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재건축 VS 이전
입력 2006.05.15 (13:31)
수정 2006.05.1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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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시 청사를 새로 짓는 문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요한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20년 넘긴 논란을 마무리하고 마침내 현 시장 임기 안에 착공에 들어가는가 했더니, 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재건축이냐, 이전이냐 아니면, 또 다른 대안이냐, 결국 최종 결정은 다음 시장의 몫으로 넘어갈 상황입니다. 앞으로 갈라진 시민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일도 과제로 남았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중심이자, 상징이기도 한 서울시 청사. 초여름이 다가오며 잔디광장을 비롯한 주변엔 쉬거나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지난 3월, 청사 뒤쪽의 부속 건물들이 헐리면서 이곳도 근처 직장인 등 시민들에게 새로운 휴식처로 등장했습니다. 시청 주변의 답답한 빌딩촌과 달리 탁 트인 이곳이 근사한 녹색 공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인터뷰> 위연순(서울시 한남동): “공원이 있는 것이 훨씬 더 보기 좋고 나은 것 같아요. 사람들한테, 여기 일하는 사람들이 좀 쉴 곳도 있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아요.” (근처에서 일하세요?) “네.”
그러나 서울시는 이곳에 새 청사를 지을 계획입니다.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건축 기본계획까지 마련됐습니다.
<인터뷰> 이정휴(서울시 신청사추진반 건축팀장): “최종 11월에 발주를 하고 금년 4월달에 업체가 선정됐습니다. 관련 절차에 따라서 저희가 현재 계획대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서울시 계획대로라면 2009년엔 지상 21층의 웅장하고 현대적인 첨단 청사가 들어섭니다. 새 청사는 새로운 서울시 상징에 걸맞게 독특한 건축미도 가미됩니다.
현재 서울시청 주변 풍경이 크게 바뀌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청사 뒤편의 녹지 공간은 당연히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시 청사 대신 공원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휴(서울시 신청사추진반 건축팀장): “그게 뭐 건물을 철거할 때까지는 전혀 얘기가 없었는데 철거하고 나서 이제 일부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기야 서울시장 후보자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청사를 그 자리에 재건축하느냐,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기냐 하는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현 이명박 시장과 같은 당인 오세훈 후보만 재건축을 지지하고, 강금실 후보를 비롯해, 박주선 후보와 김종철 후보도 재건축 계획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서울시 청사는 지난 1926년 건축된 골격을 지금껏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청사 안의 서울시 공무원들은 열악한 사무 환경 속에서 일해왔습니다. 1인당 사무 면적이 1.6평으로 행정자치부의 권고 규정인 2.1평에도 못 미칩니다.
<인터뷰> 정거택(서울시 총무과): “좌우지간 좁아 가지고 직원들간에 어떤 업무를 보는데 상당히 부딪치는 것도 있고 상당히 불편합니다.”
시청 복도를 상당 부분 차지하며 쌓여있는 이 의자들은 번번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신세입니다. 회의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헌종(서울시 시설관리팀장): “회의실 용도를 여러가지로 쓰다 보니까 고정화시키지 못하고 필요할 때 이것을 옮겨서 쓰고 필요없을 때는, 다른 용도로 쓸 때는 이쪽으로 해서 쌓아놓고 이런 식으로 쓰고 있죠. (직원들이 옮깁니까?) 그렇죠. 내일 아침에 집기가 필요하다면 오늘 밤 밤새워 책상 배치해 놓고, 회의준비 해 놓고 새벽에 퇴근하고 이런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좁은 복도를 따라 가다 보면 청사 구석 구석에는 복도를 쪼개서 만든 공간이 있고, 창고로 쓰던 곳을 사무실로 개조한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헌종(서울시 시설관리팀장): “여기가 우리 시청건물 최고 옥탑층인데 옛날에는 창고나 이런 용도로 많이 활용했었습니다. 그런데 사무공간이 없다 보니까 보수를 해가지고 사무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청사 신축은 20년 넘은 서울시의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지난 80년 박영수 시장은 서초동으로 청사 이전을 결정합니다. 그러나 87년 염보현 시장과 95년 최병렬 시장 때 현재 자리에 재건축 하기로 계획이 변경됩니다.
