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루프랙’

입력 2006.11.01 (20:45) 수정 2006.11.0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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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자전거나 수상스키 즐기시는 분 많으시죠.

곧 겨울이면 스키도 많이들 타실텐데요.

자동차에 이런 레저 용품이나 짐을 실을 수 있도록 장착돼 나오는 것이 루프랙 장칩니다.

그런데 일부 국산차량에선 이 장치를 쓸 수가 없어 운전자들이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김정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전거, 수상 스키를 달고 달리는 자동차들, 요즘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스키 매니아 홍성현 씨도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 SUV, 뉴 산타페를 구입했습니다.

스키를 달 수 있는 루프랙 장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키장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홍씨, 그런데 최근 황당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스키를 달 수 없다는 겁니다.

가로 막대 위에 캐리어라는 부품을 달아야하는데 1년 가까이 뉴 산타페에 맞는 캐리어를 찾아 헤맸지만 허사였습니다.

<인터뷰> 홍성현 (뉴산타페 운전자) : "이 가로 바에 맞는 부품이 없으니까 물건을 얹을 수가 없으니까 스키 타러 가는 것을 포기했죠."

최근 외국의 한 자동차 용품 회사가 뉴 산타페에 맞는 기본 가로바를 내 놓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20만 원이 넘는 추가비용을 내야합니다.

그래도 이미 장착된 가로바 2개는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인터뷰> 한형구 (자동차 용품회사 직원) : "장착을 저희도 해봤거든요. 그런데 안되더라고요. 우선 이게 넓고 곡면이다 보니까 장착이 되지 않습니다."

운전자들을 더 화나게 하는 것은 이 루프랙이 선택사양이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사야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루프랙을 기본으로 달고 팔려나간 뉴 산타페는 4만 5천여 대, 루프랙 가격이 17만 원 이니까 현대는 이것을 달아주고 76억 원을 벌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은 뉴 산타페만이 아닙니다.

최근 출시된 베라크루즈, 기아자동차의 카니발 2, 뉴 카렌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루프랙을 만들어 계속 팔고 있는 것일까?

<인터뷰> 박정길 (현대차 의장설계실장) : "최적의 크로스바를 개발 제공하였거든요. 용품이 개발되는 시장에서 충분히 대응 가능하리라고 저희들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자동차 용품회사 직원 : "각 차종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캐리어 생산업체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이고 수익성이 없다는 말이죠."

운전자들은 루프랙 값을 환불해 주든지, 알맞는 캐리어를 개발하든지 조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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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쓸모없는 ‘루프랙’
    • 입력 2006-11-01 20:29:37
    • 수정2006-11-01 21: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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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자전거나 수상스키 즐기시는 분 많으시죠. 곧 겨울이면 스키도 많이들 타실텐데요. 자동차에 이런 레저 용품이나 짐을 실을 수 있도록 장착돼 나오는 것이 루프랙 장칩니다. 그런데 일부 국산차량에선 이 장치를 쓸 수가 없어 운전자들이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김정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전거, 수상 스키를 달고 달리는 자동차들, 요즘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스키 매니아 홍성현 씨도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 SUV, 뉴 산타페를 구입했습니다. 스키를 달 수 있는 루프랙 장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키장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홍씨, 그런데 최근 황당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스키를 달 수 없다는 겁니다. 가로 막대 위에 캐리어라는 부품을 달아야하는데 1년 가까이 뉴 산타페에 맞는 캐리어를 찾아 헤맸지만 허사였습니다. <인터뷰> 홍성현 (뉴산타페 운전자) : "이 가로 바에 맞는 부품이 없으니까 물건을 얹을 수가 없으니까 스키 타러 가는 것을 포기했죠." 최근 외국의 한 자동차 용품 회사가 뉴 산타페에 맞는 기본 가로바를 내 놓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20만 원이 넘는 추가비용을 내야합니다. 그래도 이미 장착된 가로바 2개는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인터뷰> 한형구 (자동차 용품회사 직원) : "장착을 저희도 해봤거든요. 그런데 안되더라고요. 우선 이게 넓고 곡면이다 보니까 장착이 되지 않습니다." 운전자들을 더 화나게 하는 것은 이 루프랙이 선택사양이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사야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루프랙을 기본으로 달고 팔려나간 뉴 산타페는 4만 5천여 대, 루프랙 가격이 17만 원 이니까 현대는 이것을 달아주고 76억 원을 벌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은 뉴 산타페만이 아닙니다. 최근 출시된 베라크루즈, 기아자동차의 카니발 2, 뉴 카렌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루프랙을 만들어 계속 팔고 있는 것일까? <인터뷰> 박정길 (현대차 의장설계실장) : "최적의 크로스바를 개발 제공하였거든요. 용품이 개발되는 시장에서 충분히 대응 가능하리라고 저희들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자동차 용품회사 직원 : "각 차종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캐리어 생산업체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이고 수익성이 없다는 말이죠." 운전자들은 루프랙 값을 환불해 주든지, 알맞는 캐리어를 개발하든지 조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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