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 ‘괴물’ 천만 돌파…스크린 독식 논란

입력 2006.08.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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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영화 '괴물' 이야기 참 많이들 하시죠.

이 영화 안 본 사람은,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라도 영화를 봐야하지 않을까하는 압박감을 느낄 정도라고 하는데요.

네, 한국 괴수영화 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스크린 독식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괴물' 말고 다른 영화 보려면 상영관을 찾기 조차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윤영란 기자!

현재 영화 '괴물'이 얼마나 상영되고 있나요?

<리포트>

국내 스크린 1648개의 절반에 육박하는 620개의 스크린에서 상영중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들이 좌석 수가 많은 극장에 '괴물'을 배정했기 때문에 좌석 수로는 전체의 68%에 달합니다.

이렇다보니 '싹쓸이다, 선택권 제한이다'라는 말이 나 오고 있는데요. 영화 '괴물'을 둘러싼 스크린 독식 논란을 취재했습니다.

개봉한지 21일만에 한국영화 사상 최단 기간 1000만명 돌파!

평일에도 25만명의 관객몰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흥행 돌풍의 원동력은 관객과 평단 모두 인정한 작품 자체의 힘에 있습니다.

<인터뷰> 황유림(관객) : "진지하다가 웃기고, 그러다가 무섭고..."

<인터뷰> 강유정(영화평론가)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형식을 빌려왔으면서도 내용적으론 한국적 정서를 완벽히 소화..."

영화 '왕의 남자'가 가지고 있는 1230만명 관객 돌파도 거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요즘엔 '괴물'을 보지 않으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관객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이(관객) :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해서 한번 보려고 왔거든요."

<인터뷰> 김도균(관객) : "일단은 여기저기서...인터넷으로도 많이 뜨고 하니까 그런거 어떻게 따라간거죠. 저도 모르게..."

국내 스크린 중 38%인 620개의 스크린과 좌석 수로는 68%까지 장악한 상태! '괴물'의 스크린 독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괴물'의 돌풍은 올해초 ?왕의 남자?가 350개 내외의 스크린에서 장기 상영하며,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수립한 것과도 차이가 있는데요.

현재, 상영 중인 '플라이 대디'의 주연배우 이문식씨는 지난달 말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영화가 스크린을 많이 잡으면 작은 영화는 설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일부에선 문화의 다양성을 내세워 스크린 축소에 반대했던 충무로가 작은 영화들의 설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원승환(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 "독과점이 된다는 것은 시장적 자체의 질서가 힘있는 자를 중심으로 왜곡되는 거잖아요. 그 결과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되거나 상영, 배급되기 어려운 현상도 있는 것이고..."

제 59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상과 넷팻상을 받은 '내 청춘에게 고함'은 개봉한 지 28일만에 관객 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괴물'의 1000분의 1의 관객. 하지만 전국 9개관에서 개봉해 현재, 서울과 대구 단, 2개관에서 상영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나 다름 없는 결과입니다.

10개관 미만 소규모 배급한 영화로는 '송환'이후 2년만의 일인데요.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터뷰> 송연주 (관객) : "주변에서 다들 재미있다고 그래서 보게 됐는데요. 상영관이 별로 없어서 어렵게 찾아서 보게 됐어요."

<인터뷰> 박상백(이모션픽쳐스 마케팅팀장) : "저희가 100개관 30, 50개 이런게 아니라 서울에서 한 4~5개관만 좀 더 잡았으면 좀 더 많은 분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텐데...그런 측면에서 굉장히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세계 영화제가 인정한 김기덕 감독.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수십만의 관객을 동원하는 김감독의 영화는 국내에선 잇따라 흥행에 참패했습니다.

얼마전 영화 '시간'의 개봉을 앞두고, 김감독은 '이번 영화도 흥행에 실패한다면 앞으로는 국내에서 개봉을 하지 않을 것이며 국내 영화제에도 작품을 출품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처럼 작은 영화는 국내의 배급 현실과 관객들의 성향 등의 이유로 점점 설 기회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괴물?의 봉준호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다양한 소수의 취향의 영화들을 보호하는 마이너리티 쿼터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봉준호(영화 감독) : "마이너리티 쿼터라고 해 가지고요. 다양하고 소수 취향의 영화들에 대해서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된다고 전부터 영화인들이 주장을 해 왔고요. 그 부분이 전체적으로 한국의 스크린 쿼터 제도를 보호해 가는 맥락 하에서 그 부분도 같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영화 '괴물'로 인해 불거진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마이너 쿼터, 예술전용관 확대 등 활발한 논의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류형진(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 : "스크린쿼터와 비슷한 방식으로 전체상영 일수의 몇 퍼센트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예술영화나 독립 영화에 할애한다. 지금 예술 영화 전용관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것도 좀 더 확대 개편해서..."

