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집값은 반영 안 돼

입력 2006.11.28 (22:13) 수정 2006.11.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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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수년동안 집값이 폭등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물가만은 나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집값을 반영하지 않는 현행 물가산정방식의 문제점을 최대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집값 상승률이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보였던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오히려 전달보다 0.5%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한성희(통계청 물가통계과장 / 지난 1일 통계청 브리핑) : "전년 동월 비로 보면 작년 6월 이래 2%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에게 이런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인터뷰> 유무길(서울 응암동) : "물가 안정은 안되고.."

<인터뷰> 회사원 : "지금 물가가 안 올라갔다니까 그런 현상에 대해서 이해가 안갑니다."

지표 물가와 체감 물가에 괴리가 있다는 얘깁니다.

2000년부터 5년 동안 전국 평균 전셋값은 59% 늘었지만, 같은 기간 물가는 18% 정도만 오른 것도 또 다른 예입니다.

이처럼 주거비 부담이 물가에 반영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지수 산정방식 때문입니다.

미국과 일본은 집값 상승분도 월세로 환산해 물가에 반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물가를 계산할 때 전, 월세 비용만 감안합니다.

매매가가 폭등해도 물가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물가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로, 미국과 일본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이런 현상이 이해되지 않기는 회사원 김모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김 씨는 월급 340만 원 가운데 한 달에 320만 원 정도를 썼지만, 주택 담보 대출 이자 120만 원을 감안하면 물가는 오르지 않았지만, 쓸 수 있는 돈은 크게 줄었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회사원) : "대출이자라든지 지출이 많아지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생활에서 굉장히 쪼들린다는 생각은 많이 하고 있구요."

통계청도 물가 산정시 주거비의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관련 통계가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송태정(LG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 "체감물가와 지표 물가가 괴리가 커질수록 정부의 정책 판단이나 소비자의 선택에는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청이 물가 지표를 보완하겠다고 밝힌 2010년까지는 집값 폭등을 반영하지 못하는 물가 통계는 계속 발표될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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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상승률, 집값은 반영 안 돼
    • 입력 2006-11-28 21:20:05
    • 수정2006-11-28 22:16:56
    뉴스 9
<앵커 멘트> 최근 수년동안 집값이 폭등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물가만은 나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집값을 반영하지 않는 현행 물가산정방식의 문제점을 최대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집값 상승률이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보였던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오히려 전달보다 0.5%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한성희(통계청 물가통계과장 / 지난 1일 통계청 브리핑) : "전년 동월 비로 보면 작년 6월 이래 2%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에게 이런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인터뷰> 유무길(서울 응암동) : "물가 안정은 안되고.." <인터뷰> 회사원 : "지금 물가가 안 올라갔다니까 그런 현상에 대해서 이해가 안갑니다." 지표 물가와 체감 물가에 괴리가 있다는 얘깁니다. 2000년부터 5년 동안 전국 평균 전셋값은 59% 늘었지만, 같은 기간 물가는 18% 정도만 오른 것도 또 다른 예입니다. 이처럼 주거비 부담이 물가에 반영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지수 산정방식 때문입니다. 미국과 일본은 집값 상승분도 월세로 환산해 물가에 반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물가를 계산할 때 전, 월세 비용만 감안합니다. 매매가가 폭등해도 물가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물가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로, 미국과 일본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이런 현상이 이해되지 않기는 회사원 김모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김 씨는 월급 340만 원 가운데 한 달에 320만 원 정도를 썼지만, 주택 담보 대출 이자 120만 원을 감안하면 물가는 오르지 않았지만, 쓸 수 있는 돈은 크게 줄었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회사원) : "대출이자라든지 지출이 많아지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생활에서 굉장히 쪼들린다는 생각은 많이 하고 있구요." 통계청도 물가 산정시 주거비의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관련 통계가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송태정(LG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 "체감물가와 지표 물가가 괴리가 커질수록 정부의 정책 판단이나 소비자의 선택에는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청이 물가 지표를 보완하겠다고 밝힌 2010년까지는 집값 폭등을 반영하지 못하는 물가 통계는 계속 발표될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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