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결함 투성이 ‘첨단 훈련 장비’

입력 2007.01.30 (22:17) 수정 2007.01.30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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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방부가 3천억원을 들여 추진했던 첨단 교전훈련 장비 '마일즈'가 결함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정 업체 봐주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탐사보도팀의 김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홍천.인제에 마련된 육군 과학화 전투 훈련장.
유군이 지난 2천년부터 모두 3천억원을 들인 과학화 전투 훈련장에서는 다중통합레이저 즉 마일즈 장비를 통해 실제 전투와 비슷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마일즈가 장착된 총을 쏘면 총알 대신 레이저가 발사되고 이를 맞은 병사는 사망, 중상, 경상까지 피해가 표현되는 최첨단 장비입니다.

<인터뷰> 배종욱(지난해 10월 1일/육군/과학화 전투 훈련단장) : "직접 피를 흘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여기 들어오는 훈련 병사들이 실전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문제는 이 고가의 첨단장비에 결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결과 측정을 위해 소총 한 발에 한 명만 피해를 입어야 하지만 이 장비의 경우 인근에 있는 다른 병사까지도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훈련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육군은 KBS 탐사보도팀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 레이저의 한계로 인해 70cm의 폭 안에 두 사람이 있을 경우 두 사람 모두에게 피해가 있는 것처럼 표현될 수 있다"고 시인했습니다.

<인터뷰> 강덕찬(대령/육군 공보과장) : "레이저 빔 폭을 확장해야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레이저 빔 폭에 관계없이 1발에 1명만 피해를 주어야 한다는 규정을 이미 만들어 놓고도 계속해서 결함이 있는 장비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와함께 포물선을 그리며 사각 지역의 적을 공격하는 k-201 유탄발사기 마일즈는 레이저 특성상 사각지역 사격이 불가능하고 크레모아 마일즈는 앞에 위장막을 설치할 경우 사용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도 군은 그동안 결함이 있는 장비를 납품해 온 특정 업체를 500억원대의
중대급 훈련장비 개발 승인 업체로 또 다시 지정해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KBS 탐사보도팀이 입수한 군 내부 문건에는 이 업체에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시제품을 인도할 것을 통보하면서 이 업체에 '8가지의 결함을 시정한 다음 시제품을 제출하라'는 권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일부 제품을 아직까지도 제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육군 규정에 따르면 시제품 납품기간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개발업체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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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보도] 결함 투성이 ‘첨단 훈련 장비’
    • 입력 2007-01-30 21:30:19
    • 수정2007-01-30 22:50:40
    뉴스 9
<앵커 멘트> 국방부가 3천억원을 들여 추진했던 첨단 교전훈련 장비 '마일즈'가 결함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정 업체 봐주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탐사보도팀의 김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홍천.인제에 마련된 육군 과학화 전투 훈련장. 유군이 지난 2천년부터 모두 3천억원을 들인 과학화 전투 훈련장에서는 다중통합레이저 즉 마일즈 장비를 통해 실제 전투와 비슷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마일즈가 장착된 총을 쏘면 총알 대신 레이저가 발사되고 이를 맞은 병사는 사망, 중상, 경상까지 피해가 표현되는 최첨단 장비입니다. <인터뷰> 배종욱(지난해 10월 1일/육군/과학화 전투 훈련단장) : "직접 피를 흘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여기 들어오는 훈련 병사들이 실전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문제는 이 고가의 첨단장비에 결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결과 측정을 위해 소총 한 발에 한 명만 피해를 입어야 하지만 이 장비의 경우 인근에 있는 다른 병사까지도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훈련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육군은 KBS 탐사보도팀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 레이저의 한계로 인해 70cm의 폭 안에 두 사람이 있을 경우 두 사람 모두에게 피해가 있는 것처럼 표현될 수 있다"고 시인했습니다. <인터뷰> 강덕찬(대령/육군 공보과장) : "레이저 빔 폭을 확장해야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레이저 빔 폭에 관계없이 1발에 1명만 피해를 주어야 한다는 규정을 이미 만들어 놓고도 계속해서 결함이 있는 장비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와함께 포물선을 그리며 사각 지역의 적을 공격하는 k-201 유탄발사기 마일즈는 레이저 특성상 사각지역 사격이 불가능하고 크레모아 마일즈는 앞에 위장막을 설치할 경우 사용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도 군은 그동안 결함이 있는 장비를 납품해 온 특정 업체를 500억원대의 중대급 훈련장비 개발 승인 업체로 또 다시 지정해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KBS 탐사보도팀이 입수한 군 내부 문건에는 이 업체에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시제품을 인도할 것을 통보하면서 이 업체에 '8가지의 결함을 시정한 다음 시제품을 제출하라'는 권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일부 제품을 아직까지도 제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육군 규정에 따르면 시제품 납품기간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개발업체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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