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비평]② 한쪽은 칭찬, 한쪽은 비판…스타벅스를 보는 상반된 시선

입력 2006.04.02 (15:16) 수정 2006.04.0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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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요즘 거리를 걷다보면 이른바 테이크 아웃 커피전문점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테이크 아웃 커피의 대표격인 스타벅스가 요즘 언론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조선일보가 이 업체에 비판적인 기사를 잇따라 내보내고, 중앙일보는 반대로 홍보성 기사를 실었기 때문인데요.

두 언론사의 상반된 시각, 그 속내를 김대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대영 기자! 일개 커피 전문점을 놓고 두 유력 신문사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엿보인다는 게 좀 뜻밖인데요?

<답변>

젊은층 사이에서 스타벅스의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커피전문점은 7년전 한국에 처음 상륙한 이후 커피가 아니라 이미지를 판다는 감성 마케팅을 앞세워 해마다 20-30개의 점포를 새로 낼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커피전문점의 감성마케팅은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정도입니다.

어떤 업체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점심시간을 맞은 스타벅스 커피숍.

계속 밀려드는 손님들로 금세 줄이 길게 늘어섭니다.

12시 반을 넘기자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장재빈(회사원) : "거의 매일 오죠. 1주일에 3번 정도..."

앉아서 마시는 사람보다, 커피를 사서 들고 나가는 '이른바 테이크 아웃' 고객이 훨씬 많습니다.

평균 가격이 한잔에 4~5천 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커피는 불티나게 팔립니다.

<인터뷰> 김보영 : "그냥 맛있고, 그냥 브랜드도 좋아요."

<인터뷰> 정현주 :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좀 고가잖아요. 웬지 가게 되면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해야하나..."

점심시간에 커피를 손에 들고 다니며 마시는 모습은 이제 직장가의 낯익은 풍경이 됐습니다.

고급스러움을 파는 감성 마케팅을 무기로 내세운 스타벅스는 지난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뒤 고속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2000년 9개의 커피점 문을 연 스타벅스는 2001년부터는 매년 20개 이상 점포 수를 늘려 현재 국내에만 155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스타벅스 총 매출액은 912억원으로, 대부분의 매장이 한달에 1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질문>

네, 인기가 대단하군요.

그런데 최근 조선일보가 이 업체를 비판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답변>

아마 조선일보 독자들이라면, 조선일보가 이 업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느끼셨을텐데요.

조선일보는 지난 2월부터 스타벅스가 너무 비싸다거나, 로열티가 지나치게 많이 빠져나간다 등의 비판적인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경쟁관계에 있는 중앙일보는 이와 반대로 이 업체를 홍보해주는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어떤 기사인지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2월 17일 '자장면보다 비싼 커피값 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경제면 머릿기사로 실었습니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스타벅스의 로고가 찍힌 컵을 배경으로 커피의 원가를 분석했습니다.

<녹취> "업계에서는 원두가격을 잔당 140원에서 최고급의 경우에도 300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끓인 물을 더하고 우유와 설탕, 얼음을 더한다고 해도 잔당 '직접 제조원가'는 200~400원 선이다."

조선일보는 한잔에 4000원인 커피의 경우 마진이 1500원에 이른다고 분석하고, 스타벅의 경우 마진율이 터무니 없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래픽을 통해 스타벅스 카페라떼의 국제가격을 비교하면서, 9개 나라 가운데 한국이 가장 비싸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일보에 난 이 기사는 주요 포털 사이트 조회 순위에서 상위를 기록하며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달에도 경제면 1면을 할애한 스타벅스를 비판했습니다.

'스타벅스가 기가막혀'라는 자극적인 제목이 붙여졌습니다.

<녹취> "스타벅스에서 4000원짜리 커피 한잔을 마시면 200원은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 송금된다. 매출의 5%를 로열티로 떼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지난해에만 한국에서 45억원을 로열티로 가져갔으며 최근 5년동안 받아간 로열티가 151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지난 해 자기자본 순이익률이 26.8%나 된다고 분석하며, 4000원 안팎의 커피값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꼬집었습니다.

조선일보가 스타벅스를 향해 날선 공격을 가하는 동안 경쟁관계에 있는 중앙일보는 정반대 시각을 보였습니다.

조선일보가 스타벅스의 원가를 분석해 비판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중앙일보는 경제면 1면 대부분을 할애해 스타벅스를 한껏 치켜세웠습니다.