이후 첫 민선인 조순 시장은 시 청사를 용산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고건 시장 때 다시 이를 확인합니다. 하지만 현 이명박 시장은 지난해 지금 자리에 재건축을 결정합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서울시 청사 건립계획이 이리저리 춤을 춰 온 것입니다.
<인터뷰> 변창흠(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전임시장 계획들 중에서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데, 내 임기내에 이것을 완성하거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기꺼이 포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청부지도 그 한 사례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조순 시장 시절 시청 이전 부지로 정했던 곳은 현재 지하철 녹사평 역과 맞닿아 있는 용산 미군기지 지역입니다.
<인터뷰> 송덕화(전 서울시의원): “저쪽으로.. 저쪽으롤 해가지고 7만평 정도 부지를 시청 부지로 그렇게 구상을 했었습니다.”
당시 100인의 시민위원회까지 구성해 시청사의 용산 이전을 결정했습니다. 청사 건립계획도 완성해, 녹사평역 인근의 시청 부지는 물론이고 건물 면적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도 정했습니다. 시 청사 이전에 대비해 기간 교통망도 정비됐습니다.
녹사평 역은 다른 역보다 건축비를 더 써가며 넓고 화려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하루 이용객은 4천명 수준으로 근처 지하철역보다 훨씬 적습니다.
<인터뷰> 녹사평 역장: “공원화된다거나 미군부지가 이전을 하면 그때는 좀 이 수준보다 더…” (많아질 거다?) “그렇죠.”
녹사평 역의 안내판에도 서울시 청사 이전에 대비해 지어졌다고 쓰여져 있습니다. 널찍한 지하철역은 예식장 등 다양한 공간으로도 시민들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건 시장 때 구상한 장기 도시기본계획도 용산 이전이 반영돼 있습니다.
<인터뷰> 송덕화(전 서울시의원): “과거에 청나라 군대도 주둔을 했고, 일본 군대가 오랫동안 주둔을 했고, 미군이 주둔했고 우리나라 수도의 가장 핵심 지역을 남의 나라 사람들이 주둔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이 미 8군이 옮겨가는 마당에 우리 수도 서울을 여기 8군 안에 중심지역에다가 우리 앉혀야 하다 그겁니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지킬 수 있어.”
이에 반해 지금 자리에 청사 재건축을 결정한 이명박 서울 시장은 이전 비용 등 재원 문제를 강조합니다.
<인터뷰> 이명박(서울시장): “몇 조씩 들여서 옮기는 건 옳지 않죠.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곳을 위해 몇 조씩 들이는 건 좋지 않다고 보는 거죠.”
지난 97년 용산 청사 이전과 지난해 재건축 용역에 모두 참여했던 최윤경 교수는 역시 현실적인 문제가 변경의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최윤경(중앙대 건축학과 교수): “미군기지 이전 문제뿐만이 아니고 그 땅을 둘러싼 수많은 관련 단체 혹은 집단들과의 조정작업이 있어야 하는데 그 작업에 아마 수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구체적인 액수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토지를 구입하는 단계로까지 들어서면 아마 현 부지에다가 증축하는 것에 비해서 천문학적인 돈이 소모될 것이고…”
좁은 시청에서 고생해왔던 공무원들의 속마음도 사실상 중요한 결정 요인이었습니다.
<인터뷰> 정헌종(서울시 시설관리팀장):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만일 이전을 한다면 옛날과 같이 또 많은 번복이 되지 않겠느냐 언제 지을지 요원한 사항 아니냐, 그렇게 될 수 있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직원이 많습니다.”
시청사의 이전이냐, 재건축이냐, 논란을 촉발시킨 차기 시장 후보들은 정파적 이해에 따라 주장을 달리합니다.
