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수입쌀, 우리 밥상 공략 본격화

입력 2006.04.13 (09:17) 수정 2006.04.1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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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시판용 수입 쌀의 2차 공매가 있었습니다.

모두 302톤의 미국산 칼로스쌀이 낙찰됐는데요.

이르면 다음주쯤 소매상을 통해 시장에 유통될 예정입니다.

우리 밥상에 대한 수입쌀의 공략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봐야겠는데요.

농민들의 반발, 만만치가 않죠?

최영철 기자와 현장으로 가보시죠.

어제는 전남 여수에서 시위가 있었네요.

<리포트>

전국 각지의 항구는 수입쌀 입항을 막으려는 농민과 경찰의 대치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수입쌀은 가격 경쟁력을 갖고 우리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여서 농민들의 불안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입쌀 공략에 애타는 농심과 함께 우리쌀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지 취재했습니다.

어제 오전 여수항, 농민들과 경찰간에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농민들이 항구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은 컨테이너 박스로 입구를 겹겹이 봉쇄한 채 급기야 물대포까지 동원합니다.

수입쌀 입항을 반대하며 바다에 뛰어들기도 했지만 결국 미국산 수입쌀을 실은 브라이트 스카이호가 여수 부두에 접안하면서 사태가 격화된 것입니다.
마찰을 빚고 있는 농민 시위는 비단 여수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3월 미국산 칼로스 쌀의 부산항 하역으로 시작된 농민 시위.

벌써 8일째 천막 농성중인 군산 농민들은 착잡한 심경을 드러냅니다.

<인터뷰> 최원석(전북 군산시) : "농사 한 20년 했는데 근래 와서 도로아미타불이고 사람 미칠 심정입니다."

<인터뷰> 권성권(전북 군산시) :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암담하고...갈 곳이 없는 이런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가고..."

최근 수입쌀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쌀값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도매 시장에서 거래된 쌀값은 20㎏ 기준에 약 32,000원 선.

8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인터뷰> 민윤기(전북 군산시) :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었습니다. 애써 농사지은 것이 오히려 빚으로 남는 것이 우리 농민들의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수입쌀의 가격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산 칼로스의 경우, 20㎏ 한포대당 예상되는 가격은 40,000원 미만 선.

국내산보다 10-15% 가량 쌀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식이나 급식 업계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30% 이상 가격 차이가 날 경우, 수입쌀을 구매하겠다는 일반 소비자도 무려 20%에 달하는 상황.

이점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인데요. 더욱이 수입쌀의 안전문제도 아직 미지수라는 게 시민단체들의 의견입니다.

<인터뷰> 박영숙(한국여성민우회 생활협동조합 이사장) : "수입하는 쌀은 오랜 선적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어떠한 유해물질이 들어갈 수도 있고, 국내에 와서도 저장되는 오랜 기간에 많은 약품 처리들이 필수적으로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농수산물 유통공사는 미국산 칼로스쌀의 2차 공매를 진행했습니다.

40톤에 불과했던 1차와 달리 총 302톤의 물량이 낙찰되면서 다음주쯤 제한적이나마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들도 농민들을 의식해 일반 가정에 직접 판매는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호선(농수산물 유통공사 판매관리부 부장) : "낙찰업체는 농민들의 시위나 불매 운동 등으로 기업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공개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낙찰된 수입쌀이 유통은 될 것인데요.

문제는 유통 경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직접 쌀을 선택하는 일반 가정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식당이나 급식업체 등에서 제공되는 쌀은 수입산인지 국내산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계기로 쌀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영숙(한국여성민우회 생활협동조합) : "유통 경로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그 쌀이 비싼 국산쌀로 둔갑을 하든지 아니면 가공용 쌀이 들어와서 수입쌀로 둔갑하든지 그런 가능성이 어디에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쌀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파종 작업이 한창인 안성의 한 농가.

수입쌀의 우리 밥상 공략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농민들은 경쟁력있는 쌀로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입니다.

<인터뷰> 박장수(경기도 안성시) : "쌀겨, 우렁이, 오리를 가지고 제초의 효과를 보기 때문에 그것으로 우리가 농사를 지으면서 화학비료나 농약은 일체 사용치 않습니다."

무농약, 친환경 농법으로 보통 현미보다 4배 이상 큰 거대 배아미를 개발한 안성 농가.

영양은 물론 찰기가 많아 밥맛 또한 좋습니다.

품질뿐 아니라 브랜드화, 고급화로 살 길을 찾겠다는 것도 농민들의 전략 중 하나입니다.

<인터뷰> 조현선(안성 고삼농협 조합장) : "품질도 좋지만 포장도 신선하고 친환경적이고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손잡이가 달린 깨끗한 이미지의 친환경 유기농쌀 포장지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입쌀 시판.