스타벅스를 마시는 여성 사진을 전면에 내세운 이 기사는 직장인들이 커피 전문점을 찾는 것이 비즈니스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스타벅스의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크기 때문에 건물주들이 서로 유치하려고 경쟁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커피 전문점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늘고 건물인지도가 높아지면 건물 가격도 덩달하 오르게 되니 건물주에게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질문>

내용을 살펴보니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간에 무슨 일이 있기는 있는 것 같은데 언론계에서도 그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죠?

<답변>

스타벅스에 자주 가시는 분들은 아마 매장에 신문 무인판매대가 놓여있는 걸 보셨을 겁니다.

중앙일보 신문 판매대인데요.

바로 이 신문 판매대 때문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두 언론사가 감정이 상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지분의 50%를 갖고 있는 신세계와 특수관계에 있는 중앙일보는 지난 2003년 양해각서를 맺고 스타벅스 매장에 중앙일보 무인 판매대를 비치했습니다.

전국 155개 매장에 하루에 20부씩, 모두 3000부 가량이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됩니다.

젊은 독자들이 신문을 멀리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자 중앙일보가 고심 끝에 내놓은 마케팅 전략입니다.

<녹취> 중앙일보 전략기획팀장 : "중앙일보는 (그간의 진부한 마케팅에서 벗어나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신문을 접하게 하기 위해서 신문을 스타벅스에 비치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스타벅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젊은 층이니까 젊은 독자들에게 다가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신문 무인 판매대 때문에 중앙일보와 조선일보가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됐다는 이야기가 언론계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미디어오늘(3.3) : "조선의 스타벅스 비판 기사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제조원가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다수의 네티즌으로부터 신선한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중앙일보 무인판매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어 한 경제전문 언론사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녹취> 머니투데이(3.23) : "스타벅스 매장에 A신문이 눈에 띄자, 경쟁지인 B 신문도 스타벅스에 무인 가판대운영을 제안했지만 스타벅스측은 이미 A 신문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을 들어 이 제의를 거절했다. 이후 스타벅스에 대한 B 신문의 비판기사가 등장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머니투데이는 두 신문이 20-30대 직장 여성을 주요 독자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여성 직장인들에게 인기 있는 스타벅스를 핵심포스트로 활용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언론계에 소식에 정통한 한 언론학자도 칼럼을 통해 조선일보의 잇단 스타벅스 공격에 대해 견해를 밝혔습니다.

<녹취> 최영재의 미디어 비평(한국일보 3.29) : "며칠 전 한 일간지가 느닷없이 경제섹션 머리에 외국계 커피전문점이 로열티 문제를 실었다. 특별히 주목받을 만한 현상이나 대단한 기획은 아니라는 점에서 왜 이 뉴스가 머리기사로 편집됐을까 다소 의외였다. 이 신문은 지난달에도 경제섹션 머리기사로 이 외국계 커피점을 겨냥하기도 했다. 왜 이 신문이 유독 특정 커피전문점을 겨냥한 비판과 공격 기사를 크게 게재한 것일까?"

칼럼은 스타벅스가 무인 판매대 문제로 조선일보의 미움을 샀다는 정통한 소식통들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잇따라 관련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스타벅스측은 조선일보가 가판대 설치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양재선(스타벅스 홍보팀장) : "사실이냐 아니냐를 물으시면 저희가 드릴 수 있는 입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겁니다.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

스타벅스 비판 기사를 쓴 조선일보 취재기자도 신문 가판대 설치를 조선일보가 요청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하지만 기사는 신문 가판대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를 취재하고 보도한 미디어오늘은 스타벅스측이 말을 바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성완(미디어오늘 기자) : "조선일보가 신문 판매대 때문에 비판을 한 것이라고 스타벅스가 처음에는 다 인정했다. 조선일보에 대해 굉장히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이야기들이 신세계를 통해서 다른 언론사에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기 때문에 이번에는 말을 안 하려고 작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코 오보는 아니다.

유통담당 기자들은 가판대 때문에 중앙과 조선이 갈등을 빚고 있다는 것은 유통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통담당 기자 : "스타벅스에서 중앙일보만 놓는 가판대 설치하는 것에 대해 조선일보가 발끈해서 이제 그런 칼로리 문제나 가격 문제에 대한 것을 쓰고 있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신세계 홍보실 측에서 요즘 조선일보가 그렇게 다뤄서 정말 못살겠다, 그만 좀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도 하고 그랬어요. 중앙일보 측에서 이번에는 못참겠다면서 위에서 스타벅스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지시를 했다, 라고 이야기 를 한 것으로 제가 기억하고 있어요."

