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젊음을 강요당하는 어른들

입력 2007.01.30 (22:17) 수정 2007.01.30 (22:3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나이든 어른들의 모습이 최근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젊음과 변화를 강요당하며 어른이 어른답게 살기가 점차 힘든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민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런 모습의 어른이어야 인기를 얻습니다.

근엄하고 현명하기 보다는, 웃기고 어리숙한 모습의 어른.

<인터뷰>우송이 (인천시 만수동): "부모님같은 분들인데도 재밌고 귀여워요. "

<인터뷰>박승현 (서울 사당동): " 좋잖아요. 친구같이 느껴지고.."

대중매체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어른들.

하지만 제 나이 모습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정수완 (동국대 교수): "어른의 모습으로는 소외됐다가, 대중문화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젊은이의 취향에 맞게 변화된 어른들만이 선택된다는 거죠.."

현실 속 어른들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중년 성형.

젊은이들 못지 않은 몸짱 열풍.

옷은 최대한 젊게 입어야 합니다.

외모 뿐 아니라, 생각도, 말투도 젊어져야 합니다.

위엄있고 권위적인 어른은 구닥다리 취급받기 십상입니다.

<인터뷰>윤봉옥 (강원도 원주시): "얘기 좀 하려고 하면, 에이 요즘 세상에.. 잘 몰라서 그래요..이러면 할 말 없죠.."

그래서 젊음을 닮기 위해 기를 쓰고 노력합니다.

<인터뷰>김동수 (서울 신창동): "회식 할 때 많이 느껴요. 최신 유행어나 가요 모르면 바로 노땅 취급받거든요. 젊은 직원들 랩 배우고 그러는데 힘들죠."

<인터뷰>임상욱 (서울 가락동): "젊은 사원들 보면 내가 나이들었구나, 이제 좀 젊게 살아야 겠구나 그래서 머리나 외모도 젊은 사람에 맞게..."

왜 이렇게 세월을 거슬러야 하는 걸까.

<인터뷰>이상민 (정신과 전문의): "전반적으로 젊음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 그 추세를 못 따라가면 경쟁에 뒤쳐지거나 낙오자처럼 여겨지는.."

고령화로 치닫는 사회, 이제 왠만한 나이로는 어른 축에 끼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댑니다.

사오정, 오륙도, 육이오... 나이가 먹을 수록 퇴출이 가까와옵니다.

어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인터뷰>이동연 (한예종 교수): "노화현상을 마치 퇴출이나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사람으로 취급하면서 기성세대가 위기감, 늙으면 어쩌나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되는거죠."

우리 사회의 중심을 잡아주는 지혜와 포용력, 젊은이가 흉내 낼 수 없는 원숙함...

이런 어른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젊은이거나, 젊게 변한 어른들만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어른답게 살기 힘든 사회.

여러분은 편안한 마음으로 어른이 되어 가고 계십니까.

KBS 뉴스 이민웁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젊음을 강요당하는 어른들
    • 입력 2007-01-30 21:12:17
    • 수정2007-01-30 22:32:03
    뉴스 9
<앵커 멘트> 나이든 어른들의 모습이 최근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젊음과 변화를 강요당하며 어른이 어른답게 살기가 점차 힘든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민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런 모습의 어른이어야 인기를 얻습니다. 근엄하고 현명하기 보다는, 웃기고 어리숙한 모습의 어른. <인터뷰>우송이 (인천시 만수동): "부모님같은 분들인데도 재밌고 귀여워요. " <인터뷰>박승현 (서울 사당동): " 좋잖아요. 친구같이 느껴지고.." 대중매체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어른들. 하지만 제 나이 모습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정수완 (동국대 교수): "어른의 모습으로는 소외됐다가, 대중문화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젊은이의 취향에 맞게 변화된 어른들만이 선택된다는 거죠.." 현실 속 어른들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중년 성형. 젊은이들 못지 않은 몸짱 열풍. 옷은 최대한 젊게 입어야 합니다. 외모 뿐 아니라, 생각도, 말투도 젊어져야 합니다. 위엄있고 권위적인 어른은 구닥다리 취급받기 십상입니다. <인터뷰>윤봉옥 (강원도 원주시): "얘기 좀 하려고 하면, 에이 요즘 세상에.. 잘 몰라서 그래요..이러면 할 말 없죠.." 그래서 젊음을 닮기 위해 기를 쓰고 노력합니다. <인터뷰>김동수 (서울 신창동): "회식 할 때 많이 느껴요. 최신 유행어나 가요 모르면 바로 노땅 취급받거든요. 젊은 직원들 랩 배우고 그러는데 힘들죠." <인터뷰>임상욱 (서울 가락동): "젊은 사원들 보면 내가 나이들었구나, 이제 좀 젊게 살아야 겠구나 그래서 머리나 외모도 젊은 사람에 맞게..." 왜 이렇게 세월을 거슬러야 하는 걸까. <인터뷰>이상민 (정신과 전문의): "전반적으로 젊음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 그 추세를 못 따라가면 경쟁에 뒤쳐지거나 낙오자처럼 여겨지는.." 고령화로 치닫는 사회, 이제 왠만한 나이로는 어른 축에 끼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댑니다. 사오정, 오륙도, 육이오... 나이가 먹을 수록 퇴출이 가까와옵니다. 어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인터뷰>이동연 (한예종 교수): "노화현상을 마치 퇴출이나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사람으로 취급하면서 기성세대가 위기감, 늙으면 어쩌나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되는거죠." 우리 사회의 중심을 잡아주는 지혜와 포용력, 젊은이가 흉내 낼 수 없는 원숙함... 이런 어른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젊은이거나, 젊게 변한 어른들만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어른답게 살기 힘든 사회. 여러분은 편안한 마음으로 어른이 되어 가고 계십니까. KBS 뉴스 이민웁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