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이라크 전략 수정 발표

입력 2007.01.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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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해 중간선거 패배이후 주춤했던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외 강경 정책이 새해 들어 다시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군 증파를 결정하고 소말리아에 공습을 단행하는 등 이른바 테러 세력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습니다.

여기서 워싱턴 윤제춘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윤 특파원! 먼저 부시 대통령이 장고 끝에 발표한 새 이라크 정책, 더 적극적인 개입을 선언한거죠?

<리포트>

부시 대통령이 밝힌 새 이라크 정책의 핵심은 미군 2만여명 증파, 이란과 시라아의 개입 차단, 조건부 경제 지원 확대 등입니다.

먼저 부시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의 일부를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부시(미국 대통령) : "그들이 제시한 해결책은 바그다드에서 미국의 개입을 줄이고 전투 병력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라는 것입니다. 이 제안을 주의 깊게 검토해 봤습니다. 그러나 지금 물러나는 것은 이라크 정부의 붕괴와 나라의 분열, 그리고 상상을 초월한 대규모 인명 살상을 초래할 것이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런 시나리오는 결국 미군의 이라크 주둔을 장기화하고 적과의 대치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 뿐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조기 종결을 위해선 병력을 증강해 치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부시 대통령이 이렇게 일반 여론과는 배치되는 선택을 한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답변>

비등한 반전 여론 속에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은 한때 이라크 정책의 방향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네오콘의 핵심이라는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존 볼턴 유엔대사를 전격 경질하고 이라크 전략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하면서 미국민들의 기대도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장고 끝에 내놓은 새 이라크 정책은 결국 기존 노선의 강화로 나타났습니다.

야당과 초당적 연구그룹, 그리고 현지 군 지휘부의 부정적 의견도 무시한 결정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기간 심혈을 기울인 테러와의 전쟁이 결국 실패로 규정되는 상황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대선 국면에 들어가기 전, 사실상 임기의 마지막 해라고도 할 수 있는 올해, 사태의 결말을 보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부시 대통령의 새 이라크 정책에 대해서 미국 내 여론과 야당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부시 대통령의 연설 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응답자의 60-70% 정도가 추가 파병에 반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은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증파 저지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상하 양원에서 동시에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등 이라크 정책 관계자들을 출석시켜 이라크 정책의 실패를 집중적으로 따졌습니다.

제2의 월남전과 같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아니다, 사태를 빨리 마무리 지으려면 지금 강공을 펴야 한다, 양측이 여론 몰이를 위해 치열한 논리 싸움에 나선 모습입니다.

이번엔 민주당의 주장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바이든(미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당) : "우리는 다음 2가지가 포함된 정책을 기대했습니다. 미군의 귀국이 시작되고 이라크 안정화의 전망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듣게 된 것은 전쟁의 격화, 그것도 이라크뿐만 아니라 이란과 시리아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제시한 전략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그건 비극적인 실책입니다."

<질문>

그런데 미국은 이라크 뿐 아니라 이번 주 소말리아도 공습했는데요.

이른바 테러 세력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시작된 겁니까?

<답변>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란과 시리아의 이라크 사태 개입을 철저히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연설 직후 미군은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있는 이란 관련 시설을 급습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군은 소말리아의 일부 지역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알카에다 테러범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 미국측의 설명입니다.

미국은 지난 93년 소말리아에서 철수한 이후 처음으로 지상군까지 투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시 대통령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동시에 테러 세력 견제를 위한 전방위 압박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미국의 이런 강경책이 북한 핵 문제 해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답변>

미국이 중동에서 강공을 펴면서 현실적으로 북한에 대해선 대화 전략을 지속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테일러 고문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과 긴장관계를 높이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중에 북한과 미국간에 BDA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높고 이와 함께 6자회담이 곧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라이스 미 국무장관 입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급박한 사태가 전개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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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대이라크 전략 수정 발표
    • 입력 2007-01-14 09:46:25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해 중간선거 패배이후 주춤했던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외 강경 정책이 새해 들어 다시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군 증파를 결정하고 소말리아에 공습을 단행하는 등 이른바 테러 세력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습니다. 여기서 워싱턴 윤제춘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윤 특파원! 먼저 부시 대통령이 장고 끝에 발표한 새 이라크 정책, 더 적극적인 개입을 선언한거죠? <리포트> 부시 대통령이 밝힌 새 이라크 정책의 핵심은 미군 2만여명 증파, 이란과 시라아의 개입 차단, 조건부 경제 지원 확대 등입니다. 먼저 부시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의 일부를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부시(미국 대통령) : "그들이 제시한 해결책은 바그다드에서 미국의 개입을 줄이고 전투 병력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라는 것입니다. 이 제안을 주의 깊게 검토해 봤습니다. 그러나 지금 물러나는 것은 이라크 정부의 붕괴와 나라의 분열, 그리고 상상을 초월한 대규모 인명 살상을 초래할 것이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런 시나리오는 결국 미군의 이라크 주둔을 장기화하고 적과의 대치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 뿐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조기 종결을 위해선 병력을 증강해 치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부시 대통령이 이렇게 일반 여론과는 배치되는 선택을 한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답변> 비등한 반전 여론 속에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은 한때 이라크 정책의 방향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네오콘의 핵심이라는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존 볼턴 유엔대사를 전격 경질하고 이라크 전략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하면서 미국민들의 기대도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장고 끝에 내놓은 새 이라크 정책은 결국 기존 노선의 강화로 나타났습니다. 야당과 초당적 연구그룹, 그리고 현지 군 지휘부의 부정적 의견도 무시한 결정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기간 심혈을 기울인 테러와의 전쟁이 결국 실패로 규정되는 상황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대선 국면에 들어가기 전, 사실상 임기의 마지막 해라고도 할 수 있는 올해, 사태의 결말을 보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부시 대통령의 새 이라크 정책에 대해서 미국 내 여론과 야당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부시 대통령의 연설 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응답자의 60-70% 정도가 추가 파병에 반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은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증파 저지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상하 양원에서 동시에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등 이라크 정책 관계자들을 출석시켜 이라크 정책의 실패를 집중적으로 따졌습니다. 제2의 월남전과 같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아니다, 사태를 빨리 마무리 지으려면 지금 강공을 펴야 한다, 양측이 여론 몰이를 위해 치열한 논리 싸움에 나선 모습입니다. 이번엔 민주당의 주장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바이든(미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당) : "우리는 다음 2가지가 포함된 정책을 기대했습니다. 미군의 귀국이 시작되고 이라크 안정화의 전망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듣게 된 것은 전쟁의 격화, 그것도 이라크뿐만 아니라 이란과 시리아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제시한 전략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그건 비극적인 실책입니다." <질문> 그런데 미국은 이라크 뿐 아니라 이번 주 소말리아도 공습했는데요. 이른바 테러 세력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시작된 겁니까? <답변>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란과 시리아의 이라크 사태 개입을 철저히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연설 직후 미군은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있는 이란 관련 시설을 급습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군은 소말리아의 일부 지역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알카에다 테러범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 미국측의 설명입니다. 미국은 지난 93년 소말리아에서 철수한 이후 처음으로 지상군까지 투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시 대통령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동시에 테러 세력 견제를 위한 전방위 압박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미국의 이런 강경책이 북한 핵 문제 해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답변> 미국이 중동에서 강공을 펴면서 현실적으로 북한에 대해선 대화 전략을 지속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테일러 고문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과 긴장관계를 높이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중에 북한과 미국간에 BDA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높고 이와 함께 6자회담이 곧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라이스 미 국무장관 입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급박한 사태가 전개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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