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사셨어도

⊙앵커: 오늘 북에서 온 이산가족 중에는 며칠 차이로 혈육을 상봉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맛봐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영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친혈육을 만나겠다는 마음으로 반세기를 건너 서울 땅을 다시 밟은 박노창 씨.
그러나 상봉의 기쁨을 채 누리지도 못한 채 이틀 전 마지막 남은 친형이 세상을 떠났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박노창(이틀전 친형 사망): 50년 세월이 흐르고 보니 우리 형님들은 모두 다 돌아가시고 막내인 나 혼자만 살아왔단 말입니다.
그래서 내가 많이 울었습니다.
⊙기자: 평생 기다리던 어머니가 10여 일전 눈을 감았다는 소식에 문병칠 씨는 한많은 눈물만 흘렸습니다.
⊙문병칠 씨 여동생: 우리는 살아 있으니까 만나잖아, 엄마만 너무 불쌍한 거야.
그렇게 보고 싶어 했는데...
⊙기자: 울부짖는 동생의 절규에 한많은 어머니의 모습을 눈앞에 그릴 뿐입니다.
⊙문병칠 씨 여동생: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저렇게 만나는데, 죽지 않고 살았으면 언젠가는 만나는데 늘 그런 것만 하면 눈물을 흘려...
⊙기자: 꿈에도 그리던 형님과 어머니였지만 50년의 세월은 이들에게 너무나 길었습니다.
KBS뉴스 이영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