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 둘러싸고 곳곳 ‘님비’현상

입력 2006.12.26 (22:09) 수정 2006.12.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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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장과 같은 혐오시설을 둘러싸고 주민과 자치단체간, 또는 자치단체끼리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각장으로 들어가는 쓰레기 차를 주민들이 온몸을 던져 막아섭니다.

다른 구의 쓰레기를 함께 소각하도록 서울시가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쓰레기 차 돌리고 결국, 10대 가운데 6대는 차를 돌려야만 했습니다.

이 소각장의 가동률은 불과 33%, 그러나 주민들은 다른 구의 쓰레기는 절대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황선옥 (주민): "여기 담장 하나 사이로 지금 아파트가 있어요.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환경이에요."

<인터뷰>이양환 (주민자치지원회 위원장): "유해가스죠. 유해가스. 그리고 우리 재산상의 피해... 밀리면 이사 갈 사람들 많습니다."

결국, 주민들은 협상을 계속하는 일주일 동안은 다른 구 쓰레기를 들여오지 않기로 합의하고서야 시위를 끝냈습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다른 구의 쓰레기 반입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이번 주 중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서울시의 쓰레기 소각장은 4곳, 이 중 3곳은 가동률이 30% 안팎이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다른 구의 쓰레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한상렬 (서울시 청소과장): "새로운 매립지를 확보 못 한 상태고 이 상태로 가면 최소한 20년도 후반에는 쓰레기 때문에 서울 시민이 생활할 수가 없다..."

이른바 혐오시설 건립을 놓고 지자체 사이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까지 커질 위기에 처한 곳도 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가 서울 구로구와의 경계 지역에 화장장 건립을 추진하자 구로구는 또 다른 경계 지역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을 세우겠다고 맞불을 놓았습니다.

<인터뷰>양대웅 (서울 구로구청장): "눈으로 보이는 2백 미터 거리 이내에 시체 태우는 연기를 보는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가 있느냐.."

<인터뷰>홍건표 (경기도 부천시장): "보이지 않는 지역인데 산 너머까지 와서 부천시 관내까지 와서 보인다고 그러면서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런 지자체 공무원 간의 갈등이 주민 간 갈등으로 번질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습니다.

<인터뷰>임광웅 (중앙대학교 환경공학과): "자기에게만 불편하다고 반대하면 어떤 공익시설도 들어올 수 없습니다.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장도 현대 사회에 필수적인 만큼 같은 맥락에서 고려돼야.."

자신만 생각하는 이른바 님비 현상 때문에 주민 모두를 위한 공익사업장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국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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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오시설 둘러싸고 곳곳 ‘님비’현상
    • 입력 2006-12-26 21:30:37
    • 수정2006-12-26 22: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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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장과 같은 혐오시설을 둘러싸고 주민과 자치단체간, 또는 자치단체끼리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각장으로 들어가는 쓰레기 차를 주민들이 온몸을 던져 막아섭니다. 다른 구의 쓰레기를 함께 소각하도록 서울시가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쓰레기 차 돌리고 결국, 10대 가운데 6대는 차를 돌려야만 했습니다. 이 소각장의 가동률은 불과 33%, 그러나 주민들은 다른 구의 쓰레기는 절대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황선옥 (주민): "여기 담장 하나 사이로 지금 아파트가 있어요.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환경이에요." <인터뷰>이양환 (주민자치지원회 위원장): "유해가스죠. 유해가스. 그리고 우리 재산상의 피해... 밀리면 이사 갈 사람들 많습니다." 결국, 주민들은 협상을 계속하는 일주일 동안은 다른 구 쓰레기를 들여오지 않기로 합의하고서야 시위를 끝냈습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다른 구의 쓰레기 반입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이번 주 중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서울시의 쓰레기 소각장은 4곳, 이 중 3곳은 가동률이 30% 안팎이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다른 구의 쓰레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한상렬 (서울시 청소과장): "새로운 매립지를 확보 못 한 상태고 이 상태로 가면 최소한 20년도 후반에는 쓰레기 때문에 서울 시민이 생활할 수가 없다..." 이른바 혐오시설 건립을 놓고 지자체 사이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까지 커질 위기에 처한 곳도 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가 서울 구로구와의 경계 지역에 화장장 건립을 추진하자 구로구는 또 다른 경계 지역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을 세우겠다고 맞불을 놓았습니다. <인터뷰>양대웅 (서울 구로구청장): "눈으로 보이는 2백 미터 거리 이내에 시체 태우는 연기를 보는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가 있느냐.." <인터뷰>홍건표 (경기도 부천시장): "보이지 않는 지역인데 산 너머까지 와서 부천시 관내까지 와서 보인다고 그러면서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런 지자체 공무원 간의 갈등이 주민 간 갈등으로 번질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습니다. <인터뷰>임광웅 (중앙대학교 환경공학과): "자기에게만 불편하다고 반대하면 어떤 공익시설도 들어올 수 없습니다.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장도 현대 사회에 필수적인 만큼 같은 맥락에서 고려돼야.." 자신만 생각하는 이른바 님비 현상 때문에 주민 모두를 위한 공익사업장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국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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