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 사랑보다 조건?…상업화되는 결혼

입력 2006.09.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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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결혼정보업체 광고들...종종 보시죠~실제로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배우자를 만난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이런경우 사람보다는 아무래도 조건을 먼저 보게 되겠죠?

네, 뭐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끼리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선 분명 잇점이 있겠지만요, 상업성이 너무 짙게 되면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결혼 정보 업체들의 부작용, 최영철 기자와 알아봅니다. 최 기자~ 요즘 결혼정보업체 찾는 사람들 꽤 많죠?

<리포트>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제시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사람을 다양하게 만나 볼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 상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게 요즘 결혼 정보업체를 찾는 사람들의 태도라고 합니다.

상위계층만을 회원으로 받는다는 강남의 한 결혼정보업체입니다. 이곳에서 가입을 받는 남녀 회원의 기준은 뚜렷합니다.

<인터뷰>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남자분은 학벌이 낮거나, 연봉이 1억 미만이면 회원으로 모시기 어렵고,여자분은 못 생겼으면 회원으로 받지 않습니다. 가입비로 1,000만 원을 가지고 와도."

가입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회원들도 역시 직업과 재산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분명히 제시합니다.

<인터뷰> 결혼정보업체 관계자 :"39세에 연봉이 5억이고 외국계열 회사에 다니는 시민권자인 남자분이 있었는데, 자기는 여자분의 집안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나이가 30대인 여자분은 싫다는 거에요."

이렇다보니 수치로 계량이 가능한, 이른바 “조건”이 우선시 될 수밖에 없는데요.

<인터뷰> 결혼정보업체 관계자 :"예를 들면 강남에 집 한 채를 소유하고 있는 남자와 결혼하겠다는 여자는 금방 결혼해요. 남자의 성격과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이 결혼을 하기 어렵죠."

최근 결혼 정보업체를 찾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고, 비슷한 조건의 이성을 비교적 폭넓게 만날 수 있다는 이유로 과거에 비해 꺼릴 것 없이 결혼정보회사를 찾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결혼정보업체 가입 신청자 :"몇 백 명을 만나볼 수는 없잖아요. 몇 십 명 선으로 줄여서 저에게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준다는 것에 매력이 있고, 더 많은 신뢰감이 생기고."

대부분의 결혼정보회사에서 이성을 소개할 때 사용하는 시스템은 비슷합니다. 개인이 100 여 가지에 달하는 신상정보를 작성해 정식회원으로 등록하면 컴터가 각 정보들을 지수화 해 등급을 나누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이성회원 들을 순서대로 제공하는 체계입니다.

한 업체의 경우는 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특허까지 냈다는데요.

<인터뷰> 김우금( 결혼정보업체 연구원 ):"기존에 결혼을 하신 회원들의 자료에 기반을 두고, 이런 성향의 사람은이런 성향의 사람과 만났을 때 결혼을 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거죠."

하지만 일부 부실한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성혼보다는 회원유치만을 우선시해 피해를 보는 사례들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법고시에 합격한 30살 김명식 씨. 연수원 시절부터 결혼정보업체의 끈질긴 회원가입 요구에 시달렸다고 하는데요. 아르바이트 제의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명식(가명 / 30세) :"3년 동안 사귄 애인이 있다고 해도, 결혼은 어울리는 사람끼리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지금 사귀는 애인은 열쇠 세네 개를 가지고 올 수 있느냐며 회사에 가입만 해주면 매월 미팅을 할 때마다 얼마씩 주겠다고."

또 가입 때 외모나 학력, 경제력 등으로 인해 차별을 받거나 거절을 당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명문대 졸업하고 광고회사에 입사한 26세의 김지영씨. 키가 작고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낮은 등급을 받았는데요.

<인터뷰> 김지영(가명 / 26세) :"키가 작아서 C등급이 나온다거나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한 단계 더 낮은 D등급이 된다거나, 그런 식으로 등급을 나누면 바쁘고 돈 없는 사람은 결혼도 하지 말라는 건지."

때문에 배나 많은 500여 만원의 가입비를 내야 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업체에서는 물리치료사인 남성을 의사라며 소개시키기도 했는데요.

<인터뷰> 김지영(가명 / 26세) :"그 남성분도 자신이 의사로 소개된 사실을 몰라서 저도 당황했고 그 분도 당황해 하시고. 완전 사기죠. 우리 둘에게 장난친 거 밖에 더 되겠어요."

