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누군가 날 지켜본다’

입력 2006.12.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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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돼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이건 영화속 얘기가 아니라 실제 상황입니다.

김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영화의 주인공 트루먼은 자신이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 모든 과정이 전 세계의 TV로 중계되는 걸 모르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영화속의 허구만은 아니었습니다.

CCTV 카메라를 만들어 판다는 한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리스트 프리뷰 항목을 클릭하자 바로 현장의 동영상이 나타납니다.

잠시 쉬는 시간인 듯한 기숙학원의 재수생들, 다른 사무실의 카메라는 여직원의 정면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24시간 카메라에 노출된 화면 속의 당사자들은 중계사실을 알고 있을까?

<녹취> "(라이브로 중계되는 거 알고 계시나요?) 라이브로 중계된다구요? 저희 사무실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웹사이트에 올라가 있지?"

통화를 끝낸 직원들은 카메라의 방향을 황급히 허공으로 돌려놨습니다.

<녹취> "사장님 여기 이상한 게..."

화면뿐 아니라 육성까지 엿들을 수 있습니다.

한 중소기업의 카메라는 방향 회전과 줌인도 아무에게나 허용돼 있었습니다.

<녹취> 회사 여직원 기분이 진짜 나쁘죠. 사장님께서 보시고 그러는 걸로만 생각했지 무슨 인터넷으로 볼 수 있을지 몰랐어요

몇 몇 회사는 뒤늦게 설치업자에게 따졌지만 납득할 만한 설명은 듣지 못했고 동영상 관리업체는 고객들에게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녹취>홍근선(CCTV 동영상 관리업체 사장) : "제가 알기로는100% 다 알 수는 없으니까 동의가 돼서 오픈이 되는 걸로 알고 있고..."

정부는 최근 이른바 'CCTV 영상정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지키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인터뷰>박형민(서기관/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팀) : "현재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어긴다고 해서 처벌이라든지 그런 건 어렵죠...."

사생활 보호를 위한 관련법안이 2년째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사이 위성 GPS로 가입자들의 과거 발자취까지 추적하는 첨단상품이 등장했고 2백만대를 넘어선 온갖 CCTV는 우리의 사생활까지 엿보고 있습니다

KBS는 오늘 밤 이른바 '디지털 빅브라더'의 시대에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지를 집중조명합니다.

KBS 뉴스 김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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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모르게 누군가 날 지켜본다’
    • 입력 2006-12-11 21:19:53
    뉴스 9
<앵커 멘트>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돼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이건 영화속 얘기가 아니라 실제 상황입니다. 김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영화의 주인공 트루먼은 자신이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 모든 과정이 전 세계의 TV로 중계되는 걸 모르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영화속의 허구만은 아니었습니다. CCTV 카메라를 만들어 판다는 한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리스트 프리뷰 항목을 클릭하자 바로 현장의 동영상이 나타납니다. 잠시 쉬는 시간인 듯한 기숙학원의 재수생들, 다른 사무실의 카메라는 여직원의 정면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24시간 카메라에 노출된 화면 속의 당사자들은 중계사실을 알고 있을까? <녹취> "(라이브로 중계되는 거 알고 계시나요?) 라이브로 중계된다구요? 저희 사무실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웹사이트에 올라가 있지?" 통화를 끝낸 직원들은 카메라의 방향을 황급히 허공으로 돌려놨습니다. <녹취> "사장님 여기 이상한 게..." 화면뿐 아니라 육성까지 엿들을 수 있습니다. 한 중소기업의 카메라는 방향 회전과 줌인도 아무에게나 허용돼 있었습니다. <녹취> 회사 여직원 기분이 진짜 나쁘죠. 사장님께서 보시고 그러는 걸로만 생각했지 무슨 인터넷으로 볼 수 있을지 몰랐어요 몇 몇 회사는 뒤늦게 설치업자에게 따졌지만 납득할 만한 설명은 듣지 못했고 동영상 관리업체는 고객들에게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녹취>홍근선(CCTV 동영상 관리업체 사장) : "제가 알기로는100% 다 알 수는 없으니까 동의가 돼서 오픈이 되는 걸로 알고 있고..." 정부는 최근 이른바 'CCTV 영상정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지키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인터뷰>박형민(서기관/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팀) : "현재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어긴다고 해서 처벌이라든지 그런 건 어렵죠...." 사생활 보호를 위한 관련법안이 2년째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사이 위성 GPS로 가입자들의 과거 발자취까지 추적하는 첨단상품이 등장했고 2백만대를 넘어선 온갖 CCTV는 우리의 사생활까지 엿보고 있습니다 KBS는 오늘 밤 이른바 '디지털 빅브라더'의 시대에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지를 집중조명합니다. KBS 뉴스 김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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