<인터뷰> 강금실(열린 우리당): “5대 궁궐 복원해서 녹색 길을 만들게 됩니다.그와 같은 경우로 봤을 때 지금의 청사 바로 옆 자리에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이 있고요.충분한 의견을 거쳐서 조순, 고건 시장께서 결정을 하셨다면 그것을 가능한 한 연속을 하는 게 맞지 않는냐…”
<인터뷰> 오세훈(한나라당 의원): “비경제적이고 비효율적이라는 근거 하나, 강북 도심이 갖는 서울 600년의 역사성도 중요하고 더군다나 공공기관이 이전해 가죠. 행정 중심도시로. 현 상황에서 이 시청사가 시내에 있는 것이 상징적으로 시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
행정도시로 이전하면 비게 될 정부 청사를 활용하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터뷰> 박주선(민주당 후보): “서울시청 자리에 신축은 저는 반대합니다. 녹지공간을 확보해서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되고 시청을 행정복합도시가 건설해서 중앙부처가 이사 갈 때 남은 건물 이용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인터뷰> 김종철(민주노동당 후보): “서울시청 뒤편에 2200억 들일 필요도 없고 용산으로 이전할 필요도 없이 이전하는 중앙정부청사를 재활용하면 될 것입니다. 특별히 시민들의 세금을 더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도 제 각각입니다.
<인터뷰> 재건축 지지: “서울 중심에서 강북이나 강남으로 연결하는 것도 여기가 용이하고…"
<인터뷰> 공원화 지지: “서울시민이 와서 언제든지 이렇게 차도 마실수 있는 공간도 좋은 것 같고요.”
<인터뷰> 청사 재활용 지지: “이 나라 모든 지방자치단체를 보면은 건물이 너무 호화롭고 크거든요…”
서울시는 결국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착공식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행정절차 때문이라면서도, 후임 시장 뜻을 존중한다는 의미라는 해석을 굳이 부인하지 않습니다.
서울시 청사의 운명은 다시 새 서울시장에게 맡겨지게 됐습니다.
서울시 청사를 새로 짓는 문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요한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20년 넘긴 논란을 마무리하고 마침내 현 시장 임기 안에 착공에 들어가는가 했더니, 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재건축이냐, 이전이냐 아니면, 또 다른 대안이냐, 결국 최종 결정은 다음 시장의 몫으로 넘어갈 상황입니다. 앞으로 갈라진 시민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일도 과제로 남았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중심이자, 상징이기도 한 서울시 청사. 초여름이 다가오며 잔디광장을 비롯한 주변엔 쉬거나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지난 3월, 청사 뒤쪽의 부속 건물들이 헐리면서 이곳도 근처 직장인 등 시민들에게 새로운 휴식처로 등장했습니다. 시청 주변의 답답한 빌딩촌과 달리 탁 트인 이곳이 근사한 녹색 공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인터뷰> 위연순(서울시 한남동): “공원이 있는 것이 훨씬 더 보기 좋고 나은 것 같아요. 사람들한테, 여기 일하는 사람들이 좀 쉴 곳도 있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아요.” (근처에서 일하세요?) “네.”
그러나 서울시는 이곳에 새 청사를 지을 계획입니다.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건축 기본계획까지 마련됐습니다.
<인터뷰> 이정휴(서울시 신청사추진반 건축팀장): “최종 11월에 발주를 하고 금년 4월달에 업체가 선정됐습니다. 관련 절차에 따라서 저희가 현재 계획대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서울시 계획대로라면 2009년엔 지상 21층의 웅장하고 현대적인 첨단 청사가 들어섭니다. 새 청사는 새로운 서울시 상징에 걸맞게 독특한 건축미도 가미됩니다.
현재 서울시청 주변 풍경이 크게 바뀌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청사 뒤편의 녹지 공간은 당연히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시 청사 대신 공원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휴(서울시 신청사추진반 건축팀장): “그게 뭐 건물을 철거할 때까지는 전혀 얘기가 없었는데 철거하고 나서 이제 일부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기야 서울시장 후보자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청사를 그 자리에 재건축하느냐,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기냐 하는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현 이명박 시장과 같은 당인 오세훈 후보만 재건축을 지지하고, 강금실 후보를 비롯해, 박주선 후보와 김종철 후보도 재건축 계획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서울시 청사는 지난 1926년 건축된 골격을 지금껏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청사 안의 서울시 공무원들은 열악한 사무 환경 속에서 일해왔습니다. 1인당 사무 면적이 1.6평으로 행정자치부의 권고 규정인 2.1평에도 못 미칩니다.
<인터뷰> 정거택(서울시 총무과): “좌우지간 좁아 가지고 직원들간에 어떤 업무를 보는데 상당히 부딪치는 것도 있고 상당히 불편합니다.”
