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방패 ‘값은 3배’…예산만 낭비

입력 2006.09.27 (22:18) 수정 2006.09.2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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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이 최근 교체한 신형 방패가 성능이 좋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쉽게 파손되고 사용하기에 불편해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구형보다 3배나 비싸게 주고 산 것이어서 전형적인 예산낭비란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강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투경찰 기동 타격대 건물 한켠에 고장 난 방패들이 쌓여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지급된 신형 방패지만 손잡이가 부러지거나 떨어져 있고, 보호대가 떨어진 것도 보입니다.

지난 3월에 지급받은 60개 가운데 22개가 부서졌습니다.

<녹취> 현역 전투경찰 대원 : "손잡이 부분이 충격을 받으면 부러져 아예 쓰지를 못합니다."

충격에 약한 것은 물론, 사용하기에도 불편하다고 합니다.

<녹취> 현역 전투경찰 대원 : "이게 더 무거워서 옛날 것이 더 낫다고 합니다. 가볍고 밀집 짤 때도 편하고..."

집회와 시위 진압이 많은 서울 지역 기동대에서는 파손이 더욱 심합니다.

<녹취> 서울 OO기동대 관계자 : "60개 중에 60개 전부 다 수리받았어요.. 완전히 파손된 것은 5개고요.."
경찰이 각 지방경찰청으로부터 받은 보고서에도 똑같은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충격에 약하다, 방패가 쉽게 휘어진다, 너무 무겁고 불투명해서 불편하다는 것이 공통된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이 신형방패가 구형방패보다 모양이 좋고 신소재를 사용했다며 3배 가까운 돈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개당 5만 9천 원에 구입하던 방패를 개당 14만 7천 원에 구입했고, 최근에는 11만 9천 원에 구입하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 문건에서조차 성능면에서 나아진 것은 저온 상태에서의 강도뿐, 다른 항목은 예전 방패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저온상태 강도도 한국화학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구형 방패의 소재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강도를 유지하는 정도인 '내후성' 검사의 경우 최저 기준치보다도 낮게 나왔습니다.

연이은 시험에도 기준에 미달되자 경찰은 최종 규격서에 아예 내후성 항목을 빼 버린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의문투성이 방패 교체 사업에 수십억 원의 국고가 새나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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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 방패 ‘값은 3배’…예산만 낭비
    • 입력 2006-09-27 21:22:58
    • 수정2006-09-27 22: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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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이 최근 교체한 신형 방패가 성능이 좋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쉽게 파손되고 사용하기에 불편해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구형보다 3배나 비싸게 주고 산 것이어서 전형적인 예산낭비란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강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투경찰 기동 타격대 건물 한켠에 고장 난 방패들이 쌓여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지급된 신형 방패지만 손잡이가 부러지거나 떨어져 있고, 보호대가 떨어진 것도 보입니다. 지난 3월에 지급받은 60개 가운데 22개가 부서졌습니다. <녹취> 현역 전투경찰 대원 : "손잡이 부분이 충격을 받으면 부러져 아예 쓰지를 못합니다." 충격에 약한 것은 물론, 사용하기에도 불편하다고 합니다. <녹취> 현역 전투경찰 대원 : "이게 더 무거워서 옛날 것이 더 낫다고 합니다. 가볍고 밀집 짤 때도 편하고..." 집회와 시위 진압이 많은 서울 지역 기동대에서는 파손이 더욱 심합니다. <녹취> 서울 OO기동대 관계자 : "60개 중에 60개 전부 다 수리받았어요.. 완전히 파손된 것은 5개고요.." 경찰이 각 지방경찰청으로부터 받은 보고서에도 똑같은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충격에 약하다, 방패가 쉽게 휘어진다, 너무 무겁고 불투명해서 불편하다는 것이 공통된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이 신형방패가 구형방패보다 모양이 좋고 신소재를 사용했다며 3배 가까운 돈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개당 5만 9천 원에 구입하던 방패를 개당 14만 7천 원에 구입했고, 최근에는 11만 9천 원에 구입하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 문건에서조차 성능면에서 나아진 것은 저온 상태에서의 강도뿐, 다른 항목은 예전 방패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저온상태 강도도 한국화학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구형 방패의 소재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강도를 유지하는 정도인 '내후성' 검사의 경우 최저 기준치보다도 낮게 나왔습니다. 연이은 시험에도 기준에 미달되자 경찰은 최종 규격서에 아예 내후성 항목을 빼 버린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의문투성이 방패 교체 사업에 수십억 원의 국고가 새나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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