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 발언 의미…앞으로 정국은?

입력 2006.11.28 (22:13) 수정 2006.11.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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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 대통령이 굴복이란 말까지 써가며 왜 이 시점에서 당적이나 임기문제를 거론했는지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향후 정국이 어떻게 될 것인지도 흥미을 끌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김태선 기자! 대통령의 발언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단순히 무기력감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승부수일까요?

<답변 1>

물론 어제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가 직접적 요인입니다.

대통령도 자신도 굴복이란 말로 표현했습니다만, 사실상의 백기투항이었습니다.

대통령으로선 이제 마지막 남은게 인사권인데 그것마저 뜻대로 못하는 상황이란거죠.

이런 상태에서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 그런 위기 의식의 발로로 보입니다.

<질문 2>

노 대통령이 임기나 거취를 언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답변 2>

네, 그렇습니다. 여러번 있었는데요, 먼저, 정권 초인 지난 2003년에 이러다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위기감이 든다고 했습니다.

무게를 실은 발언은 아니었고요,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나온 해프닝성 발언이었습니다.

의미가 있는 발언은 지난해 대연정 논란 때 잇달아 있었습니다.

2선 후퇴나 임기단축 검토 발언인데요, 대연정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어떻게 보면 공세적 성격의 발언이었습니다.

반면에 오늘 발언은 야당은 물론 여당에까지 몰리면서 식물 대통령으로까지 표현되는 수세적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 다릅니다.

<질문 3>

그렇다면 실제 임기단축 가능성은 어느정도로 봅니까?

<답변 3>

오늘 대통령의 메시지는 두가지입니다.

당적포기 시사 부분은 여당, 임기 부분은 주로 야당을 겨냥한 것입니다.

오늘 대통령의 말을 곱씹어보면 그런 상황이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는 뉘앙습니다.

대통령은 오늘 임기 얘기를 하면서 야당에 대한 타협과 굴복을 강조한 뒤에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습니다.

다하겠다와는 좀 다르게 들립니다.

과연 현실화될 것인가.

일단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합니다.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임기말 국정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스타일상 무기력하게 임기만 채우는 상황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주요 민생개혁 법안과 함께 지역구도 해소 관련 법안들을 내걸고 안받아주면 그만두겠다고 할 것이라는게 한 여당 의원의 관측인데, 그냥 흘려들을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질문 4>

탈당 가능성은 더 높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당청 갈등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답변 4>

네, 여권에선 당청갈등이 이제 갈데까지 간 것 아니냐,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전개과정을 보면 그러한 정황이 이해가 되는데요, 지난 25일 당청 4인회의에서 김근태 의장은 당청이 한몸으로 갈지 아니면 중립내각으로 갈지 결론을 내라고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는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하기로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과도 제대로된 협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어 월요일 오전에 한나라당이 공식 제안을 거부하자 다급해진 청와대는 여당 지도부와 저녁을 함께 하자고 통보합니다.

김근태 의장은 이를 거부했고요, 몇시간 뒤 헌재소장 지명이 철회됩니다.

청와대는 여당에 대해 헌재소장 처리과정에서의 방관에 불만을 갖고있고, 여당은 여당대로 청와대의 뒤치닥거리를 언제까지 해야 되냐는 불만이 쌓여있습니다.

물론 여당내에서도 친노그룹과 다른 그룹들간에 이미 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당장 탈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탈당후 중립내각 구성도 거론되지만 연말 이전 정기국회가 끝날때까지 대통령으로선 예산과 민생개혁법안 처리에 여당의 협조가 절실하고, 여당으로서도 당장의 결별은 큰 부담입니다.

노 대통령이 오는 일요일에 아세안 플러스 쓰리 회담을 위해 열흘간의 일정으로 출국하는데요. 순방때 구상을 가다듬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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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盧 대통령 발언 의미…앞으로 정국은?
    • 입력 2006-11-28 21:01:44
    • 수정2006-11-28 22: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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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 대통령이 굴복이란 말까지 써가며 왜 이 시점에서 당적이나 임기문제를 거론했는지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향후 정국이 어떻게 될 것인지도 흥미을 끌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김태선 기자! 대통령의 발언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단순히 무기력감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승부수일까요? <답변 1> 물론 어제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가 직접적 요인입니다. 대통령도 자신도 굴복이란 말로 표현했습니다만, 사실상의 백기투항이었습니다. 대통령으로선 이제 마지막 남은게 인사권인데 그것마저 뜻대로 못하는 상황이란거죠. 이런 상태에서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 그런 위기 의식의 발로로 보입니다. <질문 2> 노 대통령이 임기나 거취를 언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답변 2> 네, 그렇습니다. 여러번 있었는데요, 먼저, 정권 초인 지난 2003년에 이러다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위기감이 든다고 했습니다. 무게를 실은 발언은 아니었고요,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나온 해프닝성 발언이었습니다. 의미가 있는 발언은 지난해 대연정 논란 때 잇달아 있었습니다. 2선 후퇴나 임기단축 검토 발언인데요, 대연정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어떻게 보면 공세적 성격의 발언이었습니다. 반면에 오늘 발언은 야당은 물론 여당에까지 몰리면서 식물 대통령으로까지 표현되는 수세적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 다릅니다. <질문 3> 그렇다면 실제 임기단축 가능성은 어느정도로 봅니까? <답변 3> 오늘 대통령의 메시지는 두가지입니다. 당적포기 시사 부분은 여당, 임기 부분은 주로 야당을 겨냥한 것입니다. 오늘 대통령의 말을 곱씹어보면 그런 상황이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는 뉘앙습니다. 대통령은 오늘 임기 얘기를 하면서 야당에 대한 타협과 굴복을 강조한 뒤에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습니다. 다하겠다와는 좀 다르게 들립니다. 과연 현실화될 것인가. 일단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합니다.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임기말 국정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스타일상 무기력하게 임기만 채우는 상황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주요 민생개혁 법안과 함께 지역구도 해소 관련 법안들을 내걸고 안받아주면 그만두겠다고 할 것이라는게 한 여당 의원의 관측인데, 그냥 흘려들을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질문 4> 탈당 가능성은 더 높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당청 갈등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답변 4> 네, 여권에선 당청갈등이 이제 갈데까지 간 것 아니냐,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전개과정을 보면 그러한 정황이 이해가 되는데요, 지난 25일 당청 4인회의에서 김근태 의장은 당청이 한몸으로 갈지 아니면 중립내각으로 갈지 결론을 내라고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는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하기로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과도 제대로된 협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어 월요일 오전에 한나라당이 공식 제안을 거부하자 다급해진 청와대는 여당 지도부와 저녁을 함께 하자고 통보합니다. 김근태 의장은 이를 거부했고요, 몇시간 뒤 헌재소장 지명이 철회됩니다. 청와대는 여당에 대해 헌재소장 처리과정에서의 방관에 불만을 갖고있고, 여당은 여당대로 청와대의 뒤치닥거리를 언제까지 해야 되냐는 불만이 쌓여있습니다. 물론 여당내에서도 친노그룹과 다른 그룹들간에 이미 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당장 탈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탈당후 중립내각 구성도 거론되지만 연말 이전 정기국회가 끝날때까지 대통령으로선 예산과 민생개혁법안 처리에 여당의 협조가 절실하고, 여당으로서도 당장의 결별은 큰 부담입니다. 노 대통령이 오는 일요일에 아세안 플러스 쓰리 회담을 위해 열흘간의 일정으로 출국하는데요. 순방때 구상을 가다듬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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