시청 복도를 상당 부분 차지하며 쌓여있는 이 의자들은 번번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신세입니다. 회의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헌종(서울시 시설관리팀장): “회의실 용도를 여러가지로 쓰다 보니까 고정화시키지 못하고 필요할 때 이것을 옮겨서 쓰고 필요없을 때는, 다른 용도로 쓸 때는 이쪽으로 해서 쌓아놓고 이런 식으로 쓰고 있죠. (직원들이 옮깁니까?) 그렇죠. 내일 아침에 집기가 필요하다면 오늘 밤 밤새워 책상 배치해 놓고, 회의준비 해 놓고 새벽에 퇴근하고 이런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좁은 복도를 따라 가다 보면 청사 구석 구석에는 복도를 쪼개서 만든 공간이 있고, 창고로 쓰던 곳을 사무실로 개조한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헌종(서울시 시설관리팀장): “여기가 우리 시청건물 최고 옥탑층인데 옛날에는 창고나 이런 용도로 많이 활용했었습니다. 그런데 사무공간이 없다 보니까 보수를 해가지고 사무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청사 신축은 20년 넘은 서울시의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지난 80년 박영수 시장은 서초동으로 청사 이전을 결정합니다. 그러나 87년 염보현 시장과 95년 최병렬 시장 때 현재 자리에 재건축 하기로 계획이 변경됩니다.
이후 첫 민선인 조순 시장은 시 청사를 용산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고건 시장 때 다시 이를 확인합니다. 하지만 현 이명박 시장은 지난해 지금 자리에 재건축을 결정합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서울시 청사 건립계획이 이리저리 춤을 춰 온 것입니다.
<인터뷰> 변창흠(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전임시장 계획들 중에서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데, 내 임기내에 이것을 완성하거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기꺼이 포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청부지도 그 한 사례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조순 시장 시절 시청 이전 부지로 정했던 곳은 현재 지하철 녹사평 역과 맞닿아 있는 용산 미군기지 지역입니다.
<인터뷰> 송덕화(전 서울시의원): “저쪽으로.. 저쪽으롤 해가지고 7만평 정도 부지를 시청 부지로 그렇게 구상을 했었습니다.”
당시 100인의 시민위원회까지 구성해 시청사의 용산 이전을 결정했습니다. 청사 건립계획도 완성해, 녹사평역 인근의 시청 부지는 물론이고 건물 면적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도 정했습니다. 시 청사 이전에 대비해 기간 교통망도 정비됐습니다.
녹사평 역은 다른 역보다 건축비를 더 써가며 넓고 화려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하루 이용객은 4천명 수준으로 근처 지하철역보다 훨씬 적습니다.
<인터뷰> 녹사평 역장: “공원화된다거나 미군부지가 이전을 하면 그때는 좀 이 수준보다 더…” (많아질 거다?) “그렇죠.”
녹사평 역의 안내판에도 서울시 청사 이전에 대비해 지어졌다고 쓰여져 있습니다. 널찍한 지하철역은 예식장 등 다양한 공간으로도 시민들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건 시장 때 구상한 장기 도시기본계획도 용산 이전이 반영돼 있습니다.
<인터뷰> 송덕화(전 서울시의원): “과거에 청나라 군대도 주둔을 했고, 일본 군대가 오랫동안 주둔을 했고, 미군이 주둔했고 우리나라 수도의 가장 핵심 지역을 남의 나라 사람들이 주둔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이 미 8군이 옮겨가는 마당에 우리 수도 서울을 여기 8군 안에 중심지역에다가 우리 앉혀야 하다 그겁니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지킬 수 있어.”
이에 반해 지금 자리에 청사 재건축을 결정한 이명박 서울 시장은 이전 비용 등 재원 문제를 강조합니다.
<인터뷰> 이명박(서울시장): “몇 조씩 들여서 옮기는 건 옳지 않죠.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곳을 위해 몇 조씩 들이는 건 좋지 않다고 보는 거죠.”
지난 97년 용산 청사 이전과 지난해 재건축 용역에 모두 참여했던 최윤경 교수는 역시 현실적인 문제가 변경의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최윤경(중앙대 건축학과 교수): “미군기지 이전 문제뿐만이 아니고 그 땅을 둘러싼 수많은 관련 단체 혹은 집단들과의 조정작업이 있어야 하는데 그 작업에 아마 수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구체적인 액수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토지를 구입하는 단계로까지 들어서면 아마 현 부지에다가 증축하는 것에 비해서 천문학적인 돈이 소모될 것이고…”
좁은 시청에서 고생해왔던 공무원들의 속마음도 사실상 중요한 결정 요인이었습니다.