재테크에 빗대 ‘혼테크’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 현재 결혼정보업체는 대규모 몇 십 여 곳을 비롯해 3, 4백 곳이 성업중이고, 시장 규모 역시 갈수록 늘어 700조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좋은 사람 만나고 싶은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저러니까 또 선뜻 결혼정보업체를 찾지 못 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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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임 현장] 사랑보다 조건?…상업화되는 결혼
    • 입력 2006-09-11 08:02:4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요즘 결혼정보업체 광고들...종종 보시죠~실제로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배우자를 만난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이런경우 사람보다는 아무래도 조건을 먼저 보게 되겠죠? 네, 뭐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끼리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선 분명 잇점이 있겠지만요, 상업성이 너무 짙게 되면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결혼 정보 업체들의 부작용, 최영철 기자와 알아봅니다. 최 기자~ 요즘 결혼정보업체 찾는 사람들 꽤 많죠? <리포트>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제시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사람을 다양하게 만나 볼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 상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게 요즘 결혼 정보업체를 찾는 사람들의 태도라고 합니다. 상위계층만을 회원으로 받는다는 강남의 한 결혼정보업체입니다. 이곳에서 가입을 받는 남녀 회원의 기준은 뚜렷합니다. <인터뷰>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남자분은 학벌이 낮거나, 연봉이 1억 미만이면 회원으로 모시기 어렵고,여자분은 못 생겼으면 회원으로 받지 않습니다. 가입비로 1,000만 원을 가지고 와도." 가입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회원들도 역시 직업과 재산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분명히 제시합니다. <인터뷰> 결혼정보업체 관계자 :"39세에 연봉이 5억이고 외국계열 회사에 다니는 시민권자인 남자분이 있었는데, 자기는 여자분의 집안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나이가 30대인 여자분은 싫다는 거에요." 이렇다보니 수치로 계량이 가능한, 이른바 “조건”이 우선시 될 수밖에 없는데요. <인터뷰> 결혼정보업체 관계자 :"예를 들면 강남에 집 한 채를 소유하고 있는 남자와 결혼하겠다는 여자는 금방 결혼해요. 남자의 성격과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이 결혼을 하기 어렵죠." 최근 결혼 정보업체를 찾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고, 비슷한 조건의 이성을 비교적 폭넓게 만날 수 있다는 이유로 과거에 비해 꺼릴 것 없이 결혼정보회사를 찾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결혼정보업체 가입 신청자 :"몇 백 명을 만나볼 수는 없잖아요. 몇 십 명 선으로 줄여서 저에게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준다는 것에 매력이 있고, 더 많은 신뢰감이 생기고." 대부분의 결혼정보회사에서 이성을 소개할 때 사용하는 시스템은 비슷합니다. 개인이 100 여 가지에 달하는 신상정보를 작성해 정식회원으로 등록하면 컴터가 각 정보들을 지수화 해 등급을 나누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이성회원 들을 순서대로 제공하는 체계입니다. 한 업체의 경우는 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특허까지 냈다는데요. <인터뷰> 김우금( 결혼정보업체 연구원 ):"기존에 결혼을 하신 회원들의 자료에 기반을 두고, 이런 성향의 사람은이런 성향의 사람과 만났을 때 결혼을 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거죠." 하지만 일부 부실한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성혼보다는 회원유치만을 우선시해 피해를 보는 사례들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법고시에 합격한 30살 김명식 씨. 연수원 시절부터 결혼정보업체의 끈질긴 회원가입 요구에 시달렸다고 하는데요. 아르바이트 제의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명식(가명 / 30세) :"3년 동안 사귄 애인이 있다고 해도, 결혼은 어울리는 사람끼리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지금 사귀는 애인은 열쇠 세네 개를 가지고 올 수 있느냐며 회사에 가입만 해주면 매월 미팅을 할 때마다 얼마씩 주겠다고." 또 가입 때 외모나 학력, 경제력 등으로 인해 차별을 받거나 거절을 당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명문대 졸업하고 광고회사에 입사한 26세의 김지영씨. 키가 작고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낮은 등급을 받았는데요. <인터뷰> 김지영(가명 / 26세) :"키가 작아서 C등급이 나온다거나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한 단계 더 낮은 D등급이 된다거나, 그런 식으로 등급을 나누면 바쁘고 돈 없는 사람은 결혼도 하지 말라는 건지." 때문에 배나 많은 500여 만원의 가입비를 내야 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업체에서는 물리치료사인 남성을 의사라며 소개시키기도 했는데요. <인터뷰> 김지영(가명 / 26세) :"그 남성분도 자신이 의사로 소개된 사실을 몰라서 저도 당황했고 그 분도 당황해 하시고. 완전 사기죠. 우리 둘에게 장난친 거 밖에 더 되겠어요." 재테크에 빗대 ‘혼테크’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 현재 결혼정보업체는 대규모 몇 십 여 곳을 비롯해 3, 4백 곳이 성업중이고, 시장 규모 역시 갈수록 늘어 700조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좋은 사람 만나고 싶은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저러니까 또 선뜻 결혼정보업체를 찾지 못 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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