<질문>

해당업체가 부인하고 있어서 정확히 확인은 안됐지만, 여러 정황을 보니까 비판 기사가 왜 나왔는지 알 것 같군요.

그런데 언론사가 자사의 이해 관계 때문에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내는 일은 우리 언론의 고질적인 병폐 아니겠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주로 기업체가 광고나 협찬 요구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보복으로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요.

기사를 무기로 자사의 이익을 챙기는 거죠.

이러다보니 홍보담당자들은 자사에 비판적인 기사가 나오면 그 배경을 빨리 알아보고 조치하는 게 주된 임무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한국 언론계는 90년대 들면서 매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을 비롯해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전문지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 매체까지 가세하면서 언론사끼리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정된 광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언론사가 기사를 무기로해 기업체를 상대로 영업이나 마케팅을 무리하게 벌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선 기자들이 취재보다는 광고나 협찬 따오기에 내몰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녹취> 前 00 매체 기자 : "기자들에게 광고 오더가 떨어지고요. 기사를 아무리 잘 쓰고, 대인관계가 좋아도 광고 못하는 기자 같은 경우는 거의 무능한 기자가 돼서 협찬이나 광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현실과 동떨어지는 내용을 가지고 조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죠."

경영난을 기업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임으로써 해결하려는 언론이 늘면서 기업체는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녹취> 대기업 홍보팀장 : "매체들이 워낙 많이 늘어났고 그 뭐 큰 언론사부터해서 그 조그만 그런 거까지 너무 많이 늘어나 있고...또 그쪽의 요구가 또 금액이 매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사실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와있는게 사실입니다."

<인터뷰> 성동규(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동안 이런 것들이 관행적으로 이뤄져왔고요. 더욱 중요한 것은 교묘하게 이뤄져서 일반 독자나 수용자들이 그것을 인식하기에는 잘 파악이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들이 반복될 수록 언론사는 그만큼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고 공공적 기관이 아니라 아익만을 추구하는 그런 사기업으로서 그 존재가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심각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질문>

네. 언론의 자유는 자사의 이익을 위해서 쓰라고 있는 게 아니겠죠.