<인터뷰> 정헌종(서울시 시설관리팀장):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만일 이전을 한다면 옛날과 같이 또 많은 번복이 되지 않겠느냐 언제 지을지 요원한 사항 아니냐, 그렇게 될 수 있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직원이 많습니다.”
시청사의 이전이냐, 재건축이냐, 논란을 촉발시킨 차기 시장 후보들은 정파적 이해에 따라 주장을 달리합니다.
<인터뷰> 강금실(열린 우리당): “5대 궁궐 복원해서 녹색 길을 만들게 됩니다.그와 같은 경우로 봤을 때 지금의 청사 바로 옆 자리에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이 있고요.충분한 의견을 거쳐서 조순, 고건 시장께서 결정을 하셨다면 그것을 가능한 한 연속을 하는 게 맞지 않는냐…”
<인터뷰> 오세훈(한나라당 의원): “비경제적이고 비효율적이라는 근거 하나, 강북 도심이 갖는 서울 600년의 역사성도 중요하고 더군다나 공공기관이 이전해 가죠. 행정 중심도시로. 현 상황에서 이 시청사가 시내에 있는 것이 상징적으로 시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
행정도시로 이전하면 비게 될 정부 청사를 활용하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터뷰> 박주선(민주당 후보): “서울시청 자리에 신축은 저는 반대합니다. 녹지공간을 확보해서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되고 시청을 행정복합도시가 건설해서 중앙부처가 이사 갈 때 남은 건물 이용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인터뷰> 김종철(민주노동당 후보): “서울시청 뒤편에 2200억 들일 필요도 없고 용산으로 이전할 필요도 없이 이전하는 중앙정부청사를 재활용하면 될 것입니다. 특별히 시민들의 세금을 더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도 제 각각입니다.
<인터뷰> 재건축 지지: “서울 중심에서 강북이나 강남으로 연결하는 것도 여기가 용이하고…"
<인터뷰> 공원화 지지: “서울시민이 와서 언제든지 이렇게 차도 마실수 있는 공간도 좋은 것 같고요.”
<인터뷰> 청사 재활용 지지: “이 나라 모든 지방자치단체를 보면은 건물이 너무 호화롭고 크거든요…”
서울시는 결국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착공식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행정절차 때문이라면서도, 후임 시장 뜻을 존중한다는 의미라는 해석을 굳이 부인하지 않습니다.
서울시 청사의 운명은 다시 새 서울시장에게 맡겨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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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재건축 VS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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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6-05-15 10:57:50
- 수정2006-05-15 13:32:09
<앵커 멘트>
서울시 청사를 새로 짓는 문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요한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20년 넘긴 논란을 마무리하고 마침내 현 시장 임기 안에 착공에 들어가는가 했더니, 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재건축이냐, 이전이냐 아니면, 또 다른 대안이냐, 결국 최종 결정은 다음 시장의 몫으로 넘어갈 상황입니다. 앞으로 갈라진 시민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일도 과제로 남았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중심이자, 상징이기도 한 서울시 청사. 초여름이 다가오며 잔디광장을 비롯한 주변엔 쉬거나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지난 3월, 청사 뒤쪽의 부속 건물들이 헐리면서 이곳도 근처 직장인 등 시민들에게 새로운 휴식처로 등장했습니다. 시청 주변의 답답한 빌딩촌과 달리 탁 트인 이곳이 근사한 녹색 공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인터뷰> 위연순(서울시 한남동): “공원이 있는 것이 훨씬 더 보기 좋고 나은 것 같아요. 사람들한테, 여기 일하는 사람들이 좀 쉴 곳도 있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아요.” (근처에서 일하세요?) “네.”
그러나 서울시는 이곳에 새 청사를 지을 계획입니다.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건축 기본계획까지 마련됐습니다.
