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800통 칼집…멍든 ‘농심’

입력 2006.06.08 (20:40) 수정 2006.06.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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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본격적인 수박 철을 맞아 수박을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오늘 경남 밀양에서도 출하를 앞둔 수박 800통이 훼손돼 몇 개월 동안 정성을 쏟은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최세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밀양의 한 수박 비닐하우스입니다.

수확을 앞둔 잘 익은 수박에 손가락 크기만 한 구멍이 나 있습니다.

구멍이 커지면서 아예 절반으로 쩍쩍 갈라진 수박도 있습니다.

내일모레면 출하될 수박들이 이처럼 모두 상품가치를 잃어버렸습니다.

훼손된 수박은 비닐하우스 2개 동에 모두 8백여 통이 넘습니다.

누군가 밤새 비닐하우스에 들어와 수박에 몰래 상처를 내 놓은 것입니다.

지체장애 3급인 남편과 함께 올해 초부터 수박을 키워온 박씨는 갈라진 수박만큼이나 가슴이 미어집니다.

<인터뷰>박정자(경남 밀양시 상남면) : "이 수박 한 덩이 만들려면 사람 손이 백 번도 더 가야 합니다. 그만큼 힘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습니까?"

박씨는 이미 지난달 말에 이 수박들을 중간 상인에게 모두 팔았지만, 이제 받은 돈을 물어줘야 할 형편입니다.

범인이 남긴 증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경찰도 속수무책입니다.

<인터뷰>안기균(밀양경찰서 강력범죄 수사1팀) : "실제로 남아있는 증거 자체가 없어서 해결이 어렵다고 봅니다. 농민이 일 년 동안 지은 농사인데 (범인을) 꼭 잡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지난 4월 창원시 대산면에서도 출하를 앞둔 수박 800개의 꼭지를 누군가 잘라버리는 등 수확을 앞둔 농작물 훼손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대부분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농민들의 소중한 땀방울이 물거품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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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박 800통 칼집…멍든 ‘농심’
    • 입력 2006-06-08 20:25:58
    • 수정2006-06-09 11:05:09
    뉴스타임
<앵커 멘트> 본격적인 수박 철을 맞아 수박을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오늘 경남 밀양에서도 출하를 앞둔 수박 800통이 훼손돼 몇 개월 동안 정성을 쏟은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최세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밀양의 한 수박 비닐하우스입니다. 수확을 앞둔 잘 익은 수박에 손가락 크기만 한 구멍이 나 있습니다. 구멍이 커지면서 아예 절반으로 쩍쩍 갈라진 수박도 있습니다. 내일모레면 출하될 수박들이 이처럼 모두 상품가치를 잃어버렸습니다. 훼손된 수박은 비닐하우스 2개 동에 모두 8백여 통이 넘습니다. 누군가 밤새 비닐하우스에 들어와 수박에 몰래 상처를 내 놓은 것입니다. 지체장애 3급인 남편과 함께 올해 초부터 수박을 키워온 박씨는 갈라진 수박만큼이나 가슴이 미어집니다. <인터뷰>박정자(경남 밀양시 상남면) : "이 수박 한 덩이 만들려면 사람 손이 백 번도 더 가야 합니다. 그만큼 힘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습니까?" 박씨는 이미 지난달 말에 이 수박들을 중간 상인에게 모두 팔았지만, 이제 받은 돈을 물어줘야 할 형편입니다. 범인이 남긴 증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경찰도 속수무책입니다. <인터뷰>안기균(밀양경찰서 강력범죄 수사1팀) : "실제로 남아있는 증거 자체가 없어서 해결이 어렵다고 봅니다. 농민이 일 년 동안 지은 농사인데 (범인을) 꼭 잡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지난 4월 창원시 대산면에서도 출하를 앞둔 수박 800개의 꼭지를 누군가 잘라버리는 등 수확을 앞둔 농작물 훼손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대부분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농민들의 소중한 땀방울이 물거품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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