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폭로전에 춤추는 한국 정치

입력 2006.04.17 (22:06)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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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치권의 끊임없는 폭로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길은 따갑습니다. 폭로정치의 수렁, 김웅규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정치권의 의혹 폭로가 우리 정치사를 바꿔놓은 예도 많습니다.

<녹취>박계동 의원(1995.10.19): "4천억 비자금이 있다."

이 폭로는 수사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단죄로 이어졌습니다.

<녹취>설훈(당시 민주당 의원, 2002.4): "이회창 후보측근이 20만 달러 받았다"

이 폭로는 그러나 대선 뒤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폭로 의원이 처벌을 받았습니다.

정치권의 의혹 폭로는 선거를 앞두거나 정치적으로 팽팽히 대립할때 기승을 부립니다.

특히 자극적인 폭로는 진실 여부를 떠나 관심의 촛점이 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곤 했습니다.

<녹취>주성영(한나라당 의원): "이철우 의원은 북한의 간첩이다"

정치권의 의혹 폭로는 언론의 보도와 집단간 공방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증폭되고 결국 수사 기관에 떠넘겨지는 공통된 특징을 갖습니다.

최근에도 최연희 의원 성추행과 총리 골프.서울시장 테니스 파문과 관련해 대여섯 건의 고소 고발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중입니다.

폭로에서 결말이 나기까지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만큼 스스로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녹취>이계진(한나라당 대변인): "열린우리당의 주장에 온 국민이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녹취>노웅래(열린우리당 공보 부대표): "폭로는 한나라당이 원래 선수다."

그러면 왜 의혹 폭로는 계속되는 것일까? 폭로하는 쪽에서는 별 손해보는 게 없이 상대방에게는 결정적인 흠집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강원택(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효과가 크니까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해도 폭로를 선호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폭로하는 쪽에서 사실인지를 입증해야하고 그렇지 못하면 법적 책임은 물론 정치적 책임까지져야 한다는 지적이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습니다.

의원의 면책 특권을 제한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최근 일본에선 집권당 최고위 간부의 아들이 돈을 받았다는 폭로를 야당 의원이 했다가 이를 입증하지 못하자 의원직을 내놨고 소속당은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김웅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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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폭로전에 춤추는 한국 정치
    • 입력 2006-04-17 21:05:36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멘트> 정치권의 끊임없는 폭로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길은 따갑습니다. 폭로정치의 수렁, 김웅규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정치권의 의혹 폭로가 우리 정치사를 바꿔놓은 예도 많습니다. <녹취>박계동 의원(1995.10.19): "4천억 비자금이 있다." 이 폭로는 수사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단죄로 이어졌습니다. <녹취>설훈(당시 민주당 의원, 2002.4): "이회창 후보측근이 20만 달러 받았다" 이 폭로는 그러나 대선 뒤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폭로 의원이 처벌을 받았습니다. 정치권의 의혹 폭로는 선거를 앞두거나 정치적으로 팽팽히 대립할때 기승을 부립니다. 특히 자극적인 폭로는 진실 여부를 떠나 관심의 촛점이 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곤 했습니다. <녹취>주성영(한나라당 의원): "이철우 의원은 북한의 간첩이다" 정치권의 의혹 폭로는 언론의 보도와 집단간 공방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증폭되고 결국 수사 기관에 떠넘겨지는 공통된 특징을 갖습니다. 최근에도 최연희 의원 성추행과 총리 골프.서울시장 테니스 파문과 관련해 대여섯 건의 고소 고발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중입니다. 폭로에서 결말이 나기까지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만큼 스스로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녹취>이계진(한나라당 대변인): "열린우리당의 주장에 온 국민이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녹취>노웅래(열린우리당 공보 부대표): "폭로는 한나라당이 원래 선수다." 그러면 왜 의혹 폭로는 계속되는 것일까? 폭로하는 쪽에서는 별 손해보는 게 없이 상대방에게는 결정적인 흠집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강원택(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효과가 크니까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해도 폭로를 선호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폭로하는 쪽에서 사실인지를 입증해야하고 그렇지 못하면 법적 책임은 물론 정치적 책임까지져야 한다는 지적이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습니다. 의원의 면책 특권을 제한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최근 일본에선 집권당 최고위 간부의 아들이 돈을 받았다는 폭로를 야당 의원이 했다가 이를 입증하지 못하자 의원직을 내놨고 소속당은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김웅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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