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터널 속 집진기’ 수입했다고 허위신고

입력 2006.08.21 (22:28) 수정 2006.08.2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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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터널속 먼지를 걸러내기 위해 최근 집진기가 설치되고 있습니다만 국내 기술로는 생산이 안되는 이 터널용 집진기가 어찌된 일인지 국내에서 조립,생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장추적, 김양순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구-부산 간 국도의 터널 속 매연과 먼지를 걸러내기 위한 집진기입니다.

조달청이 발주해 부산 국토관리청 감독으로 22억원의 세금을 들여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설치 2달 만에 일부가 고장이 나더니 이후 수리가 안돼 1년 가까이 방치되다 지난 6월 말에야 수리가 됐습니다.

<녹취>터널 관리자 : "저희들이 체크해본 결과 대전부에는 전압이 인가되는데 집전부는 전압이 안되더라구요. (업체에서)몇 번 하자 보수 했는데 잡아내지 못했어요."

납품 업체는 이 집진기를 노르웨이의 한 회사로부터 수입해 설치했고 그 회사의 사정으로 수리가 늦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납품 업체 관계자 : "(완제품으로 수입한 것 맞습니까?) 네. 수입한 것이 분명히 맞습니다."

그러나 관세청에 확인한 결과 노르웨이에서 수입된 집진기는 단 한 대 도 없었습니다.

더구나 납품업체가 수입해 왔다는 노르웨이 회사를 노르웨이 신용정보 회사를 통해 조회한 결과 지난 2001년에 세워진 뒤 집진기 매출 실적이 전혀 없는 회사로 밝혀졌습니다.

취재진이 사실 확인을 요구하자 업체는 그제서야 홍콩과 국내에서 절반 씩 나눠 조립했다고 시인합니다.

<녹취>납품 업체 관계자 : "(국내 어디서 만드셨어요?) 지방의 공장을 임대해서 (만들었습니다.) 저희가 속여서 납품한 부분은 인정하고요."

업체는 납기가 촉박해 어쩔 수 없었다며 노르웨이에서 원천 기술 보유자가 와서 총괄을 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관세청에는 국내에서 조립한 집진기 31개도 홍콩에서 수입한 것처럼 수량을 늘려 집진기 62개 모두를 수입했다고 부풀려 신고했습니다.

<녹취>납품 업체 관계자 : "(이윤은 얼마나 얻으셨습니까?) 다른 제품에서 마진을 없앨 수 있었기 때문에... (50% 정도 되나요?) 네 50% 정도..."

이런 실적으로, 업체는 이번엔 도로공사가 총괄하는 수락산 터널의 집진기 공사도 낙찰받았습니다.

도로공사는 입찰 조건이었던 납품실적이 사실과 다른데도, 자체 감사 까지 벌여 아무 문제 없다고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도로공사 관계자 : "경주 터널 것은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언론에서 보도나오고 하니까 우리는 확인만 한 거지."

검찰과 감사원은 문제의 집진기가 아무 문제없이 납품된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납품업체는 물론 도로공사에 대해서도 수사와 감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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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터널 속 집진기’ 수입했다고 허위신고
    • 입력 2006-08-21 21:30:41
    • 수정2006-08-22 08: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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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터널속 먼지를 걸러내기 위해 최근 집진기가 설치되고 있습니다만 국내 기술로는 생산이 안되는 이 터널용 집진기가 어찌된 일인지 국내에서 조립,생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장추적, 김양순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구-부산 간 국도의 터널 속 매연과 먼지를 걸러내기 위한 집진기입니다. 조달청이 발주해 부산 국토관리청 감독으로 22억원의 세금을 들여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설치 2달 만에 일부가 고장이 나더니 이후 수리가 안돼 1년 가까이 방치되다 지난 6월 말에야 수리가 됐습니다. <녹취>터널 관리자 : "저희들이 체크해본 결과 대전부에는 전압이 인가되는데 집전부는 전압이 안되더라구요. (업체에서)몇 번 하자 보수 했는데 잡아내지 못했어요." 납품 업체는 이 집진기를 노르웨이의 한 회사로부터 수입해 설치했고 그 회사의 사정으로 수리가 늦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납품 업체 관계자 : "(완제품으로 수입한 것 맞습니까?) 네. 수입한 것이 분명히 맞습니다." 그러나 관세청에 확인한 결과 노르웨이에서 수입된 집진기는 단 한 대 도 없었습니다. 더구나 납품업체가 수입해 왔다는 노르웨이 회사를 노르웨이 신용정보 회사를 통해 조회한 결과 지난 2001년에 세워진 뒤 집진기 매출 실적이 전혀 없는 회사로 밝혀졌습니다. 취재진이 사실 확인을 요구하자 업체는 그제서야 홍콩과 국내에서 절반 씩 나눠 조립했다고 시인합니다. <녹취>납품 업체 관계자 : "(국내 어디서 만드셨어요?) 지방의 공장을 임대해서 (만들었습니다.) 저희가 속여서 납품한 부분은 인정하고요." 업체는 납기가 촉박해 어쩔 수 없었다며 노르웨이에서 원천 기술 보유자가 와서 총괄을 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관세청에는 국내에서 조립한 집진기 31개도 홍콩에서 수입한 것처럼 수량을 늘려 집진기 62개 모두를 수입했다고 부풀려 신고했습니다. <녹취>납품 업체 관계자 : "(이윤은 얼마나 얻으셨습니까?) 다른 제품에서 마진을 없앨 수 있었기 때문에... (50% 정도 되나요?) 네 50% 정도..." 이런 실적으로, 업체는 이번엔 도로공사가 총괄하는 수락산 터널의 집진기 공사도 낙찰받았습니다. 도로공사는 입찰 조건이었던 납품실적이 사실과 다른데도, 자체 감사 까지 벌여 아무 문제 없다고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도로공사 관계자 : "경주 터널 것은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언론에서 보도나오고 하니까 우리는 확인만 한 거지." 검찰과 감사원은 문제의 집진기가 아무 문제없이 납품된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납품업체는 물론 도로공사에 대해서도 수사와 감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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