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범죄 예방 시스템 구축해야”

입력 2007.01.1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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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화성 연쇄 살인사건처럼 어떤 강력 범죄는 미궁에 빠질만큼 범인을 잡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범죄를 사전에 막는 길은 없을까요? 최영철 기자는 범죄 영향 평가 도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 7일, 성당간다며 집을 나갔던 딸이 지금까지 소식조차 없자 부모는 애간장이 타들어 갑니다.

최근에는 인근 화성에서 부녀자 실종까지 잇따르면서 불안감은 갈수록 커집니다.

<녹취> 아버지 : "이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힘들다."

경기도 화성에선 지금도 탐색견과 헬기, 하루 최대 천여 명이 동원된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2주가 지난 지금도 이렇다할 단서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박현미(경기도 수원시 금곡동) : "많이 두려워요. 요즘은 정말 사람이 무섭잖아요."

이런 주민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이제는 사후 약방문식의 수사보다 범죄 예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각광받는 것은 방범용 CCTV.

실제로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이 자전거를 훔치려는 것을 실시간으로 적발해 미리 막을 수 있었습니다.

또 만약 사건이 나더라도 범인은 CCTV의 눈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태봉(과천서 CCTV관제센터요원) : "주된 목적은 예방이죠. 나온 화면에 대해선 있는 화면이니까 검색해서 참고 자료를 뽑아내는 것이고요."

CCTV같은 거창한 장비만 범죄를 예방하는 게 아닙니다.

서울의 한 경찰 지구대는 관내 5천8백여 가구를 모두 분석해 '범죄 환경 분석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처음 분석작업을 할 때 범죄에 노출돼 불안하고 취약한 시설과 건물이 88%에 달하던 것이 1년 여 만에 절반 정도로 개선됐습니다.

그 사이 절도는 24%, 강도는 60% 정도 줄었습니다.

경찰과 시민들이 협조해 범죄에 취약했던 주택에 보안장치가 달린 출입문을 만들고, 바깥에 드러난 가스배관에는 가시 철망 등을 덮은 결괍니다.

<인터뷰> 곽미정(서울 석촌동) : "여기 2층에 살고 있는데요. 다른 데보다 안심도 되고.. 그래서 여기에 살기로 결정한 요인이기도 해요."

이 때문에 일부 사생활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특정 지역에 국한되는 이런 범죄 예방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확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앞으로 신도시를 만들거나 특정 지역을 재개발 할 때는 범죄 예방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물을 지을 때도 환경과 교통영향평가를 하듯 이른바 범죄영향평가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박현호(경찰대 교수) : "이런 설계가 미래 예견된 범죄라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범죄영향평가도 이런 부분에 포함돼야 겠죠."

범죄 피해를 입은 본인과 가족들의 고통. 사건 발생 뒤의 투입되는 막대한 인력의 경찰 수사. 이제는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최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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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범죄 예방 시스템 구축해야”
    • 입력 2007-01-19 21:17:24
    뉴스 9
<앵커 멘트> 화성 연쇄 살인사건처럼 어떤 강력 범죄는 미궁에 빠질만큼 범인을 잡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범죄를 사전에 막는 길은 없을까요? 최영철 기자는 범죄 영향 평가 도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 7일, 성당간다며 집을 나갔던 딸이 지금까지 소식조차 없자 부모는 애간장이 타들어 갑니다. 최근에는 인근 화성에서 부녀자 실종까지 잇따르면서 불안감은 갈수록 커집니다. <녹취> 아버지 : "이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힘들다." 경기도 화성에선 지금도 탐색견과 헬기, 하루 최대 천여 명이 동원된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2주가 지난 지금도 이렇다할 단서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박현미(경기도 수원시 금곡동) : "많이 두려워요. 요즘은 정말 사람이 무섭잖아요." 이런 주민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이제는 사후 약방문식의 수사보다 범죄 예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각광받는 것은 방범용 CCTV. 실제로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이 자전거를 훔치려는 것을 실시간으로 적발해 미리 막을 수 있었습니다. 또 만약 사건이 나더라도 범인은 CCTV의 눈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태봉(과천서 CCTV관제센터요원) : "주된 목적은 예방이죠. 나온 화면에 대해선 있는 화면이니까 검색해서 참고 자료를 뽑아내는 것이고요." CCTV같은 거창한 장비만 범죄를 예방하는 게 아닙니다. 서울의 한 경찰 지구대는 관내 5천8백여 가구를 모두 분석해 '범죄 환경 분석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처음 분석작업을 할 때 범죄에 노출돼 불안하고 취약한 시설과 건물이 88%에 달하던 것이 1년 여 만에 절반 정도로 개선됐습니다. 그 사이 절도는 24%, 강도는 60% 정도 줄었습니다. 경찰과 시민들이 협조해 범죄에 취약했던 주택에 보안장치가 달린 출입문을 만들고, 바깥에 드러난 가스배관에는 가시 철망 등을 덮은 결괍니다. <인터뷰> 곽미정(서울 석촌동) : "여기 2층에 살고 있는데요. 다른 데보다 안심도 되고.. 그래서 여기에 살기로 결정한 요인이기도 해요." 이 때문에 일부 사생활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특정 지역에 국한되는 이런 범죄 예방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확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앞으로 신도시를 만들거나 특정 지역을 재개발 할 때는 범죄 예방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물을 지을 때도 환경과 교통영향평가를 하듯 이른바 범죄영향평가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박현호(경찰대 교수) : "이런 설계가 미래 예견된 범죄라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범죄영향평가도 이런 부분에 포함돼야 겠죠." 범죄 피해를 입은 본인과 가족들의 고통. 사건 발생 뒤의 투입되는 막대한 인력의 경찰 수사. 이제는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최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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