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부정에 첨단 장비까지 동원

입력 2006.04.0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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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토익 시험의 공신력을 흔드는 부정행위가 또 적발됐습니다.

수법이 점점 진화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초 소형 무선 이어폰까지 동원됐습니다.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취업의 '기본'조건이 돼버린 토익 시험.

오는 5월부터는 시험 유형이 바뀌면서 토익 학원은 취업 준비생들로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취업 준비생들이 모이는 인터넷 한 카페.

토익 점수를 올려주겠다는 글들이 눈에 띕니다.

돈을 받고 정답을 가르쳐주겠다는 것.

취업 대란 시대,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습니다.

<녹취> 김 모 씨(취업 준비생): "공사나 공기업, 이런데로 취업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거기서 가장 필요한 것이 토익 점수니까. 토익 점수만 있으면 취업할 가능성이 크니까..."

토익 고득점을 보장받는 대가로 건낸 돈은 한 사람당 3,4백만 원 선.

<녹취> 김 모 씨(취업 준비생): "3백만 원? 브로커가 1년 동안 학원 다니는 돈이랑 비슷하다면서..."

큰 돈이 오간 만큼, 답을 가르쳐주는 수법도 치밀했습니다.

손톱보다 더 작은 지름 2밀리미터짜리 초 소형 이어폰.

주로 사기 도박이나 도청 등에 이용돼 왔던 것들입니다.

안테나를 목걸이 삼아 목에 걸고, 초소형 자기장 수신기를 귀에 넣으면 감쪽같습니다.

약 20미터 떨어진 곳에서 경찰관의 목소리는 그대로 전달됩니다.

<현장음> "1번 답 3번, 2번 답 4번..."

토익 브로커들은 이 장비로 수험생들에게 정답을 실시간으로 전달했습니다.

<녹취> 경찰: "자석 이어폰을 귓속에 넣으면 외부에서 전혀 감지가 안됩니다."

그리고, 안테나도 옷깃을 세우면 감지할 수 없죠. 무선 자기장 이어폰을 부정행위에 이용한 것입니다.

휴대 전화도 부정행위에 동원됐습니다.

액정화면만 볼 수 있게 소매를 잘라낸 옷 속에 숨겨진 휴대전화...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습니다.

교묘한 부정 행위가 가능했던 것은 조직적인 역할 분담 때문.

먼저, 미국 유학생 출신의 이른바 '선수'가 직접 시험을 칩니다.

선수는 무전기를 통해 정답을 시험장 밖 총책에게 보냅니다.

총책은 의뢰자들에게 초소형 이어폰이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답을 알려줍니다.

이런 수법으로 몇달전 5백 55점을 받았던 수험생이 9백 20점을 3백 15점을 받았던 수험생은 8백 40점을 받았습니다.

무려 400점 가량 점수가 뛴 것입니다.

결국 정직하게 토익 시험을 본 대다수 취업 준비생들만 피해를 본 셈입니다.

날로 진화하는 시험 부정행위. 토익 시험의 공신력이 뿌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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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익 부정에 첨단 장비까지 동원
    • 입력 2006-04-05 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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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토익 시험의 공신력을 흔드는 부정행위가 또 적발됐습니다. 수법이 점점 진화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초 소형 무선 이어폰까지 동원됐습니다.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취업의 '기본'조건이 돼버린 토익 시험. 오는 5월부터는 시험 유형이 바뀌면서 토익 학원은 취업 준비생들로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취업 준비생들이 모이는 인터넷 한 카페. 토익 점수를 올려주겠다는 글들이 눈에 띕니다. 돈을 받고 정답을 가르쳐주겠다는 것. 취업 대란 시대,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습니다. <녹취> 김 모 씨(취업 준비생): "공사나 공기업, 이런데로 취업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거기서 가장 필요한 것이 토익 점수니까. 토익 점수만 있으면 취업할 가능성이 크니까..." 토익 고득점을 보장받는 대가로 건낸 돈은 한 사람당 3,4백만 원 선. <녹취> 김 모 씨(취업 준비생): "3백만 원? 브로커가 1년 동안 학원 다니는 돈이랑 비슷하다면서..." 큰 돈이 오간 만큼, 답을 가르쳐주는 수법도 치밀했습니다. 손톱보다 더 작은 지름 2밀리미터짜리 초 소형 이어폰. 주로 사기 도박이나 도청 등에 이용돼 왔던 것들입니다. 안테나를 목걸이 삼아 목에 걸고, 초소형 자기장 수신기를 귀에 넣으면 감쪽같습니다. 약 20미터 떨어진 곳에서 경찰관의 목소리는 그대로 전달됩니다. <현장음> "1번 답 3번, 2번 답 4번..." 토익 브로커들은 이 장비로 수험생들에게 정답을 실시간으로 전달했습니다. <녹취> 경찰: "자석 이어폰을 귓속에 넣으면 외부에서 전혀 감지가 안됩니다." 그리고, 안테나도 옷깃을 세우면 감지할 수 없죠. 무선 자기장 이어폰을 부정행위에 이용한 것입니다. 휴대 전화도 부정행위에 동원됐습니다. 액정화면만 볼 수 있게 소매를 잘라낸 옷 속에 숨겨진 휴대전화...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습니다. 교묘한 부정 행위가 가능했던 것은 조직적인 역할 분담 때문. 먼저, 미국 유학생 출신의 이른바 '선수'가 직접 시험을 칩니다. 선수는 무전기를 통해 정답을 시험장 밖 총책에게 보냅니다. 총책은 의뢰자들에게 초소형 이어폰이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답을 알려줍니다. 이런 수법으로 몇달전 5백 55점을 받았던 수험생이 9백 20점을 3백 15점을 받았던 수험생은 8백 40점을 받았습니다. 무려 400점 가량 점수가 뛴 것입니다. 결국 정직하게 토익 시험을 본 대다수 취업 준비생들만 피해를 본 셈입니다. 날로 진화하는 시험 부정행위. 토익 시험의 공신력이 뿌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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