지금부터 쌀 시장이 완전 개방될 10년후까지 그 10년이 우리 쌀의 경쟁력을 판가름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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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4-13 08:05:22
    • 수정2006-04-13 09: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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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시판용 수입 쌀의 2차 공매가 있었습니다. 모두 302톤의 미국산 칼로스쌀이 낙찰됐는데요. 이르면 다음주쯤 소매상을 통해 시장에 유통될 예정입니다. 우리 밥상에 대한 수입쌀의 공략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봐야겠는데요. 농민들의 반발, 만만치가 않죠? 최영철 기자와 현장으로 가보시죠. 어제는 전남 여수에서 시위가 있었네요. <리포트> 전국 각지의 항구는 수입쌀 입항을 막으려는 농민과 경찰의 대치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수입쌀은 가격 경쟁력을 갖고 우리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여서 농민들의 불안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입쌀 공략에 애타는 농심과 함께 우리쌀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지 취재했습니다. 어제 오전 여수항, 농민들과 경찰간에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농민들이 항구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은 컨테이너 박스로 입구를 겹겹이 봉쇄한 채 급기야 물대포까지 동원합니다. 수입쌀 입항을 반대하며 바다에 뛰어들기도 했지만 결국 미국산 수입쌀을 실은 브라이트 스카이호가 여수 부두에 접안하면서 사태가 격화된 것입니다. 마찰을 빚고 있는 농민 시위는 비단 여수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3월 미국산 칼로스 쌀의 부산항 하역으로 시작된 농민 시위. 벌써 8일째 천막 농성중인 군산 농민들은 착잡한 심경을 드러냅니다. <인터뷰> 최원석(전북 군산시) : "농사 한 20년 했는데 근래 와서 도로아미타불이고 사람 미칠 심정입니다." <인터뷰> 권성권(전북 군산시) :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암담하고...갈 곳이 없는 이런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가고..." 최근 수입쌀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쌀값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도매 시장에서 거래된 쌀값은 20㎏ 기준에 약 32,000원 선. 8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인터뷰> 민윤기(전북 군산시) :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었습니다. 애써 농사지은 것이 오히려 빚으로 남는 것이 우리 농민들의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수입쌀의 가격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산 칼로스의 경우, 20㎏ 한포대당 예상되는 가격은 40,000원 미만 선. 국내산보다 10-15% 가량 쌀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식이나 급식 업계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30% 이상 가격 차이가 날 경우, 수입쌀을 구매하겠다는 일반 소비자도 무려 20%에 달하는 상황. 이점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인데요. 더욱이 수입쌀의 안전문제도 아직 미지수라는 게 시민단체들의 의견입니다. <인터뷰> 박영숙(한국여성민우회 생활협동조합 이사장) : "수입하는 쌀은 오랜 선적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어떠한 유해물질이 들어갈 수도 있고, 국내에 와서도 저장되는 오랜 기간에 많은 약품 처리들이 필수적으로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농수산물 유통공사는 미국산 칼로스쌀의 2차 공매를 진행했습니다. 40톤에 불과했던 1차와 달리 총 302톤의 물량이 낙찰되면서 다음주쯤 제한적이나마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들도 농민들을 의식해 일반 가정에 직접 판매는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호선(농수산물 유통공사 판매관리부 부장) : "낙찰업체는 농민들의 시위나 불매 운동 등으로 기업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공개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낙찰된 수입쌀이 유통은 될 것인데요. 문제는 유통 경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직접 쌀을 선택하는 일반 가정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식당이나 급식업체 등에서 제공되는 쌀은 수입산인지 국내산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계기로 쌀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영숙(한국여성민우회 생활협동조합) : "유통 경로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그 쌀이 비싼 국산쌀로 둔갑을 하든지 아니면 가공용 쌀이 들어와서 수입쌀로 둔갑하든지 그런 가능성이 어디에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쌀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파종 작업이 한창인 안성의 한 농가. 수입쌀의 우리 밥상 공략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농민들은 경쟁력있는 쌀로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입니다. <인터뷰> 박장수(경기도 안성시) : "쌀겨, 우렁이, 오리를 가지고 제초의 효과를 보기 때문에 그것으로 우리가 농사를 지으면서 화학비료나 농약은 일체 사용치 않습니다." 무농약, 친환경 농법으로 보통 현미보다 4배 이상 큰 거대 배아미를 개발한 안성 농가. 영양은 물론 찰기가 많아 밥맛 또한 좋습니다. 품질뿐 아니라 브랜드화, 고급화로 살 길을 찾겠다는 것도 농민들의 전략 중 하나입니다. <인터뷰> 조현선(안성 고삼농협 조합장) : "품질도 좋지만 포장도 신선하고 친환경적이고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손잡이가 달린 깨끗한 이미지의 친환경 유기농쌀 포장지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입쌀 시판. 지금부터 쌀 시장이 완전 개방될 10년후까지 그 10년이 우리 쌀의 경쟁력을 판가름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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