<인터뷰> 이정휴(서울시 신청사추진반 건축팀장): “최종 11월에 발주를 하고 금년 4월달에 업체가 선정됐습니다. 관련 절차에 따라서 저희가 현재 계획대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서울시 계획대로라면 2009년엔 지상 21층의 웅장하고 현대적인 첨단 청사가 들어섭니다. 새 청사는 새로운 서울시 상징에 걸맞게 독특한 건축미도 가미됩니다.
현재 서울시청 주변 풍경이 크게 바뀌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청사 뒤편의 녹지 공간은 당연히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시 청사 대신 공원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휴(서울시 신청사추진반 건축팀장): “그게 뭐 건물을 철거할 때까지는 전혀 얘기가 없었는데 철거하고 나서 이제 일부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기야 서울시장 후보자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청사를 그 자리에 재건축하느냐,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기냐 하는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현 이명박 시장과 같은 당인 오세훈 후보만 재건축을 지지하고, 강금실 후보를 비롯해, 박주선 후보와 김종철 후보도 재건축 계획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서울시 청사는 지난 1926년 건축된 골격을 지금껏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청사 안의 서울시 공무원들은 열악한 사무 환경 속에서 일해왔습니다. 1인당 사무 면적이 1.6평으로 행정자치부의 권고 규정인 2.1평에도 못 미칩니다.
<인터뷰> 정거택(서울시 총무과): “좌우지간 좁아 가지고 직원들간에 어떤 업무를 보는데 상당히 부딪치는 것도 있고 상당히 불편합니다.”
시청 복도를 상당 부분 차지하며 쌓여있는 이 의자들은 번번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신세입니다. 회의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헌종(서울시 시설관리팀장): “회의실 용도를 여러가지로 쓰다 보니까 고정화시키지 못하고 필요할 때 이것을 옮겨서 쓰고 필요없을 때는, 다른 용도로 쓸 때는 이쪽으로 해서 쌓아놓고 이런 식으로 쓰고 있죠. (직원들이 옮깁니까?) 그렇죠. 내일 아침에 집기가 필요하다면 오늘 밤 밤새워 책상 배치해 놓고, 회의준비 해 놓고 새벽에 퇴근하고 이런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좁은 복도를 따라 가다 보면 청사 구석 구석에는 복도를 쪼개서 만든 공간이 있고, 창고로 쓰던 곳을 사무실로 개조한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헌종(서울시 시설관리팀장): “여기가 우리 시청건물 최고 옥탑층인데 옛날에는 창고나 이런 용도로 많이 활용했었습니다. 그런데 사무공간이 없다 보니까 보수를 해가지고 사무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청사 신축은 20년 넘은 서울시의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지난 80년 박영수 시장은 서초동으로 청사 이전을 결정합니다. 그러나 87년 염보현 시장과 95년 최병렬 시장 때 현재 자리에 재건축 하기로 계획이 변경됩니다.
이후 첫 민선인 조순 시장은 시 청사를 용산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고건 시장 때 다시 이를 확인합니다. 하지만 현 이명박 시장은 지난해 지금 자리에 재건축을 결정합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서울시 청사 건립계획이 이리저리 춤을 춰 온 것입니다.
<인터뷰> 변창흠(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전임시장 계획들 중에서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데, 내 임기내에 이것을 완성하거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기꺼이 포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청부지도 그 한 사례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조순 시장 시절 시청 이전 부지로 정했던 곳은 현재 지하철 녹사평 역과 맞닿아 있는 용산 미군기지 지역입니다.
<인터뷰> 송덕화(전 서울시의원): “저쪽으로.. 저쪽으롤 해가지고 7만평 정도 부지를 시청 부지로 그렇게 구상을 했었습니다.”
당시 100인의 시민위원회까지 구성해 시청사의 용산 이전을 결정했습니다. 청사 건립계획도 완성해, 녹사평역 인근의 시청 부지는 물론이고 건물 면적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도 정했습니다. 시 청사 이전에 대비해 기간 교통망도 정비됐습니다.
녹사평 역은 다른 역보다 건축비를 더 써가며 넓고 화려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하루 이용객은 4천명 수준으로 근처 지하철역보다 훨씬 적습니다.
<인터뷰> 녹사평 역장: “공원화된다거나 미군부지가 이전을 하면 그때는 좀 이 수준보다 더…” (많아질 거다?) “그렇죠.”
