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를 알아보시나요

입력 2000.08.1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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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15일 55주년 광복절 9시 뉴스입니다.
오늘 얼마나 많이 우셨습니까? 50년 분단의 벽을 뛰어넘은 남과 북이 하나 돼서 온겨레가 눈물바다를 이룬 하루였습니다.
새천년 첫 광복절을 맞아서 이루어진 이산가족들의 상봉은 우리 민족에게 제2의 광복에 비견할 만한 환희와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런 뜻깊은 오늘 9시뉴스는 서울 코엑스 특설 스튜디오와 평양의 모습을 담은 가상현실 스튜디오를 연결해서 역사적인 단체 상봉의 순간순간을 조망해 보고 헬기와 곳곳의 중계차를 통해 오늘 잇따라 수놓은 감동의 물결을 시청자 여러분의 안방까지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첫 순서는 북에서 온 60대 아들과 남쪽의 90대 아버지와의 안타까운 상봉소식입니다.
복창현 기자입니다.
⊙기자: 분단 50년 만에 어렵게 찾아온 길.
하지만 어머니는 16년 전 세상을 뜨셨고, 눈 앞의 아버지는 치매를 앓아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임재혁: 아버지, 이 옆에 어머니랑 같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기자: 북에서 온 셋째 아들 66살 임재혁 씨를 만난 아버지 91살 임수경 씨.
서글픈 눈빛으로 휠체어에 앉아 멍하니 허공만 바라봅니다.아들 임 씨가 한국전쟁 때 의용군에 징집돼 헤어진지 어느 덧 50년.
아버지 휘경 씨는 전쟁이 끝난 뒤 아들 행방을 알 수 없어 지난 69년 사망신고까지 했습니다.
⊙임재혁: 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앉아 계시고 형제들이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있고 정말 반갑습니다.
그래서 빨리 통일이 돼야 합니다.
⊙기자: 남쪽의 두 형과 여동생은 귀가 어두운 아버지를 위해 굵은 펜과 도화지를 마련하고 글로써 지난 반세기 소식을 전합니다.
⊙임명자(55살/임재혁 씨 동생): 그래서 이렇게 적어 드렸어요.
몇 남, 몇 녀인가 궁금하신가 봐요.
⊙기자: 50년 만에 이루어진 아들과의 만남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버지는 상봉 내내 말없이 허공만 바라봐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KBS뉴스 복창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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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 저를 알아보시나요
    • 입력 2000-08-1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15일 55주년 광복절 9시 뉴스입니다. 오늘 얼마나 많이 우셨습니까? 50년 분단의 벽을 뛰어넘은 남과 북이 하나 돼서 온겨레가 눈물바다를 이룬 하루였습니다. 새천년 첫 광복절을 맞아서 이루어진 이산가족들의 상봉은 우리 민족에게 제2의 광복에 비견할 만한 환희와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런 뜻깊은 오늘 9시뉴스는 서울 코엑스 특설 스튜디오와 평양의 모습을 담은 가상현실 스튜디오를 연결해서 역사적인 단체 상봉의 순간순간을 조망해 보고 헬기와 곳곳의 중계차를 통해 오늘 잇따라 수놓은 감동의 물결을 시청자 여러분의 안방까지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첫 순서는 북에서 온 60대 아들과 남쪽의 90대 아버지와의 안타까운 상봉소식입니다. 복창현 기자입니다. ⊙기자: 분단 50년 만에 어렵게 찾아온 길. 하지만 어머니는 16년 전 세상을 뜨셨고, 눈 앞의 아버지는 치매를 앓아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임재혁: 아버지, 이 옆에 어머니랑 같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기자: 북에서 온 셋째 아들 66살 임재혁 씨를 만난 아버지 91살 임수경 씨. 서글픈 눈빛으로 휠체어에 앉아 멍하니 허공만 바라봅니다.아들 임 씨가 한국전쟁 때 의용군에 징집돼 헤어진지 어느 덧 50년. 아버지 휘경 씨는 전쟁이 끝난 뒤 아들 행방을 알 수 없어 지난 69년 사망신고까지 했습니다. ⊙임재혁: 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앉아 계시고 형제들이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있고 정말 반갑습니다. 그래서 빨리 통일이 돼야 합니다. ⊙기자: 남쪽의 두 형과 여동생은 귀가 어두운 아버지를 위해 굵은 펜과 도화지를 마련하고 글로써 지난 반세기 소식을 전합니다. ⊙임명자(55살/임재혁 씨 동생): 그래서 이렇게 적어 드렸어요. 몇 남, 몇 녀인가 궁금하신가 봐요. ⊙기자: 50년 만에 이루어진 아들과의 만남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버지는 상봉 내내 말없이 허공만 바라봐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KBS뉴스 복창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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