또 기자는, 언론사의 이익이 아니라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는 점.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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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비평]② 한쪽은 칭찬, 한쪽은 비판…스타벅스를 보는 상반된 시선
    • 입력 2006-04-02 14:35:38
    • 수정2006-04-02 15: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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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요즘 거리를 걷다보면 이른바 테이크 아웃 커피전문점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테이크 아웃 커피의 대표격인 스타벅스가 요즘 언론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조선일보가 이 업체에 비판적인 기사를 잇따라 내보내고, 중앙일보는 반대로 홍보성 기사를 실었기 때문인데요. 두 언론사의 상반된 시각, 그 속내를 김대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대영 기자! 일개 커피 전문점을 놓고 두 유력 신문사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엿보인다는 게 좀 뜻밖인데요? <답변> 젊은층 사이에서 스타벅스의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커피전문점은 7년전 한국에 처음 상륙한 이후 커피가 아니라 이미지를 판다는 감성 마케팅을 앞세워 해마다 20-30개의 점포를 새로 낼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커피전문점의 감성마케팅은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정도입니다. 어떤 업체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점심시간을 맞은 스타벅스 커피숍. 계속 밀려드는 손님들로 금세 줄이 길게 늘어섭니다. 12시 반을 넘기자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장재빈(회사원) : "거의 매일 오죠. 1주일에 3번 정도..." 앉아서 마시는 사람보다, 커피를 사서 들고 나가는 '이른바 테이크 아웃' 고객이 훨씬 많습니다. 평균 가격이 한잔에 4~5천 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커피는 불티나게 팔립니다. <인터뷰> 김보영 : "그냥 맛있고, 그냥 브랜드도 좋아요." <인터뷰> 정현주 :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좀 고가잖아요. 웬지 가게 되면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해야하나..." 점심시간에 커피를 손에 들고 다니며 마시는 모습은 이제 직장가의 낯익은 풍경이 됐습니다. 고급스러움을 파는 감성 마케팅을 무기로 내세운 스타벅스는 지난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뒤 고속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2000년 9개의 커피점 문을 연 스타벅스는 2001년부터는 매년 20개 이상 점포 수를 늘려 현재 국내에만 155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스타벅스 총 매출액은 912억원으로, 대부분의 매장이 한달에 1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질문> 네, 인기가 대단하군요. 그런데 최근 조선일보가 이 업체를 비판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답변> 아마 조선일보 독자들이라면, 조선일보가 이 업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느끼셨을텐데요. 조선일보는 지난 2월부터 스타벅스가 너무 비싸다거나, 로열티가 지나치게 많이 빠져나간다 등의 비판적인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경쟁관계에 있는 중앙일보는 이와 반대로 이 업체를 홍보해주는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어떤 기사인지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2월 17일 '자장면보다 비싼 커피값 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경제면 머릿기사로 실었습니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스타벅스의 로고가 찍힌 컵을 배경으로 커피의 원가를 분석했습니다. <녹취> "업계에서는 원두가격을 잔당 140원에서 최고급의 경우에도 300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끓인 물을 더하고 우유와 설탕, 얼음을 더한다고 해도 잔당 '직접 제조원가'는 200~400원 선이다." 조선일보는 한잔에 4000원인 커피의 경우 마진이 1500원에 이른다고 분석하고, 스타벅의 경우 마진율이 터무니 없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래픽을 통해 스타벅스 카페라떼의 국제가격을 비교하면서, 9개 나라 가운데 한국이 가장 비싸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일보에 난 이 기사는 주요 포털 사이트 조회 순위에서 상위를 기록하며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달에도 경제면 1면을 할애한 스타벅스를 비판했습니다. '스타벅스가 기가막혀'라는 자극적인 제목이 붙여졌습니다. <녹취> "스타벅스에서 4000원짜리 커피 한잔을 마시면 200원은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 송금된다. 매출의 5%를 로열티로 떼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지난해에만 한국에서 45억원을 로열티로 가져갔으며 최근 5년동안 받아간 로열티가 151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지난 해 자기자본 순이익률이 26.8%나 된다고 분석하며, 4000원 안팎의 커피값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꼬집었습니다. 조선일보가 스타벅스를 향해 날선 공격을 가하는 동안 경쟁관계에 있는 중앙일보는 정반대 시각을 보였습니다. 조선일보가 스타벅스의 원가를 분석해 비판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중앙일보는 경제면 1면 대부분을 할애해 스타벅스를 한껏 치켜세웠습니다. 스타벅스를 마시는 여성 사진을 전면에 내세운 이 기사는 직장인들이 커피 전문점을 찾는 것이 비즈니스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스타벅스의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크기 때문에 건물주들이 서로 유치하려고 경쟁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커피 전문점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늘고 건물인지도가 높아지면 건물 가격도 덩달하 오르게 되니 건물주에게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질문> 내용을 살펴보니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간에 무슨 일이 있기는 있는 것 같은데 언론계에서도 그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죠? <답변> 스타벅스에 자주 가시는 분들은 아마 매장에 신문 무인판매대가 놓여있는 걸 보셨을 겁니다. 중앙일보 신문 판매대인데요. 바로 이 신문 판매대 때문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두 언론사가 감정이 상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지분의 50%를 갖고 있는 신세계와 특수관계에 있는 중앙일보는 지난 2003년 양해각서를 맺고 스타벅스 매장에 중앙일보 무인 판매대를 비치했습니다. 전국 155개 매장에 하루에 20부씩, 모두 3000부 가량이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됩니다. 