녹사평 역의 안내판에도 서울시 청사 이전에 대비해 지어졌다고 쓰여져 있습니다. 널찍한 지하철역은 예식장 등 다양한 공간으로도 시민들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건 시장 때 구상한 장기 도시기본계획도 용산 이전이 반영돼 있습니다.
<인터뷰> 송덕화(전 서울시의원): “과거에 청나라 군대도 주둔을 했고, 일본 군대가 오랫동안 주둔을 했고, 미군이 주둔했고 우리나라 수도의 가장 핵심 지역을 남의 나라 사람들이 주둔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이 미 8군이 옮겨가는 마당에 우리 수도 서울을 여기 8군 안에 중심지역에다가 우리 앉혀야 하다 그겁니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지킬 수 있어.”
이에 반해 지금 자리에 청사 재건축을 결정한 이명박 서울 시장은 이전 비용 등 재원 문제를 강조합니다.
<인터뷰> 이명박(서울시장): “몇 조씩 들여서 옮기는 건 옳지 않죠.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곳을 위해 몇 조씩 들이는 건 좋지 않다고 보는 거죠.”
지난 97년 용산 청사 이전과 지난해 재건축 용역에 모두 참여했던 최윤경 교수는 역시 현실적인 문제가 변경의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최윤경(중앙대 건축학과 교수): “미군기지 이전 문제뿐만이 아니고 그 땅을 둘러싼 수많은 관련 단체 혹은 집단들과의 조정작업이 있어야 하는데 그 작업에 아마 수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구체적인 액수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토지를 구입하는 단계로까지 들어서면 아마 현 부지에다가 증축하는 것에 비해서 천문학적인 돈이 소모될 것이고…”
좁은 시청에서 고생해왔던 공무원들의 속마음도 사실상 중요한 결정 요인이었습니다.
<인터뷰> 정헌종(서울시 시설관리팀장):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만일 이전을 한다면 옛날과 같이 또 많은 번복이 되지 않겠느냐 언제 지을지 요원한 사항 아니냐, 그렇게 될 수 있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직원이 많습니다.”
시청사의 이전이냐, 재건축이냐, 논란을 촉발시킨 차기 시장 후보들은 정파적 이해에 따라 주장을 달리합니다.
<인터뷰> 강금실(열린 우리당): “5대 궁궐 복원해서 녹색 길을 만들게 됩니다.그와 같은 경우로 봤을 때 지금의 청사 바로 옆 자리에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이 있고요.충분한 의견을 거쳐서 조순, 고건 시장께서 결정을 하셨다면 그것을 가능한 한 연속을 하는 게 맞지 않는냐…”
<인터뷰> 오세훈(한나라당 의원): “비경제적이고 비효율적이라는 근거 하나, 강북 도심이 갖는 서울 600년의 역사성도 중요하고 더군다나 공공기관이 이전해 가죠. 행정 중심도시로. 현 상황에서 이 시청사가 시내에 있는 것이 상징적으로 시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
행정도시로 이전하면 비게 될 정부 청사를 활용하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터뷰> 박주선(민주당 후보): “서울시청 자리에 신축은 저는 반대합니다. 녹지공간을 확보해서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되고 시청을 행정복합도시가 건설해서 중앙부처가 이사 갈 때 남은 건물 이용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인터뷰> 김종철(민주노동당 후보): “서울시청 뒤편에 2200억 들일 필요도 없고 용산으로 이전할 필요도 없이 이전하는 중앙정부청사를 재활용하면 될 것입니다. 특별히 시민들의 세금을 더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도 제 각각입니다.
<인터뷰> 재건축 지지: “서울 중심에서 강북이나 강남으로 연결하는 것도 여기가 용이하고…"
<인터뷰> 공원화 지지: “서울시민이 와서 언제든지 이렇게 차도 마실수 있는 공간도 좋은 것 같고요.”
<인터뷰> 청사 재활용 지지: “이 나라 모든 지방자치단체를 보면은 건물이 너무 호화롭고 크거든요…”
서울시는 결국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착공식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행정절차 때문이라면서도, 후임 시장 뜻을 존중한다는 의미라는 해석을 굳이 부인하지 않습니다.
서울시 청사의 운명은 다시 새 서울시장에게 맡겨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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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덕 기자 hd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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