봉준호 감독은 '괴물'이 십자가를 지더라도 현재의 문제점들을 좀 더 공론화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영화의 발전과 다양성을 위해선 현재 논의되는 현안들에 대해 제도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멘트>

좋은 화두를 던져 줬는데, 봉 감독의 바람대로 '괴물'이 영화 자체로서뿐 아니라, 영화계에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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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임 현장] ‘괴물’ 천만 돌파…스크린 독식 논란
    • 입력 2006-08-18 08:10:14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요즘 영화 '괴물' 이야기 참 많이들 하시죠. 이 영화 안 본 사람은,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라도 영화를 봐야하지 않을까하는 압박감을 느낄 정도라고 하는데요. 네, 한국 괴수영화 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스크린 독식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괴물' 말고 다른 영화 보려면 상영관을 찾기 조차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윤영란 기자! 현재 영화 '괴물'이 얼마나 상영되고 있나요? <리포트> 국내 스크린 1648개의 절반에 육박하는 620개의 스크린에서 상영중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들이 좌석 수가 많은 극장에 '괴물'을 배정했기 때문에 좌석 수로는 전체의 68%에 달합니다. 이렇다보니 '싹쓸이다, 선택권 제한이다'라는 말이 나 오고 있는데요. 영화 '괴물'을 둘러싼 스크린 독식 논란을 취재했습니다. 개봉한지 21일만에 한국영화 사상 최단 기간 1000만명 돌파! 평일에도 25만명의 관객몰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흥행 돌풍의 원동력은 관객과 평단 모두 인정한 작품 자체의 힘에 있습니다. <인터뷰> 황유림(관객) : "진지하다가 웃기고, 그러다가 무섭고..." <인터뷰> 강유정(영화평론가)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형식을 빌려왔으면서도 내용적으론 한국적 정서를 완벽히 소화..." 영화 '왕의 남자'가 가지고 있는 1230만명 관객 돌파도 거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요즘엔 '괴물'을 보지 않으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관객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이(관객) :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해서 한번 보려고 왔거든요." <인터뷰> 김도균(관객) : "일단은 여기저기서...인터넷으로도 많이 뜨고 하니까 그런거 어떻게 따라간거죠. 저도 모르게..." 국내 스크린 중 38%인 620개의 스크린과 좌석 수로는 68%까지 장악한 상태! '괴물'의 스크린 독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괴물'의 돌풍은 올해초 ?왕의 남자?가 350개 내외의 스크린에서 장기 상영하며,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수립한 것과도 차이가 있는데요. 현재, 상영 중인 '플라이 대디'의 주연배우 이문식씨는 지난달 말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영화가 스크린을 많이 잡으면 작은 영화는 설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일부에선 문화의 다양성을 내세워 스크린 축소에 반대했던 충무로가 작은 영화들의 설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원승환(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 "독과점이 된다는 것은 시장적 자체의 질서가 힘있는 자를 중심으로 왜곡되는 거잖아요. 그 결과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되거나 상영, 배급되기 어려운 현상도 있는 것이고..." 제 59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상과 넷팻상을 받은 '내 청춘에게 고함'은 개봉한 지 28일만에 관객 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괴물'의 1000분의 1의 관객. 하지만 전국 9개관에서 개봉해 현재, 서울과 대구 단, 2개관에서 상영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나 다름 없는 결과입니다. 10개관 미만 소규모 배급한 영화로는 '송환'이후 2년만의 일인데요.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터뷰> 송연주 (관객) : "주변에서 다들 재미있다고 그래서 보게 됐는데요. 상영관이 별로 없어서 어렵게 찾아서 보게 됐어요." <인터뷰> 박상백(이모션픽쳐스 마케팅팀장) : "저희가 100개관 30, 50개 이런게 아니라 서울에서 한 4~5개관만 좀 더 잡았으면 좀 더 많은 분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텐데...그런 측면에서 굉장히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세계 영화제가 인정한 김기덕 감독.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수십만의 관객을 동원하는 김감독의 영화는 국내에선 잇따라 흥행에 참패했습니다. 얼마전 영화 '시간'의 개봉을 앞두고, 김감독은 '이번 영화도 흥행에 실패한다면 앞으로는 국내에서 개봉을 하지 않을 것이며 국내 영화제에도 작품을 출품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처럼 작은 영화는 국내의 배급 현실과 관객들의 성향 등의 이유로 점점 설 기회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괴물?의 봉준호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다양한 소수의 취향의 영화들을 보호하는 마이너리티 쿼터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봉준호(영화 감독) : "마이너리티 쿼터라고 해 가지고요. 다양하고 소수 취향의 영화들에 대해서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된다고 전부터 영화인들이 주장을 해 왔고요. 그 부분이 전체적으로 한국의 스크린 쿼터 제도를 보호해 가는 맥락 하에서 그 부분도 같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영화 '괴물'로 인해 불거진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마이너 쿼터, 예술전용관 확대 등 활발한 논의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류형진(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 : "스크린쿼터와 비슷한 방식으로 전체상영 일수의 몇 퍼센트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예술영화나 독립 영화에 할애한다. 지금 예술 영화 전용관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것도 좀 더 확대 개편해서..." 봉준호 감독은 '괴물'이 십자가를 지더라도 현재의 문제점들을 좀 더 공론화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영화의 발전과 다양성을 위해선 현재 논의되는 현안들에 대해 제도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멘트> 좋은 화두를 던져 줬는데, 봉 감독의 바람대로 '괴물'이 영화 자체로서뿐 아니라, 영화계에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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