젊은 독자들이 신문을 멀리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자 중앙일보가 고심 끝에 내놓은 마케팅 전략입니다. <녹취> 중앙일보 전략기획팀장 : "중앙일보는 (그간의 진부한 마케팅에서 벗어나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신문을 접하게 하기 위해서 신문을 스타벅스에 비치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스타벅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젊은 층이니까 젊은 독자들에게 다가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신문 무인 판매대 때문에 중앙일보와 조선일보가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됐다는 이야기가 언론계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미디어오늘(3.3) : "조선의 스타벅스 비판 기사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제조원가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다수의 네티즌으로부터 신선한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중앙일보 무인판매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어 한 경제전문 언론사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녹취> 머니투데이(3.23) : "스타벅스 매장에 A신문이 눈에 띄자, 경쟁지인 B 신문도 스타벅스에 무인 가판대운영을 제안했지만 스타벅스측은 이미 A 신문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을 들어 이 제의를 거절했다. 이후 스타벅스에 대한 B 신문의 비판기사가 등장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머니투데이는 두 신문이 20-30대 직장 여성을 주요 독자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여성 직장인들에게 인기 있는 스타벅스를 핵심포스트로 활용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언론계에 소식에 정통한 한 언론학자도 칼럼을 통해 조선일보의 잇단 스타벅스 공격에 대해 견해를 밝혔습니다. <녹취> 최영재의 미디어 비평(한국일보 3.29) : "며칠 전 한 일간지가 느닷없이 경제섹션 머리에 외국계 커피전문점이 로열티 문제를 실었다. 특별히 주목받을 만한 현상이나 대단한 기획은 아니라는 점에서 왜 이 뉴스가 머리기사로 편집됐을까 다소 의외였다. 이 신문은 지난달에도 경제섹션 머리기사로 이 외국계 커피점을 겨냥하기도 했다. 왜 이 신문이 유독 특정 커피전문점을 겨냥한 비판과 공격 기사를 크게 게재한 것일까?" 칼럼은 스타벅스가 무인 판매대 문제로 조선일보의 미움을 샀다는 정통한 소식통들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잇따라 관련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스타벅스측은 조선일보가 가판대 설치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양재선(스타벅스 홍보팀장) : "사실이냐 아니냐를 물으시면 저희가 드릴 수 있는 입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겁니다.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 스타벅스 비판 기사를 쓴 조선일보 취재기자도 신문 가판대 설치를 조선일보가 요청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하지만 기사는 신문 가판대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를 취재하고 보도한 미디어오늘은 스타벅스측이 말을 바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성완(미디어오늘 기자) : "조선일보가 신문 판매대 때문에 비판을 한 것이라고 스타벅스가 처음에는 다 인정했다. 조선일보에 대해 굉장히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이야기들이 신세계를 통해서 다른 언론사에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기 때문에 이번에는 말을 안 하려고 작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코 오보는 아니다. 유통담당 기자들은 가판대 때문에 중앙과 조선이 갈등을 빚고 있다는 것은 유통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통담당 기자 : "스타벅스에서 중앙일보만 놓는 가판대 설치하는 것에 대해 조선일보가 발끈해서 이제 그런 칼로리 문제나 가격 문제에 대한 것을 쓰고 있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신세계 홍보실 측에서 요즘 조선일보가 그렇게 다뤄서 정말 못살겠다, 그만 좀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도 하고 그랬어요. 중앙일보 측에서 이번에는 못참겠다면서 위에서 스타벅스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지시를 했다, 라고 이야기 를 한 것으로 제가 기억하고 있어요." <질문> 해당업체가 부인하고 있어서 정확히 확인은 안됐지만, 여러 정황을 보니까 비판 기사가 왜 나왔는지 알 것 같군요. 그런데 언론사가 자사의 이해 관계 때문에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내는 일은 우리 언론의 고질적인 병폐 아니겠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주로 기업체가 광고나 협찬 요구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보복으로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요. 기사를 무기로 자사의 이익을 챙기는 거죠. 이러다보니 홍보담당자들은 자사에 비판적인 기사가 나오면 그 배경을 빨리 알아보고 조치하는 게 주된 임무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한국 언론계는 90년대 들면서 매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을 비롯해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전문지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 매체까지 가세하면서 언론사끼리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정된 광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언론사가 기사를 무기로해 기업체를 상대로 영업이나 마케팅을 무리하게 벌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선 기자들이 취재보다는 광고나 협찬 따오기에 내몰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녹취> 前 00 매체 기자 : "기자들에게 광고 오더가 떨어지고요. 기사를 아무리 잘 쓰고, 대인관계가 좋아도 광고 못하는 기자 같은 경우는 거의 무능한 기자가 돼서 협찬이나 광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현실과 동떨어지는 내용을 가지고 조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죠." 경영난을 기업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임으로써 해결하려는 언론이 늘면서 기업체는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녹취> 대기업 홍보팀장 : "매체들이 워낙 많이 늘어났고 그 뭐 큰 언론사부터해서 그 조그만 그런 거까지 너무 많이 늘어나 있고...또 그쪽의 요구가 또 금액이 매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사실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와있는게 사실입니다." <인터뷰> 성동규(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동안 이런 것들이 관행적으로 이뤄져왔고요. 더욱 중요한 것은 교묘하게 이뤄져서 일반 독자나 수용자들이 그것을 인식하기에는 잘 파악이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들이 반복될 수록 언론사는 그만큼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고 공공적 기관이 아니라 아익만을 추구하는 그런 사기업으로서 그 존재가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심각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질문> 네. 언론의 자유는 자사의 이익을 위해서 쓰라고 있는 게 아니겠죠. 또 기자는, 언론사의 이익이 아니라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는 점.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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