 꿈꾸는 것은 언젠가 '아메라시안'이라는 경멸 섞인 표현이 사라지고 당당한 필리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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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라시안’을 아시나요
    • 입력 2006-02-09 21:19:52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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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군이 주둔했던 필리핀에서도 혼혈인은 차별과 냉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아메라시안이라 불리는 필리핀 혼혈인들의 삶을 이승철기자가 현지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리 밑에 사는 청소년들 가운데 유난히 곱슬 머리가 눈에 띄는 제이슨 미군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메라시안입니다. 2002년 어머니가 세상을 뜬 뒤 그를 받아주는 곳은 이곳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제이슨:"(왜 여기가 좋죠?)제일 친한 친구들이 모두 여기 살아요" 바로 옆에는 심한 악취가 나는 악취가 흐르고 있습니다.그렇지만 갈 곳이 없는 그들에게 이곳은 안식처일 수 밖에 없습니다 92년 미군이 떠난 뒤 올랑가포에만 8천 여 명의 아메라시안이 남겨졌습니다. 5명의 미군으로부터 각각 딸을 낳은 란다 씨는 올랑가포의 뒤틀린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산 증인입니다. <인터뷰>란다: "임신을 하면 남자들은 떠나버렸죠. 그리고 아무런 도움도 안줬고..." 기지촌 여성들의 모임인 부클로드는 87년 설립 초창기엔 자녀들의 아버지를 찾는데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미국까지 찾아갔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건 따뜻한 환대가 아니었습니다. <인터뷰>알마 (부클로드 대표): "어떤 사람은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더군요." 47명 회원 가운데 단 1명 만이 아버질 찾았을 뿐입니다. 현재 부클로드는 아메라시안들의 교육과 자립에 더 힘쓰고 있고 이제 조금씩 뿌리가 내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엠마누엘 (대학생아동인권단체 직원): "나도 도움을 받았으니,이제는 남을 돕고 싶습니다.전 필리핀 사람일 때 더 행복합니다." 그들이 꿈꾸는 것은 언젠가 '아메라시안'이라는 경멸 섞인 표현이 사라지고 당당한 필리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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