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으로] 전통 사찰 ‘화재 무방비’

입력 2006.04.0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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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꼭 1년 전 오늘, 천년고찰 낙산사가 강원도 양양지방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잿더미가 됐습니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사찰들은 산에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전통사찰들은 화재에 사실상 무방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도에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겉잡을 수 없는 강한 불길~

시뻘건 화마는 천년고찰 낙산사를 순식간에 집어 삼켰습니다.

1년 뒤 다시 찾은 낙산사!

하지만 낙산사의 자랑이었던 푸른 소나무 숲은 온데간데 없고 산은 벌거숭이로 변해 버렸습니다.

뜨거운 불길에 녹아내린 낙산사 동종이 있던 자리엔 비석만 덩그라니 남아 있습니다.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돼 문화적 가치가 높은 오대산 상원사.

하지만 곳곳에 화마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시영(강원대 소방방재학부): "사찰하고 전나무가 너무 좁게 붙어있어요. 지금보니까 10미터 이하로 돼 있는데 이런 경우는 산불이 발생해서 화염이 날라오면 바로 사찰에 불이 붙을 위험성이 있죠."

더욱이 상원사에는 국보 221호 목조 문수동자좌상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으로 국보 36호인 상원사 동종 등 다양한 문화재가 있습니다.

역사적 가치만큼이나 화재 예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녹취> 사찰 스님: "단청을 했기 때문에 단청을 하고 방염처리를 하면 단청색이 이상하게 변한다고 그러더라구요.그래서 지금 문화재청과 소방재청이 조율이 안된 상태라서...."

원주 치악산에 위치한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된 천년 고찰입니다.

하지만 2003년,화재로 강원도 유형 문화재였던 대웅전이 소실됐습니다.

<녹취> 사찰 관계자: "전기 누전이라, 법당 안에 이런 연등이 붙어 있어요.아주 불이 잘 붙는 종이라 한 번 붙으면 금방 타 들어가요."

구룡사의 경우 뒤늦게 소화기와 소화전을 갖췄지만 상당수 사찰들은 여전히 화재에 무방비 상탭니다.

불이 났을 때 소방차가 도착하는데 30분 이상 걸리는 사찰도 7백 곳이 넘습니다.

<녹취> 소방관계자: "아무리 행정능력 내 봐야 소화기 몇 개 사십시오 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사실 소방에 관해서는 협조가 잘 안 되죠."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산중...

그리고 한번 불이 붙으면 타기 쉬운 목조 건물...

돈으로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문화재들!

사찰과 소방당국의 화재 예방 노력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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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속으로] 전통 사찰 ‘화재 무방비’
    • 입력 2006-04-04 20:25:34
    뉴스타임
<앵커 멘트> 꼭 1년 전 오늘, 천년고찰 낙산사가 강원도 양양지방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잿더미가 됐습니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사찰들은 산에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전통사찰들은 화재에 사실상 무방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도에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겉잡을 수 없는 강한 불길~ 시뻘건 화마는 천년고찰 낙산사를 순식간에 집어 삼켰습니다. 1년 뒤 다시 찾은 낙산사! 하지만 낙산사의 자랑이었던 푸른 소나무 숲은 온데간데 없고 산은 벌거숭이로 변해 버렸습니다. 뜨거운 불길에 녹아내린 낙산사 동종이 있던 자리엔 비석만 덩그라니 남아 있습니다.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돼 문화적 가치가 높은 오대산 상원사. 하지만 곳곳에 화마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시영(강원대 소방방재학부): "사찰하고 전나무가 너무 좁게 붙어있어요. 지금보니까 10미터 이하로 돼 있는데 이런 경우는 산불이 발생해서 화염이 날라오면 바로 사찰에 불이 붙을 위험성이 있죠." 더욱이 상원사에는 국보 221호 목조 문수동자좌상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으로 국보 36호인 상원사 동종 등 다양한 문화재가 있습니다. 역사적 가치만큼이나 화재 예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녹취> 사찰 스님: "단청을 했기 때문에 단청을 하고 방염처리를 하면 단청색이 이상하게 변한다고 그러더라구요.그래서 지금 문화재청과 소방재청이 조율이 안된 상태라서...." 원주 치악산에 위치한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된 천년 고찰입니다. 하지만 2003년,화재로 강원도 유형 문화재였던 대웅전이 소실됐습니다. <녹취> 사찰 관계자: "전기 누전이라, 법당 안에 이런 연등이 붙어 있어요.아주 불이 잘 붙는 종이라 한 번 붙으면 금방 타 들어가요." 구룡사의 경우 뒤늦게 소화기와 소화전을 갖췄지만 상당수 사찰들은 여전히 화재에 무방비 상탭니다. 불이 났을 때 소방차가 도착하는데 30분 이상 걸리는 사찰도 7백 곳이 넘습니다. <녹취> 소방관계자: "아무리 행정능력 내 봐야 소화기 몇 개 사십시오 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사실 소방에 관해서는 협조가 잘 안 되죠."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산중... 그리고 한번 불이 붙으면 타기 쉬운 목조 건물... 돈으로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문화재들! 사찰과 소방당국의 화재 예방 노력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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