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미 문고를 아시나요?

입력 2006.08.13 (21:51) 수정 2006.08.1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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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식민지 때 유출된 조선시대 고서 4천여 책이 미국의 한 대학 도서관에 ‘아사미 문고’라는 일본 사람 이름으로 분류돼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김대홍 기자가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한국과 중국, 일본의 고서 3백만 권을 소장하고 있는 미국 UC 버클리 동아시아 도서관.

지하로 내려가자 특별 서고가 나타납니다.

<인터뷰>브루스 윌리암스(UC 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 선임 사서) : "방문을 열고 45초 안에 다른 안전장치에 코드를 입력하지 않으면 경보가 울리고 경찰이 출동합니다."

서고 안에는 고려사, 동국통감 등 조선시대 고서 4천여 책이 빼곡히 꽂혀 있습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없는 유일본도 30여 권이나 있습니다.

<인터뷰>오용섭(인천전문대 교수/서지학자) : "한국에 있는 책의 원본이되는, 바탕 본이 되는 책들이 또 여럿 있습니다."

보물 1127호로 지정된 고려시대 '천로 금강경' 영조 때 청계천 바닥을 준설하면서 그린 '준천계첩' 다산 정약용과 관련된 서적도 19종에 97책이 있습니다.

하지만 책표지에 적힌 분류목록은 일본 사람 이름인 '아사미 문고'로 돼 있습니다.

아사미는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총독부 판사였습니다.

<인터뷰>마쯔바라 다카토시(큐슈대학 한국학센터 교수) : "조선 고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아사미는 지금 말하면 문화재 위원회 위원으로 있었습니다."

아사미는 특히 조선시대 왕족이나 양반 집에서 나온 책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습니다.

아사미는 이렇게 모은 조선의 희귀 고서들을 서울에 있는 미쯔이 물산을 통해 일본 미쯔이 문고로 보냅니다.

그리고 1950년 일본의 미쯔이 문고가 이 책들을 7천5백 달러를 받고 버클리에 팝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반세기가 넘도록 일본인 이름이 붙어있는 조선의 희귀 고서들.

당장 국내로 반환받지 못할 형편이라면 우선 이름이라도 우리 것으로 바꾸도록 하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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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사미 문고를 아시나요?
    • 입력 2006-08-13 21:03:40
    • 수정2006-08-13 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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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식민지 때 유출된 조선시대 고서 4천여 책이 미국의 한 대학 도서관에 ‘아사미 문고’라는 일본 사람 이름으로 분류돼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김대홍 기자가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한국과 중국, 일본의 고서 3백만 권을 소장하고 있는 미국 UC 버클리 동아시아 도서관. 지하로 내려가자 특별 서고가 나타납니다. <인터뷰>브루스 윌리암스(UC 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 선임 사서) : "방문을 열고 45초 안에 다른 안전장치에 코드를 입력하지 않으면 경보가 울리고 경찰이 출동합니다." 서고 안에는 고려사, 동국통감 등 조선시대 고서 4천여 책이 빼곡히 꽂혀 있습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없는 유일본도 30여 권이나 있습니다. <인터뷰>오용섭(인천전문대 교수/서지학자) : "한국에 있는 책의 원본이되는, 바탕 본이 되는 책들이 또 여럿 있습니다." 보물 1127호로 지정된 고려시대 '천로 금강경' 영조 때 청계천 바닥을 준설하면서 그린 '준천계첩' 다산 정약용과 관련된 서적도 19종에 97책이 있습니다. 하지만 책표지에 적힌 분류목록은 일본 사람 이름인 '아사미 문고'로 돼 있습니다. 아사미는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총독부 판사였습니다. <인터뷰>마쯔바라 다카토시(큐슈대학 한국학센터 교수) : "조선 고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아사미는 지금 말하면 문화재 위원회 위원으로 있었습니다." 아사미는 특히 조선시대 왕족이나 양반 집에서 나온 책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습니다. 아사미는 이렇게 모은 조선의 희귀 고서들을 서울에 있는 미쯔이 물산을 통해 일본 미쯔이 문고로 보냅니다. 그리고 1950년 일본의 미쯔이 문고가 이 책들을 7천5백 달러를 받고 버클리에 팝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반세기가 넘도록 일본인 이름이 붙어있는 조선의 희귀 고서들. 당장 국내로 반환받지 못할 형편이라면 우선 이름이라도 우리 것으로 바꾸도록 하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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