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유적지에 도로

입력 2000.07.1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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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자원공사가 신석기시대 유물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시화호 간척지내 오이도에서 순환도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문화재 보존이냐, 개발이냐를 놓고 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취재에 이영현 기자입니다.
⊙기자: 신석기시대 유물이 대량으로 출토된 시화 간척지 부근 오이도입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화덕의 흔적이 뚜렷한 주거지를 비롯해 빗살무늬 토편과 토기류 등 신석기시대 유물 1000여 점이 출토됐습니다.
⊙양성혁(연구원/서울대 발굴조사단): 서해안 일대 보다 이른 시기에 사람들이 정유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유물들이거든요.
⊙기자: 그러나 지금은 도로건설공사장으로 변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시화 간척지에서 시흥 신도시 사이에 약 2km의 도로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선사시대 주거지 세곳이 발견된 곳입니다.
그러나 보시는 것처럼 도로공사 때문에 완전히 파괴돼 지금은 형체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처음 유물의 존재를 확인시켜준 패총도, 중장비까지 동원된 도로공사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습니다.
수자원공사의 절차를 무시한 공사 때문입니다.
이 지역은 착공 10년 전인 지난 88년에 이미 문화재 매장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공사측은 이를 무시하고 유적지에 도로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발굴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공사측은 뒤늦게라도 한차례 유물을 발굴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 발굴 끝나고 공사해도 좋다고 해 공사한거죠.
발굴허가를 내고요.
⊙기자: 그러나 이때 발굴된 유적지는 전체 조사대상의 5분의 1에 불과해 더 많은 유물은 이미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최종택(교수/서울대 발굴조사단): 조사에 들어갈 때는 이미 일부 한 절반쯤이 공사가 들어가서 파괴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미 공사 전에 계획을 알았으면 저희가 공사 자체를 못하도록 주장을 했었겠죠.
⊙기자: 공기업의 개발논리에 철저히 파괴된 선사유적.
수자원공사는 문화재 매장 가능성이 높은 오이도의 또 다른 지역 두곳에 대규모 주택단지와 철강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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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유적지에 도로
    • 입력 2000-07-1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수자원공사가 신석기시대 유물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시화호 간척지내 오이도에서 순환도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문화재 보존이냐, 개발이냐를 놓고 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취재에 이영현 기자입니다. ⊙기자: 신석기시대 유물이 대량으로 출토된 시화 간척지 부근 오이도입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화덕의 흔적이 뚜렷한 주거지를 비롯해 빗살무늬 토편과 토기류 등 신석기시대 유물 1000여 점이 출토됐습니다. ⊙양성혁(연구원/서울대 발굴조사단): 서해안 일대 보다 이른 시기에 사람들이 정유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유물들이거든요. ⊙기자: 그러나 지금은 도로건설공사장으로 변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시화 간척지에서 시흥 신도시 사이에 약 2km의 도로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선사시대 주거지 세곳이 발견된 곳입니다. 그러나 보시는 것처럼 도로공사 때문에 완전히 파괴돼 지금은 형체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처음 유물의 존재를 확인시켜준 패총도, 중장비까지 동원된 도로공사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습니다. 수자원공사의 절차를 무시한 공사 때문입니다. 이 지역은 착공 10년 전인 지난 88년에 이미 문화재 매장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공사측은 이를 무시하고 유적지에 도로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발굴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공사측은 뒤늦게라도 한차례 유물을 발굴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 발굴 끝나고 공사해도 좋다고 해 공사한거죠. 발굴허가를 내고요. ⊙기자: 그러나 이때 발굴된 유적지는 전체 조사대상의 5분의 1에 불과해 더 많은 유물은 이미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최종택(교수/서울대 발굴조사단): 조사에 들어갈 때는 이미 일부 한 절반쯤이 공사가 들어가서 파괴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미 공사 전에 계획을 알았으면 저희가 공사 자체를 못하도록 주장을 했었겠죠. ⊙기자: 공기업의 개발논리에 철저히 파괴된 선사유적. 수자원공사는 문화재 매장 가능성이 높은 오이도의 또 다른 지역 두곳에 대규모 주택단지와 철강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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